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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스톡커] 美 정권 바뀌어도 '한미 FTA 복원'은 기대 말라
국제 정치·사회 2026.01.14 02:25:00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글로벌 경제는 불확실성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미중 무역·기술 패권 경쟁과 인공지능(AI) 산업의 고속 성장은 글로벌 공급망을 뿌리부터 재편하고 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구 분쟁, 양안 갈등, 미국의 서반구 장악 시도, 이란 시위 등 지정학적 위기도 갈수록 고조되는 추세다. 모든 나라가 각자도생의 길로 몰린 2026년, 세계 경제는 어디로 흘러가며 한국은 어떤 길을 택해야 할까. 세계적 석학 마이클 스펜스(82)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명예교수는 최근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 특별 인터뷰를 갖고 글로벌 자유무역 체제가 당분간 복원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때문만이 아니었다. 스펜스 교수는 각국이 경제 안보를 중시하면서 공급망 다변화에 사활을 거는 양상에 되레 더 주목했다.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는 상황이라 한국의 반도체 산업도 안전지대는 아니라고 경고했다. 미국이 트럼프 행정부 이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되살릴 가능성에도 선을 그었다. 스펜스 교수는 경제학에 ‘신호’ 개념을 처음 도입한 공로로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대학자다. 1981년에는 미국경제학회에서 40세 미만 경제학자에게 수여하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도 받았다. 그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하버드대를 다니던 시절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은사로도 잘 알려졌다. 다음은 스펜스 교수 인터뷰 전문이다. “관세 불안은 올해 진정…세계 경제 완만 성장, 미국은 조금 더 성장”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강력한 관세 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데요. 현재 미국의 일자리와 물가는 불안정하고 불평등은 심화되고 있습니다. 올해 미국과 세계 경제가 침체나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같은 국면을 맞게 될까요? =아니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난해 4월 관세가 처음 거론됐을 때의 불확실했던 상황에 비하면 지금은 다소 진정된 상태라고 봅니다. 우리는 미국에 관세가 도입된 새로운 세상에 살게 되겠지요. 미국 경제는 세계 경제의 약 25% 정도를 차지합니다. (미국 외) 나머지 세계 경제는 예전과 비슷하게 흘러갈 것입니다. 미국 경제 내부에는 인플레이션과 AI 관련 대규모 투자에 대한 우려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미국 경제의 성장은 꽤 견조하지만, 하위 소득 계층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다주지 못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습니다. 하지만 흐름을 바꿀 만한 뭔가가 보이지는 않습니다. 최근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봄에 비해 약간 상향 조정됐습니다. 사람들이 관세를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보는 겁니다. 전반적으로 세계 경제는 완만한 성장을, 미국은 그보다 조금 나은 성장을 할 겁니다. AI 분야에 대해 사람들이 갑자기 비관적으로 돌아설 위험은 존재합니다만, (세계 경제가) 급격하게 변화하기보다는 기존 추세가 일부 개선되는 정도로 이어질 것 같습니다. △올해는 관세가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주지도 않을 것이고, 미국 경제도 안정적일 것이라는 말씀이시군요. =전에는 불확실성이 컸기에 관세의 영향이 더 커 보였지만, 만약 세율이 10~15% 범위에서 결정된다면 세계 경제에 재앙이 될 정도는 아닙니다. 미국 경제에서 재화와 서비스의 총수입은 국내총생산(GDP)의 15% 수준입니다. 이걸 조금 건드린다고 해서 경제 전체가 무너지지는 않습니다. 물론 제가 자란 캐나다나 다른 몇몇 국가들은 관세 협상 결과에 따라 부정적 충격을 크게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완전히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중국의 경우만 하더라도 대미 수출 비중은 전체의 15%에 불과하고 동남아시아를 향한 수출은 늘고 있습니다. 대미 수출의 감소보다 다른 지역 수출의 증가 속도가 더 빠르죠. 전체적으로 봤을 때 몇몇 예외를 제외하고는 대다수 국가가 관세로 인해 부정적 충격을 크게 받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각국 불신과 공급망 다변화 ‘뉴노멀’이 더 중요…韓·대만 의존 반도체 공급망도 5년 뒤 달라질 것” △미국 민주당조차 막대한 재정적자 때문에 관세를 철폐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일본, 영국, 프랑스 같은 나라들도 많은 적자를 안고 있고요. 세계무역기구(WTO)의 힘도 약해졌습니다. 세계가 자유무역에서 보호무역주의로 이동한다고 보십니까? =어떤 면에서는 그렇습니다. 세계는 과거의 자유 무역과 투자 개방에서 멀어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관세에 주목하지만, 각 국가와 기업들이 ‘회복탄력성’과 ‘국가 경제 안보’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 더 중요합니다. 경제 안보와 회복탄력성을 개선하기 위해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생산 시설을 본국으로 가져오기도 합니다. 이로 인해 세계 경제 시스템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보다 훨씬 더 파편화되고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시작됐고 꽤 오랫동안 진행됐습니다. 이건 완전히 다른 세상입니다. 비용도 더 들고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기도 쉬워졌습니다. 모든 것을 관세 탓으로 돌리는 건 실수라고 봅니다. 무역 상대국이 자국을 싫어하거나, 금융 흐름이 차단되는 등의 위험을 막기 위해 각국이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공급망을 아주 빠르게 다변화하고 있고, 각국은 신뢰할 수 없는 소수의 공급처에 필수품을 전적으로 의존하는 상황을 피하려 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단일 실패 지점(문제가 생기면 전체 시스템을 마비시킬 수 있는 핵심 요소)’을 쉽게 찾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찾기 어려울 겁니다. 잘 아시다시피 현재 최첨단 반도체는 한국과 대만에서만 만들 수 있습니다. 이건 (다른 나라들에) 안정적인 상황이 아닙니다. 5년 뒤에는 반도체 공급망이 이런(한국과 대만에 의존하는) 상황에 있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교수님이 보시기엔 세계가 일종의 보호무역주의로 가고 있다는 말씀이시네요. -모든 나라는 외국과의 경쟁에서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싶어 합니다. 지금의 현상도 일종의 보호무역주의이긴 하지만, 조금은 다릅니다. 자국의 취약점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행위로 봐야 합니다. 국가 안보를 핑계로 한 위장 보호무역주의까지 모든 게 동시에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럼 트럼프 행정부 이후에도 이 같은 보호무역주의 흐름이 계속된다고 보시는 건가요? -물론입니다. 이 흐름을 크게 뒤집을 합리적인 시나리오는 없다고 봅니다. 적어도 큰 틀에서는요. 미국과 중국이 희토류나 반도체 공급처로 서로를 전적으로 신뢰하게 될까요? 글쎄요, 그럴 것 같지 않습니다. 유럽이 화석 연료를 다시 러시아에 의존하게 될까요? 의심스럽습니다. 그들은 다변화하느라 바쁩니다. 유럽이 미국을 완전히 신뢰할 수 있는 동맹으로 간주할까요? 미국은 좀 다른 존재이니 경제와 안보를 스스로 강화해야 한다는 게 (최근 유럽의)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우리가 10년 전쯤 가졌던 비교적 개방된 무역 체계로 돌아갈 가능성은 거의 ‘0’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이후에도 보호무역·리쇼어링은 계속…미중 AI 기술, 당분간 대등” △트럼프 행정부 이후에도 이 흐름이 계속된다는 것이군요. 트럼프 대통령만의 문제가 아니고요. =네, 전혀 아닙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면 미중 간의 경쟁이 사라질까요? 의심스럽습니다. 물론 차이는 있을 수 있고 협력할 분야를 찾을 수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달라질 게 없습니다. 새로운 강대국이 부상하고, 불신이 팽배한 세상에서 국가들은 방어적인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습니다.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신뢰할 수 있는 무역 협력국을 찾고, 생산 시설을 본국으로 가져오는 것이죠. 저는 이것이 관세나 트럼프 대통령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질문은 미중 갈등에 관한 것인데요. 두 나라는 올해 미국 중간선거까지 관세 전쟁을 유예하기로 합의한 상태입니다. 중국은 더 강해졌고 희토류를 무기화하고 있고요. 미중 갈등은 어떻게 끝날까요. 그리고 이런 경쟁이 혁신을 도울까요, 아니면 양국 경제를 모두 해칠까요. =두고 봐야겠지만, 당장 끝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서로가 전략적 경쟁 관계에 있습니다. 이는 경제와 안보 관련 주요 분야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낳을 것입니다. 뒤처지지 않으려는 동기가 매우 크니까요. AI, 반도체 등 국방·안보와 관련된 모든 분야에 매우 공격적인 경쟁과 높은 수준의 투자가 나타날 것입니다. 이 경쟁은 계속될 겁니다. 전체적인 기술 격차도 그리 커 보이지 않습니다.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AI 분야에서 미중 격차는 오히려 줄었습니다. 양국 모두 기술 강국입니다. 서로 너무 뒤처지지 않는 선에서 경쟁하는 게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만약 한쪽이 다른 쪽을 망가뜨리려 한다면, 예를 들어 중국이 희토류 대미 수출을 금지하거나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생산을 막으려 한다면, 그건 파괴적인 형태의 경쟁이 되겠죠. 하지만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처럼 기술 발전 등 서로 혜택을 보는 선의의 경쟁을 펼칠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두 정상이 대화를 하고 관세 휴전을 만들어 낸 것은 좋은 시작점입니다. “AI는 닷컴버블과 달라…경제 효과 확산 속도가 관건” △중국의 AI 기술이 미국과 서방을 추월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물론 가능합니다. 반도체 문제 때문에 가까운 미래에는 어렵겠지만요. 중국에는 계획이 있습니다. 중국은 미국과는 다르게 AI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AI를 제조업·로봇·국방·과학 등 모든 분야에 적용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뒤처질 수도 있겠지만, 양국이 대등한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봅니다. 특정 분야, 예를 들어 배터리·전기차·태양광 등 녹색 기술 부문에서는 중국이 기술과 비용 면에서 이미 확실하게 앞서 있습니다. 적어도 앞으로 5년 정도는 미국이나 중국 중 어느 한쪽이 확실한 지배적 위치를 점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유럽은 AI 분야에서 주요 플레이어가 될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유럽은 규모의 경제를 활용하지도 못하고 있는 데다 거대 정보기술(IT) 인프라도 부족하니까요. 자체 클라우드 시스템도 없고요. △이번에는 AI 거품에 대한 얘기인데요. 일부 월가 투자자들은 AI가 거품이라고 말합니다. 물론 많은 기업이 실패하겠지만, 소수의 승자는 살아남아 큰 수익을 낼 텐데요. 교수님도 AI가 거품이라는 데 동의하십니까? 투자자들은 지금 어떻게 해야 할까요? =좀 복잡한 문제입니다. 소위 AI라는 무형자산과 데이터센터, 에너지 시스템 같은 실물자산에 대한 투자를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실물자산 투자는 엄청난 규모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과도한 투자인지는 AI 혁명이 경제 전반에 얼마나 빠르게 확산돼 수익을 창출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이게 거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수익이 안 날 것이라고 보겠죠. 하지만 과소 투자를 피하려는 동기가 매우 강력합니다. 3등이 되는 건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입장에서 좋은 일이 아니니까요. 그들은 과잉 투자를 하더라도 일단 지르고 볼 겁니다. 주가 측면에서는 거품일 수도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에 ‘기술의 단기적 효과는 과대평가하고 장기 효과는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투자자들의 성향상 단기 가치를 지나치게 높게 평가할 수는 있죠. 다만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는 지금 AI에 베팅하지 않았다가 나중에 틀릴 경우 저조한 성과로 위험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다들 불안해하면서도 투자하는 겁니다. ‘닷컴버블(1990년대 중후반 인터넷 투자 거품 현상)’ 때 매출도 없는 회사들이 고평가받았던 현상과는 다릅니다. AI 기술 자체가 가진 잠재력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AI 거품론을 강하게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 경제적 효과 자체에 회의적인 사람들인데, 저는 그 의견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미국보다 중국 정부가 AI의 산업 적용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AI가 중국에서 더 빠르게 경제 전반에 확산될 수도 있다는 얘기죠. “한국, 저출산·중국·연금이 도전 과제…규제 혁신으로 잠재성장률 높여야” △한국 경제에 대해서도 질문드리겠습니다. 한국은 저출산, 저성장, 강력한 신성장 산업의 부재와 같은 문제들을 겪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 경제 상황을 어떻게 보시나요? 가장 큰 문제는 무엇입니까? =흥미로운 질문입니다. 솔직히 한국의 최신 상황을 완벽하게 파악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 경제는 기술적으로 매우 진보한 나라입니다. 이는 좋은 결과를 만드는 전제 조건이죠. 하지만 출산율이 지극히 낮습니다. 이민자 수용 정책도 거의 없는 것 같고요. 이는 노동 인구 감소로 이어지는 정책 조합입니다. 사회보장 체계나 개인 저축 등의 균형이 깨질 수 있습니다. 수요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습니다. 주거비와 교육비가 가계 소득의 큰 부분을 차지하면서 다른 소비 여력을 줄이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중국이 첨단 제조업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중국의 수요 부진 문제도 있고요. 한국은 수출 의존도가 너무 높고 내수 비중은 낮습니다. 한국은 기술력이 워낙 좋아서 크게 걱정하진 않지만, 분명 과제들은 있습니다. △맞습니다. 많은 한국인들은 잠재성장률이 1%대라 너무 낮다는 걱정도 합니다. 이는 미국의 성장률보다도 훨씬 낮은 수준이니까요. =성장은 생산성과 노동력 증가라는 두 가지 요소로 이뤄진다는 걸 잊지 마세요. 노동력이 줄면 전체 잠재성장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노동력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1인당 국민소득이 1~2% 늘어난다면, 그건 선진국 경제로서 나쁜 성적은 아닙니다. AI 기술 등의 잠재력을 감안하면 저는 낙관적입니다. 한국처럼 기술력이 뛰어난 나라에서 1% 성장률은 좀 낮은 추정치 같습니다. 규제 혁신 등을 통해 더 높일 수 있다고 봅니다. △최근 미국이 한국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대규모 투자도 요구했습니다. 한미 무역협정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한국인들은 너무 불공정하다고 생각합니다. =협정이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봅니다. 불확실성이 투자를 위축시키니까요. 관세가 15% 정도로 낮아진다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봅니다. 원래 25%였다가 15%가 된 거죠? △네. 원래는 25%였는데 협상 후 15%가 됐습니다. =네, 내려갔으니까요. 한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15% 관세는 감당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자유 무역이 좋지만 현 상황에서는 나쁘지 않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딜레마는 경제적 상호의존성과 국가 안보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무역 비중은 작지만, 금융 자산 비중은 50%가 넘는 강국입니다. 미국이 금융 제재 등을 활용하는 상황이 불안정성을 더 키웁니다. 단순히 관세가 아니라, ‘누구와 거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조건을 다는 게 무역협정에는 더 큰 문제입니다. “한미 FTA 복원은 희망사항일 뿐…트럼프 부양책은 선거 전략으로도 안 좋아” △한국의 관세는 트럼프 대통령 이전까지 FTA에 따라 0%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도 15% 관세를 물어야 하니 공정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맞습니다. 불공정합니다. 미국이 맺은 협정을 스스로 어기는 건 좋지 않은 모습입니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은 트럼프 대통령 이후에 관세를 없애고 FTA를 되살리길 바라는데요. =그건 ‘희망 사항(wishful thinking)’입니다. △그렇군요. 안보 문제로 넘어가겠습니다. 가자 지구, 우크라이나, 북한 문제가 있습니다. 트럼프의 정책 변화가 미국과 한국,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어려운 문제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는 중국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경제 규모는 이탈리아 정도라서 혼자서는 전쟁을 지속하기 어렵지만 중국의 도움으로 버티고 있죠. 북한도 무기를 공급하며 껴 있고요. 지금 세계는 재편되고 있습니다. 이란, 북한, 중국, 러시아가 있고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 등 신흥 경제 5개국)’처럼 미중 어디에도 속하려 하지 않는 다자간 연대 국가들이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다자주의를 싫어합니다. WTO, 파리기후변화협약 등에서 탈퇴하려고 하죠. 양자협상을 선호합니다. 만약 4년 뒤 민주당이 집권하면 다자주의로 복귀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혼란스러운 시기입니다. 중동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UAE) 같은 주요국들은 경제 개발을 위한 안정을 원합니다. 하지만 분쟁이 확산될 위험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하나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위해 경기부양책을 쓰고 있는데, 이 정책이 맞다고 보십니까? =아니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트럼프의 경제 정책은 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없습니다. 인플레이션이 3%에 고착돼 있고 재정적자는 지속 불가능한 수준으로 많습니다. 부양책으로 성장은 하지만, 상위 10%가 소비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등 불평등도 심합니다. 물가는 오르고 소득은 그만큼 안 오르니 불만이 많습니다. 선거를 위해서라도 완벽한 정책은 아니라고 봅니다. “올해 테마는 미국 부채 리스크와 기후 변화…실질 금리 상승도 부담” △마지막 질문입니다. 올해 세계 경제의 핵심 테마는 무엇일까요? =지난해의 테마가 ‘관세’였다면 올해에는 그에 대한 관심이 좀 줄어들 겁니다. 대신 AI와 전략적 경쟁은 계속해서 핵심 테마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기후 변화 이슈가 다시 부상할 겁니다. 미국 정부는 소극적일지라도요. 기상 이변이 계속될 겁니다. 태풍, 홍수 등이 어디를 강타할지 모르는 상황이 경제에 큰 영향을 줄 거예요. 그 다음 금융 시장의 리스크가 있습니다. 국가 채무 규모가 너무 크다는 점과 자산 가치가 급격히 변동할 위험이죠. △새해 금융 시장에서 가장 취약한 지점은 무엇입니까? =치솟는 국가 부채입니다. 여기에 실질 금리까지 높아지는 상황이 겹치는 게 문제입니다. 과거 10년 넘게 우리는 저금리, 저물가, 양적완화의 시대에 살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인플레이션 압력 때문에 중앙은행이 금리를 높게 유지해야 합니다. 빚은 많은데 이자율이 높아지는 상황이 잠재적인 불안 요인입니다. 이것 말고는 다 괜찮습니다. △준비한 질문은 다 했습니다. =아, 아까 한국 관련해서 생각난 게 있는데요. 인구가 연 1%씩 감소하는데 GDP가 1% 성장한다면, 1인당 국민소득은 2% 성장하는 셈입니다. 이건 나쁜 게 아닙니다. 다만 문제가 되는 건 성장에 의존하는 ‘부과식(젊은 세대의 보험료로 은퇴 세대의 연금을 지급하는 방식)’ 연금 시스템 같은 재정 구조입니다. 성장이 멈췄는데 불평등이 심해지면 누군가는 절대적으로 가난해지기에 정치적으로 관리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성장이 중요하죠. △한국 사람들은 과거의 고도성장 시대를 기억하기에 걱정이 많습니다. -언론에서 교육을 좀 해야 합니다. 한국은 이제 고소득 국가입니다. 중진국처럼 고성장할 수 있는 단계는 지났습니다. 연 2~3%만 성장해도 훌륭한 겁니다. 중국도 이제 8~9% 성장은 못 합니다. 한국은 이미 너무 잘살게 돼서 잠재성장률이 낮아진 겁니다. 스펜스 교수의 말을 종합하면, 올해에도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더 강화할 공산이 커 보인다.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 시대 이후에도 방어적인 글로벌 무역 환경은 더 확산할 수 있다. 한국도 우리의 강점인 메모리반도체를 포함한 경제·안보 전략의 새 판을 짜야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사설] 기업 절반 “환율이 최대 리스크”, 정부는 땜질·대증처방만
오피니언 사설 2026.01.14 00:05:00지난해 말 당국이 고강도 환율 안정 대책을 내놓았지만 불과 열흘 만에 약발이 다한 모양새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73.7원으로 마감하며 새해 들어 하루도 빠짐없이 올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원화 평가절하 폭은 21개 주요 통화 중 네 번째로 컸다. 2024년 이후에는 선진국과 신흥국 통화 모두 안정됐지만 원화 가치만 10.6%나 떨어졌다. 고환율은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 등을 불러와 서민 물가를 올리고 내수 기업은 물론 수출 대기업에도 피해를 주게 된다. 이날 나온 대한상공회의소의 국내 제조업 조사에서도 올해 우리 경제의 최대 리스크를 묻는 질문에 ‘고환율 및 변동성 확대(47.3%)’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원·달러 환율의 지속적인 상승은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 각종 규제, 경직된 노동시장 등으로 인해 우리 기업들은 해외로 빠져나가고 외국 기업들은 한국 투자를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학개미들은 반도체 등을 제외하면 유망 투자처가 보이지 않자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앞으로 엔화 약세 등 대외 변수에다 인공지능(AI) 등 미국 기업의 성장성까지 부각되면 고환율이 고착화할 위험이 크다. 이런데도 정부 대책은 시장의 내성만 키우는 대증요법과 땜질 처방 일색이다. 관세청은 12일 환율 안정 지원을 위해 달러를 빼돌린 수출 기업에 대한 전방위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대기업과 증권사를 압박해 달러 수급을 통제하려 하더니 기업 팔을 비트는 손쉬운 방법만 동원하고 있는 셈이다. 환율을 안정시키려면 친기업·친성장 정책을 통해 한국에 대한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것이 근본 해법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규제 혁파, 노동 개혁 등을 통해 성장 잠재력 확충과 미래 신산업 발굴에 속도를 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노란봉투법과 주52시간 근무제, 중대재해처벌법 등 기업 투자를 저해하는 규제들을 대폭 완화해야 할 것이다. 또 AI·반도체 등 첨단산업 지원에 총력전을 펴는 동시에 석유화학 등 위기 산업의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 최근 원화 약세는 우리 경제에 대한 경고 신호다. 경제 체질 개선만이 환율 불안 심리를 잠재우고 올해를 진정한 ‘경제 대도약의 원년’으로 만들 수 있다. -
올해 韓 기업 경영 목표 '버티기'…"고환율 최대 리스크"
산업 기업 2026.01.13 20:56:00기업들이 새해부터 기업 경영 환경이 급변하자 ‘버티기’ 모드로 사업 기조를 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고환율을 기업 경영의 최대 걸림돌로 꼽기도 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3일 전국 2208개 제조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 경제·경영 전망’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79.4%가 올해 경영 기조를 ‘유지 경영’ 또는 ‘축소 경영’으로 설정했다고 답했다. 세부적으로는 현 상태를 이어가겠다는 ‘유지 경영’이 67.0%로 3분의 2에 달해 ‘확장 경영(20.6%)’을 선택한 기업보다 3배 이상 많았다. 특히 2년 전 조사와 비교할 때 보수적 경영 기조를 택한 비중이 14.4%포인트나 상승하며 기업 심리가 위축돼 있음을 시사했다. 실적 목표 역시 내수와 수출 모두 확대하기보다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는 모양새다. 다만 업종별 경영 기조는 극명하게 갈렸다. 업황 호조가 기대되는 반도체(47.0%), 제약·바이오(39.5%), 화장품(39.4%) 업계 기업들은 ‘확장 경영’ 기조가 우위를 보였지만 내수 침체와 저가 공세에 시달리는 섬유(20.0%)와 철강(17.6%) 산업 내 회사들은 ‘축소 경영’을 택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또 국내 기업 10곳 중 4곳은 올해 전반적인 경기 흐름이 지난해보다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예상한 기업은 36.3%, ‘전년 대비 개선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23.6%에 그쳤다. 기업들이 신중한 경영 방침을 밝힌 배경에는 불안정한 대외 여건이 자리 잡고 있다. 조사 결과 올해 한국 경제성장을 제약할 가장 큰 리스크로 기업의 47.3%가 ‘고환율 및 변동성 확대’를 꼽았다. 유가 및 원자재가 변동성(36.6%),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 불확실성(35.9%), 글로벌 경기 둔화(32.4%) 등이 뒤를 이었다. 대내적 요인인 고령화나 입법 환경보다 대외 변수로 인한 위협을 훨씬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에 바라는 중점 정책 과제로도 ‘환율 안정화 정책(42.6%)’이 1순위로 지목됐으며 국내 투자 촉진(40.2%)과 통상 대응 강화(39.0%)에 대한 목소리도 높았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산업별 회복 격차와 고환율 등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들의 신중한 경영 기조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며 “정책 효과가 실질적인 성장 모멘텀으로 이어지려면 업종별 맞춤 지원과 과감한 규제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오픈소스 AI, 악용 막을 안전장치가 없다
산업 IT 2026.01.13 18:06:17오픈소스(개방형) 인공지능(AI) 모델이 빠르게 확산 중인 가운데 오픈 소스를 악용한 딥페이크 생성이나 개인정보 침해, 불법 무기 개발 등에 대한 우려가 덩달아 커지고 있다. 오픈소스 모델의 악용을 막을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AI 산업계 및 학계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13일 미국 비영리단체 미래생명연구소(FLI)가 발간한 ‘AI 안전성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xAI와 메타, 중국 딥시크·지푸AI·알리바바 등 글로벌 오픈소스 모델 개발사 5곳의 안전성 점수는 지난해 말 기준 평균 1.08점으로 오픈AI·앤트로픽·구글 딥마인드 등 폐쇄형 모델 개발사 3곳 평균(2.35점)에 크게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바바가 최저인 0.98점을 받았고 xAI도 1.17점에 그쳤다. FLI는 2023년 xAI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유명 인사 1000여명의 서명을 받아 당시 최신 모델 ‘GPT4’ 개발을 6개월 간 중단해야 한다는 공개서한을 작성하는 등 AI 안전 분야에서 글로벌 협력을 추진해왔다. 활동의 일환으로 반기마다 주요 기업 대상으로 위험 평가, 현재 피해, 안전 프레임워크, 거버넌스(지배구조), 정보 공유 등 35가지 지표를 종합한 안전성 점수를 매겨 발표하고 있다. FLI는 이번 보고서에서 오픈소스와 폐쇄형 모델 개발사를 따로 구분하지 않았지만 두 진영 간 점수 차가 눈에 띄게 확인된 것이다. 일례로 그록1(xAI), 라마4(메타), R1(딥시크), GLM4.6(지푸AI), 큐웬3(알리바바) 등 오픈소스 모델들은 공통적으로 ‘파인튜닝(미세조정)으로부터의 안전장치 보호’ 항목에서 “조작 방지장치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업계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오픈소스 모델은 외부 개발자에게 소스코드를 개방해 생태계를 넓히는 데 유리하다는 장점에 xAI와 메타, 중국 업체들이 추격 전략으로 채택했지만 대신 모델이 임의로 변형될 수 있어 악용 우려는 더 크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전날 ‘AI 확산 보고서’를 통해 “오픈 모델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상대적으로 감독이나 통제가 어려운 구조상 AI의 안전 기준과 관리 체계에 대한 논의 필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그록 논란을 계기로 전 세계적으로 AI 악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그록이 아동의 성적 이미지를 생성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서비스 접속을 차단했고 영국 규제당국도 12일(현지 시간) 위법 여부를 따지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중국 주도의 오픈소스 모델 확산과 맞물려 이 같은 우려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외신에 따르면 알리바바 모델 큐웬은 개발자 커뮤니티 ‘허깅페이스’에서 이달 초까지 누적 다운로드 7억 건을 돌파하며 주요 모델 중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한국도 국가 대표 AI 모델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중심으로 오픈소스 전략이 확산되는 추세다. 최경진 한국AI법학회장(가천대 법학과 교수)은 “오픈소스 모델의 문제는 신뢰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이를 보완하려면 리눅스 같은 성공적 오픈소스 소프트웨어(SW)처럼 다수가 공동으로 안전성을 검증해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와 관련해 ‘고영향 AI’ 규제를 담은 ‘AI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 기본법)’을 22일 시행한다. 최 회장은 다만 “법 시행이 임박했지만 규제 기준이 여전히 추상적”이라며 “시행 후에도 민간 참여로 기준을 구체화해나가야만 법 실효성을 살릴 수 있다”고 했다. -
‘15년 의무복무’ 국립의전원법 발의…시민·환자단체 “조속히 국회 통과해야”
사회 사회일반 2026.01.13 17:49:30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신설을 위한 법률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환자단체연합회로 구성된 국민중심 의료개혁 연대회의는 13일 입장문을 통해 "의사를 구하지 못해 병상을 줄이는, 비정상적 (진료) 축소가 벌어지는 현실은 의료가 시장에만 맡겨질 수 없는 필수 공공서비스임을 다시 확인시킨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 단체는 "의료는 전형적으로 정보 비대칭과 진입규제, 지역 편재가 결합한 영역으로 시장에만 맡길 경우 필수서비스 공급이 취약해지고 지역 불균형이 고착하기 쉽다"며 "의사 수급 불균형은 단순한 시장실패를 넘어 공공의료 기능마저 붕괴로 이어지는 '복합 실패'"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국립의전원은 기존 정원 논쟁에 매몰돼 표류해서는 안 된다"며 "수급추계위 논의와 별개로 정원 외 방식 등 다양한 설계를 통해 지역·필수·공공 영역에 필요한 의사 인력을 신속히 양성·공급하는 통로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공의료 분야에 종사할 의사 양성을 위한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국립의전원법)을 발의했다. 국가가 국립의전원을 설립해 수업료 등 학생의 학업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하고, 학생은 졸업 후 의사면허를 취득하면 15년간 공공의료기관에서 의무 복무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15년 의무 복무를 지키지 않으면 정부 시정 명령을 거쳐 최대 1년간 의사 면허가 정지되며, 3번 이상 면허가 정지되면 면허 취소까지 당할 수 있다. 이들은 "법안에 포함된 지역 의무복무를 '강제'라는 개념으로 보는 대신 공적 재정과 공적 교육 기회가 투입되는 만큼 공공적 책무가 결합하는 사회적 계약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정부가 단순히 '의사 수'를 늘리는 정책이 아닌 어떤 의사를 어디에,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에 대한 '국가적 설계'를 하고 '광역 단위 수련센터'를 통해 전공의 수련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고 주장했다. 국회를 향해서는 "의료인력 수급추계위 논쟁과 별개로 국립의전원법 제정을 즉시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암·희귀·난치질환 등 중증질환 환자와 가족을 대표하는 한국중증질환연합회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국립의전원(공공의대) 설립과 함께 국회와 정부가 법적·제도적 보완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공공의대 졸업생이 실제로 중증·고난도 필수 의료 현장에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전공 선택, 배치 과정 등의 측면에서 좀 더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공공의대의 새로운 모델인 국립의전원 설립안이 현실화할 경우 의사 단체의 반발이 예상된다. 앞서 대한의사협회(의협)는 "현재 40개 의대를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의대 신설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반대 입장을 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의대교수협)는 이날 '미래를 잃어가는 대한민국, 우리 아이들을 의대라는 감옥에 가두지 마십시오'라는 제목의 대국민 호소문을 내고 "지금 늘린 의대생들이 10년 뒤 현장에 나오면 기술에 자리를 내주고 유휴 인력이 될 위험이 크다"며 정부에 의사 수급 추계 작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
대출 규제에…‘20억 미만’ 자곡 우면 아파트 키 맞추기
부동산 분양 2026.01.13 17:38:08주택담보대출 총액을 6억 원으로 제한한 지난해 6·27 대책 이후 서울 강남구 수서·자곡·세곡동과 서초구 양재·우면동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5개월 새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대출 총액 제한으로 자금 조달 여력이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이들 지역으로 매매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주택가액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가능액이 더 줄어든 10·15 대책 이후 적은 자금으로 강남 권역에 거주하려는 수요가 더 늘어난 만큼 올해에도 이들 지역 상승세가 가파를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KB부동산 플랫폼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6월 이후 강남구에서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상승률 1위를 기록한 동은 수서동이다. 수서동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6월 17억 6590만 원에서 11월에는 20억 5258만 원으로 2억 8668만 원 오르며 5개월 새 16.2%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어 지난해 11월 자곡동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6월(15억 8170만 원)보다 13.7% 상승한 17억 9973만 원으로 나타나 뒤를 이었다. 세곡동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상승률도 10.6%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대치·개포동이 4%대 상승률을 보인 것에 비하면 2배 넘게 높은 수준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수서동 까치마을 전용 39.6㎡는 지난달 12일 16억 50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에 계약이 체결됐다. 수서동 삼익아파트 전용 49.2㎡도 지난달 21억 원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두 단지 모두 전용면적 3.3㎡당 매매가격이 1억 원에 육박한다. 강남구 내 기존 인기 지역이 아닌 수서·자곡·세곡동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급격히 상승한 것은 ‘키 맞추기’현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6·27 가계부채 관리 대책과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서 발표된 연이은 대출 규제 정책에 따라 대출 가능 금액이 부족해지자 상대적으로 가격이 덜 오른 곳들로 매매 수요가 몰렸다는 지적이다. 수서동 A중개업소 대표는 “10·15 대책 이후에 강남구에 거주하고 싶은 사람들이 25억 원 미만의 예산으로 아파트를 살 수 있는 곳이 이 인근밖에 없다”며 “또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자 규제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 됐고 서울 다른 동네를 사느니 끄트머리에 있어도 강남구에 속해있는 곳을 사야 가격방어가 잘 될 것이란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근 B중개업소 대표는 “일원동의 재건축 예정 아파트 단지 매매가격이 지난해 고도제한 완화로 급격히 상승하면서 같이 오른 측면도 있고 수서역 복합개발 호재도 영향을 미쳤다”며 “앞으로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더 많다는 기대심리가 매도 호가도 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0·15 대책에서 매매가격 15억 초과~25억 원 미만인 아파트 매수 시 4억 원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적용했다. 매매가격 25억 원을 초과하는 아파트는 대출 한도가 2억 원이어서 진입 장벽이 더 높아졌다. 이 때문에 서초구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그간 매매가격이 덜 올랐던 양재동이 6·27 대책 이후 5개월 새 12.6% 상승률을 기록해 서초구에서 가장 상승세가 가팔랐다. 우면동이 10.8% 상승률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서초구에서 이 기간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인 곳은 이 두 곳뿐이다. 잠원동과 반포동이 같은 기간 각각 5.4%, 6.1% 상승률을 보인 것에 비하면 2배가량 높다. 우면동 C중개업소 대표는 “지난해 서리풀 지구 그린벨트 해제가 가시화하면서 개발 기대감이 커진데다가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오히려 이곳은 서초구 진입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며 수혜를 입은 셈”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서초구 우면동 ‘서초네이처힐4단지’ 전용 84㎡는 18억 9000만 원의 신고가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강남·서초로의 수요는 앞으로도 더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지난해 초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강남 3구와 용산구를 묶었지만 가격이 하락하지 않았다는 것을 사람들이 경험했고 결국 똘똘한 한 채와 마찬가지로 핵심 입지에 주택을 매수해야 한다는 생각이 굳어진 것”이라며 “비슷한 가격대면 강남권에 집을 사야 한다는 심리가 강해지며 양극화는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피부·성형외과 들렀다 건강검진까지…"한국형 웰니스 원더풀"
산업 기업 2026.01.13 17:31:27외국인 관광객들이 지난해 한국을 찾아 소비한 금액이 신용카드 결제액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업종별로는 의료·웰니스 분야로의 쏠림 현상이 심한 것으로 나타나 외국인들이 다른 분야에서도 지갑을 열게 만들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한국관광공사의 외국인 신용카드 결제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외국인 관광 신용카드 소비액은 17조 4089억 원으로 전년(14조 3756억 원)보다 21.1% 증가했다. 팬데믹 이후 회복 국면을 넘어 소비 규모 자체가 한 단계 확대된 셈이다. 다만 업종별로 보면 성장의 방향은 뚜렷하게 갈렸다.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신용카드 결제액의 소비 구조를 분석한 결과 의료·웰니스 분야의 비중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쇼핑·숙박·식음 등 전통적인 관광 소비 업종도 회복 흐름을 보였지만 상승세는 다소 제한적이었다. 지난해 외국인 관광 소비에서 의료·웰니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15.2%로 전년(11.8%) 대비 3.4%포인트 확대됐다. 외국인의 소비 규모가 전체적으로 확대된 가운데 의료·웰니스의 비중 상승 폭이 두드러진 만큼 소비 선택의 방향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연간 전체 외국인 소비액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의료·웰니스 분야에 대한 소비는 2024년 1조 6963억 원에서 2025년 2조 6462억 원으로 1조 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외국인 관광 소비 확대의 ‘과실’이 의료·웰니스 분야로 집중되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외국인 관광 소비의 최대 비중을 차지해온 쇼핑 분야의 비중은 2024년 38.2%에서 2025년 37.4%로 소폭 낮아졌다. 다만 쇼핑 소비가 줄었다기보다 전체 외국인 소비 파이가 커지면서 상대적 비중이 조정된 결과로 분석된다. 총액 기준으로 보면 쇼핑 분야 소비는 2024년 5조 4915억 원에서 2025년 6조 5109억 원으로 1조 194억 원(19%) 늘어난 것으로 계산된다. 쇼핑 분야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면세점 비중이 18.3%에서 17.0%로 크게 줄었다.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의 인천국제공항 철수 등 업황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숙박업 비중 역시 23.0%에서 21.2%로 낮아졌지만 금액 기준으로는 2024년 3조 3064억 원에서 2025년 3조 6907억 원으로 3800억 원가량(12%)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식음료업 비중은 13.8%로 큰 변화가 없었지만 총액 증가 효과로 소비액은 2024년 1조 9838억 원에서 2025년 2조 4024억 원으로 4200억 원가량(21%) 늘어난 것으로 계산된다. 의료·웰니스의 성장은 외국인들의 소비 패턴의 변화와 맞닿아 있다. 쇼핑·식음·숙박이 체류 중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소비라면 의료·웰니스는 방한 자체의 목적이 되는 소비다. 피부과·성형외과·건강검진·한방·스파 등 의료·웰니스 관련 소비가 늘면서 외국인 관광이 ‘구경하고 쇼핑하는 여행’에서 ‘관리하는 여행’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뷰티를 계기로 형성된 한국 미용·의료 서비스에 대한 신뢰가 K메디컬에 대한 선호로 이어지며 의료·웰니스가 독립적인 방한 동기로 작동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의료·웰니스 소비를 의료 관광과 뷰티 관광으로 나눠보면 이 같은 현상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의료 관광 비중은 2024년 74.1%에서 2025년 78.7%로 늘어난 반면 뷰티 관련 소비 비중은 2024년 25.9%에서 2025년 21.3%로 낮아졌다. 단순 시술이나 화장품 소비를 넘어 진료·검진·치료를 포함한 고부가가치 의료 서비스로 소비가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여행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의료 소비가 일회성 체험이 아니라 일정 기간 체류를 전제로 한 패키지형 소비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의료·웰니스 관광의 성장이 곧바로 안정적인 확대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의료 관광 관련 규제, 불법 브로커 문제, 가격·정보의 투명성 확보, 사후 관리 체계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특히 의료 서비스 특성상 신뢰와 안전성이 핵심 경쟁력인 만큼 제도적 관리와 공공 차원의 기준 정립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미국 기업 아니네?…"유럽 업체들 베네수엘라 석유거래 선점"
국제 기업 2026.01.13 16:53:31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 이권 확보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미국 기업이 아닌 네덜란드·싱가포르계 기업들이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출 기회를 선점했다. 12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에너지 무역 기업인 네덜란드의 비톨과 싱가포르의 트라피구라가 미국 정부로부터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운송·판매하는 사업을 수주했다. 비톨과 트라피구라는 이에 따라 베네수엘라 원유 수급 협상과 수출에 관해 임시 특별 라이선스를 취득했고, 이중 트라피구라는 이번 주에 첫 원유를 선적할 예정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 원유 판매 대금은 미국 당국의 은행 계좌로 입금되며, 델시 로드리게스 권한대행이 이끄는 베네수엘라 과도 정부 측이 당장 필요한 국정 자금으로도 쓰일 수 있을 전망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비톨과 트라피구라가 이번 주 최소 480만배럴의 원유를 받아 이를 카리브해 섬나라인 네덜란드령 퀴라소와 바하마의 보관 탱크에 옮길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보관 시설은 미국 남부 걸프 연안의 정유 기업들과 가깝고, 유럽과 아시아로 가는 항로 근처에 위치한다. 비톨과 트라피구라는 미국 텍사스주와 루이지애나주의 석유 업체에 원유를 판매하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국제 유가 기준점인 브렌트유 대비 배럴당 6.50달러의 디스카운트(할인)가 적용된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베네수엘라 원유와 성분이 유사한 경쟁재인 캐나다산 원유 가격(브렌트유 대비 12달러 디스카운트)보다는 높은 수준이며, 이번 판매가 베네수엘라 원유에 대한 실제 시장 수요를 가늠할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비톨과 트라피구라는 또 3월 인도분 원유를 인도와 중국의 정유 회사에 판매하는 협의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두 회사의 베네수엘라 원유 사업 수주는 미국 대형 석유 기업들이 여러 리스크를 이유로 베네수엘라 진출을 주저하는 가운데 성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백악관에서 엑손모빌, 셰브론, 코노코필립스 등 주요 석유사 임원들과 만나 “훌륭한 미국 기업들이 황폐해진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을 얼마나 빠르게 재건할 수 있을지, 어떻게 원유 생산을 수백만 배럴 늘려 미국과 베네수엘라 국민, 전 세계에 도움이 되게 할지를 논의하려고 한다”며 베네수엘라 진출을 독려했다. 하지만 대런 우즈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는 베네수엘라를 ‘투자 불가능한 나라’라고 칭하면서 “우리는 베네수엘라에서 두 차례 자산을 몰수당했다. 그래서 세 번째로 재진출하려면 우리가 역사적으로 봐온 것과는 상당히 다른 중대한 변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베네수엘라가 매력적인 투자 기회가 되려면 법을 바꿔야 한다”며 “지속 가능한 투자 보호 장치가 도입돼야 하며 베네수엘라의 탄화수소법도 개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베네수엘라는 1500억달러(약 221조3000억 원)가 넘는 막대한 부채를 지고 있어 채권자들이 석유 기업들의 초기 원유 대금을 압류하는 법적 조처를 할 위험이 크다. 또 미국 당국이 이미 제재 대상에 올린 베네수엘라 유조선을 이용해 원유 거래를 할 경우 여러 법적·규제적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미국 석유 업계의 주요 투자처인 중국이 트럼프 행정부의 베네수엘라 통제에 강력 반발하는 것도 큰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과거 베네수엘라에 투자했던 엑슨모빌, 코노코필립스 등은 2007년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석유산업 국유화 선언 이후 투자한 자산을 몰수당한 뒤 현지에서 철수한 경험이 있다. 현재는 셰브론만 베네수엘라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
中 '2500조' 정부 투자기금, 중복 투자 막는다…첨단산업 육성 지침 제시
국제 경제·마켓 2026.01.13 16:26:36중국 정부가 처음으로 정부 투자기금 운용과 투자 방향을 체계적으로 규율하는 세부 지침을 내놨다. 중국에 설립된 총 2500조원 규모의 정부 투자기금의 투자 효율이 떨어지고 중복 투자된다는 지적 속에 인공지능(AI)과 양자 과학·기술, 수소 배터리 등 첨단 산업 육성에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13일 제일재경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전날 '정부 투자기금 배치 계획과 투자 방향 지도를 강화하는 것에 관한 업무 방법'과 '정부 투자기금 투자 방향 관리 방법'을 발표했다. 정부 투자기금의 설립부터 운용, 투자 방향과 방식, 관리 주체까지 명확히 규정한 세부 지침으로, 중국이 정부 투자기금의 운영 방식을 규율한 것은 처음이다. 총 14개 조치로 구성된 이번 지침은 정부 투자기금이 국가 주요 전략, 핵심 산업 분야, 시장 메커니즘이 효과적으로 자금을 배분하기 어려운 취약 계층을 중점적으로 지원하도록 했다. 또 과학기술 혁신과 산업 혁신 심층적 융합을 촉진하고, 신흥 전략산업 집중 육성하며, 정부 투자기금이 '초기단계의 소규모 핵심 기술 기업에 장기투자하도록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아울러 기금은 국가 주요 계획이나 국가 장려산업 목록에 명시된 산업에 투자해야 하며, 규제 산업 낙후 산업, 혹은 국가가 정책적으로 금지한 기타 분야에는 투자할 수 없도록 했다. 지방 정부 기금이 무분별하게 쓰이거나 중복 투자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다. 지방정부의 '숨겨진 부채'(특수법인 설립 등의 형태로 형성돼 지방정부 공식 대차대조표에 포함되지 않는 부채)를 변칙적으로 늘리는 행위, 규정을 벗어난 공개 거래형 주식 투자, 선물 등 파생상품 거래, 대외 보증, 무한 책임을 지는 투자, 도태 산업 투자 등 금지 조항도 명문화 했다. 발개위는 "최근 수년 동안 일부 정부 투자기금이 설립·운영되는 중 지방의 부존자원 및 산업 기반과 맞지 않고, 기금의 위치가 명확하지 않으며, 투자 방향이 동질화(쏠림)하는 등 문제가 나타났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를 정부 투자기금 관리 방식의 ‘전략적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왕펑 중국 사회과학원의 부연구원은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포괄적이고 분산된 투자에서 목표 중심, 전략 중심 투자로 전환됐음을 의미한다”며 “재정 자금 활용 효율을 높이고 민간 자본과 사회 자본을 국가 전략으로 유도하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 1조위안(약 211조원) 규모의 '국가 창업 투자 인도기금'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발개위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중국에 설립된 정부 인도기금은 총 2178개, 총 규모는 12조위안(약 2533조원) 이상이다. 이 중 산업형과 벤처형 인도기금이 2033개로 대다수를 차지하며, 규모는 10조위안(약 2111조원)을 웃돈다. -
"엔비디아, 차세대 GPU '베라 루빈' 한국에 최우선 공급"
산업 IT 2026.01.13 15:41:57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베라 루빈 시리즈가 한국에 우선 공급될 전망이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13일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6’ 참관 및 엔비디아 본사 방문 경험을 소개하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류 차관은 “엔비디아에서는 블랙웰(GB300) 한국 조기 공급과 2027년 양산 예정인 차세대 GPU 베라 루빈의 한국 우선 공급을 추진하겠다고 한다”며 “최신 GPU를 가장 먼저 써볼 수 있다는 것은 AI 모델 경쟁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라고 강조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CES 2026에서 전격 공개한 베라 루빈 NVL72는 중앙처리장치(CPU) ‘베라’ 36개와 GPU ‘루빈’ 72개를 하나로 구성한 슈퍼칩으로 블랙웰 기반 제품 대비 추론 성능이 5배에 달한다. 또 류 차관은 “엔비디아 부스 방문에서는 황 CEO의 딸 메디슨이 직접 안내를 해줬다"며 "(메디슨은) 한국과의 파트너십을 황 CEO가 굉장이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류 차관은 “우리나라에 엔비디아연구소 설립문제도 황 CEO가 직접 챙기고 있다고 확인했다"며 “조만간 가시적인 일정이 일정이 구체화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어 “피지컬AI가 급진전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주도해 나가는 엔비디아가 우리나라에 관련 연구소를 세우기로 한 것은 엔비디아가 우리나라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보여주는 일이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
금융위, 대부업에 칼 뺐다…5곳 등록 취소
경제·금융 은행 2026.01.13 15:29:45금융 당국이 4년 5개월 만에 대부 업체 등록 취소에 나선다. 17개의 대부 업체에 대해서는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자산관리케이대부·하나에이엠씨대부·국민에이엠씨금융대부·골드리치컨설팅대부·제이엘케이파트너스파이낸셜대부 등 5개사에 등록 취소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르면 이달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제재가 확정된다. 대부업 등록 취소는 2021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이번 조치는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2~9월 실시한 대부 업계 전수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금감원은 지난해 7월 연 이자율 60%를 초과하는 반사회적 대부 계약을 무효화하는 대부업법 개정안 시행에 앞서 금융위 등록 대부 업체 900여 곳을 대상으로 일제 점검을 진행했다. 그 결과 소재지를 확인할 수 없는 5개 업체가 적발됐다. 대부업법상 소재 불명은 등록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 금융 당국은 17개 대부 업체에 대한 영업정지 처분도 내릴 방침이다. 이들은 총자산 한도 규제 위반, 업무 보고서 미제출 등의 사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자산 한도 규제는 총자산(대출액 포함)이 자기자본의 10배를 초과하지 못하게 하는 규제로 자본금이 1억 원인 업체는 10억 원까지만 대출을 취급할 수 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영업정지 역시 금융위 의결이 필요한 사항”이라며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최종 제재 수위가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무더기 제재를 두고 대부 업계 관리·감독에 대한 당국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계의 관계자는 “최근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자녀 명의로 대부 업체에 투자한 의혹이 불거지면서 당분간 관리·감독 강화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
기본킥스 50% 미달 보험사…내년부터 적기 시정 조치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6.01.13 15:24:12내년부터 기본자본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이 50%를 밑돈 보험사는 당국으로부터 적기 시정 조치를 받는다. 이 비율이 80%보다 낮을 경우에는 신종자본증권 조기 상환에 제한을 받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하는 기본자본 킥스 비율 규제 방안을 발표했다. 기본자본 킥스 비율은 자본금 같은 기초 자본 대비 보험금 지급 여력을 나타내는 수치다. 금융위는 내년 1월부터 기본자본 킥스 비율이 50%를 하회하면 적기 시정 조치를 내릴 방침이다. 적기 시정 조치를 받은 보험사는 증자 같은 재무 개선 조치를 취해야 한다. 기본자본 킥스 비율이 0~50%면 경영 개선 권고를, 0% 미만이면 경영 개선 요구를 부과한다. 기본자본으로 인정되는 자본증권을 조기 상환할 때도 킥스 규제가 적용된다. 스텝업(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때 금리가 매년 상승하는 조항)이 빠진 신종자본증권이 대표적이다. 구체적으로는 기본자본 킥스 비율이 80% 이상이거나 50% 이상이면서도 양질의 자본으로 차환하는 경우 조기 상환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다만 당국은 2035년까지 기본자본 킥스 규제 경과 기간을 부여한다. 기본자본 킥스 비율이 50%에 못 미치는 경우 매 분기별 최저 목표치를 부과해 2036년 3월 말까지 50%에 맞추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만약 보험사가 최저 기준을 맞추지 못한다면 1년간의 이행 기간을 부여한다. 1년이 지난 뒤에도 최저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보험사는 적기 시정 조치를 맞는다. 금융 당국은 전체 킥스 비율이 높은 보험사가 당국이 허용한 대로 해약 환급금 준비금을 80%만 쌓았다고 해도 기본자본을 계산할 때는 100% 반영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본지 2025년 12월 31일자 9면 참조 -
"1억 넣었더니 4억6000만원 됐다"…1년 동안 주가 '360%' 폭등한 'SK스퀘어'
증권 증권일반 2026.01.13 15:14:12지난해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힘입어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시장을 주도한 가운데 중간 지주사인 SK스퀘어가 이를 웃도는 주가 수익률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날 오후 3시13분 기준 73만 7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경쟁력을 앞세워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을 이끌며 지난해 연초 17만1200원에서 연말 65만1000원까지 오르는 등 연간 28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은 SK하이닉스의 최대 주주 중 하나인 SK스퀘어의 주가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 지분 약 20%를 보유한 중간 지주사로, 지난해 주가는 연초 7만8600원에서 연말 36만8000원까지 오르며 360%를 웃도는 상승률을 나타냈다. 올해 들어서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승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국내 자회사 설립 시 지분 50% 이상만 확보하면 나머지 지분에 대해서는 외부 투자유치가 가능해질 전망”이라며 “대규모 반도체 투자가 필요한 SK하이닉스의 수혜가 예상되고, SK하이닉스를 손자회사로 둔 SK스퀘어와 SK의 간접적 수혜도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번 규제 완화는 SK그룹의 투자 유치에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SK(지주회사)-SK스퀘어(자회사)-SK하이닉스(손자회사) 구조에서 SK하이닉스가 설립하는 국내 자회사는 증손회사에 해당해 100% 지분 보유 의무가 있었다. 하지만 특례 적용 시 50% 지분만 확보하면 되면서 막대한 투자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
메타, 메타버스 조직 감원·AI 총력전…트럼프 측근 사장 영입
국제 국제일반 2026.01.13 15:09:30페이스북 운영사 메타가 메타버스 사업을 전담하는 ‘리얼리티 랩’ 조직의 인력을 10% 감원하고, 자원을 인공지능(AI)에 집중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측근을 사장으로 전격 영입해 대관 라인 강화에도 나서며 AI 패권에 승부수를 걸었다. 13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메타는 이번 주 중으로 리얼리티 랩 부문 인력의 10%를 감원할 계획이다. 현재 리얼리티 랩에는 약 1만 50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어 감원 규모는 약 15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해당 부문은 가상현실(VR) 헤드셋과 스마트 안경, 메타버스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해 왔으나, 수년간 분기마다 수십억 달러의 막대한 손실을 기록하며 수익성 논란에 시달려왔다. 이번 구조조정은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말부터 지시한 예산 절감의 일환으로, 메타버스 제품 개발 비용을 줄이고 자원을 AI 웨어러블 기기와 차세대 먹거리인 AI 인프라로 재배치하려는 전략적 결단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메타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디나 파월 매코믹을 신임 사장 겸 부회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매코믹 신임 사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 국가안보 부보좌관 출신이자 골드만삭스 등 월가 투자은행에서도 고위직을 지낸 정치·금융통이다. 메타의 사업 전반을 아우르는 사장직은 이번에 신설된 것으로, 향후 업무 관련 내용을 저커버그 CEO에게 직접 보고하게 된다. 메타의 이 같은 행보는 AI 패권 경쟁의 핵심인 ‘전력 인프라’ 확보와 직결돼 있다. 저커버그 CEO는 매코믹 사장 선임 직후 사내에 ‘메타 컴퓨트’라는 AI 관련 프로젝트를 공개하며, 향후 10년 내 수십 기가와트(GW) 규모의 전력을 확보해 데이터센터를 확충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매코믹 사장은 이 과정에서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정부 및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저커버그 CEO는 “그의 글로벌 금융 경험과 깊은 네트워크는 메타의 다음 성장 단계를 이끄는 데 최적”이라고 영입 배경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훌륭한 선택”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메타는 최근 트럼프 1기 당시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지낸 커티스 조셉 마호니를 최고법률책임자(CLO)로 영입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 출신 인사들을 잇따라 기용하고 있다. 이는 빅테크 규제 완화와 AI 주도권 확보가 절실한 시점에서 현 권력과의 접점을 넓히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
공정위, 쿠팡 본사 전격 현장조사…김범석 총수 지정·PB 데이터 유용 정조준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6.01.13 14:35:22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인 쿠팡을 상대로 전방위적인 현장조사에 전격 착수했다. 이번 조사는 단순히 특정 부서의 단발성 조사를 넘어 기업 총수 지정 문제와 자체 브랜드(PB) 상품의 불공정 행위 의혹을 동시에 정조준하고 있어 유통업계와 관가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13일 업계와 관계 당국에 따르면 공정위 기업집단국과 시장감시국, 유통대리점국 소속 조사관들은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쿠팡 본사를 찾아 관련 자료 확보에 나섰다. 통상 특정 부서가 조사를 주도하는 일반적인 행정 절차와 달리 이번처럼 기업집단국을 포함한 3개국이 동시에 투입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공정위가 쿠팡의 경영 구조부터 영업 관행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만큼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조사에서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동일인(총수) 지정이 관건이다. 현재 쿠팡은 법인 자체가 동일인으로 지정되어 있으나 공정위 기업집단국은 김 의장이 국내 쿠팡 법인의 경영 의사결정에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현행법상 특정 인물이 동일인으로 지정될 경우 본인뿐만 아니라 친족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 현황과 해외 계열사 정보, 순환출자 구조 등을 매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의무가 생긴다. 특히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를 방지하기 위한 각종 규제가 엄격히 적용된다. 앞서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전날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인터뷰를 통해 “매년 동일인 지정을 점검하는데 이번에 김범석과 김범석 일가가 경영에 참여하는지를 면밀하게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장감시국과 유통대리점국은 쿠팡의 PB 상품 운영 과정에서 불거진 불공정 행위 의혹을 정밀 조사하고 있다. 쿠팡이 플랫폼 사업자로서 확보한 입점업체들의 방대한 판매 데이터를 자사 PB 상품인 CPLB 등의 기획 및 출시에 부당하게 활용했는지가 조사의 핵심이다. 앞서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단체들은 지난달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쿠팡이 입점업체들의 데이터를 전용해 자사 PB 상품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있다며 공정위의 즉각적인 조사를 촉구해 왔다. 공정위는 이번 현장조사를 통해 확보한 서버 데이터와 내부 문건 등을 토대로 데이터 유용의 구체적인 정황과 알고리즘 조작 여부 등을 심층 분석할 계획이다. 유통업계는 공정위의 이번 조사가 향후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규제 척도가 될 것으로 보고 긴장하는 분위기다. 특히 동일인 지정 문제는 쿠팡의 거버넌스 구조 자체를 뒤흔들 수 있는 사안인 만큼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를 통해 확보한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김 의장의 총수 지정 여부와 PB 상품 관련 법 위반 여부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재 조사 중인 구체적인 사건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해주기 어렵다”면서도 “법 위반 사실이 확인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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