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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1억 넘는데 "저 퇴사할래요" 급증…'신의 직장' 금감원에 무슨 일이
사회 사회일반 2026.01.14 10:49:26한때 높은 연봉과 안정성을 앞세워 ‘신의 직장’으로 불렸던 금융감독원에서 실무 인력 이탈이 빠르게 늘고 있다. 13일 공직자윤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금감원에서 퇴직한 뒤 취업 심사를 통과한 직원은 총 50명이다. 금감원 4급 이상 직원은 퇴직 후 3년 이내 재취업 시 퇴직 전 5년간 담당 업무와 재취업 예정 회사 간의 업무 연관성을 따지는 취업 심사를 받아야 한다. 특히 지난해 민간으로 옮긴 퇴직자 가운데 3·4급 직원은 총 27명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겼다. 3급(수석조사역·팀장)과 4급(선임조사역)은 현장 조사와 감독 실무를 담당하는 핵심 인력으로 조직 내 ‘허리’에 해당한다. 이직자 중 3급 이하 직원이 과반을 차지한 것은 최근 5년 내 처음이다. 과거에는 주로 2급 이상 고위 간부가 민간 금융회사 임원으로 자리를 옮기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이직 연령과 직급이 빠르게 낮아지는 추세다. 실제로 이직자 중 3·4급 비중은 2023년 29.4%에서 2024년 43.9%로 크게 상승했다. 실무급 이탈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민간 금융사와의 보수 격차가 지목된다. 금감원 직원 1인당 평균 보수는 2024년 기준 1억852만 원 수준이다. 반면 같은 해 국내 4대 금융그룹 평균 연봉은 1억6000만~1억7800만 원에 달했고, 금융회사 임직원에게 지급된 성과보수는 1인당 평균 1억5900만 원으로 나타났다. 피감기관의 보수가 감독기관을 크게 웃도는 구조가 고착화된 셈이다. 여기에 과중한 업무량과 보수적인 조직 문화, 잦은 정치권 간섭도 젊은 직원들의 이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직 경로도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해 금감원을 떠나 가상자산업계로 재취업한 직원은 8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이 본격화되면서 관련 규제와 감독 경험을 갖춘 인력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형 로펌으로의 이동도 눈에 띈다. 지난해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비롯해 법무법인 율촌, 법무법인 세종, 법무법인 바른 등으로 옮긴 금감원 출신은 총 12명에 달했다. 이 밖에도 온라인 리셀 플랫폼, 건설회사, 제조업체 등 일반 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사례도 적지 않다. -
안철수 "李, 환율 문제 침묵…환율최고책임자 신설해야"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6.01.14 10:44:26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환율이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 청와대 산하 ‘환율최고책임자’ 신설을 촉구했다. 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경제의 근육을 키우지 않는 한 환율은 리바운드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시장과 싸워 이긴 경우는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환율이 다시 치솟기 시작했다. 정부의 구두 개입은 역시 땜질 처방이었다”며 “무조건 굶고 급하게 뺀 체중이 이내 다시 돌아오듯, 시장의 불안과 불신은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환율 급등의 원인으로는 “우리 경제의 체질과 미래에 대한 불신이 여전히 크다는 방증”이라며 “재정적자 확대, 구조화된 저성장, 규제 중심의 반기업 환경, 그리고 불확실한 대외 통상 전략이 누적된 결과”라고 짚었다. 안 의원은 “자본과 기업이 머물고 싶지 않은 경제 상황에서 통화 가치가 약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며 “환율을 ‘관리’로 눌러보겠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더 큰 문제는 환율과 주가와 따로 논다는 점”이라며 “원화에 대한 가치는 급락하는데, 국내 증시는 불타고 있다. 이례적인 디커플링 현상의 이면에는 주가 상승분의 80% 이상이 소수의 반도체 대장주에 몰려있는 한국경제의 취약한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주가가 뛰어 올라도 손해 봤다는 개미 투자자가 많은 이유”라며 “돈을 퍼붓고 쏟아서 무작정 코스피 5000만 만들면 되는 것인가. 우리 경제 전반의 체질 개선 없는 주가 상승은 결국 더 큰 부작용으로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지금 필요한 것은 재정과 통화정책의 정교한 조합, 외환 안전망의 실질적 강화, 그리고 무엇보다 기업과 자본이 다시 한국을 믿고 투자할 수 있도록 경제의 체질을 근본부터 바꾸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전히 이재명 대통령은 ‘환율’을 말하지 않는다. 이 대통령의 침묵은 금융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밖에 없다”면서 “환율·금리·물가·집값이라는 가장 무겁고 가장 어려운 문제에 대해 정확하고 근본적인 대책으로 국민에게 답해야 한다”며 환율최고책임자 신설을 거듭 촉구했다. -
쿠팡 엄호하는 美 의회…"정치적 마녀사냥"
국제 정치·사회 2026.01.14 08:09:21미국 의회에서 한국 정부가 쿠팡 등 미국 테크기업을 부당하게 차별하고 있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하원 세입위원회 무역소위원회 에이드리언 스미스 위원장(공화, 네브래스카)은 13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연방의회에서 열린 '미국 혁신 및 기술 리더십 유지 관련 청문회'에서 "한국은 미국 기업들을 명백하게 겨냥하는 입법 노력을 계속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미스 위원장은 "한국 규제당국은 이미 미국의 기술 리더들을 공격적으로 표적으로 삼고 있는 것 같다"며 "쿠팡에 대한 차별적인 규제 조치가 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쿠팡은 한국법인의 지분 100%를 미국에 상장된 모회사 쿠팡 아이엔씨(Inc.)가 소유하고 있다. 이번 청문회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한국 디지털 규제 동향에 대한 미국 조야의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을 찾은 가운데 개최됐다. 미국 조야에서 한국의 디지털 규제에 대한 불만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나 향후 한미 무역·안보 합의 후속 논의 과정에서 난관이 우려된다. 같은 당 캐롤 밀러 하원의원(웨스트버지니아)도 한국에서 디지털 분야의 자유로운 교역을 막으려는 움직임이 가장 명백하다고 비판했다. 밀러 의원은 특히 최근 한국 국회 본회의, 국무회의를 통과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해 "검열법"이라고 비난했다. 또 한국이 "최근 두 명의 미국 경영인을 상대로 정치적 마녀사냥을 시작했다"고 직격했다. 이는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 대표와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미 민주당에서도 우려가 나왔다. 수전 델베네 하원의원(민주·워싱턴)은 한국과의 무역 합의를 언급하며 "난 지역구인 워싱턴주에 있는 쿠팡 같은 기업들로부터 한국 규제당국이 이미 약속을 위반하고 있다고 듣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은 미 서북부 워싱턴주 시애틀에 기술, 엔지니어링 사무소를 두고 있다. 이날 전문가 자격으로 출석한 나이절 코리 아시아정책연구소(NBR) 비상근팰로우는 "미국 기업들은 한국 경쟁당국의 표적이 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며 "다양한 업종의 미국 기업들이 경쟁 당국의 지속적인 표적 조사와 관련해 업종과 관계 없이 공통된 불만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1기 때인 2019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를 활용해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며 "한국과의 지속적인 협상을 통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
롯데바이오로직스, 올해 첫 수주… 日라쿠텐메디칼과 CMO 계약 [JPM2026]
산업 기업 2026.01.14 08:00:00롯데바이오로직스가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 2026’에서 올해 첫 수주 계약을 맺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13일(현지시간) 일본 라쿠텐메디칼과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품목은 라쿠텐메디칼의 대표 의약품인 ‘광면역요법’ 기반 두경부암 치료제다. 광면역요법은 표적 항체에 빛 반응성 물질을 결합한 뒤 종양 부위에 적색광을 조사해 표적 세포를 선택적으로 파괴함으로써 효과와 안전성을 높인 치료법이다. 이 치료제는 일본에서 조건부 조기 승인을 받아 상업화됐다. 현재 미국과 대만 등에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고, 우크라이나·폴란드에서 임상 시험을 개시할 예정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에서 이를 생산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글로벌 임상 및 상업화에 요구되는 고품질 제조 시스템과 안정적 공급 능력, 글로벌 규제 대응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임상 및 상업화 서비스를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는 최근 항체약물접합체(ADC) 생산시설 가동을 본격화하며 컨쥬게이션(접합) 서비스 역량을 강화해 왔다. 송도 바이오 캠퍼스 1공장은 올 8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글로벌 ADC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서 입지를 강화하는 것이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계획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라쿠텐메디칼과 임상 단계부터 상업화까지 이어지는 공급망을 단계적으로 구축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단일클론항체 및 ADC 제조 협력을 위한 중장기 파트너십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졌다”며 “이를 발판 삼아 미국·일본 등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
"AI 인류 멸망? 소설 그만 써라"… 젠슨 황이 지목한 '진짜 해악'은
국제 기업 2026.01.14 07:42:00엔비디아의 수장인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기술업계 안팎에서 확산되는 이른바 ‘인공지능(AI) 종말론’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AI가 사회에 미칠 부정적 영향만을 과장하는 담론이 오히려 산업 발전과 공공의 이익을 해친다는 주장이다. 1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황 CEO는 최근 팟캐스트 노 프라이어스에 출연해 “지난해는 서사 전쟁의 해였다”며 “저명한 인사들이 AI의 미래를 두고 종말론적이거나 과학소설(SF)에 가까운 이야기를 퍼뜨리면서 많은 해를 끼쳤다”고 말했다. 그는 “전체 메시지의 90%가 종말론과 비관주의에 치우쳐 있다”며 “이런 분위기는 AI를 더 안전하고, 더 생산적이며, 사회에 더 도움이 되게 만들기 위한 투자마저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 CEO는 특히 기술업계 내부에서 정부에 강력한 규제를 요구하는 움직임을 언급하며 ‘규제 포획(Regulatory Capture)’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규제 포획이란 공익을 위해 존재하는 규제 기관이나 입법자가 규제 대상이 돼야 할 특정 산업이나 이익집단의 영향에 사로잡혀, 결과적으로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게 되는 현상을 뜻한다. 그는 “강한 규제를 요구하는 이들의 의도는 명백히 이해관계가 상충된다”며 “그들의 목적은 사회 전체의 최선의 이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CEO이자 기업으로서, 결국 자기 자신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CEO는 구체적인 인물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비즈니스인사이더는 그가 과거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가 내놓은 ‘AI가 초급 화이트칼라 일자리의 절반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에 공개적으로 이견을 보인 바 있다고 전했다. 또한 샘 올트먼 오픈AI CEO 역시 AI에 대한 보다 강력한 규제 필요성을 여러 차례 주장해온 대표적인 기술업계 인사로 거론된다. 한편 빅테크 수장들 사이에서는 AI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완화하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최근 사회가 AI가 만들어내는 콘텐츠를 단순히 ‘저질’로 낙인찍는 단계를 넘어, 생산성과 혁신의 도구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CEO의 발언 역시 AI를 둘러싼 공포와 규제 담론보다, 기술의 잠재력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활용할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
강남 대치동 잠잠하더니…자곡·우면 아파트 20억 원으로 키 맞추기[집슐랭]
부동산 정책·제도 2026.01.14 07:05:00주택담보대출 총액을 6억 원으로 제한한 지난해 6·27 대책 이후 서울 강남구 수서·자곡·세곡동과 서초구 양재·우면동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5개월 새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대출 총액 제한으로 자금 조달 여력이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이들 지역으로 매매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주택가액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가능액이 더 줄어든 10·15 대책 이후 적은 자금으로 강남 권역에 거주하려는 수요가 더 늘어난 만큼 올해에도 이들 지역 상승세가 가파를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KB부동산 플랫폼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6월 이후 강남구에서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상승률 1위를 기록한 동은 수서동이다. 수서동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6월 17억 6590만 원에서 11월에는 20억 5258만 원으로 2억 8668만 원 오르며 5개월 새 16.2%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어 지난해 11월 자곡동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6월(15억 8170만 원)보다 13.7% 상승한 17억 9973만 원으로 나타나 뒤를 이었다. 세곡동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상승률도 10.6%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대치·개포동이 4%대 상승률을 보인 것에 비하면 2배 넘게 높은 수준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수서동 까치마을 전용 39.6㎡는 지난달 12일 16억 50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에 계약이 체결됐다. 수서동 삼익아파트 전용 49.2㎡도 지난달 21억 원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두 단지 모두 전용면적 3.3㎡당 매매가격이 1억 원에 육박한다. 강남구 내 기존 인기 지역이 아닌 수서·자곡·세곡동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급격히 상승한 것은 ‘키 맞추기’현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6·27 가계부채 관리 대책과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서 발표된 연이은 대출 규제 정책에 따라 대출 가능 금액이 부족해지자 상대적으로 가격이 덜 오른 곳들로 매매 수요가 몰렸다는 지적이다. 수서동 A중개업소 대표는 “10·15 대책 이후에 강남구에 거주하고 싶은 사람들이 25억 원 미만의 예산으로 아파트를 살 수 있는 곳이 이 인근밖에 없다”며 “또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자 규제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 됐고 서울 다른 동네를 사느니 끄트머리에 있어도 강남구에 속해있는 곳을 사야 가격방어가 잘 될 것이란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근 B중개업소 대표는 “일원동의 재건축 예정 아파트 단지 매매가격이 지난해 고도제한 완화로 급격히 상승하면서 같이 오른 측면도 있고 수서역 복합개발 호재도 영향을 미쳤다”며 “앞으로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더 많다는 기대심리가 매도 호가도 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0·15 대책에서 매매가격 15억 초과~25억 원 미만인 아파트 매수 시 4억 원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적용했다. 매매가격 25억 원을 초과하는 아파트는 대출 한도가 2억 원이어서 진입 장벽이 더 높아졌다. 이 때문에 서초구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그간 매매가격이 덜 올랐던 양재동이 6·27 대책 이후 5개월 새 12.6% 상승률을 기록해 서초구에서 가장 상승세가 가팔랐다. 우면동이 10.8% 상승률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서초구에서 이 기간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인 곳은 이 두 곳뿐이다. 잠원동과 반포동이 같은 기간 각각 5.4%, 6.1% 상승률을 보인 것에 비하면 2배가량 높다. 우면동 C중개업소 대표는 “지난해 서리풀 지구 그린벨트 해제가 가시화하면서 개발 기대감이 커진데다가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오히려 이곳은 서초구 진입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며 수혜를 입은 셈”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서초구 우면동 ‘서초네이처힐4단지’ 전용 84㎡는 18억 9000만 원의 신고가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강남·서초로의 수요는 앞으로도 더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지난해 초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강남 3구와 용산구를 묶었지만 가격이 하락하지 않았다는 것을 사람들이 경험했고 결국 똘똘한 한 채와 마찬가지로 핵심 입지에 주택을 매수해야 한다는 생각이 굳어진 것”이라며 “비슷한 가격대면 강남권에 집을 사야 한다는 심리가 강해지며 양극화는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대출 규제 충격 벗었나…서울 입주전망지수, 3개월만에 100 회복 [집슐랭]
부동산 정책·제도 2026.01.14 07:00:00‘10·15 대책’ 시행으로 하락했던 서울 아파트 입주전망지수가 3개월 만에 100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주택 사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1월 서울 아파트 입주전망지수가 지난해 12월 76.6보다 23.4포인트 오른 100으로 집계됐다고 13일 밝혔다. 이 지수는 기준선인 100 이상이면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이 정상적으로 잔금을 내고 입주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는 의미로, 100을 밑돌면 그 반대를 나타낸다. 같은 기간 경기도는 16.6포인트 오른 87.5, 인천시는 21.7포인트 오른 80.7로 수도권 지역 모두 상승세가 나타났다. 앞서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10·15 대책 시행의 여파로 서울은 지난해 10월 100에서 11월 85.2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는 94.1에서 69.6, 인천시는 84.0에서 72.0으로 각각 주저앉았다. 주산연은 이같이 하락했던 수도권 아파트 입주전망지수가 서울을 중심으로 지속되는 아파트 가격 상승세, 공급 부족 우려에 최근 들어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산연의 한 관계자는 “주택 사업자들의 입주 전망이 규제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인식에 따라 개선된 것”이라며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지난해보다 31.6%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두바이 프라이버시 코인 금지령에도…모네로 급등 [알트코인 포커스]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6.01.14 07:00:00주요 가상화폐가 횡보하는 가운데 프라이버시 코인이 단기 테마로 부상했다. 두바이 금융 규제 당국의 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모네로는 최근 일주일간 45% 급등했다. 모네로·레일건 등 상승세 14일 가상화폐 업계에 따르면 전일 오후 12시 50분 코인마켓캡 기준 모네로(XMR)는 전일 대비 9.80% 오른 641.77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오전 10시 20분께 646달러를 돌파하며 전고점을 경신한 뒤 소폭 조정받았다. 최근 일주일간 상승률은 약 45%에 달한다. 지캐시(ZEC)는 같은 시간 3.52% 내린 398.08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오전 한때 413달러를 넘겼으나 이후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레일건(RAIL)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RAIL은 전일 대비 23.59% 급등한 2.7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들 종목은 모두 이른바 ‘프라이버시 코인’으로 분류된다. 프라이버시 코인은 거래 과정에서 송신자와 수신자 주소, 거래 금액 등 핵심 정보를 암호화해 외부에서 자금 흐름을 직접 파악하기 어렵도록 설계된 가상화폐다. 모든 거래 내역이 블록체인 위에 투명하게 공개되는 일반 가상화폐와 달리 고도의 암호화 기술로 거래 참여자와 세부 정보를 비공개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으로 모네로는 이러한 구조를 통해 거래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진정한 의미의 대체 가능 화폐(fungible currency)”이라고 정의한다. 지캐시는 비트코인과 유사한 구조를 갖췄으나 영지식 증명 기술을 적용해 금융 정보 보호 기능을 강화했다. 레일건은 이더리움 기반으로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환경에서도 거래 추적을 어렵게 만드는 기능을 제공한다. 검열저항성 자산에 주목 이러한 특성 탓에 프라이버시 코인은 각국 규제 당국의 집중 관리 대상으로 꼽혀왔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코인들은 일명 다크코인으로 불리며 일찍이 퇴출됐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규제 강화 움직임은 지속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두바이 금융서비스청(DFSA)은 자금세탁방지(AML)와 제재 준수 위험을 이유로 두바이국제금융센터(DIFC) 전역에서 프라이버시 코인 취급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규제에도 프라이버시 코인 가격은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이에 디지털자산 허브인 두바이의 강경책이 오히려 해당 코인들의 희소성과 가치를 부각시켰다는 해석도 나온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규제 환경이 강화되는 상황에서도 투자자들이 검열저항성(censorship resistance)을 갖춘 자산에 대한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
[열린송현] ESG 공시, 책임의 시대가 온다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6.01.14 05:00:00‘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공시 의무화 로드맵이 가시화하면서 기업의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그동안 자율적으로 발간하던 지속가능성 보고서가 법적 구속력을 갖는 제도권 공시로 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변화의 본질은 명확하다. 과거 ESG 공시가 활동을 알리는 홍보(PR)에 가까웠다면 이제는 기업이 위험을 얼마나 관리하고 있는지를 데이터로 입증해야 하는 영역으로 바뀌고 있다. 공시는 더 이상 이미지 관리 수단이 아니다. 이제는 투자자 관계(IR)와 컴플라이언스의 문제다. 공시 책임의 무게중심도 이동 중이다. 최근 글로벌 조사에 따르면 공시 책임자로 컴플라이언스 임원을 꼽은 비율은 41%로 전년 대비 24%포인트 급증했다. 공시가 단순한 데이터 관리를 넘어 법적 책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중대재해처벌법을 비롯한 각종 규제가 공시 항목과 밀접히 연결되고 있다. 그 결과 보고서의 문장 하나하나가 법적 리스크의 출발점이 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금융 당국이 그린워싱(위장 친환경주의) 점검을 강화하며 시정 조치를 늘리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공시 내용이 소송과 제재의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 탄소 중립 선언 이후 감축 경로를 충분히 입증하지 못해 법적 제재를 받은 토탈에너지스 사례가 대표적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역시 허위·과장 공시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고 있다. 이제 공시는 단순한 정보 공개가 아니다. 한 번 공개한 내용은 이후 기업 스스로 구속하는 기준이 된다. 특정 주제가 자율 공시라고 하더라도 그 책임까지 자율인 것은 아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공시 언어 역시 달라져야 한다. 스토리텔링 중심의 표현에서 벗어나 검증 가능한 비즈니스 언어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투자자에게 공시는 투자를 결정하는 판단 근거다. 현실성 없는 선언은 평판을 훼손하고 여신 한도 축소나 금리 인상 등 재무적 비용으로 되돌아온다. 반대로 신뢰도 높은 공시는 투자자의 긍정적 평가를 이끌고 장기적 기업가치 제고의 기반이 된다. 공시를 둘러싼 압박은 규제 당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투자자와 시민단체 등 이해관계자가 보고서 문구를 검증·지적하는 ‘연성 규제’도 커지고 있다. 이 지점에서 컴플라이언스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단순히 법 위반 여부를 점검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당 선언이 실제로 이행 가능한지, 외부 검증에 대응할 근거가 충분한지를 사전에 살펴야 한다. 데이터 정확성을 담보하는 보고 조직과 리스크를 관리하는 컴플라이언스 조직의 두 축이 모두 필요하다. 결국 기업은 기존 공시 방식에 컴플라이언스를 통합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한다. 컴플라이언스·재무·ESG가 연계된 거버넌스, 데이터 관리·추적 시스템, 공시 내용에 대한 컴플라이언스 검토 체계, 그리고 사후 대응 역량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전문가의 법률 검토와 제3자의 독립적인 외부 인증은 공시 신뢰도를 높이는 핵심 안전장치다. 많은 기업이 공시 시점까지를 목표로 삼지만 진정한 리스크는 공시 이후에 시작된다. 공시 정보는 공식 기록으로 남아 이후 평가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재무 보고가 경영자의 주장이라면 ESG 공시 역시 기업의 주장이다. 모든 주장에는 근거가 필요하다. 이제는 작성이 아니라 증명이다. 우리의 공시는 책임질 수 있는 공시인가. 이제 증명으로 답해야 할 때다. -
당국, 4년만에 대부업 등록취소…영업정지 17곳
경제·금융 은행 2026.01.14 05:00:00금융 당국이 4년 5개월 만에 대부 업체 등록 취소에 나선다. 17개의 대부 업체에 대해서는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자산관리케이대부·하나에이엠씨대부·국민에이엠씨금융대부·골드리치컨설팅대부·제이엘케이파트너스파이낸셜대부 등 5개사에 등록 취소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르면 이달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제재가 확정된다. 대부업 등록 취소는 2021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이번 조치는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2~9월 실시한 대부 업계 전수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금감원은 지난해 7월 연 이자율 60%를 초과하는 반사회적 대부 계약을 무효화하는 대부업법 개정안 시행에 앞서 금융위 등록 대부 업체 900여 곳을 대상으로 일제 점검을 진행했다. 그 결과 소재지를 확인할 수 없는 5개 업체가 적발됐다. 대부업법상 소재 불명은 등록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 금융 당국은 17개 대부 업체에 대한 영업정지 처분도 내릴 방침이다. 이들은 총자산 한도 규제 위반, 업무 보고서 미제출 등의 사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자산 한도 규제는 총자산(대출액 포함)이 자기자본의 10배를 초과하지 못하게 하는 규제로 자본금이 1억 원인 업체는 10억 원까지만 대출을 취급할 수 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영업정지 역시 금융위 의결이 필요한 사항”이라며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최종 제재 수위가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무더기 제재를 두고 대부 업계 관리·감독에 대한 당국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계의 관계자는 “최근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자녀 명의로 대부 업체에 투자한 의혹이 불거지면서 당분간 관리·감독 강화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
[트럼프 스톡커] 美 정권 바뀌어도 '한미 FTA 복원'은 기대 말라
국제 정치·사회 2026.01.14 02:25:00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글로벌 경제는 불확실성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미중 무역·기술 패권 경쟁과 인공지능(AI) 산업의 고속 성장은 글로벌 공급망을 뿌리부터 재편하고 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구 분쟁, 양안 갈등, 미국의 서반구 장악 시도, 이란 시위 등 지정학적 위기도 갈수록 고조되는 추세다. 모든 나라가 각자도생의 길로 몰린 2026년, 세계 경제는 어디로 흘러가며 한국은 어떤 길을 택해야 할까. 세계적 석학 마이클 스펜스(82)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명예교수는 최근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 특별 인터뷰를 갖고 글로벌 자유무역 체제가 당분간 복원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때문만이 아니었다. 스펜스 교수는 각국이 경제 안보를 중시하면서 공급망 다변화에 사활을 거는 양상에 되레 더 주목했다.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는 상황이라 한국의 반도체 산업도 안전지대는 아니라고 경고했다. 미국이 트럼프 행정부 이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되살릴 가능성에도 선을 그었다. 스펜스 교수는 경제학에 ‘신호’ 개념을 처음 도입한 공로로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대학자다. 1981년에는 미국경제학회에서 40세 미만 경제학자에게 수여하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도 받았다. 그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하버드대를 다니던 시절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은사로도 잘 알려졌다. 다음은 스펜스 교수 인터뷰 전문이다. “관세 불안은 올해 진정…세계 경제 완만 성장, 미국은 조금 더 성장”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강력한 관세 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데요. 현재 미국의 일자리와 물가는 불안정하고 불평등은 심화되고 있습니다. 올해 미국과 세계 경제가 침체나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같은 국면을 맞게 될까요? =아니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난해 4월 관세가 처음 거론됐을 때의 불확실했던 상황에 비하면 지금은 다소 진정된 상태라고 봅니다. 우리는 미국에 관세가 도입된 새로운 세상에 살게 되겠지요. 미국 경제는 세계 경제의 약 25% 정도를 차지합니다. (미국 외) 나머지 세계 경제는 예전과 비슷하게 흘러갈 것입니다. 미국 경제 내부에는 인플레이션과 AI 관련 대규모 투자에 대한 우려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미국 경제의 성장은 꽤 견조하지만, 하위 소득 계층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다주지 못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습니다. 하지만 흐름을 바꿀 만한 뭔가가 보이지는 않습니다. 최근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봄에 비해 약간 상향 조정됐습니다. 사람들이 관세를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보는 겁니다. 전반적으로 세계 경제는 완만한 성장을, 미국은 그보다 조금 나은 성장을 할 겁니다. AI 분야에 대해 사람들이 갑자기 비관적으로 돌아설 위험은 존재합니다만, (세계 경제가) 급격하게 변화하기보다는 기존 추세가 일부 개선되는 정도로 이어질 것 같습니다. △올해는 관세가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주지도 않을 것이고, 미국 경제도 안정적일 것이라는 말씀이시군요. =전에는 불확실성이 컸기에 관세의 영향이 더 커 보였지만, 만약 세율이 10~15% 범위에서 결정된다면 세계 경제에 재앙이 될 정도는 아닙니다. 미국 경제에서 재화와 서비스의 총수입은 국내총생산(GDP)의 15% 수준입니다. 이걸 조금 건드린다고 해서 경제 전체가 무너지지는 않습니다. 물론 제가 자란 캐나다나 다른 몇몇 국가들은 관세 협상 결과에 따라 부정적 충격을 크게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완전히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중국의 경우만 하더라도 대미 수출 비중은 전체의 15%에 불과하고 동남아시아를 향한 수출은 늘고 있습니다. 대미 수출의 감소보다 다른 지역 수출의 증가 속도가 더 빠르죠. 전체적으로 봤을 때 몇몇 예외를 제외하고는 대다수 국가가 관세로 인해 부정적 충격을 크게 받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각국 불신과 공급망 다변화 ‘뉴노멀’이 더 중요…韓·대만 의존 반도체 공급망도 5년 뒤 달라질 것” △미국 민주당조차 막대한 재정적자 때문에 관세를 철폐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일본, 영국, 프랑스 같은 나라들도 많은 적자를 안고 있고요. 세계무역기구(WTO)의 힘도 약해졌습니다. 세계가 자유무역에서 보호무역주의로 이동한다고 보십니까? =어떤 면에서는 그렇습니다. 세계는 과거의 자유 무역과 투자 개방에서 멀어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관세에 주목하지만, 각 국가와 기업들이 ‘회복탄력성’과 ‘국가 경제 안보’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 더 중요합니다. 경제 안보와 회복탄력성을 개선하기 위해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생산 시설을 본국으로 가져오기도 합니다. 이로 인해 세계 경제 시스템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보다 훨씬 더 파편화되고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시작됐고 꽤 오랫동안 진행됐습니다. 이건 완전히 다른 세상입니다. 비용도 더 들고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기도 쉬워졌습니다. 모든 것을 관세 탓으로 돌리는 건 실수라고 봅니다. 무역 상대국이 자국을 싫어하거나, 금융 흐름이 차단되는 등의 위험을 막기 위해 각국이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공급망을 아주 빠르게 다변화하고 있고, 각국은 신뢰할 수 없는 소수의 공급처에 필수품을 전적으로 의존하는 상황을 피하려 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단일 실패 지점(문제가 생기면 전체 시스템을 마비시킬 수 있는 핵심 요소)’을 쉽게 찾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찾기 어려울 겁니다. 잘 아시다시피 현재 최첨단 반도체는 한국과 대만에서만 만들 수 있습니다. 이건 (다른 나라들에) 안정적인 상황이 아닙니다. 5년 뒤에는 반도체 공급망이 이런(한국과 대만에 의존하는) 상황에 있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교수님이 보시기엔 세계가 일종의 보호무역주의로 가고 있다는 말씀이시네요. -모든 나라는 외국과의 경쟁에서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싶어 합니다. 지금의 현상도 일종의 보호무역주의이긴 하지만, 조금은 다릅니다. 자국의 취약점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행위로 봐야 합니다. 국가 안보를 핑계로 한 위장 보호무역주의까지 모든 게 동시에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럼 트럼프 행정부 이후에도 이 같은 보호무역주의 흐름이 계속된다고 보시는 건가요? -물론입니다. 이 흐름을 크게 뒤집을 합리적인 시나리오는 없다고 봅니다. 적어도 큰 틀에서는요. 미국과 중국이 희토류나 반도체 공급처로 서로를 전적으로 신뢰하게 될까요? 글쎄요, 그럴 것 같지 않습니다. 유럽이 화석 연료를 다시 러시아에 의존하게 될까요? 의심스럽습니다. 그들은 다변화하느라 바쁩니다. 유럽이 미국을 완전히 신뢰할 수 있는 동맹으로 간주할까요? 미국은 좀 다른 존재이니 경제와 안보를 스스로 강화해야 한다는 게 (최근 유럽의)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우리가 10년 전쯤 가졌던 비교적 개방된 무역 체계로 돌아갈 가능성은 거의 ‘0’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이후에도 보호무역·리쇼어링은 계속…미중 AI 기술, 당분간 대등” △트럼프 행정부 이후에도 이 흐름이 계속된다는 것이군요. 트럼프 대통령만의 문제가 아니고요. =네, 전혀 아닙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면 미중 간의 경쟁이 사라질까요? 의심스럽습니다. 물론 차이는 있을 수 있고 협력할 분야를 찾을 수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달라질 게 없습니다. 새로운 강대국이 부상하고, 불신이 팽배한 세상에서 국가들은 방어적인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습니다.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신뢰할 수 있는 무역 협력국을 찾고, 생산 시설을 본국으로 가져오는 것이죠. 저는 이것이 관세나 트럼프 대통령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질문은 미중 갈등에 관한 것인데요. 두 나라는 올해 미국 중간선거까지 관세 전쟁을 유예하기로 합의한 상태입니다. 중국은 더 강해졌고 희토류를 무기화하고 있고요. 미중 갈등은 어떻게 끝날까요. 그리고 이런 경쟁이 혁신을 도울까요, 아니면 양국 경제를 모두 해칠까요. =두고 봐야겠지만, 당장 끝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서로가 전략적 경쟁 관계에 있습니다. 이는 경제와 안보 관련 주요 분야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낳을 것입니다. 뒤처지지 않으려는 동기가 매우 크니까요. AI, 반도체 등 국방·안보와 관련된 모든 분야에 매우 공격적인 경쟁과 높은 수준의 투자가 나타날 것입니다. 이 경쟁은 계속될 겁니다. 전체적인 기술 격차도 그리 커 보이지 않습니다.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AI 분야에서 미중 격차는 오히려 줄었습니다. 양국 모두 기술 강국입니다. 서로 너무 뒤처지지 않는 선에서 경쟁하는 게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만약 한쪽이 다른 쪽을 망가뜨리려 한다면, 예를 들어 중국이 희토류 대미 수출을 금지하거나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생산을 막으려 한다면, 그건 파괴적인 형태의 경쟁이 되겠죠. 하지만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처럼 기술 발전 등 서로 혜택을 보는 선의의 경쟁을 펼칠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두 정상이 대화를 하고 관세 휴전을 만들어 낸 것은 좋은 시작점입니다. “AI는 닷컴버블과 달라…경제 효과 확산 속도가 관건” △중국의 AI 기술이 미국과 서방을 추월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물론 가능합니다. 반도체 문제 때문에 가까운 미래에는 어렵겠지만요. 중국에는 계획이 있습니다. 중국은 미국과는 다르게 AI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AI를 제조업·로봇·국방·과학 등 모든 분야에 적용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뒤처질 수도 있겠지만, 양국이 대등한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봅니다. 특정 분야, 예를 들어 배터리·전기차·태양광 등 녹색 기술 부문에서는 중국이 기술과 비용 면에서 이미 확실하게 앞서 있습니다. 적어도 앞으로 5년 정도는 미국이나 중국 중 어느 한쪽이 확실한 지배적 위치를 점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유럽은 AI 분야에서 주요 플레이어가 될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유럽은 규모의 경제를 활용하지도 못하고 있는 데다 거대 정보기술(IT) 인프라도 부족하니까요. 자체 클라우드 시스템도 없고요. △이번에는 AI 거품에 대한 얘기인데요. 일부 월가 투자자들은 AI가 거품이라고 말합니다. 물론 많은 기업이 실패하겠지만, 소수의 승자는 살아남아 큰 수익을 낼 텐데요. 교수님도 AI가 거품이라는 데 동의하십니까? 투자자들은 지금 어떻게 해야 할까요? =좀 복잡한 문제입니다. 소위 AI라는 무형자산과 데이터센터, 에너지 시스템 같은 실물자산에 대한 투자를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실물자산 투자는 엄청난 규모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과도한 투자인지는 AI 혁명이 경제 전반에 얼마나 빠르게 확산돼 수익을 창출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이게 거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수익이 안 날 것이라고 보겠죠. 하지만 과소 투자를 피하려는 동기가 매우 강력합니다. 3등이 되는 건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입장에서 좋은 일이 아니니까요. 그들은 과잉 투자를 하더라도 일단 지르고 볼 겁니다. 주가 측면에서는 거품일 수도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에 ‘기술의 단기적 효과는 과대평가하고 장기 효과는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투자자들의 성향상 단기 가치를 지나치게 높게 평가할 수는 있죠. 다만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는 지금 AI에 베팅하지 않았다가 나중에 틀릴 경우 저조한 성과로 위험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다들 불안해하면서도 투자하는 겁니다. ‘닷컴버블(1990년대 중후반 인터넷 투자 거품 현상)’ 때 매출도 없는 회사들이 고평가받았던 현상과는 다릅니다. AI 기술 자체가 가진 잠재력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AI 거품론을 강하게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 경제적 효과 자체에 회의적인 사람들인데, 저는 그 의견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미국보다 중국 정부가 AI의 산업 적용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AI가 중국에서 더 빠르게 경제 전반에 확산될 수도 있다는 얘기죠. “한국, 저출산·중국·연금이 도전 과제…규제 혁신으로 잠재성장률 높여야” △한국 경제에 대해서도 질문드리겠습니다. 한국은 저출산, 저성장, 강력한 신성장 산업의 부재와 같은 문제들을 겪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 경제 상황을 어떻게 보시나요? 가장 큰 문제는 무엇입니까? =흥미로운 질문입니다. 솔직히 한국의 최신 상황을 완벽하게 파악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 경제는 기술적으로 매우 진보한 나라입니다. 이는 좋은 결과를 만드는 전제 조건이죠. 하지만 출산율이 지극히 낮습니다. 이민자 수용 정책도 거의 없는 것 같고요. 이는 노동 인구 감소로 이어지는 정책 조합입니다. 사회보장 체계나 개인 저축 등의 균형이 깨질 수 있습니다. 수요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습니다. 주거비와 교육비가 가계 소득의 큰 부분을 차지하면서 다른 소비 여력을 줄이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중국이 첨단 제조업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중국의 수요 부진 문제도 있고요. 한국은 수출 의존도가 너무 높고 내수 비중은 낮습니다. 한국은 기술력이 워낙 좋아서 크게 걱정하진 않지만, 분명 과제들은 있습니다. △맞습니다. 많은 한국인들은 잠재성장률이 1%대라 너무 낮다는 걱정도 합니다. 이는 미국의 성장률보다도 훨씬 낮은 수준이니까요. =성장은 생산성과 노동력 증가라는 두 가지 요소로 이뤄진다는 걸 잊지 마세요. 노동력이 줄면 전체 잠재성장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노동력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1인당 국민소득이 1~2% 늘어난다면, 그건 선진국 경제로서 나쁜 성적은 아닙니다. AI 기술 등의 잠재력을 감안하면 저는 낙관적입니다. 한국처럼 기술력이 뛰어난 나라에서 1% 성장률은 좀 낮은 추정치 같습니다. 규제 혁신 등을 통해 더 높일 수 있다고 봅니다. △최근 미국이 한국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대규모 투자도 요구했습니다. 한미 무역협정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한국인들은 너무 불공정하다고 생각합니다. =협정이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봅니다. 불확실성이 투자를 위축시키니까요. 관세가 15% 정도로 낮아진다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봅니다. 원래 25%였다가 15%가 된 거죠? △네. 원래는 25%였는데 협상 후 15%가 됐습니다. =네, 내려갔으니까요. 한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15% 관세는 감당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자유 무역이 좋지만 현 상황에서는 나쁘지 않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딜레마는 경제적 상호의존성과 국가 안보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무역 비중은 작지만, 금융 자산 비중은 50%가 넘는 강국입니다. 미국이 금융 제재 등을 활용하는 상황이 불안정성을 더 키웁니다. 단순히 관세가 아니라, ‘누구와 거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조건을 다는 게 무역협정에는 더 큰 문제입니다. “한미 FTA 복원은 희망사항일 뿐…트럼프 부양책은 선거 전략으로도 안 좋아” △한국의 관세는 트럼프 대통령 이전까지 FTA에 따라 0%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도 15% 관세를 물어야 하니 공정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맞습니다. 불공정합니다. 미국이 맺은 협정을 스스로 어기는 건 좋지 않은 모습입니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은 트럼프 대통령 이후에 관세를 없애고 FTA를 되살리길 바라는데요. =그건 ‘희망 사항(wishful thinking)’입니다. △그렇군요. 안보 문제로 넘어가겠습니다. 가자 지구, 우크라이나, 북한 문제가 있습니다. 트럼프의 정책 변화가 미국과 한국,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어려운 문제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는 중국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경제 규모는 이탈리아 정도라서 혼자서는 전쟁을 지속하기 어렵지만 중국의 도움으로 버티고 있죠. 북한도 무기를 공급하며 껴 있고요. 지금 세계는 재편되고 있습니다. 이란, 북한, 중국, 러시아가 있고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 등 신흥 경제 5개국)’처럼 미중 어디에도 속하려 하지 않는 다자간 연대 국가들이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다자주의를 싫어합니다. WTO, 파리기후변화협약 등에서 탈퇴하려고 하죠. 양자협상을 선호합니다. 만약 4년 뒤 민주당이 집권하면 다자주의로 복귀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혼란스러운 시기입니다. 중동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UAE) 같은 주요국들은 경제 개발을 위한 안정을 원합니다. 하지만 분쟁이 확산될 위험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하나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위해 경기부양책을 쓰고 있는데, 이 정책이 맞다고 보십니까? =아니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트럼프의 경제 정책은 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없습니다. 인플레이션이 3%에 고착돼 있고 재정적자는 지속 불가능한 수준으로 많습니다. 부양책으로 성장은 하지만, 상위 10%가 소비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등 불평등도 심합니다. 물가는 오르고 소득은 그만큼 안 오르니 불만이 많습니다. 선거를 위해서라도 완벽한 정책은 아니라고 봅니다. “올해 테마는 미국 부채 리스크와 기후 변화…실질 금리 상승도 부담” △마지막 질문입니다. 올해 세계 경제의 핵심 테마는 무엇일까요? =지난해의 테마가 ‘관세’였다면 올해에는 그에 대한 관심이 좀 줄어들 겁니다. 대신 AI와 전략적 경쟁은 계속해서 핵심 테마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기후 변화 이슈가 다시 부상할 겁니다. 미국 정부는 소극적일지라도요. 기상 이변이 계속될 겁니다. 태풍, 홍수 등이 어디를 강타할지 모르는 상황이 경제에 큰 영향을 줄 거예요. 그 다음 금융 시장의 리스크가 있습니다. 국가 채무 규모가 너무 크다는 점과 자산 가치가 급격히 변동할 위험이죠. △새해 금융 시장에서 가장 취약한 지점은 무엇입니까? =치솟는 국가 부채입니다. 여기에 실질 금리까지 높아지는 상황이 겹치는 게 문제입니다. 과거 10년 넘게 우리는 저금리, 저물가, 양적완화의 시대에 살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인플레이션 압력 때문에 중앙은행이 금리를 높게 유지해야 합니다. 빚은 많은데 이자율이 높아지는 상황이 잠재적인 불안 요인입니다. 이것 말고는 다 괜찮습니다. △준비한 질문은 다 했습니다. =아, 아까 한국 관련해서 생각난 게 있는데요. 인구가 연 1%씩 감소하는데 GDP가 1% 성장한다면, 1인당 국민소득은 2% 성장하는 셈입니다. 이건 나쁜 게 아닙니다. 다만 문제가 되는 건 성장에 의존하는 ‘부과식(젊은 세대의 보험료로 은퇴 세대의 연금을 지급하는 방식)’ 연금 시스템 같은 재정 구조입니다. 성장이 멈췄는데 불평등이 심해지면 누군가는 절대적으로 가난해지기에 정치적으로 관리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성장이 중요하죠. △한국 사람들은 과거의 고도성장 시대를 기억하기에 걱정이 많습니다. -언론에서 교육을 좀 해야 합니다. 한국은 이제 고소득 국가입니다. 중진국처럼 고성장할 수 있는 단계는 지났습니다. 연 2~3%만 성장해도 훌륭한 겁니다. 중국도 이제 8~9% 성장은 못 합니다. 한국은 이미 너무 잘살게 돼서 잠재성장률이 낮아진 겁니다. 스펜스 교수의 말을 종합하면, 올해에도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더 강화할 공산이 커 보인다.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 시대 이후에도 방어적인 글로벌 무역 환경은 더 확산할 수 있다. 한국도 우리의 강점인 메모리반도체를 포함한 경제·안보 전략의 새 판을 짜야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사설] 기업 절반 “환율이 최대 리스크”, 정부는 땜질·대증처방만
오피니언 사설 2026.01.14 00:05:00지난해 말 당국이 고강도 환율 안정 대책을 내놓았지만 불과 열흘 만에 약발이 다한 모양새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73.7원으로 마감하며 새해 들어 하루도 빠짐없이 올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원화 평가절하 폭은 21개 주요 통화 중 네 번째로 컸다. 2024년 이후에는 선진국과 신흥국 통화 모두 안정됐지만 원화 가치만 10.6%나 떨어졌다. 고환율은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 등을 불러와 서민 물가를 올리고 내수 기업은 물론 수출 대기업에도 피해를 주게 된다. 이날 나온 대한상공회의소의 국내 제조업 조사에서도 올해 우리 경제의 최대 리스크를 묻는 질문에 ‘고환율 및 변동성 확대(47.3%)’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원·달러 환율의 지속적인 상승은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 각종 규제, 경직된 노동시장 등으로 인해 우리 기업들은 해외로 빠져나가고 외국 기업들은 한국 투자를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학개미들은 반도체 등을 제외하면 유망 투자처가 보이지 않자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앞으로 엔화 약세 등 대외 변수에다 인공지능(AI) 등 미국 기업의 성장성까지 부각되면 고환율이 고착화할 위험이 크다. 이런데도 정부 대책은 시장의 내성만 키우는 대증요법과 땜질 처방 일색이다. 관세청은 12일 환율 안정 지원을 위해 달러를 빼돌린 수출 기업에 대한 전방위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대기업과 증권사를 압박해 달러 수급을 통제하려 하더니 기업 팔을 비트는 손쉬운 방법만 동원하고 있는 셈이다. 환율을 안정시키려면 친기업·친성장 정책을 통해 한국에 대한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것이 근본 해법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규제 혁파, 노동 개혁 등을 통해 성장 잠재력 확충과 미래 신산업 발굴에 속도를 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노란봉투법과 주52시간 근무제, 중대재해처벌법 등 기업 투자를 저해하는 규제들을 대폭 완화해야 할 것이다. 또 AI·반도체 등 첨단산업 지원에 총력전을 펴는 동시에 석유화학 등 위기 산업의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 최근 원화 약세는 우리 경제에 대한 경고 신호다. 경제 체질 개선만이 환율 불안 심리를 잠재우고 올해를 진정한 ‘경제 대도약의 원년’으로 만들 수 있다. -
올해 韓 기업 경영 목표 '버티기'…"고환율 최대 리스크"
산업 기업 2026.01.13 20:56:00기업들이 새해부터 기업 경영 환경이 급변하자 ‘버티기’ 모드로 사업 기조를 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고환율을 기업 경영의 최대 걸림돌로 꼽기도 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3일 전국 2208개 제조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 경제·경영 전망’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79.4%가 올해 경영 기조를 ‘유지 경영’ 또는 ‘축소 경영’으로 설정했다고 답했다. 세부적으로는 현 상태를 이어가겠다는 ‘유지 경영’이 67.0%로 3분의 2에 달해 ‘확장 경영(20.6%)’을 선택한 기업보다 3배 이상 많았다. 특히 2년 전 조사와 비교할 때 보수적 경영 기조를 택한 비중이 14.4%포인트나 상승하며 기업 심리가 위축돼 있음을 시사했다. 실적 목표 역시 내수와 수출 모두 확대하기보다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는 모양새다. 다만 업종별 경영 기조는 극명하게 갈렸다. 업황 호조가 기대되는 반도체(47.0%), 제약·바이오(39.5%), 화장품(39.4%) 업계 기업들은 ‘확장 경영’ 기조가 우위를 보였지만 내수 침체와 저가 공세에 시달리는 섬유(20.0%)와 철강(17.6%) 산업 내 회사들은 ‘축소 경영’을 택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또 국내 기업 10곳 중 4곳은 올해 전반적인 경기 흐름이 지난해보다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예상한 기업은 36.3%, ‘전년 대비 개선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23.6%에 그쳤다. 기업들이 신중한 경영 방침을 밝힌 배경에는 불안정한 대외 여건이 자리 잡고 있다. 조사 결과 올해 한국 경제성장을 제약할 가장 큰 리스크로 기업의 47.3%가 ‘고환율 및 변동성 확대’를 꼽았다. 유가 및 원자재가 변동성(36.6%),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 불확실성(35.9%), 글로벌 경기 둔화(32.4%) 등이 뒤를 이었다. 대내적 요인인 고령화나 입법 환경보다 대외 변수로 인한 위협을 훨씬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에 바라는 중점 정책 과제로도 ‘환율 안정화 정책(42.6%)’이 1순위로 지목됐으며 국내 투자 촉진(40.2%)과 통상 대응 강화(39.0%)에 대한 목소리도 높았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산업별 회복 격차와 고환율 등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들의 신중한 경영 기조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며 “정책 효과가 실질적인 성장 모멘텀으로 이어지려면 업종별 맞춤 지원과 과감한 규제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오픈소스 AI, 악용 막을 안전장치가 없다
산업 IT 2026.01.13 18:06:17오픈소스(개방형) 인공지능(AI) 모델이 빠르게 확산 중인 가운데 오픈 소스를 악용한 딥페이크 생성이나 개인정보 침해, 불법 무기 개발 등에 대한 우려가 덩달아 커지고 있다. 오픈소스 모델의 악용을 막을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AI 산업계 및 학계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13일 미국 비영리단체 미래생명연구소(FLI)가 발간한 ‘AI 안전성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xAI와 메타, 중국 딥시크·지푸AI·알리바바 등 글로벌 오픈소스 모델 개발사 5곳의 안전성 점수는 지난해 말 기준 평균 1.08점으로 오픈AI·앤트로픽·구글 딥마인드 등 폐쇄형 모델 개발사 3곳 평균(2.35점)에 크게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바바가 최저인 0.98점을 받았고 xAI도 1.17점에 그쳤다. FLI는 2023년 xAI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유명 인사 1000여명의 서명을 받아 당시 최신 모델 ‘GPT4’ 개발을 6개월 간 중단해야 한다는 공개서한을 작성하는 등 AI 안전 분야에서 글로벌 협력을 추진해왔다. 활동의 일환으로 반기마다 주요 기업 대상으로 위험 평가, 현재 피해, 안전 프레임워크, 거버넌스(지배구조), 정보 공유 등 35가지 지표를 종합한 안전성 점수를 매겨 발표하고 있다. FLI는 이번 보고서에서 오픈소스와 폐쇄형 모델 개발사를 따로 구분하지 않았지만 두 진영 간 점수 차가 눈에 띄게 확인된 것이다. 일례로 그록1(xAI), 라마4(메타), R1(딥시크), GLM4.6(지푸AI), 큐웬3(알리바바) 등 오픈소스 모델들은 공통적으로 ‘파인튜닝(미세조정)으로부터의 안전장치 보호’ 항목에서 “조작 방지장치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업계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오픈소스 모델은 외부 개발자에게 소스코드를 개방해 생태계를 넓히는 데 유리하다는 장점에 xAI와 메타, 중국 업체들이 추격 전략으로 채택했지만 대신 모델이 임의로 변형될 수 있어 악용 우려는 더 크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전날 ‘AI 확산 보고서’를 통해 “오픈 모델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상대적으로 감독이나 통제가 어려운 구조상 AI의 안전 기준과 관리 체계에 대한 논의 필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그록 논란을 계기로 전 세계적으로 AI 악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그록이 아동의 성적 이미지를 생성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서비스 접속을 차단했고 영국 규제당국도 12일(현지 시간) 위법 여부를 따지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중국 주도의 오픈소스 모델 확산과 맞물려 이 같은 우려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외신에 따르면 알리바바 모델 큐웬은 개발자 커뮤니티 ‘허깅페이스’에서 이달 초까지 누적 다운로드 7억 건을 돌파하며 주요 모델 중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한국도 국가 대표 AI 모델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중심으로 오픈소스 전략이 확산되는 추세다. 최경진 한국AI법학회장(가천대 법학과 교수)은 “오픈소스 모델의 문제는 신뢰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이를 보완하려면 리눅스 같은 성공적 오픈소스 소프트웨어(SW)처럼 다수가 공동으로 안전성을 검증해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와 관련해 ‘고영향 AI’ 규제를 담은 ‘AI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 기본법)’을 22일 시행한다. 최 회장은 다만 “법 시행이 임박했지만 규제 기준이 여전히 추상적”이라며 “시행 후에도 민간 참여로 기준을 구체화해나가야만 법 실효성을 살릴 수 있다”고 했다. -
‘15년 의무복무’ 국립의전원법 발의…시민·환자단체 “조속히 국회 통과해야”
사회 사회일반 2026.01.13 17:49:30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신설을 위한 법률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환자단체연합회로 구성된 국민중심 의료개혁 연대회의는 13일 입장문을 통해 "의사를 구하지 못해 병상을 줄이는, 비정상적 (진료) 축소가 벌어지는 현실은 의료가 시장에만 맡겨질 수 없는 필수 공공서비스임을 다시 확인시킨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 단체는 "의료는 전형적으로 정보 비대칭과 진입규제, 지역 편재가 결합한 영역으로 시장에만 맡길 경우 필수서비스 공급이 취약해지고 지역 불균형이 고착하기 쉽다"며 "의사 수급 불균형은 단순한 시장실패를 넘어 공공의료 기능마저 붕괴로 이어지는 '복합 실패'"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국립의전원은 기존 정원 논쟁에 매몰돼 표류해서는 안 된다"며 "수급추계위 논의와 별개로 정원 외 방식 등 다양한 설계를 통해 지역·필수·공공 영역에 필요한 의사 인력을 신속히 양성·공급하는 통로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공의료 분야에 종사할 의사 양성을 위한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국립의전원법)을 발의했다. 국가가 국립의전원을 설립해 수업료 등 학생의 학업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하고, 학생은 졸업 후 의사면허를 취득하면 15년간 공공의료기관에서 의무 복무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15년 의무 복무를 지키지 않으면 정부 시정 명령을 거쳐 최대 1년간 의사 면허가 정지되며, 3번 이상 면허가 정지되면 면허 취소까지 당할 수 있다. 이들은 "법안에 포함된 지역 의무복무를 '강제'라는 개념으로 보는 대신 공적 재정과 공적 교육 기회가 투입되는 만큼 공공적 책무가 결합하는 사회적 계약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정부가 단순히 '의사 수'를 늘리는 정책이 아닌 어떤 의사를 어디에,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에 대한 '국가적 설계'를 하고 '광역 단위 수련센터'를 통해 전공의 수련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고 주장했다. 국회를 향해서는 "의료인력 수급추계위 논쟁과 별개로 국립의전원법 제정을 즉시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암·희귀·난치질환 등 중증질환 환자와 가족을 대표하는 한국중증질환연합회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국립의전원(공공의대) 설립과 함께 국회와 정부가 법적·제도적 보완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공공의대 졸업생이 실제로 중증·고난도 필수 의료 현장에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전공 선택, 배치 과정 등의 측면에서 좀 더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공공의대의 새로운 모델인 국립의전원 설립안이 현실화할 경우 의사 단체의 반발이 예상된다. 앞서 대한의사협회(의협)는 "현재 40개 의대를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의대 신설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반대 입장을 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의대교수협)는 이날 '미래를 잃어가는 대한민국, 우리 아이들을 의대라는 감옥에 가두지 마십시오'라는 제목의 대국민 호소문을 내고 "지금 늘린 의대생들이 10년 뒤 현장에 나오면 기술에 자리를 내주고 유휴 인력이 될 위험이 크다"며 정부에 의사 수급 추계 작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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