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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장 '알박기 근절법' 이견에 기재위 소소위로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5.11.19 18:08:54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19일 공공기관장과 대통령의 임기를 일치시키는 등의 내용을 담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논의를 재개했다. 다만 여야는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간사 간 협의를 거치는 ‘소소위’로 해당 법률안을 넘겼다. 이날 국회 기재위 경제재정소위는 회의를 열고 공공기관운영법을 논의했다. 여당은 전임 정부에서 임명한 기관장의 ‘알박기 근절’을 위한 법률 개정을 주장한 반면 야당은 정권 교체 시 기관장 일괄 교체에 따른 운영 공백, 기관의 자율성을 침해 등 부작용을 강조하면서 맞섰다. 기재위 민주당 간사인 정태호 의원은 소위 산회 후 “공운법은 통과되지 않았다. (추후 논의는) 여야 간사 합의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공기관의 정책 전반을 심의·의결하는 기구인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기존 자문위원회에서 행정위원회로 개편하는 민주당 개정안에 대해서도 여야가 이견을 표출했다. 민주당은 공운위 독립성 강화를 위한 방안이라는 입장으로 개정안에는 공운위를 구성하는 민간위원 수를 기존 11인에서 14인으로 늘리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와 관련해 국회 기재위 야당 간사인 박수영 의원은 “독립된 행정기구를 만들어 기관의 자율성을 옥죄고 여러가지 규제를 가하기 위함”이라며 “공공기관운영법의 기본 정신인 공공기관의 자율성을 침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
[열린송현] 전력산업, 새 술은 새 플랫폼에 담자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5.11.19 18:05:42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전력 수요가 전기자동차 증가와 데이터센터·로봇 등 인공지능(AI) 산업의 확산 등 산업구조 변화로 인해 향후 10년간 매년 3% 내외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에너지산업은 현재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환기에 있으며 국가별로 정책의 무게중심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에너지 안보와 탄소 중립, 전력망 확충, 산업 경쟁력 유지를 핵심 축으로 삼고 있다. 에너지 전환의 성패는 그리드(송전망), 저장 기술, 정책 일관성 등 인프라·제도적 병목을 얼마나 빠르게 해소하고 소비자의 지지를 받으며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전력 산업은 2002년 구조 개편에 따라 한국전력을 중심으로 한 수직적 통합 구조로 이뤄져 있다. 이러한 구조는 정책 목표 달성과 가격 안정에는 효율적이었으나 탄소 중립, 에너지 전환, 분산형 전원 등으로의 이행에는 구조적 한계를 갖는다. 발전, 송배전, 전력 판매 등 전력 산업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한전은 에너지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와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과 같은 급격한 환경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정부의 규제 실패로 인해 재무 건전성이 악화하고 탄소 중립, 에너지 전환 대응에도 한계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전력 산업이 무기력에서 벗어나 활력을 되찾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현 체제를 개편해 새로운 거버넌스를 갖추고, 새로운 기술·시장·파트너를 도입·개척·발굴해야 한다. 신기술을 도입하고 적용하려면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소명을 다한 시스템과 구조에서 탈피해 에너지 안보 달성과 에너지 전환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이행하기 위한 최적의 체계를 다시 만들고 역할을 조정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합리적인 에너지믹스를 바탕으로 에너지 안보 달성과 탄소 중립, 착한 에너지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에 한전 중심의 수직적 통합 구조를 개편해 한전홀딩스 산하에 전력 거버넌스 담당, 판매·송배전 네트워크 담당, 발전 담당의 자회사를 두는 형태로 재편할 것을 제안한다. 발전 분야는 에너지원에 따라 원자력, 화력, 태양광·수소, 풍력·수력 등으로 재편하고 책임과 권한을 부여해 전력 생산은 물론 해당 분야의 산업 생태계 구축과 해외시장 진출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전력 사업의 해외 진출을 위해 새로운 파트너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해외 신시장에서 공동 수주하고 원전 등 발전설비 설계·제작 관련 업체의 인수합병도 고려하는 등 국내 시장의 포화·한계 상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에너지 안보와 탄소 중립이라는 국가적 목표를 달성하고 전력 산업의 현안을 시급히 해결하기 위해 한전의 독점적 운영 체계를 ‘시장 기반의 공공 플랫폼’으로 서둘러 전환해야 한다. 한전은 모든 것을 직접 공급하는 기업이 아니라 시장·계통의 공정하고 효율적인 운영을 보장하는 ‘시스템 조정자’와 전력 생산과 관련 산업의 생태계를 육성하고 키우는 ‘주도적 역할 수행자’로 거듭나야 한다. 이와 함께 개편에 따라 설립된 자회사의 자율·독립 경영 보장, 송전망 공공성 강화, 판매시장 단계적 개방, 분산형 전원의 활성화, 요금 체계 정상화가 병행될 때 우리나라 전력 산업은 위기에서 벗어나 탄소 중립과 착한 에너지 전환의 현실적 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
대구 간 鄭 "AI 메카로"…최태원 만난 張 "기업족쇄 풀 것"
정치 정치일반 2025.11.19 18:03:14여야 지도부가 각각 대구와 대한상공회의소를 찾아 기업 지원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구를 찾아 인공지능(AI) 및 로봇 분야 지원을 약속했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만나 기업의 규제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19일 민주당의 전통적 험지인 대구를 찾아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었다. 그는 “잃어버린 대구의 시간을 다시 돌리겠다”며 “전통적 제조업 중심이었던 대구의 산업구조를 재편·고도화하고 정보기술(IT) 전문 인력 유입과 미래형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약세 지역인 대구의 지지세를 확보하는 한편 첨단산업 지원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경제 정당’으로서의 이미지도 살리겠다는 전략이다. 정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대구 타운홀 미팅에서 밝힌 ‘첨단 기술 융합 메디시티’ ‘K-AI 로봇수도’ ‘미래 모빌리티 산업’ 등 세 가지 국가정책 방향을 언급하며 “이것이 대구의 미래이고 대구의 발전 방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구가 올해 국내 최초로 AI 로봇 글로벌 혁신 특구로 지정됐고 이재명 정부에서 5510억 원 규모의 지역 거점 AX(AI 전환) 혁신 기술 개발 산업이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대상으로 확정됐다”며 “메디시티 대구 또한 미래 대구 산업의 핵심 축이 될 것”이라고 대구의 미래상을 소개했다. 지역 숙원 사업인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 대구 취수원 이전, 독립역사관 건립 등에 대한 지원 의지도 강조했다. 정 대표는 이후 AX 허브 조성이 예정된 대구 수성 알파시티를 찾아 기업들의 제도 개선 건의를 듣고 적극적인 지원 모색 의지를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기업 하는 사람들은 아니지만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민주당이 해결할 일”이라며 “기업의 여러 규제나 애로 사항들을 해결해드리는 것(을 위해 노력하겠다)”이라고 말했다. 간담회를 계기로 알파시티 입점 업체를 서울로 초청해 산업통상자원부가 동참하는 토론회를 열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정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지역 거점 AX 혁신기술 개발사업) 예산 5510억 원이 배정됐는데 이게 다 서울에 있는 기업들한테 뺏길 수가 있다(고 우려하더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의를 찾아 기업 환경 개선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장 대표는 “최근 상법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엄격 적용 등으로 기업의 숨 쉴 공간이 줄었다”며 “기업의 발목을 잡는 족쇄를 풀어드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과연 기업 친화적으로, 기업이 숨 쉴 수 있도록 경쟁 환경을 만들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20대 후반 청년 취업자 5명 중 1명이 임시·일용직으로 내몰리고 있다. 심각한 신호를 이 정부와 여당도 직시해야 할 것”이라고 정부·여당의 정책을 공격했다. 최 회장은 “성장할수록 규제는 계단식으로 늘고 인센티브는 줄어드는 현재 시스템을 이제 성장 중심으로 우선순위를 두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며 “기업을 옥죄는 규제를 적극적으로 해소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글로벌 기업은 펀드를 구성하고 외부 자금을 조달해 투자하는 방식으로 바뀌어 나가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관련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여당 주도로 개정되고 있는 상법에 대한 보완 장치 마련과 숙원인 상속세 관련 제대 개선 등도 당부했다. 국민의힘과 대한상의는 이어진 비공개 간담회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정년 연장에 대해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퇴직 후 재고용 등 대안 마련 방안을 논의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더 센 상법’ 등 기업을 옥죄는 법안의 부작용 최소화를 위해 적극 나서겠다는 얘기도 나왔다”고 말했다. 이밖에 △위기 산업에 대한 지원 특별법 필요성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이후 대미 투자 특별법 신속 처리 △K스틸법 처리 등에 공감대를 이뤘다고 박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
中, 일본산 수산물 수입 다시 중단…희토류 수출도 막나
국제 정치·사회 2025.11.19 18:02:50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개입’ 발언 이후 중일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중단하는 추가 보복 조치를 내놓았다. 또 24년 만의 일본산 소고기 수입 재개를 위한 양국 간 협의도 중지됐다. 일본 내부에서는 경제제재를 본격화한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걸어 잠글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9일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날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일본 당국에 통보했다. 중국은 일본이 2023년 8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방류를 시작하자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이후 협상을 거쳐 이달 5일 수입을 일부 재개했지만 중국이 보름 만에 재차 빗장을 걸어 잠근 셈이다. 중국 측은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추가적인 방사능 오염수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번 조치의 이유로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일본 총리가 중국의 공분을 야기했다”며 “(일본의) 수산물이 수출돼도 (중국에는) 시장이 없다”는 격앙된 반응을 나타냈다. 중국은 또 일본에서 2001년 광우병 발생 이후 중단된 소고기 수입을 24년 만에 재개하기 위한 협의도 중지하겠다는 의사를 일본 측에 전달했다고 교도통신은 보도했다. 중국이 일본 경제의 ‘약한 고리’를 정조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세계 최대 수산물 소비국으로 2022년 기준 일본 수산물 수출의 22.5%를 차지했다. 중국의 수입 중단으로 일본 어업계는 막대한 타격을 입었으며 이에 일본은 중국과 접촉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수입 재개를 요청해왔다. 일본에서는 중국이 희토류라는 더 강력한 카드까지 꺼내 들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공급의 90%를 담당하며 일본도 60% 안팎을 중국에 의존한다. 앞서 중국은 2010년 양국 영토 분쟁 지역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앞바다에서 중국 어선 충돌 사건이 벌어졌을 때 희토류 수출을 규제하며 일본의 자동차·전자기기 등 첨단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바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의 한 간부는 아사히신문에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중국은 이미 인적·문화적 교류를 하나씩 중단하며 일본에 대한 경제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자국민을 상대로 일본 여행과 유학 금지령을 내린 게 대표적이다. 올 들어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중 중국인 비중은 21.5%로 가장 높다. 또 지난해 일본 내 중국 유학생은 12만 3485명으로 전체 유학생의 36.7% 규모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이번 취소 사태에 따라 중국인 방문객이 급감할 경우 경제적 손실이 연간 1조 7900억 엔(약 17조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전날에는 ‘짱구는 못 말려’ 등 일본 영화 개봉도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을 겨냥한 무력시위의 강도도 높이고 있다. 중국 해경은 이달 16일 센카쿠열도 인근 해역에서 순찰 활동을 벌였으며 일본 주변 황해 남부에서도 실탄 훈련을 진행했다. 이날에는 세 번째 항공모함인 ‘푸젠함’이 첫 해상 실전 훈련을 마치고 복귀한 사실을 공개했다. 훈련 장소는 특정하지 않았지만 기지가 위치한 하이난성 싼야 일대를 중심으로 남중국해에서 활동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중일 갈등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등판 여부가 주목된다. 중국은 다카이치 총리가 직접 나서서 문제의 발언을 취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직속 싱크탱크인 중국국제문제연구원의 샹하오위 아태연구소 특임연구원은 이날 중국중앙(CC)TV에 출연해 “우리가 현재 요구하는 것은 결자해지”라고 강조했다. 다만 다카이치 총리가 강성 보수 지지층의 반발을 고려해 발언을 철회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현 상황이 지속되면 중국의 대일 경제 압박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사태 해결을 위해 양국 정상급 대화가 필수적이라는 시각이 많지만 전망은 어둡다”고 내다봤다. -
AI·에너지·방산 동맹 구체화…'新엘도라도'서 기회 잡는다
정치 청와대 2025.11.19 18:02:36이재명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계기로 진행된 ‘한·아랍에미리트(UAE)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은 양국이 선언한 ‘100년 동행을 위한 새로운 도약’의 이행 의지를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특히 양국 경제협력을 통해 350억 달러(약 50조 원)의 경제효과를 창출하겠다는 선언이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대통령이 직접 국내 선도 기업들의 기술력을 앞세워 성과를 내는 데 집중했다는 분석이다. 우리 측 경제인들은 인공지능(AI)와 방산뿐 아니라 수소,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분야의 ‘공동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면서 중동 진출 확대 의지를 다졌다. 이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간) 아부다비 소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라운드테이블 모두발언에서 전날 발표한 양국의 ‘특별전략적동반자관계’의 추진 방향을 제시했다. 미래 파트너십 방향으로 △AI 중심의 첨단산업 협력 △청정에너지와 방산 역량 고도화 △소프트 파워 협력을 제안하며 각 분야에 해당하는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을 부각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 초 한·UAE의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발효와 함께 경제협력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총 여섯 개의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며 “한국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반도체 기술과 설계·조달·시공(EPC) 설비 역량 바탕으로 UAE의 2031년 AI 허브 도약을 위한 가장 신뢰 있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유영상 SK수펙스추구협의회 AI위원회 위원장 등 반도체 기업들의 역량을 앞세운 발언이다. 청정에너지·방산과 관련해서도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가자”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핵연료 정비 등 공장 건설을 통해 UAE에 이바지하는 호혜적 협력이 실현될 것”이라며 “방산 분야에서도 공동 기술 개발, 현지 생산까지 협력의 수준을 제고해 양국 방위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동시에 “최근 한우가 UAE에 처음 수출되면서 할랄 시장에서 새로운 협력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소프트파워 협력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UAE 측은 자국 경제성장에서 한국 기업의 전문성을 호평했다. 타니 알 제유디 대외무역부 장관은 “민간 부문 협력과 대화가 중요하다”며 바라카 원전 협력을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그는 “한국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원전을 상업운전하게 됐다”며 “한국 관계자분들의 방문을 계기로 첨단산업 협력을 강화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동시에 “지난해 저희 원유 수입액이 66억 달러였는데 앞으로 비석유 교역 규모도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마타르 알 다헤리 아부다비상의 수석부회장은 “UAE는 우수한 항공과 항만·물류센터를 자랑한다”며 “한국 기업이 진출하면 이 지역에서 많은 소비자에게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또 “국부펀드가 상당히 강력하고 규제는 분명하지만 유연한 소유 구조도 가능하다”면서 “한국의 첨단 제조 기술력으로 세계 시장 진출을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국내 기업인들도 UAE의 제안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경제계를 대표해 발언을 하게 된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은 “양국 협력의 차원을 한층 더 높여나갈 때”라며 “2030년대 ‘글로벌 AI 리더’를 꿈꾸는 UAE와 AI 반도체와 실용화 기술의 강국인 한국은 최적의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수소, CCUS, 스마트 인프라 분야에서 새로운 공동 프로젝트가 기대된다”며 에너지 분야의 협력 강화 의지도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이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AI·방산 등에서 약 50조 원의 경제 성과를 창출하겠다고 밝히면서 후속 조치도 이뤄졌다. 이날 각 기업들은 UAE 기업 및 기관들과 에너지·인프라·원전 등 포괄적 분야에서 MOU를 체결했다. 삼성·SK·LG·한화 등 기업들의 참여 확대도 전망된다. UAE가 추진하는 대규모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원전·재생에너지·전력망 등 확보에 국내 기업들의 역할이 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경우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메모리반도체 공급에 참여할 수 있다. SK 역시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운영 및 AI 인프라 구축 등에 협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LG전자는 AI 데이터센터에 필수적인 냉각 솔루션 공급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20일 이집트로 이동해 AI·방산·에너지 등 협력 강화를 논의할 예정이다. -
진입 문턱 낮춘 ‘고령자 돌봄주택’…보험사 새먹거리 되나
경제·금융 보험 2025.11.19 18:00:27인구 고령화로 노인요양시설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거·의료·요양 서비스를 결합한 ‘고령자 돌봄주택’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야가 공동 입법을 추진 중인 고령자 돌봄주택의 경우 토지·건물을 소유하지 않고도 사업 참여가 가능해 요양사업 진출을 노리는 보험사들의 또 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노인요양시설 이용자 수는 2021년 21만 970명에서 2030년 34만 145명으로 9년 새 60% 넘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시설 공급의 대폭 확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2030년 14만 8000여 명의 노인 인구가 요양시설 부족으로 돌봄 공백을 겪을 것으로 추정됐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요양시설 공급을 꾸준히 늘려가는 중이다. 2019년 3595곳이던 노인요양시설은 지난해 4640곳으로 5년 새 30% 가까이 증가했다. 삼성생명과 KB라이프·신한라이프 등 국내 생명보험사들도 자회사를 만들어 요양시설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고령화가 워낙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인요양시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 요양시설에 대한 토지·건물의 소유 규제는 공급 확대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현행법상 30인 이상 노인요양시설을 운영하려면 관련 토지와 건물을 소유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최근 서울 등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토지·건물 소유를 의무화하는 것은 요양시설 진출을 가로막는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반영해 국회에서는 8월 여야 공동으로 고령자 돌봄주택 특별법이 발의됐다. 시설 운영자가 토지·건물을 소유토록 한 기존 노인요양시설이나 노인복지주택과 달리 임차도 허용한 것이 핵심이다. 토지 구매와 같은 초기 비용을 줄임으로써 보험사 등 요양사업에 관심 높은 민간기업의 진입장벽을 낮춰 노인요양시설 공급을 대폭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보험 업계에서는 관련 입법이 이뤄질 경우 국내 보험사들의 요양사업 진출을 가속화하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생보사와 달리 아직 요양사업에 미온적인 손해보험사들도 사업 진출을 적극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보험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저출산 고령화의 구조적 한계 속에 내수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라며 “규제 개선으로 진입장벽이 낮춰진다면 국내 보험사들도 미래 먹거리 차원에서 요양시설 사업에 앞다퉈 뛰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
'입주 가뭄'에 전세난 심화…월세 상승세도 가팔라질 듯
부동산 정책·제도 2025.11.19 17:55:36#서울 구로구 개봉동 개봉푸르지오 전용면적 59㎡(21층) 전세는 지난 14일 5억 원에 거래되며 전세 최고가를 경신했다. 2년 새 50% 가까이 오른 셈이다. 올해 7월 4억 6500만 원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넉 달 만에 3500만 원이나 올랐다. 19일 집토스에 따르면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지 한 달이 지나면서 전세가격 급등이 현실화하고 있다.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에서 갭 투자가 막히며 전세 물건이 사라지고 갱신 계약까지 늘면서 임대인 우위 시장이 형성된 결과다. 여기에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가 줄면서 매매를 고려했던 수요가 전세 시장으로 옮아간 것도 배경으로 지목된다. 전세가격 상승세는 내년에 더 가팔라질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신규 입주 물량 급감은 전세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신축 아파트가 입주하면 그만큼의 물량이 전세로도 공급돼 시장에 숨통을 불어넣어 줬는데 공급 부족으로 이마저도 막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의 내년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2만 8984가구로, 올해(4만 2684가구)보다 32.1%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2026년의 경우 1만 2988가구로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공급 부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 전국 전셋값이 4%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연 5.1% 상승한 이후 가장 높은 상승 폭이다. 문제는 전세가격 급등이 월세로도 옮겨붙을 수 있다는 점이다. 통상 월세는 전세값에 일종의 금리인 전·월세전환율을 곱한 가격으로 결정된다. 모수인 전세 가격이 뛰면 월세 가격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구조다. 월세는 올 들어 계속해서 치솟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 월세는 전월 대비 0.53% 오르며 2015년 7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 송파구의 10월 월세는 전월 대비 무려 1.57%나 치솟았다.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 가격도 올해 1월 134만 3000원에서 10월 146만 원으로 10% 가까이 뛰었다. 전세 물건이 줄고 가격이 오르는 데다 대출마저 안 나오는 만큼 전세계약을 원했던 임차인들이 어쩔 수 없이 반전세 등 월세 시장으로 내몰리며 월세값 상승으로 이어진 셈이다. 여기에 전·월세전환율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10월 서울 강북 14개 구의 전·월세전환율은 4.33%를 기록해 2018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1월까지만 해도 전환율은 4.18%를 기록한 뒤 1년도 되지 않아 0.15%포인트나 뛰었다. 서울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상황은 비슷하다. 10월 전·월세전환율은 4.26%로, 2018년 1월 이후 가장 높고 1월 4.14%보다 0.12%포인트나 올랐다. 이는 한국은행 기준 금리가 올 1월부터 지금까지 3.25%에서 2.50%로 떨어진 것과도 상반된다. 더 큰 문제는 현재의 금리 인하 흐름이 언제든 반전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금리가 오르면 전·월세 전환율의 상승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미 시중 금리는 기준금리에 역행해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이창용 한은 총재가 최근 금리 인하 중단 또는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은 점도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수인 전세가격이 오르는 와중에 금리까지 뛰면 월세가격의 상승 속도는 전세값 상승세보다 훨씬 높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전세 물건이 앞으로 더 줄어드는 만큼 전월세 전환율이 월세 수요자에 더 불리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전세값 상승이 내년 이후에 더욱 확산할 것으로 분석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대출 규제로 매수 수요가 전세 시장으로 옮아가고, 전세 수요자는 월세 시장으로 이동했지만 전·월세 주택 공급량은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전·월세 가격의 상승은 불가피한 상황에서 과연 얼마나 상승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생산적 금융’ 지원 초점…이억원표 조직개편 시동
경제·금융 은행 2025.11.19 17:52:17금융위원회가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생산적 금융’을 포함한 금융 분야 국정과제를 실현하기 위한 조직 개편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최근 ‘금융 환경 변화에 따른 금융위원회 조직 혁신 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이달부터 연구 용역에 착수해 내년 4월 결과를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는 이번 용역을 통해 정부의 ‘3대 금융 대전환’을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조직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앞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금융정책의 방향성으로 생산적 금융, 소비자 중심 금융, 신뢰 금융 등을 제시한 바 있다. 금융위는 현행 조직·기능이 이러한 목표를 수행하기 적합한지 진단하고 필요한 경우 법과 제도, 인사 운영 방안까지 뜯어고치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디지털 전환, 인구구조, 글로벌 규제 환경 등 금융 시스템을 둘러싼 거시적 변화 요인 분석도 병행해 행정 수요를 파악하고 기능 조정도 검토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금융위 조직의 기능별 조정과 구조 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용역을 통해) 중장기적 조직·인력운영 방향과 실행 로드맵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9월 말 금융감독 체계 개편 논의가 좌초된 뒤 금융 당국의 자체 혁신 노력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조직 분리 무산 이후 금융감독원은 이찬진 원장 주도로 금융소비자보호처를 소비자보호총괄본부로 격상하기로 하는 등 소비자 중심 조직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반면 금융위는 수도권 집값 안정화 등 시급한 당면 과제에 주력하면서 개혁 작업이 지체돼왔다. 해체 위기 직전까지 갔던 금융위는 조직 개편을 통해 금융감독 체계와 관련한 잡음을 해소하고 존재감을 키우는 데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관계자는 “용역 결과를 토대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며 “연구 용역과는 별개로 국정과제 이행에 필요한 인력·조직수요에 대해서는 행정안전부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여권도 금융 당국을 향해 조속히 개혁 성과를 낼 것을 압박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금융감독 체계 개편 논의는 국회 사정으로 잠시 중단된 것”이라며 “금융 소비자 관점에서 감독을 제대로 못 해낸다면 국회·정부에서 (다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
"베베캠 보고 기겁"…산후조리원서 아기 바뀐 산모, '친자 검사'까지 받았다는데
사회 사회일반 2025.11.19 17:48:37청주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신생아가 일시적으로 바뀌는 일이 발생해 산모가 큰 충격에 빠졌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산모 A씨는 지난 8월 31일 오전 11시께 신생아실의 모습을 휴대전화로 확인할 수 있는 폐쇄회로(CC)TV 일종인 ‘베베캠’을 통해 아기의 얼굴을 보다가 생김새가 평소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즉시 신생아실을 찾아갔다. A씨는 직원에게 아기 상태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고 잠시 뒤 직원으로부터 “아기가 다른 산모의 아기와 바뀌었다”는 믿기 어려운 설명을 들었다. A씨는 “전날 밤 마지막으로 본 제 딸과 전혀 다른 모습이라 설마 하면서도 확인하러 갔는데 정말 제 아기가 아니었다”며 당시를 떠올리며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고 전했다. 더 큰 충격은 다른 산모가 A씨의 아기를 데려간 채 수유까지 했다는 사실이었다. 다른 산모도 생김새가 달라졌다는 점을 느꼈지만 아기가 바뀌었을 가능성은 전혀 생각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A씨 부부는 조리원 측으로부터 ‘모유 섭취로 인한 문제 발생 시 조리원이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각서를 받은 뒤 퇴소했다. A씨는 퇴소 후에도 조리원의 관리 시스템을 신뢰할 수 없다며 최근까지 친자 검사를 진행했다. 그는 “제가 알아차리지 못했다면 더 오랜 시간 바뀌어 있었을 수도 있다”며 “아기에게 사랑을 주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저와 남편 모두 큰 충격과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호소했다. 산후조리원 측은 직원들이 그날 오전 8~9시께 아기들의 기저귀를 교체한 뒤 위생 처리를 하던 중 속싸개에 붙어 있던 이름표가 떨어졌고 이를 다시 붙이는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조리원 관계자는 “짧은 시간 동안 아기가 바뀐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신생아 신상정보가 적힌 발찌가 몸에 부착돼 있어 아이가 최종적으로 바뀌는 일은 절대 없다”고 밝혔다. 해당 조리원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고 강조하며 A씨에게 조리원 비용 전액 환불과 친자 검사 비용 지원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A씨 부부는 관할 보건소에도 민원을 제기했으나 보건소 측은 지난 13일 “관련 법상 행정처분 대상은 아니라고 판단해 행정지도 조치했다”는 취지의 답변을 보내온 것으로 파악됐다. -
토허구역 묶인 서울, 전세가 급등 부메랑
부동산 정책·제도 2025.11.19 17:45:08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에서 추가로 지정된 규제지역의 전세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전세를 낀 아파트 매매가 막히면서 전세 매물이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집토스에 따르면 신규 토허구역으로 지정된 서울 21개 구의 전세가격이 규제 이후 3.2%나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동일 면적 단지 기준으로 10월 1일부터 19일까지 거래된 물건과 10월 20일(토허구역 확대 시행일)부터 이달 17일까지 거래된 물건의 전세가격을 비교한 결과다. 경기도 신규 토허구역의 전세가격은 2.3%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21개 구의 매매가격이 0.7% 뛴 데 그친 점을 감안하면 전세가격의 상승세는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이는 토허구역으로 전세 매물이 급감하면서 시장이 임대인 우위로 재편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 6223건으로 2년 전인 2023년 11월 19일(3만 5260건) 대비 25% 넘게 줄어들었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전세가 급등은 강력한 규제가 낳은 시장 왜곡의 증거”라며 “실거주 의무가 전세 공급을 막으며 전세 수급의 불균형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
"국내 송전탑 건설팀 고작 10개…지역별 차등요금 서둘러야" [2025 에너지전략포럼]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11.19 17:41:47“송전선로, 대표적으로 철탑 하나를 건설하는 데 한 팀이 필요한데 국내에는 이 작업을 해낼 수 있는 팀이 고작해야 10개 정도에 불과합니다. 345㎸(킬로볼트)짜리 초고압 송전선로를 200㎞ 길이로 깐다면 철탑이 약 600개 필요하기 때문에 송전선로 건설 작업을 전국에서 동시에 빠르게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영환 홍익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는 1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22회 에너지전략포럼’ 주제 강연에서 “수도권으로 전기를 보낼 송전선로 구축이 시급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송전선로를 건설할 인력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력 공급이 많은 비수도권에서 전력 수요가 집중된 수도권에 10GW(기가와트)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보내기 위해서는 송전 전력의 약 4배인 40GW 규모 송전선로가 필요한데 이를 적기에 구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40GW 규모의 송전선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345㎸짜리 송전선로가 10개나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력망 특별법이 제정됐지만 건설 과정에서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는 것 역시 고질적인 난제다. 전 교수는 지역별 차등 요금제 도입, RE100(재생에너지 100%) 산단 구축 등을 통해 수도권에 몰린 전력 수요를 비수도권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적어도 앞으로 새로 유입될 전력 수요는 비수도권으로 향하게 해야 한다”며 “지역별 차등 요금제를 도입한 해외의 경우 비수도권·수도권 간 전기 요금 격차가 2배 이상 벌어지자 공장의 비수도권 입지 유인이 늘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역별 차등 요금제는 전력 소비지·생산지 간 전기 요금을 다르게 하는 제도로 이 경우 전력을 많이 생산하는 지역은 요금이 떨어질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국 단일 요금제를, 미국·스웨덴 등은 지역별 차등 요금제를 적용하고 있다. 전 교수는 지역별 차등 요금제를 도입할 경우 재생에너지 급증에 따른 전력 시장 불안정성도 일부 해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 교수가 전력 수요가 낮은 봄철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20%로 확대되는 경우를 가정해 전국 전력 도매 시장 가격을 분석한 결과 태양광 발전량이 넘치는 낮 일부 시간에는 ㎾h(킬로와트시)당 전력 도매시장 가격이 수도권·비수도권 모두에서 0원으로 수렴될 것으로 예상됐다.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넘치다 보니 시장 가격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하고 시장 불안정성이 확대된다는 이야기다. 전 교수는 “지역별 차등 요금제를 통해 비수도권에서의 전력 수요가 늘면 자연스럽게 비수도권 시장 가격도 오를 여지가 생긴다”고 말했다. 한편 전 교수는 전력감독원 설립 필요성도 강조했다. 전 교수는 “대정전이 발생한 스페인은 전문 규제 기관이 없었다”며 “영국·미국 등처럼 기술적·제도적 문제를 고민할 전력 전문 규제 기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1.5% 확률 뚫고 론스타에 완승…결정적 사유는 ‘적법절차 위반’
사회 사회일반 2025.11.19 17:40:03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에 지급해야 했던 2억 1650만 달러와 이자·소송 비용을 전혀 부담하지 않게 됐다. 13년 넘게 이어진 투자자-국가 간 분쟁(ISD)에서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취소위원회가 기존 판정을 전면 취소하면서 론스타가 주장한 6조 원대 손해배상 청구는 단 한 푼도 인정되지 않았다. 이번 결론은 한국 정부가 제기한 ‘절차 위반’ 문제를 취소위원회가 핵심 근거로 받아들인 데 따른 것이다. 법무부는 19일 ICSID 취소위원회 판정문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승소 배경을 설명했다. 결정적인 요인은 이 사건과 무관한 판결문을 ICSID 재판부가 주요 증거로 채택해 적법절차를 위반했다는 지적이 받아들여진 점이다. 2022년 ICSID가 한국 정부에 일부 배상 판정을 내릴 때 근거로 삼은 2019년 국제상공회의소(ICC) 판정문은 한국 정부가 당사자로 참여하지 않은 별도의 사건이었다. 정부는 이런 증거 채택 자체가 국제법상 적법절차를 위반한 것이라며 취소를 요청했고 취소위원회는 이를 그대로 인정했다. 정홍식 법무부 국제법무국장은 “(ICSID 재판부가) 대한민국이 당사자로 참여하지 않은 별건의 ICC 판정문을 인용하면서 대한민국의 절차상 권리를 박탈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ICSID 취소위원회는 기존 중재판정이 국제법상 근본적인 절차규칙인 적법절차의 원칙을 중대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그 결과 금융위원회의 위법행위, 국가책임, 인과관계 및 론스타 측 손해를 인정한 부분이 연쇄적으로 취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국장은 “약 13년간의 치열한 공방 끝에 취소위원회가 우리 정부의 사실상 완승을 인정한 사건이자, 국제투자분쟁(ISDS) 판정 취소 절차에서 최초의 승소라는 기념비적 의미가 있다”며 “이번 결정은 ‘적법절차에 위배된 증거는 국가책임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원칙을 분명히 한 판정”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론스타는 2012년 한국 정부의 외환은행 매각 승인 지연으로 HSBC 매각이 무산됐고 그로 인해 손해를 입었다며 총 46억7950만 달러(약 6조8000억 원) 규모의 배상을 청구했다. 2022년 중재판정부는 이 주장 일부를 인정해 한국 정부에 2억1650만 달러 배상을 명령했다. 이에 정부는 ‘금융위의 하나금융 인수 승인 지연이 가격 인하를 위한 자의적 권한 행사라는 판단에 중대한 오류가 있다’며 판정 취소를 제기했다. 취소 절차에서 정부는 당사자로 참여하지도 않은 ‘하나금융과 론스타 간 국제상사중재 판정문’을 주요 근거로 삼아 금융위의 위법성을 판단한 점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이는 정부의 변론권·반대신문권을 침해하는 심각한 절차 위반이라는 주장이다. 한편 론스타도 △한-벨기에 투자협정(BIT) 적용 범위·관할 판단 오류 △손해 산정 과정의 절차권 침해 △주요 쟁점 이유 누락 등을 이유로 별도의 취소 신청을 제기했다. 그러나 2년 4개월간의 심리 끝에 취소위원회는 정부의 논리를 전적으로 받아들였다. 위원회는 원 중재판정부가 정부가 빠진 ICC 판정문을 주요 증거로 삼은 것이 국제법상 적법절차 원칙에 중대하게 위배된다고 봤다. 이에 따라 △금융위 위법행위 인정 △국가책임 인정 △인과관계 인정 △론스타 손해 인정 등 관련 판단 전체가 연쇄 취소됐다. 또한 ‘패소자 비용 부담’ 원칙에 따라 론스타가 취소 절차 소송비용 약 73억 원을 30일 내 지급하도록 명했다. ICSID 협약은 중재 판정 취소 사유로 △중재판정부 구성 하자 △중재인의 부패 △심각한 월권 △중대한 절차 위반 △판정 이유 불기재 등을 규정한다. 정부는 이번 사건에서 △중대한 절차규칙 위반 △명백한 월권 △판정 이유 불기재 세 가지를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고 한다. 정 국장은 “이번 사건은 대한민국을 상대로 제기된 최대규모의 ISDS에서 ICSID 취소위원회가 우리 정부의 사실상 완승을 인정한 사건이자, ISDS 판정 최소 절차에서 최초로 승소한 기념비적 사건”이라며 “ISDS 최소 절차에서 우리 정부의 배상책임이 취소된 첫 사례로서 향후 다른 ISDS 사건 대응에도 의미 있는 선례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론스타는 ICSID의 판정 취소 이후 추가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론스타는 “ICSID 취소위원회의 결정에 실망했다”며 “위원회의 결정은 한국 규제당국이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배지분 매각 노력을 부당하게 막고 방해했다는 근본적인 사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건을 새로운 재판부에 다시 한번 제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그 재판부는 한국이 불법적으로 행동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론스타에 손해배상 전액을 지급하라고 판정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
"美처럼 졸업생 연봉 등 구체적 공개 학생에 '제대로 된 선택권' 돌려줘야"
사회 사회일반 2025.11.19 17:35:03“지금까지 대학은 모든 학과 규모를 일괄적으로 줄이는 방식의 구조조정을 해 왔습니다. 이보다는 학생 수요에 맞춰 선별적으로 학과단위의 정원을 조정하는 것이 대학 경쟁력 제고 측면에서 바람직합니다.” 고영선 한국교육개발원(KEDI) 원장은 최근 충북 진천 교육개발원 본원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각 과별 인원을 일괄 감축하는 기존 방식의 구조조정은 학과 규모 자체를 줄이며, 이에따라 해당 과 내에서 세부전공 교수 확보 또한 힘들어져 이는 결국 ‘대학교육의 질’ 하락으로 이어진다”며 학생 수요에 기초한 대학구조조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고 원장은 한국개발원(KDI) 선임연구원 시절인 2023년 ‘대학구조개혁에 관한 연구’라는 보고서를 내놓는 등 고등교육 개혁과 관련해서는 국내 최고 전문가로 손꼽힌다. 고 원장은 정부가 개별 대학을 평가해 정원조정을 요구하는 방식이 아닌, 학생 평가를 기반으로 경쟁력이 낮은 대학은 스스로 퇴출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학생들의 대학 선택을 돕기 위해서는 졸업 후 1년간의 취업률 뿐 아니라 오랜기간의 취업률을 제공하는 한편 취업 후 연봉과 같은 ‘취업의 질’에 대한 정보도 제공해야 한다”며 “등록금 인상 권한 또한 대학에 보다 많이 부여해 교육서비스 차별화를 위한 대학간 경쟁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우리나라는 대학의 각종정보를 취합해 제공하는 ‘대학알리미’ 사이트에서 졸업생 평균 연봉 등의 핵심 정보는 공개하지 않고 있는 반면 미국 대학 대부분은 대학 홈페이지 내에 학과별 졸업생의 취임 후 초임 연봉을 구간별로 세분화해 보여준다. 졸업생 연봉 등과 관련한 이른바 ‘정보비대칭성’이 없어, 학생들은 보다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학대학을 선택할 수 있는 구조다. 자연스레 미국 대학의 신입생 유치 경쟁은 한국 보다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부 국립대들이 낮은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정부지원으로 연명하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국립대의 존립 목적에 대한 본질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학재정알리미’에 따르면 국공립대의 학생 1인당 고등교육재정 지원액은 2100만원 가량으로 500만원에 불과한 사립대 대비 4배 이상 높지만, 국립대의 특화된 역할은 물론 이들 학생에게 보다 많은 재정을 지원할 특별한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고 원장은 “국립대의 역할론과 관련해 저소득층 학생에 대한 교육비 지원, 기초학문 육성, 교육혁신 등을 생각할 수 있다”며 “다만 국립대 대부분이 특화된 기초학문 분야가 없는 종합 대학인데다 국공립대 학생들 중 부유층도 많다는 점에서 국립대 역할론에 물음표가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국립대는 사립대 대비 많은 재정지원을 받고 있어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는 내외부 압력이 낮을 수 있다”며 “비수도권 사립대처럼 비수도권 국립대 또한 학생 수요가 높은 전공을 중심으로 자체 구조조정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 원장은 수도권 입학정원 규제 문제 또한 장기적으로 자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고민해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수도권 대학에 입학하려는 학생이 많지만 정원 규제로 수도권 내 대학은 일종의 ‘지대(地代, rent)’를 보유하게 돼 교육서비스 품질 개선을 위한 유인동기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관련 규제를 완화해 비수도권 대학이 수도권으로 이전하거나 분교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할 경우 대학간 혁신 경쟁은 보다 치열해 질 것”이라고 밝혔다. -
"돌아가신 엄마가 갑자기 내게 말을 걸었다"…AI '아바타 앱' 논란 속으로 [이슈,풀어주리]
사회 사회일반 2025.11.19 17:18:27출근길에서도, 퇴근길에서도. 온·오프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다양한 이슈를 풀어드립니다. 사실 전달을 넘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인 의미도 함께 담아냅니다. 세상의 모든 이슈, 풀어주리! <편집자주> 세상을 떠난 이를 인공지능(AI)으로 다시 만나는 기술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사회적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고인의 얼굴과 목소리를 디지털로 되살리는 기술은 이제 충분히 가능해졌지만,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감정은 극명하게 갈린다. 19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국 AI 스타트업 ‘투웨이(2Wai)’는 단 3분짜리 영상을 기반으로 고인을 AI 아바타로 재현해 대화할 수 있도록 한다며 최근 홍보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임산부는 이미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AI 아바타와 대화한다. 시간이 흐르자 아바타는 태어난 손자를 보며 잠자리 이야기를 들려주고, 손자가 성인이 된 뒤에도 소통을 이어간다. 회사는 “3분이 영원히 지속될 수 있다”고 홍보하며 고인을 일종의 ‘디지털 존재’로 되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온라인 반응은 차갑다. “비인간적이고 사악한 아이디어”, “누군가의 슬픔을 수익 모델로 이용한다”, “죽은 사람을 마음대로 만든 캐릭터일 뿐”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짧은 영상만으로 고인의 성격·감정·가치관을 재현하는 방식 자체가 왜곡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무엇보다 당사자의 생전 동의 없이 ‘영생’이 가능해지는 기술이 상업적 상품으로 제공되는 것에 대한 불편함이 크다. 반면 한국에서 이뤄진 비슷한 기술 활용 사례는 완전히 다른 평가를 받았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월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고 김수광 소방장의 생전 목소리를 AI 음성합성(TTS) 기술로 복원해 부모에게 전달했다. 한두 문장만으로도 목소리를 재현할 수 있는 최신 AI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음성편지는 순직 소방관 부모을 위한 ‘마음치유 여행’ 과정에서 공개됐다. 비행기 안에서 흘러나온 아들의 목소리를 들은 부모들은 고개를 숙인 채 오열했고, 소방청 공식 유튜브에는 “기술의 순기능”, “고마움이 크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기술 자체는 비슷하지만, 받아들이는 감정은 완전히 달랐다. 상업적 서비스로 고인을 무한정 ‘재생산’하는 것과, 유가족 동의 아래 단 한 번의 메시지를 복원해 위로와 추모의 의미로 전달하는 것은 전혀 다른 맥락이기 때문이다. 특히 상업적 고인 아바타는 고인이 의도하지 않은 말과 행동을 만들어낼 수 있고, 실제와 다른 성격을 덧씌우는 ‘2차적 상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윤리 논란이 거세다. AI 기술이 죽음을 넘어 고인을 ‘불러오는’ 시대가 열리면서 사회는 새로운 문제와 마주하고 있다. 고인의 디지털 초상권·동의권·인격권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 어디까지가 위로이고 어디부터가 착취인지 기준은 아직 없다. 기술은 이미 가능하지만, 이를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합의는 전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결국 두 사례는 같은 기술도 ‘누구를 위해, 어떤 의도로 쓰이느냐’에 따라 위로가 될 수도, 착취가 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
공정위, ARM 현장조사 착수…'경쟁 제한' 정황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5.11.19 17:03:31퀄컴이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암 홀딩스(ARM)의 반독점 행위를 전 세계 규제당국에 신고한 가운데,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도 이번 주 ARM홀딩스의 서울 오피스를 대상으로 현장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유럽에 이어 한국도 정식 조사에 돌입하면서 양사 간 글로벌 기술·사업 모델 갈등이 국내 반도체 생태계로까지 확산되는 모양새다. 19일 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번주에 ARM홀딩스 서울 사무소에 현장 조사관을 급파해 현장 조사에 본격 착수했다. 공정위는 ARM이 오랜 기간 유지해온 개방형 기술 라이선스 정책을 최근 사실상 축소하고, 일부 기업에는 계약 변경을 요구하는 방식이 지배력 남용인지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조사를 통해 관련 자료 확보에 도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사는 퀄컴이 미국 연방통상위원회(FTC),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이어 한국 공정위에도 ARM의 불공정 행위 의혹을 지난 3월 말에 정식 신고하면서 공정위도 본격 조사에 나선 것이다. 퀄컴은 ARM이 20년 넘게 유지해온 개방적 라이선스 정책을 뒤집고, 인수·합병을 통한 신기술 확보를 추진하는 기업들에 대해 계약 재체결·기술 제한 조항을 제시하며 시장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ARM이 스마트폰 프로세서의 기반 설계(IP)를 사실상 독점한 상황에서 이러한 정책 변경은 경쟁사를 압박하고 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펼친 것이다. 특히 퀄컴은 ARM이 과거 기술을 제공했던 ‘누비아(Nuvia)’를 퀄컴이 인수한 뒤에 해당 기술을 활용하려면 ARM과 별도 계약을 다시 맺어야 한다고 요구했다며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미 연방법원은 1심에서 퀄컴 손을 들어줬지만 ARM은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이번 주 공정위 조사에서는 ARM의 국내 고객사 대상 라이선스 정책 변화, 계약 조건 변경 과정에서의 부당 압박 여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기술 접근 제한 실태 등이 주요 점검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ARM의 영향력이 막대한 만큼 라이선스 정책 변경이 국내 시장 경쟁을 왜곡하는지 여부가 관건으로 보인다”며 “유럽·미국 등 주요국 규제당국도 동시에 들여다보고 있어 국제 공조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ARM이 최근 자체 프로세서 개발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점도 공정위의 관심을 끄는 요소라고 본다. ARM이 직접 시장에 뛰어들면서 일부 기술을 특정 파트너사에 우선 제공하거나, 기존 고객사에는 제한할 경우 경쟁 제한 효과가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 규제당국이 ARM의 라이선스 정책의 불공정 행위를 조사하는 만큼, ARM과 퀄컴 간 갈등이 국내 반도체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ARM의 IP를 기반으로 칩을 설계하는 삼성전자·애플·퀄컴 등 글로벌 기업들이 모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의 한 관계자는 “ARM의 사업 모델은 스마트폰·서버·IoT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핵심”이라며 “ARM의 라이선스 구조 변화가 현실화되면 국내 칩 설계 생태계에도 직접적인 비용·시간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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