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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무역 팽창에 '화백정신'강조한 李대통령 “조화와 화합으로 공동번영"
정치 대통령실 2025.11.01 09:02:50이재명 대통령이 3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공식 개막을 알리는 개회사에서 “국제 질서가 격변하는 중대한 변곡점 위에 서 있다”며 “협력과 연대만이 더 나은 미래로 이끄는 확실한 해답”이라고 밝혔다. 보호무역과 자국중심주의가 강해지는 상황에서 APEC을 통한 공동 번영의 협력 기조를 다시금 부각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제1세션에서 “자유무역 질서가 거센 변화를 맞이하며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무역 및 투자 활성화의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기술 혁명은 우리에게 전례 없는 위기이자 동시에 전례 없는 가능성을 선사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1989년 APEC 출범 뒤 회원의 국내총생산(GDP)은 5배, 교역량은 10배 늘어난 것을 언급한 뒤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APEC이 걸어온 여정에 지금의 위기를 헤쳐갈 답이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 가능한 내일’ ‘연결·혁신·번영’이라는 정상회의 주제는 ‘무역과 투자 증진’을 목표로 5년 전 채택한 ‘푸트라자야 비전 2040’의 정신을 이어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회의장인 ‘화백컨벤션센터’의 명칭을 언급하며 “화백은 서로 다른 목소리가 어우러져 조화와 상생의 길을 찾는 것”이라며 회의의 상징성을 역설했다. 이날 회의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APEC 21개 회원국 대표가 참석했다. 칼리드 빈 무함마드 알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자,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자리했다. 李 "국제질서 중대 변곡점…연대만이 해답"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국제 질서가 격변하는 중대한 변곡점 위에 서 있다”며 “자유무역질서가 거센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중 패권 경쟁의 심화로 세계 각국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 것이다. 특히 자국 중심주의와 보호무역이 팽창하는 세계경제 상황에서 다자외교의 장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플랫폼으로 삼아 “협력과 연대로 극복하자”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북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본회의 시작을 알리는 개회사를 통해 “협력과 연대, 상호 신뢰의 효능을 증명한 APEC 정신이 이곳 경주에서 유감 없이 발휘되기를 기대한다”며 조화와 상생의 길을 찾는 방안으로 신라 ‘화백정신’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고대 신라 왕국에서는 나라의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여러 사람이 모여 의견을 조율하는 화백회의가 열렸다”며 “화백정신은 일치단결된 생각을 강요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로 다른 목소리가 어우러져 만들어낼 화음의 심포니를 추구하며 조화와 상생의 길을 찾는 것이 신라의 화백정신”이라며 “(신라는) 조화와 화합으로 번영을 일궈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각자의 국익이 걸린 일이기 때문에 언제나 우리가 같은 입장일 수 없다”면서 “그러나 힘을 합쳐 공동 번영을 이뤄내야 한다는 궁극의 목표 앞에서 우리는 함께할 수 있다”며 화백정신을 일깨웠다. 이 대통령은 과거와 달라진 현 상황을 꼬집기도 했다. 자국 이기주의와 지나친 보호주의로 무역 및 투자 활성화의 동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국제 경제 환경의 격변이라는 새로운 도전 앞에서 어떻게 APEC의 비전을 달성할 수 있을지 허심탄회한 토론과 건설적 논의가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기술 혁명은 우리에게 전례 없는 위기이자 동시에 전례 없는 가능성을 선사한다”며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APEC이 걸어온 여정에 지금의 위기를 헤쳐갈 답이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1세션에 앞서 세계 각지에서 모인 정상들을 직접 영접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경주 국제미디어센터 브리핑을 통해 영접하던 이 대통령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에게 ‘한화오션 조선소를 잘 다녀왔는지’를 물었고 카니 총리는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첫 세션에 참석한 정상들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개방적이고 역동적이며 회복력 있는 경제 지역으로 만들기 위한 방안들을 논의했다. 특히 참석 정상들이 솔직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비공식 대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의장인 이 대통령은 무역·투자 촉진, 아태 지역 내 경제적 연결성 강화, 민간 부문의 잠재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민관 협력 방안 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는 동시에 회원국 간 상호 협력의 필요성을 공감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수행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 행사에서 “대한민국이 더욱 매력적인 투자처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대한민국 세일즈에도 나섰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올해 APEC 의장국으로서 서비스, 디지털 경제, 투자 활성화, 구조 개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간 합의된 사항들의 이행을 점검하고 변화된 환경을 반영한 새로운 행동 계획을 마련했다”며 “이런 노력이 모여 한국 경제는 성장과 도약을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혜경 여사는 이날 각국 정상 배우자들과 함께 불국사를 방문했다. 김 여사는 이날 6개 경제체 대표 배우자들과 함께 대한민국 대표 세계문화유산인 불국사를 찾았다고 전은수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캐나다 다이애나 폭스 카니 여사, 뉴질랜드 아만다 럭슨 여사, 필리핀 루이즈 아라네타 마르코스 여사, 싱가포르 루츠루이 여사, 대만 린원쉬안 영애, 태국 타나논 니라밋 여사가 김 여사와 동행했다. 김 여사는 이날 최근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해 화제가 된 전통 복주머니 안에 핫팩을 넣어 6개 경제체 배우자에게 선물했다. -
"習 방한이 곧 관계 복원 의지"…핵잠 변수에도 협력 기대
정치 통일·외교·안보 2025.10.31 17:58:36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월 1일 열릴 한중 정상회담에서 관계 복원에 대한 의지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상견례인 데다 다자 외교 행사를 계기로 열리는 정상회담인 만큼 깊은 논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11년 만인 시 주석의 방한이 곧 ‘한한령’ 해제라는 기대 섞인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두 정상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11월 1일 첫 한중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의제는 크게 경제협력과 한반도 평화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두 정상 모두 지방에서 정치를 시작했고 민생이 가장 중요하다는 모토 아래 양국이 직면한 민생 문제 해결이라는 주제가 채택됐다”고 설명했다. 또 “민생의 연장선상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실현에 대해서도 논의하기로 협의됐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의 방한은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인 2014년 7월 이후 11년 만이다. 당시까지만 해도 친밀했던 한중 관계는 2016년 박근혜 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발표로 급격히 얼어붙었고 윤석열 정부 시절 더 경색됐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이후로 꾸준히 한중 관계 복원에 대한 의지를 표명해왔다. 그런 만큼 전문가들은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관계 복원을 공식 천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그동안 좋지 않았던 관계를 복원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협력 외에도 비공개적으로 서해 구조물이나 핵추진잠수함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오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APEC 계기의 정상회담인 데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몇 개월 되지 않은 만큼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기보다는 양국 관계의 새로운 기초를 다지는 정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양국 간에 급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핵추진잠수함에 대한 중국의 속내가 복잡한 게 변수로 꼽힌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한미 양국이 핵 비확산 의무를 실질적으로 이행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이는 자주 언급되는 원론적인 코멘트인 만큼 언뜻 우리나라의 핵추진잠수함 보유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그러나 실제로는 중국이 공개적으로 이를 반대할 경우 내정간섭으로 간주될 여지가 있는 데다 특히 북한의 불법 핵무기를 용인해온 만큼 이 이상의 입장 표명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핵추진잠수함이 정상회담 중 언급된다면 중국이 14일 제재 목록에 올린 한화오션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필리조선소) 문제까지 대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한국은 핵추진잠수함을 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한령 해제가 논의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중국이 공식적으로 한한령을 선포한 적이 없는 만큼 해제할 수도 없어서다. 강 교수는 “시 주석이 방한한 사실 자체가 한한령 해제라는 신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한중 관계 복원에 대한 기대가 높은 만큼 이번 방한 기간 시 주석에 대한 예우에도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시 주석은 이번에 국빈 형식으로 한국을 찾았다. 역시 같은 국빈 방한이었던 트럼프 대통령과 비교, “유사하게 의전이 있을 것”이라고 강 대변인은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전일 시 주석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는 의미로 갓 만든 경주 황남빵 세트를 보자기로 포장해 전달하기도 했다. 이어 31일에는 중국 측 대표단을 위해 황남빵 200상자를 추가로 선물했다. 시 주석은 이날 개막한 APEC 정상회의에서 이 대통령과 만나 “맛있게 먹었다”며 사의를 표했다. 중국 측은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 대한 이재명 정부의 입장도 재확인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거듭 입장을 밝혀왔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최근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안미경중이라는 말이 있는데 경제안보 환경이 급변했다”며 “우리는 안미중, 경미중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
李 "각국 이해관계 다르지만 화백정신으로 공동번영 이뤄야"
정치 대통령실 2025.10.31 17:40:42이재명 대통령이 31일 “국제 질서가 격변하는 중대한 변곡점 위에 서 있다”며 “자유무역질서가 거센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중 패권 경쟁의 심화로 세계 각국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 것이다. 특히 자국 중심주의와 보호무역이 팽창하는 세계경제 상황에서 다자외교의 장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플랫폼으로 삼아 “협력과 연대로 극복하자”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북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본회의 시작을 알리는 개회사를 통해 “협력과 연대, 상호 신뢰의 효능을 증명한 APEC 정신이 이곳 경주에서 유감 없이 발휘되기를 기대한다”며 조화와 상생의 길을 찾는 방안으로 신라 ‘화백정신’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고대 신라 왕국에서는 나라의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여러 사람이 모여 의견을 조율하는 화백회의가 열렸다”며 “화백정신은 일치단결된 생각을 강요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로 다른 목소리가 어우러져 만들어낼 화음의 심포니를 추구하며 조화와 상생의 길을 찾는 것이 신라의 화백정신”이라며 “(신라는) 조화와 화합으로 번영을 일궈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각자의 국익이 걸린 일이기 때문에 언제나 우리가 같은 입장일 수 없다”면서 “그러나 힘을 합쳐 공동 번영을 이뤄내야 한다는 궁극의 목표 앞에서 우리는 함께할 수 있다”며 화백정신을 일깨웠다. 이 대통령은 과거와 달라진 현 상황을 꼬집기도 했다. 자국 이기주의와 지나친 보호주의로 무역 및 투자 활성화의 동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국제 경제 환경의 격변이라는 새로운 도전 앞에서 어떻게 APEC의 비전을 달성할 수 있을지 허심탄회한 토론과 건설적 논의가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기술 혁명은 우리에게 전례 없는 위기이자 동시에 전례 없는 가능성을 선사한다”며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APEC이 걸어온 여정에 지금의 위기를 헤쳐갈 답이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1세션에 앞서 세계 각지에서 모인 정상들을 직접 영접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경주 국제미디어센터 브리핑을 통해 영접하던 이 대통령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에게 ‘한화오션 조선소를 잘 다녀왔는지’를 물었고 카니 총리는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첫 세션에 참석한 정상들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개방적이고 역동적이며 회복력 있는 경제 지역으로 만들기 위한 방안들을 논의했다. 특히 참석 정상들이 솔직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비공식 대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의장인 이 대통령은 무역·투자 촉진, 아태 지역 내 경제적 연결성 강화, 민간 부문의 잠재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민관 협력 방안 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는 동시에 회원국 간 상호 협력의 필요성을 공감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수행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 행사에서 “대한민국이 더욱 매력적인 투자처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대한민국 세일즈에도 나섰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올해 APEC 의장국으로서 서비스, 디지털 경제, 투자 활성화, 구조 개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간 합의된 사항들의 이행을 점검하고 변화된 환경을 반영한 새로운 행동 계획을 마련했다”며 “이런 노력이 모여 한국 경제는 성장과 도약을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혜경 여사는 이날 각국 정상 배우자들과 함께 불국사를 방문했다. 김 여사는 이날 6개 경제체 대표 배우자들과 함께 대한민국 대표 세계문화유산인 불국사를 찾았다고 전은수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캐나다 다이애나 폭스 카니 여사, 뉴질랜드 아만다 럭슨 여사, 필리핀 루이즈 아라네타 마르코스 여사, 싱가포르 루츠루이 여사, 대만 린원쉬안 영애, 태국 타나논 니라밋 여사가 김 여사와 동행했다. 김 여사는 이날 최근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해 화제가 된 전통 복주머니 안에 핫팩을 넣어 6개 경제체 배우자에게 선물했다. -
한화오션 美자회사 제재는 풀리기 어려울 듯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10.31 16:14:09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년 만에 한국을 찾아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최근 한화오션에 내려진 제재가 풀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31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통상 당국은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화오션에 대한 거래 제한 조치를 해제해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앞서 중국은 14일 한화 필리조선소 등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다섯 곳을 중국 내 조직과 개인이 거래·협력할 수 없는 업체로 지정했다. 표면적으로는 미국이 중국에 취한 해사·물류·조선업 관련 무역법 301조 조사에 대한 반격 조치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미국의 조선업 재건에 한국이 적극 협력하는 것을 견제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한때 미 해군 함정을 건조하던 필리조선소는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협력의 상징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실제 다섯 곳 모두 필리조선소의 지분을 가지고 있거나 필리조선소에 선박을 발주한 회사로 구성돼 있었다. 필리조선소는 이제 막 생산 시설을 확충하는 중이어서 당장 즉각적인 피해는 없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중국이 제재 대상과 내용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업계에서는 미중 정상회담 결과 중국은 희토류 수출통제를 완화하고 미국은 펜타닐 관세를 10% 인하하는 등 양국이 해빙 모드에 돌입한 만큼 한화오션에 대한 제재도 풀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한화오션을 겨냥한 조치 자체가 미중 정상이 만나기 직전 서로 공세 수위를 높이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니 해제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이야기다. 다만 한화오션 문제가 한중 정상회담에서 공식 의제로 다뤄지거나 공개적으로 언급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당장 한중 사이에서는 비핵화와 같은 안보 이슈가 더 우선”이라며 “실무자로서는 다루고 싶은 현안들이 있지만 정상들이 공개 석상에서 언급하게 될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으로부터 핵잠수함 건조 동의를 받아내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필리조선소에서 건조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한화오션 제재를 당장 풀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
말 바꾸는 미국, 6000억弗 '뒤통수'는 아니겠죠
국제 정치·사회 2025.10.31 09:34:56아시아를 4박 5일 간 순방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한국, 중국과 차례로 무역 합의를 맺으며 자기 성과를 미국민에게 실시간으로 과시하고 나섰다. 특히 그 과정에서 각국과 맺은 합의 내용과 배치되는 주장도 펼치고 있어 논란을 빚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일본에도 뒤돌아서자마자 투자 상세 항목에 대해 다른 얘기를 늘어 놓더니, 한국과의 합의에 대해서도 ‘6000억 달러(약 860조 원) 이상 투자’와 같은 알려지지 않은 액수를 마음대로 공표했다. 반도체 품목 관세와 관련해서도 재협상을 시사했고, 농축산물 등에 대해서도 “미국에 시장을 100% 개방하기로 했다”고 일방적으로 알렸다. 핵잠수함 역시 대승적으로 승인하는 척하면서 일반 선박도 건조하기 힘든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에서 지으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 한미 양국이 아무것도 타결하지 못하는 ‘노딜’ 상황은 벗어났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약속하지 않은 다른 조건들을 끊임없이 제시할 여지는 여전히 남은 셈이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재정 적자에 허덕이는 미국의 정치적 상황과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을 감안해 한국 정부가 또 다시 자화자찬에 빠지기보다는 약속이 실제 명문화되고 이행될 때까지 당분간 더 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 200억 달러 한도, 총 2000억 달러 현금 합의…핵잠수함 승인도 외교가에서는 지난 2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성사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한미 정상회담 결과가 비교적 예상 밖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했다. 애초 정부에서는 정상회담 직전까지 실무급에서 완전한 합의 조율이 되지 않았기에 빈손 정상회담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최대 쟁점인 3500억 달러(약 501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금 집행 방식을 두고 양국이 끝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한 까닭이다. 막상 정상회담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두 나라는 전격적으로 의견을 맞췄다. 총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금 가운데 2000억 달러만 현금으로 투자하고 연간 한도를 200억 달러로 제한하는 방안을 미국이 받아들인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막판까지 주장한 3500억 달러 전액 ‘선불(up front)’보다는 훨씬 완화된 안이었다. 대통령실은 나머지 1500억 달러는 조선업 협력 투자금이라고 소개했다. 이 금액은 한국 기업 주도로 투자하며 보증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합의했다는 설명이었다. 대미 투자에 대한 ‘상업적 합리성’ 조건을 문건에 명시하기로 한 점도 한국 정부가 선방한 부분으로 평가됐다. 한국은 이로써 상호관세와 자동차 품목 관세를 현 25%에서 15%로 낮출 수 있게 됐다. 현대차(005380)도 미국 시장에서 일본, 유럽 브랜드에 대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SSN) 개발을 승인받은 점은 ‘깜짝 성과’로 받아들여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추진 잠수함의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결단해 달라”는 이 대통령의 요청을 수용해 한국이 이를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핵 확산을 우려해 그간 이를 꺼렸던 기존 미국 정부 입장을 뒤집은 결정이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금빛 넥타이를 매고 ‘무궁화 대훈장’을 수훈하면서 ‘천마총 금관 모형’도 선물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 대통령에게 “이미 훌륭한 대통령”이라고 치켜세우며 화기애애한 회담 분위기를 연출했다. 트럼프 “한국 기업 6000억 달러 이상 투자”…러트닉 “반도체는 합의 미포함” 문제는 회담이 끝난 직후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인사들이 한국 정부 인사들은 모르는 내용을 자국에 알리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머물던 30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고 “한국은 미국산 석유와 가스를 대량 구매하기로 했다”며 “한국의 부유한 기업들과 사업가들이 미국에 투자할 금액은 6000억 달러가 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한국이 현재 보유한 구식이고 기동성이 떨어지는 디젤 잠수함 대신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며 “한국은 미국이 부과하던 관세를 인하받는 대가로 미국에 3500억 달러를 지불(pay)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다행히 그간 수 차례 강조했던 선불 표현은 뺐지만, 총액 규모는 애매하게 공표했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6000억 달러가 한미 정부가 합의한 3500억 달러 대미 투자금을 포함한 액수인지, 별도의 금액인지도 불분명하다. 만약 두 금액을 합친다면 대미 투자금 총액은 무려 9500억 달러(약 1359조 원)까지 늘어난다. 폭스비즈니스는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의 관세를 인하하기 위해 3500억 달러를 지불하고, 미국의 에너지와 사업에 60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를 두고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30일 두 나라가 큰 틀의 무역 합의를 맺었을 때 제시한 액수를 모두 더한 게 아니냐는 추정도 나온다. 당시 한국은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 펀드와 1500억 달러의 직접 투자, 미국 에너지 제품 1000억 달러어치 구매 등을 조건으로 대미 수출품의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내리기로 합의했다. 이를 모두 더하면 총액은 6000억 달러가 맞다. 다만 당시 기준으로 한국 정부가 밝힌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는 거의 대부분 간접 투자에 해당됐다. 이 가운데 2000억 달러가 이미 현금 직접 투자로 바뀐 상태에서 7월에 약속했던 별도의 1500억 달러 직접 투자가 지금도 유효한지 여부는 확인이 안 된 상태다. 미국이 말을 바꾼 부분은 더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양국 합의 직후인 29일(현지 시간) X(옛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그 대상이 무엇인지 밝히지는 않으면서 “한국이 자기 시장을 100% 완전 개방하는 데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는 7월 30일에도 미국이 농산물을 포함한 시장을 완전히 개방하기로 했다고 주장하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한 바 있다. 정부 설명에 따르면 농축산물 시장은 이번 합의 전부터 99.7%가 미국에 개방된 상태다. 러트닉 장관은 나아가 “반도체 관세는 합의의 일부가 아니다”라는 주장도 펼쳤다. 이 역시 “대만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수준의 반도체 관세를 적용받기로 미국과 합의했다”는 한국 정부 설명과는 배치되는 내용이었다. 미국은 현재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중지)’ 상황에서도 반도체 품목 관세 부과를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관세율을 약 100% 수준으로 예고했다. 핵잠수함을 필리조선소에서 만들라고 지시…“조선 투자도 트럼프가 정한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핵잠수함조차 한화(000880)그룹이 지난해 12월 인수한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에서 만들라고 곧바로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고 “한국은 핵추진 잠수함을 훌륭한 필라델피아 조선소(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할 것”이라며 “미국의 조선업은 곧 대대적인 부활(Big Comeback)을 맞을 것”이라고 자랑했다. 필리조선소는 한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의 상징인 장소이지만, 현재는 일반 대형 선박조차 만들기 힘든 역량을 가진 사업장으로 평가된다. 한화그룹이 앞서 발표한대로 필리조선소에 50억 달러(약 7조 원)를 추가로 투자하더라도 단기간에 경쟁력을 갖추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대세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능하지도 않은 미국 내 핵잠수함 건조안을 승인해 놓고 한국에 생색만 내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되는 이유다. 실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2일 한화그룹이 만들 미국 선적 선박 12척 가운데 미국산 천연가스를 아시아와 유럽으로 운반할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2척은 한국 거제도에서 거의 모든 건조 작업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필리조선소는 대형 선박을 만들 능력이 없어 한국에서 만든 LNG 운반선들을 점검·보완하는 작업만 진행한다는 내용의 보도였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지난 14일 필리조선소를 비롯한 한화오션(042660) 미국 자회사 5곳을 거래 금지 대상 목록에 올리기도 했다. 러트닉 장관도 한국의 대미 투자금 집행을 트럼프 대통령이 전적으로 지시·승인할 것이라며 첫 투자 분야를 조선업으로 지정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선박을 건조하는 데 최소 1500억 달러가 약속됐다”고 말했다. 이 또한 조선업 관련 1500억 달러 투자는 한국이 주도한다는 우리 정부 설명과는 결이 다른 주장이었다. 러트닉 장관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추진되는 프로젝트들에 또 다른 2000억 달러의 투자를 지시할 것”이라며 “여기에는 미국 알래스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에너지 기반시설, 핵심광물, 첨단 제조업,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터가 포함된다”고 밝혔다. 도요타 역수입에 LNG 구매까지…미국 ‘멋대로 투자’에 일본도 곤혹 미국의 막무가내 식 합의 내용 공표에 골머리를 앓는 것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30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이 각각 발표한 대미 투자 관련 문서 내용에는 서로 상당한 차이를 드러냈다. 일본은 한국에 앞서 지난 28일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5500억 달러(약 784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와 방위비 증액을 골자로 한 합의를 맺은 바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도쿄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한 28일 영문과 일문으로 된 ‘미일 간 투자에 관한 공동 팩트시트(자료집)’를 공개하면서 개별 기업이 투자를 결정한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 구성에 관심을 보인 항목일 뿐이라고 소개했다. 반면 백악관은 28일 홈페이지에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서 막대한 양의 투자 유치를 추진한다’는 제목의 별도 팩트시트를 올리고 다른 주장을 펼쳤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문서에는 사업 21건의 총액이 4000억 달러(약 569조 원)에 불과하지만, 미국 문서에는 5000억 달러(약 711조 원)가 넘는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미국은 일본 자료에는 없는 내용도 문서에 다수 담았다. 도요타가 미국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일본에 역수입하고, 도쿄가스와 JERA가 알래스카 LNG를 구매하겠다는 문서를 체결했다는 내용이 그 대표 사례다. 미국 문서는 또 일본이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규제 강화법으로 자국 기업을 차별하지 않고 공정한 경쟁을 유지할 것이라는 문구도 포함했다. 미국 문서에는 미일 정상회담 이전에 이미 발표했던 안건도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방위비 증액을 약속한 부분도 일본 정부에는 골칫거리가 됐다. 일본의 2025 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방위비는 국내총생산(GDP)의 1.8% 수준인데, 다카이치 총리는 올해 추가경정예산으로 이를 2%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2% 달성 시점을 2년 더 앞당기기로 한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는 이에 대해 “재원과 인재 확보 방안을 충분히 논의하지 않았다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며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요구했던 것처럼 일본에도 GDP의 5%에 달하는 방위비를 확보하라고 압박할 경우 관련 예산을 현재의 3배인 30조 엔(약 280조 원) 정도로 늘려야 한다”고 우려했다. 앞서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지난 7월 큰 틀의 무역 협상을 타결한 이후 세부 내용을 둘러싸고 미국과 갈등을 겼은 바 있다. 이 과정에서 합의를 주도한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는 정치적 수세에 몰리면서 결국 퇴진까지 했다. 트럼프 변덕, 러트닉·베선트 알력에 중국도 당황…‘추가 청구서’ 긴장해야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한 기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만나지는 못했다. 순방 기간 내내 ‘깜짝 회동’을 제안했지만, 김정은이 이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제재 완화, 핵보유국 인정 등 확실한 협상안 마련 없이 트럼프 대통령 1기 집권 때처럼 ‘쇼’만 하며 휘둘리지는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한국에서 미국으로 떠나는 전용기 안에서 “김정은을 다시 만나러 오겠다”며 임기 내에 한국을 다시 찾을 의사를 내비쳤다. 무역 합의 이후에도 미국이 계속 다른 말을 할 여지를 남기자 외교가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가 김칫국을 마시듯 일이 다 잘 풀린 것처럼 안심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이 대미 투자 액수를 불현듯 늘릴 수도 있고, 반도체 관세 덤터기를 씌우며 또 다른 청구서를 내밀 수도 있는 까닭이다. 미국의 재정은 적자 규모가 이달 38조 달러(약 5경 4500조 원)를 넘어서며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관세 수입 증가에도 감세 등의 여파로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적자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이 상태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11월 3일 중간선거에서 공무원 대규모 해고, 관세 부과 등을 통한 재정 건전화 치적을 내세우기 어려워진다. 앞서 우리 대통령실은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이뤄진 첫 한미 정상회담 직후, 8월 26일에도 “합의문이 필요 없을 정도로 협의가 잘됐다”고 섣불리 자랑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당시에도 한국 정부는 3500억 달러 대미 투자가 현금이 아닌 대출과 보증이라고 주장했으나, 돌아온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선불 압박 뿐이었다. 이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얼마나 승부사적 기질을 발휘했는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어느 정도로 집요하게 협상에 임했는지 등을 우리 정부가 자화자찬 회고록 식으로 흘리기에 지금은 너무 이르다는 뜻이다. 무역 협상 결과도 3500억 달러 전액 현금 지불 조건보다 나아졌다 뿐이지,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전과 비교할 때 한국이 추가로 얻은 이익은 전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트루스소셜에 이 대통령을 “훌륭한 국무총리(a great Prime Minister)”라고 표기했다가 뒤늦게 수정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중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9일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과 미국 행정부 내 혼선 등으로 중국 협상팀조차 당황하고 있다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이 보도에서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날마다 너무 자주 바뀌는 데다 대통령의 주의력 지속 시간도 짧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각종 보고가 자세하게 들어가지 않을 수 있다는 추정이었다. 내부적으로 러트닉 장관과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등이 알력 관계에 있는 탓에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끔 제대로 소통하지도 않는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는 당연히 대(對)중국 협상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SCMP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은 당초 상무부가 아니라 재무부 장관직을 원했고, 심지어 베선트 장관과 서로 싫어하기까지 한다. 이 두 사람은 한국 협상팀이 트럼프 행정부를 마치 한몸처럼 대변하는 사람들인 듯 대우하며 투트랙(양방향) 전략으로 매달렸던 대표 인물들이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핵 잠수함 만드는 한화…장영실함으로 마크 카니 加 총리도 구애
산업 기업 2025.10.31 06:48:00한화오션(042660)이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CPSP)의 최종 수주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거제사업장을 방문해 직접 잠수함의 성능을 확인했다. 한화(000880)오션은 카니 총리와 김민석 국무총리가 30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했다고 30일 밝혔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직접 카니 총리와 김 총리를 안내했다. 이들은 최근 진수된 ‘장영실함’에 직접 탑승해 3000톤급 잠수함인 장보고-Ⅲ 배치(Batch)-Ⅱ 의 우수성을 확인했다. 카니 총리는 잠수함 내부 공간과 수직발사관 무장, 리튬전지체계의 실시간 모니터링 등 첨단 기술이 집약된 전투지휘실 등을 둘러봤다. 한화오션 경영진은 카니 총리에게 CPSP 제안 모델인 장보고-Ⅲ 배치-Ⅱ 잠수함의 설계 및 생산 과정을 설명했다. 특히 거제사업장에서 동시 건조 중인 여러 척의 장보고-Ⅲ 배치-Ⅱ 잠수함들을 소개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대형 조선 인프라와 한화오션의 생산 역량을 소개했다. 한화오션은 카니 총리에게 장보고-Ⅲ 배치-Ⅱ의 성능과 납기 역량뿐 아니라 캐나다의 주요 관심 분야를 반영한 한화그룹 차원의 광범위한 경제·산업 협력 구상도 함께 제시했다. 방위산업·우주·지속가능에너지·핵심광물 분야에서 캐나다 정부 및 산업계와의 장기적인 파트너십 구축 의지도 분명히 했다. 한화오션은 올해 8월 캐나다 정부가 발표한 CPSP의 숏리스트(적격후보)에 선정됐다. 캐나다 해군은 1998년 영국 해군으로부터 도입해 보유 중인 2400톤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대체하기 위해 최대 60조 원 규모의 잠수함 도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숏리스트 발표 당시 독일을 방문했던 카니 총리는 “올 가을에는 한국 조선소도 직접 방문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K-방산 최대의 성과 중 하나로 K-방산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성과가 될 뿐 아니라 한국과 캐나다 양 국의 장기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한화그룹의 모든 역량을 총결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CPSP를 수주할 경우 세계 방산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보이는 독일을 상대로 경쟁 우위를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한화오션은 빠른 납기 능력과 검증된 잠수함 솔루션을 통해 장보고-Ⅲ 배치-Ⅱ 잠수함이 캐나다 해군의 모든 작전 운용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최종 수주에 성공해 내년 CPSP 계약이 체결되면 잠수함 4척이 퇴역하는 2035년 이전에 4척을 모두 인도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이후 매년 1척의 잠수함을 꾸준히 인도해 2043년까지 총 12척을 인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존 빅토리아급 잠수함의 조기 퇴역을 가능하게 해 캐나다는 유지 및 보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을 캐나다 측에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한화오션의 3000톤급 장보고-Ⅲ 배치-Ⅱ는 공기가 필요 없는 ‘공기불요추진장치(AIP)’와 리튬전지체계를 적용해 장기간 수중 작전이 가능하다. 7000해리(약 1만 2900㎞) 이상을 운항할 수 있어 태평양과 대서양은 물론 북극해에 이르는 광범위한 작전 환경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사설] 트럼프 “韓 핵잠 승인”, 더 강한 한미동맹으로 나아가길
오피니언 사설 2025.10.31 00:00:00한국이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소셜미디어에서 “한국이 현재 보유한 디젤잠수함 대신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핵잠 건조는 한미 동맹이 발전된 단계로 진입하는 새 ‘이정표’가 되는 동시에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와 군사 도발을 억제하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서해 잠정조치수역(PMZ)에 구조물을 설치하고 통제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의 ‘서해 공정’을 견제할 수단도 된다. 중국 외교부는 “한미 양국이 핵 비확산 의무를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우리나라는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 핵잠 건조 계획을 비밀리에 추진하다 무산된 후 역대 정부가 핵잠 도입을 요청했지만 군사 전용을 우려한 미국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핵잠을 만들게 되고 미국 조선업은 대대적인 부활을 맞이할 것”이라고 콕 찍어 말했다.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와 핵잠 건조를 연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드러낸 것이다. 미 정부의 ‘한국 핵잠 승인’에 대한 인식 변화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익 우선’ 실용외교가 유의미한 역할을 했을 것이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디젤잠수함은 잠항 능력이 떨어져 북한이나 중국 잠수함 추적에 제한이 있다”고 말했다. ‘한미 동맹 현대화’를 염두에 둔 전략적 발언이 주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한미 관세 협상 타결에도 반도체 및 시장 개방 품목 등을 놓고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 미국과의 협상에서는 늘 ‘악마의 디테일’을 경계해야 한다. 핵잠 건조를 위한 첫 단추는 잘 끼었다. 남은 문제는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이다. 현행 원자력협정은 핵무기로의 활용 가능성 때문에 농축과 재처리를 금지하고 있다. 후속 협상에서 20% 미만 농축과 재처리를 인정한 일본 수준의 권한을 확보해야 한다. 핵잠 동력인 소형모듈원전(SMR) 개발과 투자에도 속도를 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다음 달 1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핵잠 도입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 -
‘사천피’ 역대 활황에…증권사 실적도 ‘훨훨’
증권 증권일반 2025.10.30 17:52:15국내 증시가 ‘사천피’ 시대를 열면서 증권사들이 역대 최대 수준의 호실적을 내고 있다. 투자자들의 거래 급증으로 위탁매매 수익은 물론 자산관리(WM) 부문까지 강세를 보이며, 실적 개선 폭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분위기다. NH투자증권은 올 3분기 영업이익 3913억 원, 당기순이익 2831억 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30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7.9%, 83.8% 증가한 수치로,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인 2963억 원을 32% 훌쩍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위탁자산이 큰 폭으로 증가해 브로커리지 수수료가 1699억 원에 달했고, 펀드·랩 등 투자형 상품의 매출이 크게 확대돼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 수익도 359억 원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키움증권 역시 영업이익 4089억 원으로 52.6% 증가했고 하나증권은 654억 원으로 무려 86.9% 급증했다. 호실적을 이끈 핵심은 주식시장의 폭발적인 거래 증가다. 전날 기준 국내 증시 거래 대금은 한국거래소(31조 3023억 원)와 넥스트레이드(20조 3844억 원) 합산 51조 원을 넘어서며 연일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자연스럽게 급성장하는 분위기다. 실적 발표를 앞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의 대형사들도 최대 이익 분위기를 이어갈 기세다. 미래에셋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10.0% 증가한 4080억 원, 한국금융지주는 40.6% 늘어난 5111억 원으로 점쳐졌다. 이 같은 기대감에 힘입어 KRX 증권 지수는 올해 들어 2배 이상(119.19%) 급등했다. 두산에너빌리티·한화오션·현대로템 등으로 구성된 KRX 기계장비(129.1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익률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올 초 대비 주가가 이날 기준 220.05% 뛰었고 키움증권도 157.75%, 한국금융지주 역시 149.09% 급등했다. 증권사들은 실적 호조에 맞춰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 주주 환원 정책도 늘리며 추가 상승에 힘을 더하고 있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증권주들의 상승세는 단순한 증시 호황뿐만이 아니라 자본시장 관심 확대, 증권사 대형화로 인한 실적 안정성, 주주 환원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중장기적인 산업 체질 개선 차원”이라며 “2017년 당시 주가순자산비율(PBR) 고점 1.0배 대비 현 PBR이 0.9배로 낮은 반면, 업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은 7%에서 10%대로 높아진 점, 거래 대금도 훨씬 많아진 점을 고려하면 중장기 모멘텀은 유효해보인다”고 설명했다. -
加총리, K조선 기술력에 감탄…60조 잠수함 수주 기대 높였다
정치 정치일반 2025.10.30 17:51:50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30일 경남 거제에 위치한 한화오션 거제조선소를 방문했다. 한화오션은 60조 원 규모에 달하는 캐나다 잠수함 도입 사업(CPSP)의 최종 후보 중 한 곳이다. 이런 가운데 캐나다 총리가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끝나자마자 거제를 찾은 만큼 수주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카니 총리의 이날 거제조선소 방문에는 APEC 정상회의 의장국으로 연쇄 정상회담을 이어가는 이 대통령을 대신해 김민석 국무총리가 동행했다. 한화에서도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마이클 쿨터 한화글로벌디펜스 대표가 함께했다. 캐나다에서는 데이비드 맥귄티 국방장관과 필립 라포튠 주한대사가 카니 총리와 함께 방문했다. 이들은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의 3600톤급 잠수함 건조 현장을 둘러봤다. 이곳은 22일 3600톤급 잠수함인 장영실함의 진수식이 열린 곳이기도 하다. 우리 측은 납품 기일을 완벽히 지키고 가격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화오션은 수주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HD현대중공업과 ‘원팀’을 구성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함정 수출 사업 참여 시 한화오션은 잠수함을, HD현대중공업은 수상함 사업을 맡는 내용이다. 캐나다 현지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현지 지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한화오션과 함께 최종 후보에 오른 곳은 독일의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다. 이르면 내년쯤 최종 사업자가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총리와 김 부회장은 카니 총리와 함께 잠수함 공정 과정을 둘러봤다. 카니 총리는 김 부회장에게 “헬리콥터를 타고 와서 제가 예상했던 것들을 볼 수 있었다. 작업 규모가 엄청나다”고 치켜세웠다. 이어진 면담에서 김 총리는 “방산 분야를 포함한 전방위적인 협력을 통해 장기적인 파트너십의 토대를 견고히 해나가길 희망한다”며 “잠수함 수주를 통해 양국 간 상호 운용성이 제고된다면 안보협력을 더욱 긴밀히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상회담 과정에서 양국은 방산 협력을 위해 관계부처를 중심으로 별도 협의체를 구성해 세부적이고 지속적인 논의를 해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국제미디어센터 브리핑에서 “양 정상은 잠수함 외 방산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정상회담 직후 수립된 ‘한·캐나다 안보·국방 협력 파트너십’에는 “한국 국방과학연구소(ADD)와 캐나다 국방연구개발센터(DRDC) 간 진행 중인 대잠수함전 프로젝트를 기초로 가능한 여타 국방 연구개발 주제로 협력을 확대할 기회를 모색하고 양국 국방부 간 체결한 ‘국방연구개발협력 양해각서(MOU)’를 통해 국방 연구개발·시험·평가 분야에서 협력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
'中 제재' 필리조선소 콕집어 거론…한미 실무협의 속도
정치 통일·외교·안보 2025.10.30 17:50:50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승인’함에 따라 관련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르면 2030년 중반 이후 한국이 미국과 러시아·중국·영국·프랑스·인도에 이어 세계 7번째 핵추진잠수함 보유국으로 올라설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30일 핵추진잠수함 보유 추진 문제와 관련해 “(한미) 양국 간 실무 협의를 진행해 신속하게 추진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리가 추진하는 핵추진잠수함은 핵무기를 싣고 다니는 전략핵잠수함(SSBN)이 아닌 핵무기를 탑재하지 않는 원자력추진잠수함(SSN)이다. 연료로 저농축 우라늄을 사용하기 때문에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이나 미국의 연료 공급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 게다가 중국 등 주변국의 반발을 비롯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목한 필리조선소가 중국의 제재를 받는 조선소로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당장 할 수 없어 선행 투자가 필요한 점, 의회 승인 등도 변수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승인’이라는 표현을 썼다. 경우에 따라 한미 간 원자력협정 개정 외에 호주가 핵추진잠수함을 도입하기 위해 미국과 체결한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사례처럼 한미 간에 군사적 목적의 핵연료 사용을 위한 새로운 협정이 추진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호주와 달리 우리는 핵추진잠수함을 자체 건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군 내부적으로도 한국이 독자 설계·건조한 3세대 잠수함인 장보고-Ⅲ 배치-Ⅱ 장영실급(3600톤급)의 후속 잠수함을 핵 추진 방식으로 건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동길 해군참모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핵 추진 방식이 검토되는 ‘장보고-Ⅲ 배치-Ⅲ’의 건조 시기에 대한 질문에 “착수 시기는 결정되지 않았으나 10여 년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결정하더라도 (건조 완료 시기는) 2030년대 중반 이후로 함정의 크기는 5000톤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화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면 (우라늄) 농축 정도를 20% 이하 정도로 보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도 핵추진잠수함 도입 규모와 관련한 질문에 “해군과 협의해야 하지만 4척 이상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한국형 잠수함 건조에서 가장 경쟁력 높은 한화오션도 원자력을 추진 동력으로 하는 잠수함 시뮬레이션을 돌려봤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연구개발 목적의 핵추진잠수함 최적화를 위한 시뮬레이션을 돌려봤다”고 밝혔다. 핵추진잠수함 사업단장을 지낸 문근식(예비역 해군 대령) 한양대 특임교수는 “우리는 핵추진잠수함 설계·건조 기술력과 원자로 제작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남은 과제는 군함 추진용 원자로에 투입될 핵연료의 안정적 확보였는데 이번 합의로 개발에 급물살을 타게 됐다”고 했다. 그는 “핵추진잠수함에 들어가는 산소발생기 같은 특정 수입 부품에 대한 수입 제한으로 건조에 애를 먹고 있었는데 향후 국책사업단을 구성해 국가 총력전으로 핵추진잠수함 개발에 나설 때”라고 말했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도 국회 국방위에서 “핵추진잠수함 사업은 비닉(비공개) 사업으로 돼 있어 추진이 지연되고 있는데 한미 대통령에 의해 공식화됐기에 공개 사업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사업단을 국방부가 아닌 총리실에 둘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우리의 군사적 위상도 한 단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형 핵추진잠수함을 보유하게 되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응 및 억제력 향상과 함께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을 대신해 중국을 견제할 역량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특히 핵추진잠수함이 도입되면 승조원의 체력과 식량 등 보급품만 있으면 무제한 작전이 가능하다. 최일 잠수함연구소 소장은 “핵 잠수함은 보급 없이 먼바다까지 진출할 수 있고 필요시 공해상에서 선박을 활용한 재보급 등 잠수함을 활용하는 작전 유연성의 차원이 달라진다”고 했다. 적의 공격에 대한 보복 능력은 한층 높아진다. 현재 최신형인 장영실함이 10기의 수직발사관을 탑재하고 있지만 5000톤급 이상 핵추진잠수함에는 훨씬 더 많은 무기를 적재할 수 있다. 미국의 주력 핵추진잠수함인 버지니아급(7800톤급)은 토마호크 미사일 등 150기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탑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당장 핵추진잠수함 개발에 들어가기 힘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의 독자적 개발이 아닌 미국의 통제 하에 기술 지원을 받아 미 해군 로스앤젤레스급(6900톤급)이나 버지니아급 핵추진잠수함을 함께 건조하는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한화오션의 필리조선소에는 현재 잠수함 건조에 필요한 시설이 없어 이 부분에 대한 상당한 투자와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 것은 물론 미국 내에서 한국 핵추진잠수함 도입에 대한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조선 업계의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핵추진잠수함을 미국 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할 것이라고 한 것은 현실성과는 별개로 미국 내부 정치용 발언일 수 있다”며 “한화오션의 필리조선소는 상선을 만들던 곳인 데다 미국 내 반대 여론도 많다”고 지적했다. AP통신은 “미국이 영국과 호주에도 안 주던 극비 핵추진잠수함 기술을 한국에 공유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진단했다.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서울경제신문과의 e메일 인터뷰에서 “미국 내 핵 비확산 세력은 오랫동안 이 문제에 반대해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딥 스테이트’ 정책 관행을 깨뜨려왔다”며 “북한과 중국의 관심을 끌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
시진핑 만난 날…트럼프 "韓 핵잠 승인"
정치 대통령실 2025.10.30 17:49:50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에 핵추진잠수함(SSN) 건조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미국의 필라델피아 조선소(한화가 인수한 필리조선소)에서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의 조선업은 곧 화려한 부활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추진잠수함의 연료를 공급받게 해달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제안에 공감을 표시한 데 이어 하루도 안 돼 곧바로 조치를 취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한미 군사동맹은 어느 때보다 강력해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핵추진잠수함은 핵(원자력)을 동력으로 사용하지만 핵탄두를 탑재하는 전략핵잠수함(SSBN)과는 구분된다. 다만 추진에 필요한 고농축우라늄 기술이 핵무기 개발의 핵심 기술이라는 점에서 미국은 김영삼 정부 이후 한국의 관련 요청을 거부해왔다. 김동중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는 “중국 견제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메시지가 미국의 정책적 판단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으로 핵추진잠수함 도입 프로젝트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독자적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재처리 권한 확보를 위한 원자력 협정 개정 실무 협의가 이뤄질 수 있다. 특히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업체도 핵추진잠수함을 자체 건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교가에서는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위한 한미 간 별도의 방위 협정이 체결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강동길 해군참모총장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우리가) 핵추진잠수함 건조에 착수한다면 2030년대 중반 실전 배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다만 중국의 반발 등은 불가피하다. 실제 중국은 이날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 추진과 관련해 “한미가 비확산 의무를 이행하기를 희망한다”는 논평을 냈다. -
"하이라이트 1억6000만원, 프로미스나인 9900만원"…'원주 K팝 페스티벌' 출연료 공개 파장
사회 사회일반 2025.10.30 17:19:53'원주 K-POP 페스티벌'이 돌연 취소된 가운데 주최 측이 환불 지연 논란에 대한 해명과 함께 공개한 아티스트의 출연료가 오히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30일 행사 주최사인 김가연 우리문화예술교육진흥원 진흥원장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페스티벌 취소와 티켓 환불이 늦어지고 있는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환불이 지연된 이유는 에이전시 측과 사전예매 환불과 관련한 협상을 진행중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청소년과 청년의 청소년과 청년의 꿈을 위한 좋은 취지였던 만큼 개인전익 이익은 필요없다"며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티켓 환불만이라도 진행하려고 협의했지만, 에이전시 측은 절대 안된다고 본인들이 정리할 때까지 기다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함께 일부 아티스트의 구체적인 출연료 내역을 공개했다. 공개된 정산 내역에 따르면 △하이라이트(총 섭외비 1억6500만 원 중 8250만 원 지급) △프로미스나인(총 9900만 원 중 4950만 원 지급) △키스오브라이프(총 1억3200만 원 중 6600만 원 지급) △피프티피프티(총 7700만 원 중 2310만 원 지급) △마크툽(총 5500 만 원 중 1650만 원 지급) △하이키(총 4400만 원 중 1320만 원 지급) △트리플에스(총 4400만 원 중 1320만 원 지급) 등 세부 금액이 포함돼 있었다. 김 원장은 "하이라이트 측에서는 출연료 일부를 돌려줬다"며 "하이라이트 소속사와 같은 마음으로 다른 아티스트 소속사에서도 계약금 일부를 돌려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지방에서 3억 원을 구하기란 쉽지 않다. 현재 저희 진흥원에서 티켓 환불을 위해 금액을 지불할 수 있는 여력이 전혀 없다"며 "사전예매 사이트도 에이전시에서 소개받아 사용했고, 사전예매 프로그램 개발 및 선수금으로만 7000만 원을 지불했다. 협찬사나 후원금 없이 4억 원 이상이 모두 에이전시 관련 비용으로 지급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사실을 밝히며 어떤 처벌도 감수하겠다. 다만 아티스트 소속사 대표님들께 이 상황이 전달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나 하이라이트 소속사 어라운드어스엔터테인먼트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같은 날 소속사는 별도의 입장문을 통해 "SNS에 게재된 사안 중 사실과 다른 점이 있다"며 "해당 행사 출연료는 공개된 금액과 확연한 차이가 있으며, 계약금의 절반인 2200만 원을 이미 10월 13일 도의적 차원에서 환불했다"고 설명했다. 소속사는 "사실이 아닌 내용이 사실처럼 유포돼 매우 당황스럽습다"며 "잘못된 계약 및 허위 사실 유포로 인해 하이라이트와 팬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원주 K-POP 페스티벌'은 이달 10일~11일 양일간 원주시 종합운동장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지난 2일 갑작스레 취소됐다. 이후 환불 절차가 지연되자 일부 예매자들은 "공연이 취소됐다면 환불은 당연한 일"이라며 불만을 제기했다. 또 "환불보다 출연료를 공개한 건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
"과연 한국이다, 일본은 졌다"…한미 무역협상 타결에 日열도 '부글부글'
정치 통일·외교·안보 2025.10.30 17:19:46한국이 미국과 무역 합의를 최종 타결한 가운데 TBS,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외신들도 한미 협상 결과를 빠르게 타전했다. 이를 두고 일본 누리꾼들은 자국 협상 내용과 비교하며 "한국에 졌다, 외교 완패"라며 쓴소리를 남겼다. 30일 일본 TBS는 "한국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대미 투자금 2000억 달러를 현금으로 내고 자동차 관세를 15%로 인하했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을 이례적으로 환대한 것이 관세 협상 타결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전하기도 했다. 해당 기사에는 일본 당국의 미일 협상 내용을 비판하는 댓글이 다수 달리고 있다. "(일본은 한국에) 졌다. 완패다. 외교 패배다"부터 "과연 한국이다. 일본은 처음부터 협상을 포기하고 방위비를 헌납했다"고 자국 협상 내용을 비판했다. 한 댓글에서는 "일본 언론은 일본과 한국의 합의 내용을 철저히 비교하고 전 정권의 실패를 분석해 일본 정부가 (미국과) 재협상하도록 촉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또 다른 댓글에서는 "미국이 (한국이 주장하는 내용을) 합의하지 않았다고 부정할 가능성이 있다"며 "어차피 한국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애완동물일 뿐"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재명 한국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호하는 금색을 곳곳에서 이용했다"면서 정상회담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금빛 넥타이와 신라시대 천마총 금관 모형 등을 자세히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을 이례적으로 환대한 것이 관세 협상 타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다만 산케이신문은 "정상회담 당일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밀려서' 합의한 형태라 불안 요소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이번 협상에서 연간 투자 상한액을 200억 달러(약 28조5000억 원)로 설정해 외환 시장 충격을 최소화했다. 또 재정 불안정 시 연간 투자 금액 조정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합의문에 추가했다.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한국이 일본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을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특히 연간 투자 상한액을 200억 달러(약 28조 5000억 원)로 설정한 것을 두고선 "외환 시장 충격을 최소화한 조치"라며 일본보다 상당한 양보를 얻어냈다는 분석을 전했다. -
"한지민, 입 닫아라"·"영화 훼방 놓겠다"…협박글 19건 올린 30대女 결국
사회 사회일반 2025.10.30 16:59:05배우 한지민(43)을 향해 협박성 게시글을 잇달아 올리고, 그의 지인들까지 태그한 30대 여성이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김지영)는 지난 20일 이모(30대·여)씨를 협박 및 모욕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씨는 지난해 9∼10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한지민이 출연하는 영화에 훼방을 놓겠다”, “입 닫아라” 등의 글을 19건 올린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게시물에 한지민과 그의 지인들을 직접 태그하기도 했다. 조사 결과, 이씨는 한지민과 밴드 ‘잔나비’ 보컬 최정훈(33)의 열애 소식이 알려진 지난해 8월 이후 이런 게시글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한지민의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고, 경찰은 SNS 운영사에 협조를 요청해 이씨의 신원을 특정했다. 이후 지난 3월 이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며, 검찰은 추가 조사 끝에 이씨를 재판에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
'과로사 의혹' 런던베이글, 산재 승인률 100%…'MZ 핫플'의 드러난 민낯
사회 사회일반 2025.10.30 16:04:05최근 20대 직원의 과로사 의혹이 제기된 유명 베이커리 카페 ‘런던베이글뮤지엄’에서 최근 3년간 63건의 산업재해(산재)가 발생해 모두 승인된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학영 국회부의장이 근로복지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9월까지 런던베이글뮤지엄 사업장에서 총 63건의 산재가 신청됐으며 모두 승인됐다. 승인율 100%다. 연도별 산재 승인 건수는 2022년 1건, 2023년 12건, 2024년 29건, 2025년(9월 기준) 21건으로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근로복지공단의 통계는 최초 요양급여 신청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산재 신청이 이루어지지 않은 실제 재해 발생 건수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산재 유형별로는 ‘사고 재해’가 60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2022년과 2023년에는 사고 재해만 각각 1건, 12건 발생했고 2024년에는 출퇴근 재해 1건이 추가됐다. 올해는 출퇴근 재해와 근골격계 질환 등 질병 재해가 각각 1건씩 승인됐다. 런던베이글뮤지엄의 근로환경은 최근 26세 직원 정효원 씨의 사망 사건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정 씨는 지난 7월 16일 인천점 인근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 측은 “사망 일주일 전 주 80시간 이상 근무했고, 그 이전 3개월간도 주 평균 60시간 넘게 일했다”며 과로사 가능성을 제기했다. 사망 닷새 전에는 하루 21시간 근무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고용노동부는 전날 런던베이글뮤지엄 전 지점을 대상으로 근로감독에 착수했다. 2021년 9월 안국점을 시작으로 도산, 잠실, 인천, 여의도, 수원, 제주 등 7개 지점을 운영 중인 런던베이글뮤지엄은 MZ세대 사이에서 ‘줄 서는 베이커리’로 유명세를 타왔다. 이학영 의원은 "주 52시간제가 도입됐음에도 높은 노동 강도와 과도한 야간 근로가 여전해 과로사가 지속되고 있다"며 "과로사가 의심되는 사업장에 대해 철저한 근로감독을 통해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비극적 희생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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