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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압박하겠다는 트럼프, EU에 “중국·인도 관세 100% 부과하라”
국제 경제·마켓 2025.09.10 10:31:36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 인도와 중국에 최고 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을 요구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FT는 사안에 정통한 복수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미·EU 고위급 회의에 직접 전화로 참여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방안으로 이같이 요구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미국 관계자는 “우리는 지금 당장이라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하지만 유럽 파트너들이 우리와 함께 나서야만 시작할 수 있다”고 FT에 전했다. 그러면서 “EU가 중국과 인도에 관세를 부과한다면 미국도 동일한 수준의 관세를 적용할 준비가 돼 있다”며 양국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가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알래스카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와의 평화 회담을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정작 대화가 아니라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 고삐를 강화하자 트럼프 행정부가 전쟁 자금줄을 끊는 충격 요법을 통해 러시아를 강하게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미 미국은 러시아산 석유를 대량 수입하는 인도에 대해 총 50%의 관세를 지난달 27일부터 부과하고 있다. 다만 중국과는 무역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EU와의 협력 없이 단독 제재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인도와 무역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난 나의 매우 좋은 친구인 모디 총리와 향후 수주 내로 대화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인도가 러시아 원유를 계속 수입하고 있다는 이유로 미국이 50% 관세를 부과한 직후 중국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물론 푸틴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했다. 이를 두고 모디 총리가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자국의 협상력을 높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
'트럼프 관세 소송' 지면 얼마 토해내나…美 "최대 1390조원 전망"
국제 정치·사회 2025.09.10 10:29:09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등에 관세 폭탄을 던지면서 무역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최종 패소할 경우 각 국에 돌려줘야 할 환급금이 최대 1조 달러(1390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미국은 물론 각 국이 연말로 예상되는 대법원 판결 결과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CNBC방송은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지난주 연방대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상호관세 소송 패소 시 관세 환급 규모를 7500억 달러에서 1조달러 사이로 추정했다고 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 수치는 각국에 적용할 상호관세율이 발표된 지난 4월 2일부터 지난달 24일까지 거둔 관세 수입 720억 달러와 내년 6월까지 징수될 부분을 포함한 것일 수 있다고 CNBC는 해석했다. 베선트 장관은 문서에서 "이들 관세를 철회하면 심각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재판을 신속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베선트 장관은 지난 7일 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패소 땐) 약 절반의 관세를 환급해야 할 것이고, 그것은 재무부에 끔찍한 일이 될 것"이라면서도 "이길 것이라고 확신하지만,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수많은 다른 길도 있다"고 말했다. 연방대법원은 이날 상호관세 소송을 심리하기로 했으며 트럼프 행정부가 요청한 대로 이 사건을 신속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소송이 후속 무역 협상에 걸림돌이 되고 있어 신속한 결정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19일까지 서면 진술서를 제출하고 첫 구두 변론이 11월 첫 주에 열릴 예정이어서 판결이 연내에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소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다. 1977년 제정된 IEEPA는 적국에 대한 제재나 자산 동결에 주로 활용됐으며 IEEPA를 활용해 관세를 부과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이다. 앞서 2심 법원은 지난달 29일 IEEPA가 대통령에게 수입을 규제할 권한을 부여하지만 그 권한에 행정명령으로 관세를 부과할 권한까지 포함하지는 않는다고 판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일 상고했다. -
[트럼프 스톡커] '삼권분립' 없는 美대법, 연말 관세 판결 뒤엎나
국제 정치·사회 2025.09.10 10:01:00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연방대법원이 행정부에 유리한 판결을 잇따라 내놓고 있어 그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 유리한 판결이라면 100년 안팎의 판례도 빈번히 뒤집고 있어 1·2심에서 행정부가 패소하더라도 그 결과를 안심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사실상 의회와 사법부 모두 트럼프 대통령을 견제할 세력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상호관세 위법,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장악, 불법 이민자 강력 단속 논란 등과 관련한 소송이 연방대법원에 줄줄이 이어지고 있어 사실상 미국 사법부가 금융 시장과 각국 경제를 뒤흔드는 또 다른 주체가 된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 “빨리 재판하라” 요청에…美대법원, 관세 소송 이르면 연내 결정 연방대법원은 9일(현지 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요청한 대로 상호관세 소송을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며 첫 구두 변론을 오는 11월 첫 주에 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와 이 소송을 제기한 원고는 이달 19일까지 서면 진술서를 내야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에 “연내에 판결이 이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소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 4월 2일 만성적인 대규모 무역적자를 국가 안보·경제에 대한 큰 위협으로 규정하고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국가별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시작됐다. 와인 수입업체 등 관세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 5곳이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4월 14일 국제무역법원(USCIT)에 소송을 제기했고, 같은 달 23일에는 오리건주를 비롯한 12개주까지 법적 분쟁에 가세했다. IEEPA는 1977년 제정된 후 주로 적성국에 대한 제재나 자산 동결에 이용되던 법이다. IEEPA에 무역수지나 제조업 경쟁력, 마약 밀반입 등의 이유를 갖다붙여 관세를 매긴 지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이었다. 국제무역법원은 이후 5월 28일 “관세를 부과할 배타적 권한은 의회에 있다”며 상호관세를 철회하라고 명령했고, 트럼프 행정부는 이에 즉각 항소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는 2심에서도 위법 판결을 받았다. 미국 워싱턴 DC 연방순회항소법원은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 행정명령의 근거로 삼은 IEEPA에 대해 “대통령에게 수입을 규제할 권한만 부여할 뿐 행정명령으로 관세를 부과할 권한까지 주지는 않는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IEEPA가 국가 비상사태에 대응해 여러 조치를 취할 중대한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지만 이들 가운데 어떤 조치도 관세 등을 부과할 권한을 명시하지는 않는다”며 “의회가 IEEPA를 제정하면서 대통령에게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무제한적 권한을 주려고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이달 2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미국 우주사령부 이전 계획을 발표한 뒤 취재진과 만나 “이 사안(상호관세 위법 여부)은 이제 대법원으로 간다”며 “대법원에 조기 심리 개시와 신속한 판결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관세를 없애 버리면 미국은 제3세계 국가로 전락할 수도 있다”며 “그만큼 이 판결은 중요하기에 신속한 판결을 요청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 이 소송이 다른 나라와의 무역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어 11월 첫 주에 구두변론을 진행해 달라는 요청도 대법원에 제기했다. 결과적으로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바람을 모두 받아들인 셈이다. 6대3 보수 우위…'독립기구 해임 일시 허용' 90년 된 판례도 뒤집어 총 9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된 미국 연방대법원은 현재 6대3의 보수 우위 구도로 평가받는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을 비롯해 클래런스 토머스, 새뮤얼 얼리토, 닐 고서치, 브렛 캐버노,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등 6명이 조지 HW 부시 전 행정부나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임명된 보수파로 꼽힌다. 민주당 정권에서 임명된 인사는 커탄지 브라운 잭슨, 엘리나 케이건,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 등 3명뿐이다. 대법원이 보수 쪽으로 기울었다 보니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힘을 싣는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8일에는 로버츠 대법원장이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이 독과점 규제·소비자 보호기구인 연방거래위원회(FTC)의 민주당 추천 위원인 레베카 슬로터 위원을 해임한 사건과 관련해 1·2심의 ‘복직 명령’에 대한 ‘행정처분 집행정지’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1심과 2심은 복직을 명령했으나 대법원이 하급심의 명령에 제동을 걸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의 긴급 심리 요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그 자체가 최종 판결은 아니지만, 하급심의 중대한 판결에 대해 대법원이 집행 정지 명령을 내린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특히 해당 결정은 대통령의 독립기구 위원 해임을 불허한 기존 판례를 90년 만에 사실상 뒤집었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1935년 대법원은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이 정책 불일치를 이유로 자신의 뉴딜 정책에 반대하는 윌리엄 험프리 FTC 위원장을 해임한 것을 불법이라고 판단했었다. 이는 부정행위나 직무태만, 무능 등 이유가 아닐 경우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연방 기구·기관의 위원을 대통령이 정치적 이유로 해임할 수 없다는 대표적인 판례가 됐다. 앞서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은 FTC의 알바로 베도야 위원과 슬로터 위원을 상대로 e메일로 해임을 통보했다. 슬로터 위원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고 지난 7월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은 1935년 판례를 들어 연방법상 해임 보호 조항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워싱턴DC의 연방항소법원 역시 재판부 2대1 판결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상고심을 앞두고 “대법원은 훌륭한 인사들로 채워져 있고 매우 현명한 결정을 내려왔다”는 평가를 내린 게 허튼 소리가 아니었던 셈이다. 이민 단속 판단도 트럼프에 유리…연준 장악도 ‘불안’ 트럼프 대통령이 해고한 독립 기구 인사의 복직을 대법원이 막자 비슷한 이유로 소송 중인 리사 쿡 연준 이사의 사건 또한 이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주택담보대출 사기 혐의를 받는다는 이유로 쿡 이사에게 해임을 통보했다. 금리에 깊이 관여하는 연준 인사가 대출 시장에서 사리사욕을 취했다는 게 그 이유였다. 미국 대통령이 연준 이사에게 해임 조치를 내린 것은 연준이 설립된 1913년 이후 11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쿡 이사는 부동산을 사면서 실거주 용도라고 서류를 제출해 돈을 빌려 놓고 조지아의 부동산을 2022년 임대로 내놓았다는 혐의를 받는다. 쿡 이사는 2021년 미시간주 부동산에 대해 만기 15년짜리 20만 3000달러(약 2억 8000만 원) 대출을, 조지아주 부동산에 대해서는 만기 30년짜리 54만 달러(약 7억 5000만 원) 대출을 받았다. 쿡 이사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으로 재직한 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임명으로 연준 이사가 된 인물이다. 최초의 흑인 여성 연준 이사이고 임기는 2038년까지다. 쿡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해임 조치에 대해 위법하고 연준 독립성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반발하며 즉각 소송을 제기했다. 9일 WSJ에 따르면 이 사건의 1심 소송을 맡은 지아 콥 워싱턴DC 연방법원 판사는 쿡 이사가 제기한 긴급명령 신청을 받아들여 그녀가 직위를 유지할 수 있게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쿡 이사까지 해임하고 후임을 지명하게 되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당연직 위원인 연준 이사 7명 중 과반인 4명을 자신이 임명한 인사로 채울 수 있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단속 집행에도 레드카펫을 깔고 있다. 현대차(005380)·LG에너지솔루션(373220) 배터리 공장에 대한 대규모 급습을 받은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불안 요소가 하나 더 늘어난 꼴이다. 실제 미국 연방대법원은 8일 로스앤젤레스(LA) 등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에서 이뤄지는 무작위식 이민 단속에 일시 제동을 건 하급 법원 명령을 6대3 결정으로 뒤집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이민 당국이 LA 등에서 불법체류자들이 밀집한 곳을 급습해 벌이는 무작위 단속·체포를 계속 진행할 수 있다”고 결정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 슬로터 FTC 위원 사건과 비슷하게 이 연방대법원 판결도 긴급 가처분 명령에 대한 결정이다. 본안 소송은 캘리포니아에서 계속 진행되고 있다. 대법원에서 연전연승을 하며 자신감을 얻은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체류자 단속에 더 속도를 붙이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백악관 종교자유위원회 회의에서 “우리는 시카고에 들어가 바로잡고 싶다”며 “왜 시카고가 우리에게 ‘부디 도와달라’고 전화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최근 워싱턴DC에 주 방위군과 연방 요원을 투입해 현지 경찰과 연방 법 집행 요원들이 불법 이민자, 범죄자, 노숙자 등을 단속한 일을 시카고에서도 동일하게 하겠다는 뜻이었다. 직원 해고, 성소수자 배제 등도 행정부 연전연승…韓, 첫 관세 실무 협상 대법원이 올 들어 논란이 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관대하게 판단한 사건은 이 외에도 더 있다. 연방대법원은 지난달 21일에도 국립보건원(NIH)에 대한 7억 8300만 달러(약 1조 1000억 원) 규모 지원금 삭감을 둘러싼 긴급 심리 사건에서 5대4 의견으로 돈을 깎는 게 정당했다고 판결했다. 삭감 대상은 동성애자와 트랜스젠더를 포함한 성 소수자 그룹의 질병 관련 연구와 관련된 지원금이다. 이 역시 1·2심 판단을 뒤집은 결과였다. 연방대법원은 또 7월 14일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 교육부 직원 약 1400명을 해고하는 데에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결정하기도 했다. 6월 27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출생시민권 제한 행정명령에 대한 하급심의 ‘전국 효력 중단’ 가처분을 6대3 의견으로 막았다. 전국 단위 정책 중단 명령의 효력을 소송을 제기한 주(州)와 당사자에게만 제한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결정이었다. 대법원은 5월 6일 트럼프 행정부가 트랜스젠더를 군 복무에서 사실상 배제하는 정책을 두고 “즉시 시행할 수 있다”는 판결도 내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도 미국 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단을 마냥 낙관할 수 없는 입장이 됐다. 이미 한국의 실무 대표단은 지난 7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미국 측과 협의를 마무리하고 9일 귀국길에 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무역 합의 사실을 확인한 뒤 가진 첫 실무협의였다. 앞서 한국은 지난 7월 30일 3500억 달러(약 488조 원)의 대미 투자와 1500억 달러의 직접투자, 미국 에너지 제품 1000억 달러어치 구매 등을 조건으로 대미 수출품의 상호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내리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현재 한미 양국은 투자 대상 선정 주체, 수익 배분, 투자 이행 방법 등에서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일본과 비슷하게 투자 대상 선정 주도권과 투자 이익의 90% 미국 귀속 등을 한국에 요구하고 있다는 게 외교가의 정설이다. 월가와 외교가에서는 미국 행정부가 대법원에서 패소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확장법 301조와 122조, 관세법 338조 등 다른 수단을 휘두르며 관세 전쟁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들은 국가 안보 위협, 불공정무역 관행에 대한 보복 조치 등이 문제가 될 경우 대통령에게 독자적인 관세 부과 권한을 부여하는 조항이다. 더욱이 자동차와 철강·반도체·의약품 등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부과한 품목별 관세는 애초부터 이번 소송의 영향권 바깥에 있다. 철강 관세의 경우는 트럼프 1기 때 이미 행정부가 승소한 바 있다. 9일 CNBC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은 지난주 연방대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행정부가 패소할 경우 관세 환급 규모가 최소 7500억 달러(약 1040조 원)에서 최대 1조 달러(약 139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사설] 美구금 사태도 관세 후속협의도 관건은 ‘악마의 디테일’
오피니언 사설 2025.09.10 00:05:00정부가 미국 이민 당국에 구금된 한국 근로자 300여 명을 귀국시킬 준비 절차에 들어갔다. 대한항공은 이르면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조지아주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행 B747-8i 전세기를 투입할 예정이다. 이 여객기는 368석 규모로 이달 4일부터 구금돼 있는 한국인 300여 명 모두를 한번에 탑승시킬 수 있다. 석방 행정절차 마무리를 위해 방미한 조현 외교부 장관은 9일 워싱턴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 직무대행과 만나 ‘자진 출국’과 ‘추방’ 등 세부적 형식을 조율할 계획이다. 최악의 무더기 구금 사태가 해결 국면에 들어섰지만 후폭풍이 크고 불안 요소도 많다. 당장 한국 정부가 미국 이민 당국에 구금된 한국 기업인들을 자진 출국 형태로 석방하려고 시도하는 가운데 이민정책을 총괄하는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DHS) 장관은 “추방(deportation)”이라는 표현을 썼다. 만약 구금자들이 추방된다면 큰 불이익을 받는 만큼 끝까지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 불법 체류 상태에서 자진 출국할 경우에도 비자 종류와 체류 기간에 따라 미국 입국 제한 등 불이익이 있을 수 있어 양국의 고위급 협의를 통해 확실하게 마무리 지어야 한다. 동맹국 근로자 수백 명을 수갑과 쇠사슬로 묶어 끌고 간 행위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가라앉히는 일도 중요하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정부는 국민이 느낀 공분을 그대로 미국에 전달했다”고 말했지만 미국 측으로부터 확실한 재발 방지 약속과 유감 표명을 받아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구금 사태에 대해 “국민 안전의 최종 책임자인 대통령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구금 사태는 물론 관세 협상의 완전 타결을 위한 실무 협의까지 한 치의 국격과 국익의 손상도 있어서는 안 된다. 특히 관세 실무 협의에서 논의 중인 한국의 대미 투자 패키지를 합리적인 수준에서 신속하게 결정해 자동차 품목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한 한미 합의가 빨리 발효될 수 있게 해야 한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했다. 국민 안전과 국익 수호를 위해 보다 치밀한 전략으로 한미 협상에 임해야 한다. -
관세 우려 딛고…삼성바이오, 美제약사와 1.8조원 초대형 계약
산업 바이오 2025.09.09 17:43:24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미국의 관세 압박으로 대미 수출환경이 위축되는 와중에 미국 제약사와 1조 8000억 원 규모의 초대형 위탁생산(CMO) 계약을 따냈다. 올 1월 유럽 제약사로부터 수주한 2조 747억 원 규모 계약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수주다. 회사 창립 이래 누적 수주액은 이번 계약으로 2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9일 미국 소재 제약사와 12억 9464만 달러(약 1조 8001억 원) 규모의 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기간은 올해 8월 29일부터 2029년 12월 31일까지이며 고객사와 제품명은 비밀 유지 조항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다. 이로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수주한 의약품 CMO 및 위탁개발생산(CDMO) 금액은 누적 5조 2435억 원으로 늘어나 5조 원대에 진입했다. 약 8개월 만에 작년 전체 수주 금액인 5조 4035억 원에 근접한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경기 둔화, 관세 영향 등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연이어 대형 계약을 따냈다"며 “경쟁력과 시장의 신뢰를 입증한 결과”라고 전했다. 특히 이번 계약은 미국 정부의 관세 압박이나 제조업 리쇼어링 요구 등 각종 악조건을 뚫고 미국 현지 제약사와 계약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제품 공급 계약기간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임기와 거의 일치하기 때문에 미국 정부가 예고한 고율의 품목관세나 상호관세 부과가 계약기간 중 시행되면 그 영향을 고스란히 맞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CMO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관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미국 제약사가 굳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파트너로 선택한 것은 생산능력과 그동안의 트랙레코드에 대한 신뢰가 그만큼 크다는 것”이라며 “회사 설립 후 이어온 안정적인 품질 역량이 정치적 불확실성도 넘어서는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앞으로도 높은 글로벌 대외 신인도를 바탕으로 ‘3대축(생산능력·포트폴리오·지리적 거점) 성장 전략’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생산능력 면에서는 이미 올 4월 5공장을 본격 가동해 바이오의약품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5공장은 1~4공장의 최적 사례를 집약해 연간 총 78만 4000ℓ의 세계 최대 생산능력을 자랑한다. 품질 면에서도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글로벌 규제기관으로부터 2025년 9월 기준 총 382건의 제조 승인을 획득했다. 제조 승인 건수는 생산능력 확대로 지속 증가하고 있으며 실사 통과율도 업계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에만 미국,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전역에서 다수의 신규 계약을 체결해 포트폴리오도 확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존 ‘톱 20’ 고객사에서 ‘톱 40’까지 주요 고객군을 넓힐 계획이다. 특히 일본 제약사들을 새로운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 올 7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인터펙스 위크 도쿄 2025'에 참가해 수주 경쟁력을 알렸고, 다음달 열리는 ‘바이오재팬 2025’에도 참가해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할 예정이다. -
트럼프 맘대로 4년 내 3500억弗 현금 투자할 판…韓 '외환쇼크' 우려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09.09 16:24:54한국과 미국이 통상 협상에서 합의한 3500억 달러 규모 투자 펀드를 두고 진통을 겪고 있다. 미국은 일본 측에 적용한 펀드 조성 방식을 한국 측에도 그대로 적용하기를 원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경제 규모 등에 비춰볼 때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어서 협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협상이 완료될 때까지 현대차·기아 등 한국 자동차 업체들은 일본이나 독일보다 10%포인트 높은 대미국 수출 관세를 부담해야 해 가격경쟁력에 비상이 걸렸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통상 분야 실무진은 최근 미국 워싱턴DC를 비공개 방문해 상무부, 미국무역대표부(USTR) 등과 한미 관세 협상의 문서화를 위한 세부 조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양국은 한국이 3500억 달러(약 485조 6000억 원)의 대미 투자를 집행하고 1000억 달러(약 138조 7200억 원) 상당의 미국산 에너지를 구매하는 것을 조건으로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한국 최대 대미 수출 품목인 자동차에 적용되는 품목관세도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 다만 구체적인 투자 집행 방식을 명확히 정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관세 인하 약속 역시 행정명령으로 공식 발효되지 않았다. 문제는 후속 조치 협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대미 투자 패키지의 구체적인 집행 방식에 대해 양국의 시각차가 상당하다는 점이다. 미국은 한국에도 미일 관세 협상과 같은 내용의 투자 프로세스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 등에 따르면 일본은 약속한 5500억 달러(약 763조 1000억 원)의 투자금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인 2029년 1월까지 모두 집행해야 한다. 투자처를 결정하는 투자자문위원회 의장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이 맡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투자 프로젝트를 승인하면 일본은 45일 이내에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투자 직후 수익은 일본과 미국이 각각 50%씩 차지한다. 다만 일단 투자 원금이 회수된 뒤에는 미국이 수익의 90%를 가져가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내용을 그대로 한미 관세 협상에도 적용하기는 무리라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사실상 투자 패키지 전액을 미국이 원할 때 원하는 만큼 송금하는 구조여서다. 대통령실이 지난달 관세 협상 타결 직후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패키지 중 직접 투자 방식은 5% 정도로 한정하고 나머지는 보증이나 보험으로 구성할 것이라고 설명한 것과 전혀 다른 내용이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일본이 자동차 관세 인하가 급해서인지 무리한 조건을 상당히 수용했다”며 “미국의 요구 사항을 받아들일 수도 없어 한국 통상팀이 곤혹스럽게 됐다”고 평가했다. 일본과 같은 방식을 준용하고 싶어도 한국의 외환·금융 시장이 이를 견디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이 약속한 투자 규모 3500억 달러는 지난달 기준 외환보유액 4200억 달러의 83.3%에 달하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의 투자 규모 5500억 달러는 외환보유액 1조 3200억 달러의 41.6%다. 일본은 사실상 기축통화국이어서 한국에 비해 훨씬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차이도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이날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한일의 대미 무역흑자 규모는 비슷할지 몰라도 경제 상황은 너무나도 다르다”며 “우린 절대 그런 내용에 사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수출입은행이나 산업은행이 한 해에 조달할 수 있는 금액이 200억~300억 달러를 넘기기 어렵다는 점을 미국 측에 설명하고 있다”며 “투자를 진행하면서 외환시장 충격을 어떻게 해소할지 미국과 논의하고 있지만 협상은 상당히 교착상태”라고 설명했다. 전날 조현 외교부 장관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받을 수 없는 것들을 미국에 강하게 이야기하다 보니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렇게 양측 통상 당국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사이 산업계는 상당한 부담을 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업계가 15%의 품목관세를 적용받는 동안 한국 기업은 25%의 관세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 역시 자동차 관세 인하를 위한 선제 조치를 마무리했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는 다양한 상품이 경쟁하기 때문에 소비자가격 인상은 곧 점유율 하락으로 직결된다”며 “지금까지는 수출기업이 관세를 내부화하는 식으로 버텼지만 하반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1~7월 한국의 대미 자동차 누적 수출액은 약 182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1% 뒷걸음질을 쳤다. -
관세전쟁 속 中 20여년만 무역법 개정 착수
국제 정치·사회 2025.09.09 15:08:08중국이 미국과의 관세 전쟁에 대응하기 위해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대외무역법을 손본다. 9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대외무역법 개정안이 전날 중국의 입법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회의에 제출됐다. 개정안은 두 차례 추가 심의를 거쳐 이르면 이번 주 안에 통과될 전망이다. 개정안에는 중국의 주권과 안보를 위협하는 외국인 개인이나 조직의 무역을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으며 규정 위반 시 처벌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대외무역 분쟁 지원을 강화하고 공급망 안정을 위해 무역 조정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조항도 추가됐다. 대외무역법은 1994년 제정 후 지난 2004년 처음으로 개정됐다. 이후 2016년과 2022년 각각 두 차례에 걸쳐 수정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재점화된 미·중 관세 갈등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앞서 미국이 올 초 중국에 145%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도 125%의 관세로 앙갚음했다. 갈등이 봉합되지 않자 양측은 5월 제네바에서 만나 추가 관세율 115% 가운데 91%는 취소하고 24%에 대해선 적용을 90일 유예하기로 합의했고 지난달 90일 더 연장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이 무역 갈등에서 취할 수 있는 대응 조치에 법적 근거를 제공하기 위해 법 개정에 나선 것"이라고 짚었다. -
한미 관세협상 비공식 실무협의 진행…투자 세부 조건 조율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09.09 08:49:12한미 관세 협의의 후속 조치를 위한 실무 협의가 미국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양측이 약속한 대미 투자의 세부 내용을 조율하는 것이 핵심인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산업부 통상 분야 실무진들은 최근 미국 워싱턴DC를 비공개 방문해 상무부·미국무역대표부(USTR) 등과 접촉 중이다. 7월 30일(현지시간)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의 문서화 작업을 위해 실무 영역에서 필요한 논의를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미는 한국이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집행하고 100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에너지를 구매하는 것을 조건으로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한국 최대 대미 수출 품목인 자동차에 적용되는 품목관세도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 다만 구체적인 투자 집행 방식을 명확히 정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관세 인하 약속 역시 행정명령으로 공식 발효되지 않았다. 이번 협상의 핵심은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패키지를 어떤 형식으로 집행하고 투자 이익을 어떻게 배분하느냐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투자 분야는 마스가(MASGA·미국 조선 산업을 다시 위대하게)에 1500억 달러, 반도체·이차전지·원자력 등 전략산업에 2000억 달러를 각각 투자하는 것으로 양측이 지난 합의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한국은 직접투자(equity)를 전체 금액의 5% 정도로 제한하고 대출(loans)·보증(credit guarantee)으로 나머지 패키지를 채우는 방식을 염두에 두고 있으나 미국 측이 직접투자 규모 확대를 강하게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미 내년도 예산안에 산업은행·수출입은행·무역보험공사 자본금·출자금을 확대했지만 미국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은 투자 수익의 상당부분을 자국에 귀속시키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기도 하다. 앞서 미국과 관세협상 후속조치를 마무리한 일본은 투자금 회수 전까지는 양국이 수익을 절반씩 나누지만 투자금이 회수된 두에는 미국이 수익의 90%를 취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마무리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
[속보] 시진핑, 브릭스정상회의서 美 겨냥 "관세전쟁, 무역규칙 훼손
국제 정치·사회 2025.09.08 21:47:10 -
트럼프, 러 추가 제재 경고…"조만간 푸틴과 대화"
국제 정치·사회 2025.09.08 16:06:19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방침을 시사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공조해 러시아뿐만 아니라 러시아산 석유 수입국까지 제재 대상에 올려 자금줄을 틀어 막는 것은 물론 압박 강도를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에 대한 2단계 제재를 시행할 준비가 돼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러시아에 직접 관세를 부과하는 동시에 러시아산 석유와 제품을 수입하는 제3국에도 관세를 적용하는 ‘2차 관세(세컨더리 제재)’ 방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문제 삼아 인도에 기존 관세(25%)에서 추가 25%를 더한 총 50%를 부과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미국과 EU가 러시아산 원유를 사들이는 국가에 2차 관세를 부과하면 러시아 경제는 붕괴 직전까지 몰릴 것”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추가 제재 대상에 중국을 포함하는 방안 역시 추진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EU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포함한 제3국이 러시아산 에너지를 수입하는 행위를 제재하도록 논의한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이 러시아산 원유의 주요 수입국이 된 상황을 고려한 조치다. FT는 다만 이 같은 방안이 초기 단계여서 실현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거론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종전 협상에 러시아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감행하며 국제 사회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러시아는 이날도 드론 805대, 미사일 13기를 동원해 우크라이나를 공격했고 2022년 전쟁 발발 후 처음 수도 키이우의 정부 청사까지 타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벌어지는 일들이 유쾌하지 않다”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 기념 전승절 열병식에 북중러 정상들이 모여 ‘반미 연대’를 과시한 것도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베선트 장관은 8일 워싱턴DC에서 데이비드 오설리번 EU 제재담당 특사가 이끄는 대표단과 추가 제재 방안을 논의했지만 당장 실행에 옮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US오픈 결승전 참관 후 “(푸틴과 대화를) 조만간 가질 것이다. 며칠 이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中, 8월 수출·입 예상치 모두 하회…미중 관세전행 휴전 효과 사라져
국제 경제·마켓 2025.09.08 15:17:18미중 관세전쟁의 휴전 효과가 사라지면서 중국의 지난달 수출 실적이 최근 6개월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입도 소비 위축 현상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면서 예상치를 밑돌았다. 8일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의 8월 수출액(달러 기준)은 3218억1020만달러(약 447조6000억원)로 전년 동월 대비 4.4% 증가했다. 이는 7월 수출 증가율(7.2%)은 물론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5.0%)를 모두 하회한 수치다. 중국의 8월 수입액은 2194억8140만달러(약 305조2000억원)로 작년 8월에 비해 1.3% 늘었다. 수입 증가율 또한 7월 증가율(4.1%)과 시장 전망치(3.0%)에 모두 못 미쳤다. 중국의 올해 8월 전체 무역 규모는 총 5412억9150만달러(약 752조9000억원)로 전년 동월 대비 3.1% 늘었다. 8월 무역 흑자는 1023억2880만달러(약 142조4000억원)로 집계됐다. 올해 1∼8월 누적으론 수출액은 5.9% 증가했고, 수입액은 2.2% 감소했다. 1∼8월 전체 무역 규모는 작년보다 2.5% 늘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과의 교역 감소가 두드러졌다. 올해 1∼8월 중국의 대미 수출액은 지난해 대비 15.5% 줄었다. 수입액도 11.0% 감소했다. 전체 무역 규모는 14.4% 줄었다. 이는 7월까지 감소율보다 폭을 더 키운 것이다. 유럽연합(EU)과는 올해 1∼8월 중국의 수출액이 7.5% 증가했으나 수입액은 4.8% 줄었다. 중국과 EU의 전체 무역 규모는 지난해보다 3.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한국으로의 수출액은 1.2% 감소했고, 수입액은 0.7% 증가했다. 일본으로의 수출액과 수입액은 각각 4.7%, 3.6% 늘어났다. 중국의 대러시아 무역 규모는 작년 대비 9.4% 감소했다. 수출과 수입이 각각 9.7%, 9.1% 줄었다. 품목별로 보면 중국의 1∼8월 무역 규모에서 집적회로가 22.1% 증가했고, 자동차도 10.8% 늘어나며 전통적으로 수출 강세 분야가 전체 수출을 이끌었다. 최근 중국이 수출 통제 조치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희토류는 올해 1∼8월 수출량이 14.5% 늘었다. 하지만 중국이 본격적으로 희토류 '무기화'에 나선 6월 이후로는 수출량이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는 “중국의 지난달 수출 실적 둔화가 미중 관세 전쟁 국면에 수출 선적 물량을 앞당겼던 지난달의 일시적인 효과가 사라진 영향”이라며 “4분기 추가 부양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
조주완 “수요·관세 장벽 글로벌사우스 전략으로 돌파”
산업 산업일반 2025.09.07 10:00:00“글로벌사우스(Global South)라고 하는 인도·사우디아라비아·두바이·브라질 이런 지역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여기서 우리의 존재감(Presence)를 확대하는 것이 또 하나의 성장 동력입니다.” 조주완 LG전자(066570) 최고경영자(CEO)가 5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5’가 열리는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미국, 유럽이 여전히 중요한 시장이지만 미국의 관세 장벽, 유럽에서 지금 직면한 수요의 축소 등을 탈피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글로벌사우스란 비서구권 개방도상국들이 포진한 지역으로, 글로벌 평균보다 성장률이 높은 만큼 유럽, 미국에 이어 LG전자가 차세대 사업 지역으로 꼽는 곳이다. 회사는 격해지는 글로벌 가전 경쟁에서 생존 전략으로 프리미엄 가전에 집중한 영업 전략을 취해왔다. 하지만 높아지는 글로벌사우스 지역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이들 지역의 구매력을 고려해 볼륨존(중산층 소비 시장) 제품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조 CEO는 “글로벌사우스 지역에서 그간 우리들이 커버하지 못했던 영역들이 있다”며 “미드(Mid), 로우(Low) 가격대 수요들은 그간 접근 자체를 안했는데 이제는 이쪽으로 확대하려 한다”고 말했다. 조 CEO는 또 “그간 우리가 프리미엄을 강조해왔는데 미드와 로우 가격대 제품도 이쪽 지역 사람들에게는 프리미엄이 될 수 있기에 여전히 고객들한테 프리미엄을 제공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가 최근 제조 과정에 합작개발방식(JDM)을 확대하는 흐름도 볼륨존 겨냥과 무관치 않다. 주로 중국 제조 생태계와 합작하는 JDM은 제조 원가 절감에 유리하다. LG전자가 AI데이터센터 산업 확대에 발맞춰 야심차게 추진 중인 열 관리 솔루션 사업도 글로벌사우스가 핵심 사업 지역이다. 칠러, 냉각수분배장치(CDU) 등으로 구성된 열 관리 솔루션은 다량의 열이 발생하는 AI 데이터센터는 물론 각종 제조 공장 등에 필수불가결한 핵심 설비다. LG전자는 최근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글로벌사우스에서 굵직한 냉각 인프라 수주를 이어나가고 있다. 조 CEO는 이달 2일 사우디 리야드에서 현지 전력회사 아쿠아파워, 전자 유통기업 셰이커그룹, 데이터 인프라기업 데이터볼트 등과 만나 데이터볼트가 네옴시티에 짓는 차세대 데이터센터에 냉각솔루션을 공급기로 협력했다. 최근 수주한 사우디 네옴시티 사업과 관련해 그는 “칠러뿐 아니라 냉각 솔루션까지 다 들어가게 되면 사업 규모가 조 단위로 커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회사가 확대 중인 B2B, 사용자직접판매(D2C), 비하드웨어 사업도 지속 강화한다. TV, 로봇청소기 등 영역에서 현실화한 것처럼 제조·비용 경쟁력으로 추격하는 중국의 위협에 위태로운 현 사업 구조를 재편하기 위한 차원이다. 전장, 웹OS와 같은 소프트웨어,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부품 등이 대표적이다. 조 CEO는 “B2B, 비하드웨어 등을 합친 매출 비중이 50% 육박하며 영업이익의 80%를 차지한다”며 “이미 알려진 B2B 사업 외에도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등에 들어가는 부품처럼 우리 만이 가질 수 있는 B2B 영역이 있고 생산기술연구원의 스마트팩토리 목표 매출의 경우 올해 상반기 만으로 85%를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
트럼프 “美 생산 어려우면 관세 0% 가능”…텅스텐·금괴 등 거론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5.09.06 10:48:52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전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발표한 상호관세에 대해 미국 내에서 생산이 어려운 품목에 한해서는 관세율을 0%까지 낮출 수 있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상호관세 부과 목적이 미국 내 생산을 유도하려는 것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르면 특정 수입품에 대해서는 상호관세를 0%로 하거나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부과된 관세를 인하하는 방향을 수정할 수 있다. 행정명령은 해당 조항의 영향을 받는 품목을 ‘미국에서 재배·채굴 및 자연생산이 불가능하거나 국내 수요를 충족하는데 불충분한 제품’으로 특정하며 특정 농산물, 항공기 및 항공기 부품, 비특허 의약품 등을 예시로 들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들 제품에 흑연·텅스텐·우라늄·금괴 등이 해당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특수 향신료나 커피, 항생제 등도 관세 인한의 혜택을 누릴 가능성이 있다. 다만 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다고 해서 무조건 관세가 내려가는 것은 아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관세 인하 여부는 “교역 상대국이 미국과의 무역 합의 속에서 한 약속의 범위와 경제적 가치, 미국의 국가적 잉익, 국가비상사태에 대처할 필요” 등을 고려해 결정된다. 교역 상대국과의 최종 합의에 따라 0% 관세를 적용받는 품목이 달라진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무역 합의가 마무리된 국가들은 일부 품목에서 0%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일본은 의약품 및 반도체에 대해 최혜국 대우가 명시됐으며 항공기 및 항공기 부품에는 0% 관세가 유지됐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서면 합의가 이를 때까지 의약품·반도체에 0% 관세가 적용된다는 입장이다. -
일본은 다음주부터 관세 인하 받는데…한국은 언제쯤? [글로벌 모닝 브리핑]
국제 국제일반 2025.09.06 07:30:00※[글로벌 모닝 브리핑]은 서울경제가 전하는 글로벌 소식을 요약해 드립니다. 日, 내주부터 車관세 15%로 인하…발등에 불 떨어진 韓 미국이 이르면 내주부터 일본산 자동차 관세를 27.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하면서 한국 자동차 업계에 긴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유럽연합도 관세 인하를 추진 중이지만, 한국은 아직 발효 시기를 확정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당분간 일본보다 10%포인트 높은 관세를 내며 경쟁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의 합의를 통해 5500억 달러 투자 약속을 강조했으며, 서명은 합의 후 45일 만에 이뤄졌습니다. 한국은 7월 30일 미국과 합의했지만 문서화된 행정명령이 없어 관세 인하 시점이 불투명합니다. 대통령실은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국익을 위한 협상 과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빅테크 규제 및 반도체 수출 규제 관련 발언에서 한국을 겨냥했다는 보도를 내놨습니다. 고용시장 둔화 조짐에…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 상승 미국 고용 시장 둔화 조짐이 뚜렷해지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99.3%로 사실상 확정된 상태이며, 연말까지 0.7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도 49%로 상승했습니다. 최근 고용 지표들이 악화되고 있는데,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ADP 민간 고용보고서에서 8월 신규 취업자 수는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습니다. 구인·이직보고서(JOLTS) 역시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민 노동자 수 감소와 노동 참여율 하락도 확인되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홀 발언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연준 압박 강화와 금리 인하 기대는 장기 국채 금리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8월 고용보고서는 금리 판단에 핵심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쓰지 말라는 정부 압박에도 中기업들은 "엔비디아 칩 원해"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의 엔비디아 AI 반도체 구매를 제재하고 있지만, 알리바바와 바이트댄스 등 기업들은 여전히 H20 칩 주문과 차세대 B30A 칩 개발 계획을 면밀히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반도체 자립을 목표로 한 정부 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정부는 H20 수출 재개 후 기업들에 사용 자제령을 내리고, 보안 우려를 명분으로 자국산 AI 칩 사용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엔비디아 칩의 압도적 성능과 쿠다 소프트웨어의 업계 표준화로 인해 중국 기업들의 수요는 유지되고 있습니다. 특히 H20 칩은 중국산 최고 성능 칩보다도 여전히 우수한 성능을 보여 기업 경쟁력 확보에 필수적인 제품으로 평가됩니다. 한편, 중국의 AI 칩 국산화 비중은 올해 46%에서 2027년 55%로 증가할 전망이며, 정부와 기업 간 긴장 속에서도 글로벌 반도체 기술 활용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탈(脫) 엔비디아’ 노리나…빅테크 자체 AI칩 양산 경쟁 뜨겁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AI 반도체 개발과 양산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과 협력해 내년부터 내부용 AI 칩을 생산할 계획입니다. 오픈AI는 지난해부터 브로드컴과 함께 칩 설계를 진행했으며, 이번 자체 칩 도입은 폭증하는 연산 수요에 대응하고 엔비디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됩니다. 구글은 TPU(텐서 프로세서 유닛)를 도입해 AI 모델 ‘제미나이’ 등 핵심 프로젝트에 활용하고 있으며, 클라우드 사업자와 협력을 확대해 TPU 외부 공급을 늘리고 있습니다. 메타도 AI 훈련용 자체 칩을 올 상반기부터 테스트하며, 내년까지 시스템에 탑재해 고가의 엔비디아 칩을 단계적으로 대체할 계획입니다. FT는 오픈AI의 결정이 구글과 메타 등 빅테크의 AI 전용 칩 개발 흐름과 맞물려 AI 인프라 시장에서 맞춤형 칩의 점유율 확대 가능성을 높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빅테크가 엔비디아 점유율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공급망 다변화와 비용 절감, 경쟁력 확보를 동시에 노리는 전략으로 평가됩니다. -
[사설] 韓보다 먼저 日 자동차 관세 내린 美 ‘추가 청구서’ 대비를
오피니언 사설 2025.09.06 00:05:00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일본과 체결한 무역 합의를 이행하는 행정명령에 공식 서명했다. 행정명령에는 일본 자동차와 부품에 부과해온 25% 품목관세를 15%로 낮추는 내용이 담겼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 자동차에 대해 관세를 15%로 내리기로 합의했는데 일본에 먼저 이를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가격 경쟁력에 밀린 우리 기업이 피해를 입게 됐다. 미국은 이번 행정명령에서 상호관세 산정 방식은 물론 농산물·의약품·항공기·에너지·천연자원까지 폭넓은 분야에 걸쳐 타결 내용을 세세히 규정했다. 일본은 미국산 쌀 구매를 75% 늘리고 옥수수·대두·비료 등 연간 80억 달러 상당의 농산품을 수입하기로 했다. 5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가 직접 투자 대상을 선정하고 미국에 없는 천연자원·복제의약품·의약원료 등은 상호관세를 0%로 조정할 수 있게 했다. 일본이 합의 내용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미 상무부 장관이 개입할 수 있도록 한 조항도 포함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농산물·디지털 등 여러 분야에서 ‘추가 청구서’를 내밀 수 있다는 점에서 한미 정상회담 이후 구체적인 실무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한국에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은 올해 7월 30일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기로 미국과 합의했지만 행정명령 발효가 지연되고 있다. 3500억 달러 투자 성격, 농산물 수입, 디지털 규제 등에서 한미 양국 간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 자동차 관세 인하로 한국 자동차 업계는 당분간 큰 충격을 피할 수 없을 듯하다. 지난해까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관세 없이 미국에 자동차를 수출했던 우리 기업들은 지금은 25%의 관세 부담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올 1∼7월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은 25조 370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1%나 급감했다. 경쟁국인 일본과 유럽의 자동차 관세가 15%로 확정된 상태에서 우리만 25% 관세를 물게 되면 자동차와 부품 산업은 밑동부터 흔들릴 수 있다. 정부는 한미 정상회담 성과를 자화자찬하지 말고 후속 실무 협상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협상 타결에 속도를 내야 한다. ‘실익’ 경제외교의 성패가 여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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