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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10.09 18:04:05일본 도쿄 지요다구에 있는 야스쿠니(靖國)신사는 일본 극렬 우파들의 성지다. ‘나라를 평안하게 한다’는 뜻과 달리 역대 일본 총리들이 이곳을 찾을 때마다 동북아 외교는 갈등과 혼란에 휩싸였다. 야스쿠니는 막부 말기 내전과 청일전쟁·러일전쟁·만주사변·태평양전쟁과 같은 침략 전쟁에서 사망한 약 246만 명의 전몰자들을 신(神)으로 떠받들고 있다. 1978년에는 교수형에 처해진 도조 히데키 전 총리를 포함해 태평양전 -
진격의 '딴따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10.01 17:42:57지난해 추석, 한 방송사가 내보낸 가수 박진영의 데뷔 30년 기념 프로그램 제목은 ‘딴따라 JYP’였다. ‘비닐바지’ 등 늘 파격을 추구하는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은 스스로를 ‘딴따라’라 불렀고, 그 말은 어느새 그의 이름 앞에 붙는 훈장이 됐다. ‘딴따라’라는 말에는 우리 대중문화의 긴 여정이 오롯이 담겨 있다. 과거 시장에서 노래를 부르고 돈을 받던 풍각쟁이, 무대 뒤에서 폄하되던 대중가수들이 이제는 세계 무대 -
증시 과열 신호등 ‘버핏 지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9.30 17:54:07“여러 지표로 볼 때 주식 가격은 상당히 고평가돼 있습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9월 23일 미 로드아일랜드주 상공회의소에서 연설을 마친 후 기준금리를 더 내릴 수 없냐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파월 의장의 이 한마디에 전 세계 주식시장이 요동쳤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2.8% 떨어지는 등 미국 대표 테크주 일곱 종목이 일제히 하락했다. 파월 의장의 고평가 언급은 잇단 고점 경 -
'대통령의 집사' 총무비서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9.29 18:14:49“나는 깃털에 불과하다.” 김영삼 정부 당시 총무수석비서관이던 홍인길 씨가 1997년 2월 정태수 한보그룹 회장으로부터 10억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되면서 검찰에 했다는 말이다. 그의 말은 “그러면 몸통이 누구냐”는 의문을 낳았고 검찰은 추가 수사로 김영삼 당시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씨를 구속했다. ‘대통령의 집사’로 일컬어지는 총무비서관은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보좌하는 참모다. 직제상 대통령 -
해저케이블 사보타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9.28 18:22:19지난해 12월 25일 크리스마스, 핀란드 인근 발트해에서 해저케이블이 끊어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핀란드의 인터넷 통신은 열흘간 마비됐다. 사고가 난 케이블은 핀란드와 에스토니아를 연결하는 658㎿ 용량의 에스트링크2였다. 원인은 러시아 원유 운반선 이글S가 항해하다 케이블을 훼손한 것으로 드러났다. 핀란드 검찰은 선장과 선원 3명을 해저케이블 절단 혐의로 기소하고 러시아의 사주를 받은 ‘그림자 함대’로 -
트럼프 정부의 기업 쇼핑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9.25 17:55:502020년 3월 1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회견 도중 폭탄 발언을 던졌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영 위기를 겪었을 때 구제금융을 받은 기업에 대해 정부가 지분을 취득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는 엄포로만 그쳤다. 하지만 올해 출범한 2기 행정부는 미국에 투자한 기업들에 재정·세제 지원, 규제 완화나 강화를 내세워 지분을 정부에 넘기라고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기업 쇼핑은 국적 -
‘퐁텐블로 칙령’과 H-1B 비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9.24 17:55:27‘태양왕’으로 불린 프랑스 루이 14세가 1685년 10월 18일 ‘퐁텐블로 칙령’을 내렸다. 가톨릭만 국교로 인정하고 다른 종교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선언이었다. 이후 칼뱅주의 개신교를 믿었던 위그노들은 광풍처럼 휘몰아치는 차별과 탄압에 못 이겨 해외로 떠나야 했다. 1598년 앙리 4세가 국민 통합을 위해 위그노에 대한 종교의 자유를 승인한 ‘낭트 칙령’도 “짐이 곧 국가”라는 서슬 퍼런 전제군주의 말 한마디에 설 자 -
‘마버리 대 매디슨’ 판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9.23 17:50:30미국 2대 대통령인 존 애덤스는 대선과 상하원 선거에서 모두 패하자 차기 대통령인 토머스 제퍼슨을 견제하기 위해 사법부를 장악하려 했다. 애덤스는 임기 말인 1801년 2월 13일 소속 연방당과 함께 ‘법원법’ 개정안의 의회 통과와 법안 발효를 하루 안에 처리했다. 연방대법원 판사 수를 6명에서 5명으로 줄여 제퍼슨이 새 판사를 지명하지 못하게 하고 순회 법원을 대폭 신설한 게 개정안의 주요 내용이다. 늘어난 법관은 연 -
바그람과 오산공군기지
국제 정치·사회 2025.09.22 18:13:56아프가니스탄은 1950년대 소련의 지원을 받아 수도 카불에서 북쪽으로 약 40㎞ 직선거리에 있는 도시 바그람 일대에 공군기지를 세웠다. 1979년 아프간 내 반소련 이슬람 세력을 몰아내려고 침공한 소련은 이 기지를 군사 거점으로 삼았다. 약 10년 후 소련군이 패퇴하자 바그람기지는 이슬람 내전 세력들에게 돌아갔다. 그러다가 2001년 9·11 사태를 겪은 미국이 테러 배후 세력 소탕 등을 명분으로 아프간을 점령하면서 바그람 -
조선 사초와 대통령기록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9.21 18:00:261469년 봄, 조선 제8대 왕 예종이 즉위하자 한명회·신숙주 등 대신들은 사관들에게 세조실록 편찬을 위한 사초 제출을 명했다. 그런데 이때 처음 도입된 사초실명제가 문제였다. 대신들의 잘못을 가감 없이 적어온 종4품 사관 민수는 두려움에 떨었다. 결국 그는 사초를 몰래 빼내 수정했다가 발각되고 만다. 조선 최대의 사초 사건으로 꼽히는 ‘민수사옥’의 대가는 혹독했다. 예종의 세자 시절 교육 담당이었던 인연 덕분에 민 -
트럼프 “나는 전쟁 영웅”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9.18 18:24:13조지 워싱턴 미국 초대 대통령은 독립전쟁 직후인 1789년 신생 공화국의 안보를 위해 전쟁부를 창설했다. 전쟁부는 육해군 관리와 군사 요새 건설, 인디언과의 전쟁 등을 두루 수행하다가 1798년 해군부가 창설되면서 주로 육군 업무와 군사작전을 담당하게 된다. 19세기 남북전쟁 때는 국가적 비상사태를 구실로 언론 검열, 민간인 체포와 구금 등 미국 헌법에 위배되는 사실상의 독재 권력을 행사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미 -
코닥 몰락과 닮은 포토샵 위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9.17 19:04:48필름 카메라 시대 때 필름 시장을 주름잡았던 미국 기업 이스트먼 코닥이 또다시 파산 위기에 내몰렸다. 코닥은 최근 발표한 2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막대한 부채로 회사 존속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실적 부진이 쌓이면서 1년 안에 갚아야 할 부채가 4억 7000만 달러(약 6500억 원)로 늘었는데 이를 갚을 능력이 없다고 손을 든 것이다. 150여 년 역사의 코닥이 파산 위기에 몰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필 -
‘실버 핫플’ 대이동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9.16 18:09:28수도권 신도시에 사는 68세 A 씨는 늦은 아침밥을 먹고 나면 어김없이 지하철 3호선에 몸을 싣는다. 과거의 노인들이라면 대개 탑골공원이 있는 서울 종로 일대로 향했을 터이지만 A 씨의 행선지는 강남권이다. 환승역인 교대역·고속터미널역에서 친구들과 만나 강남·선릉·사당역 등으로 이동해 식사하고 차를 마신 뒤 귀가한다. 그는 법적 노인 기준인 65세를 넘어섰지만 스스로는 ‘100세 시대 중년’이라 여긴다. A 씨처럼 -
아시아 ‘불평등 도미노’의 뿌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9.15 18:23:28이달 8일 네팔 반정부 시위 사태 후 카트만두의 힐튼호텔이 방화로 불탔다. 2016년 착공해 지난해 7월 문을 연 이 호텔은 셰르 바하두르 데우바 전 총리의 아들과 그의 아내이자 외무장관인 아르주 라나 데우바가 지분 과반을 인수했다는 소문이 퍼지며 특권층 세습주의인 ‘네포티즘(nepotism)’의 상징이 됐다. 그동안 불평등에 분노해온 젊은 세대는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시위는 수실라 카르키 전 대법원장이 임시 총리로 취 -
‘살라미 슬라이스’의 달인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9.14 18:05:54아이에게 물에 들어가지 말라고 하면 아이는 강둑에 앉아 맨발을 물에 담그기만 한다. 그러다가 몸을 일으켜 얕은 물가에서 걷기 시작하고 조금 더 멀리, 조금 더 깊은 곳까지 왔다 갔다 한다. 어느새 강 한가운데에서 수영을 하고 있는 아이를 발견한 어른들이 소리를 질러도 때는 이미 늦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토머스 셸링은 1966년 저서 ‘무기와 영향력’에서 “살라미 전술은 분명 어린아이가 만들어냈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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