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034730)그룹이 베트남 최대 민간 기업 빈그룹의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해 1조3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 비핵심 사업을 정리해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그룹 주력 사업의 투자를 늘리는 리밸런싱(구조조정)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6일 현지 외신 등에 따르면 SK는 베트남 현지 투자법인인 'SK인베스트먼트 비나 Ⅱ'를 통해 보유한 빈그룹 지분 6.05%의 매각 작업을 최근 완료했다. 이번 매각은 올 1월부터 이달 초까지 사전에 지정된 제3자에게 장내 분할매각하는 기관투자자 간 장내 매매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난 1월 처음 매각한 보유 지분 22%의 매각 대금은 약 1200억 원이었다. 당시 3만9000 베트남동(VND)이던 빈그룹 주가는 이달 초 10만4000 VND로 2.6배 상승했다. 따라서 남은 78%의 지분은 4배 가까운 규모와 높아진 가격을 고려할 때 1조 2000억 원 수준이고, 전체 매각 대금은 1조3000억 원을 웃돌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선 최초 투자 시점 이후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베트남동화보다 더 하락해 환차익 효과도 발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그룹은 2019년 1조1000억원을 투자해 빈그룹의 4대 주주로 올라섰지만 6년 만에 지분 관계를 정리하고 투자금을 회수했다. 다만 SK는 빈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은 유지하면서 SK텔레콤(017670)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 등 자회사의 보안·2차 전지 소재 사업 등에서 협력을 지속할 방침이다. 확보한 자금은 그룹 재무 안정성을 강화하고 AI와 반도체, 배터리 등 미래 핵심 사업 투자에 활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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