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을 비롯해 거의 모든 생명체를 멸종시켰던 빙하기까지 이겨내고 전 세계 곳곳에 4,000여종이 활발하게 번식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바퀴벌레는 화석 속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아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리기까지 한다.
이처럼 놀라운 바퀴벌레의 생명력은 과연 어디서 온 것일까.
바퀴벌레는 원래 열대지방에서 서식했기 때문에 습하고 따뜻한 곳을 좋아하지만 먹이와 물만 있다면 웬만한 환경적 제약은 거뜬하게 극복해낸다.
먹이 없이도 물만 먹을 수 있다면 24일간 생존이 가능하며, 물과 먹이가 전혀 없어도 8일이나 버틸 수 있다. 이는 바퀴벌레가 몸속에 영양분을 저장해둘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식성 역시 장수할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인이다. 바퀴벌레는 잡식성으로 먹지 못하는 것이 없다. 인간이 내버린 모든 음식물은 물론 동물의 사체, 오물, 종이, 가죽, 머리카락, 비누, 치약, 본드, 손톱까지 먹어치운다.
변화 감지능력도 탁월해 운동신경과 학습능력이 뛰어나다. 실제로 바퀴벌레의 감각기관이 정보를 인식, 행동으로 이행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000분의 1초로서 사람보다 10~100배 빠르다.
순간이동 속도 또한 최고 시속 150km에 달한다. 웬만해선 사람이 맨손으로 바퀴벌레를 잡을 수 없는 이유다.
이외에도 바퀴벌레는 자기 몸의 몇 천 배 높이에서 떨어져도 상처를 입지 않으며, 암컷의 경우 단 한 번의 교미로 평생 동안 알을 낳을 수 있을 만큼 놀라운 번식력을 자랑한다. 설령 알을 밴 암컷이 출산(?) 전에 죽더라도 알집만 떨어져 나와 새끼를 길러낸다.
마지막으로 독극물에 대한 내성은 생명체 중 견줄 자가 없다. 바퀴벌레를 죽이기 위해 만든 살충제조차 오래지 않아 먹이로 삼기 때문에 살충업체들은 수시로 새로운 약을 개발해야 한다.
바퀴벌레를 두고 머리를 잘라내도 8일간 생존한다거나 핵전쟁 이후에도 살아남을 유일한 생명체로 꼽고 있는 이유가 모두 이 같은 사실들에 근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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