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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이오주의 원시 달팽이 패각

미 북동부 메인주 해변에서 성장한 스테판 펠튼은 자신의 성장기를 다음과 같이 회고한다. “저는 일요일이면 해변에서 열리는 대합 구워먹기 파티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곳에서 불가사리, 성게를 비롯한 극피동물과 달팽이와 같은 복족류(腹足類) 그리고 대합조개 등을 잡곤 했죠.” 조개들의 나이와 먹이 그리고 죽은 이유를 궁금해했던 그의 호기심은 지칠 줄 몰랐다. 1955년 결혼과 함께 오하이오주 신시내티로 이주, 건축업자가 된 후에도 그의 호기심은 계속되었다. 그리고 곧 조개껍질보다 훨씬 흥미로운 것을 찾아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바로 화석이었다. “놀랍게도 오하이오주 강 하구에서 고지대 언덕에 이르는 모든 지역에 화석이 널려 있었습니다.”

신시내티는 미국 내에 화석이 가장 많이 분포되어 있는 지역 중 하나. 약 4억5천만 년 전인 고생대 제 2기 오르도비스기에 이 곳은 카리브해 같은 기후를 가진 얕은 바다로서 다양한 무척추 해양 동물이 번성한 지역이었다.

“메인주 해변에 있는 달팽이들은 대합을 먹을 때 어떤 방식을 이용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즉, 대합 껍데기에 구멍을 낸 다음 잡아먹는 것이죠. 그래서 주변 곳곳에서 달팽이 화석을 수집했는데, 그 결과 구멍난 껍데기를 많이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더 많은 지식이 필요했죠.” 그는 화석 전시장을 방문하고 강연회에 참가했으며 관련 서적을 탐독하면서 표본들을 계속 수집해 나갔다.



펠튼이 내린 결론은 원시시대의 달팽이들도 현재의 달팽이와 마찬가지로 먹이 껍데기에 산을 분비시킨 다음 이빨 모양의 신체 부위를 사용해 조개껍데기에 구멍을 뚫는다는 것이었다. 많은 학자들은 오르도비스기와 같은 고생대 시기의 달팽이가 ‘설마 그랬을까’ 하는 회의적 반응을 보였지만 펠튼은 더 큰 구멍을 가진 다양한 표본을 찾아내 논문까지 발표했다. “이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오르도비스기 시대 달팽이들도 현재와 같은 방법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믿습니다.”

이 연구로 67세인 펠튼은 미 고생물학회에서 뛰어난 아마추어 과학자에게 수여하는 2001년 스트림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신시내티 대학 지질학과 데이비드 마이어 교수는 “펠튼이 자신의 시간, 수집 표본, 지식 등을 기꺼이 공유해 주어 대학원생들과 아마추어 클럽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과학자와 다를 바 없죠”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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