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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 여건' 개선 원하는 지역 중기 [기자의 눈]

박우인 테크성장부 기자





“지역 할당, 지역 지원 비율 상향, 지역 전용 예산 확대 등으로 지역 중소기업·소상공인에게 돈이 가도록 정책을 전면 재설계하겠습니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17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지역균형발전을 강조했다. 중기부의 올해 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역균형발전은 이재명 대통령이 올해 신년사에서 ‘지방 주도 성장 대전환’을 제시할 정도로 현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1년 만에 지방선거가 열리는 해인 만큼 중기부 역시 올해 지역 지원 정책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 같은 중요성에도 중기부의 지역 정책에는 공급자 중심의 숫자만 부각돼 보인다. 중기부는 업무보고를 통해 지역 거점 창업 도시 10곳 조성과 민간 투자 주도형 기술 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스케일업 팁스(TIPS) 지역 50% 우선 할당, 지역성장펀드 3조 5000억 원 마련 등을 제시했다. 이는 모두 과거보다 획기적으로 늘어난 수치다.



물론 지역 예산을 확대한 것은 국토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놓고 볼 때 환영할 만한 일이다. 문제는 이 같은 재정 투입 확대가 과거에도 지역균형발전의 구조적 전환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장밋빛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 우수한 인적 자본의 유입과 창업자와 투자자 간 활발한 네트워크 활성화 등을 꼽았다. 결국 청년 창업가, 액셀러레이터, 벤처캐피털(VC), 기업을 어떻게 하면 지방으로 유치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하지만 중기부의 이번 지역 정책에는 이 같은 정책 수요자를 어떻게 지역으로 움직일 것인지에 대한 설계는 상대적으로 거대한 숫자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024년 2030 청년 6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를 보면 지역 거주 조건으로 ‘수도권과 비슷한 정주 여건’이라는 응답이 41.2%로 가장 높았다. 정주 여건 순위는 교통(51%), 주거 환경(47%), 의료(34%) 순이었다.

한 중소벤처기업 전문가도 “지방에 있는 아파트를 저가로 임대해주거나 지역 스타트업 타운을 중심으로 양질의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인재 유치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인적 자본이라는 ‘밑’을 만들지 않고 독에 물을 붓는다고 지역 경제가 당장 성장할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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