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자금을 끌어오기 위해 정기예금 금리를 잇달아 올렸지만 12월 들어서만 예금 잔액이 25조 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금융계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12월 29일 기준 946조 7698억 원으로 지난달 말 대비 25조 2199억 원 감소했다. 정기예금 잔액은 10월(14조 8674억 원) 전월 대비 증가로 전환한 뒤 11월(6조 4208억 원)에도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12월 들어 두 달간 증가분을 훌쩍 넘는 돈이 은행에서 빠져나갔다.
이는 기업들이 재무제표 관리를 위해 만기가 돌아온 정기예금을 찾아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은 통상 만기가 돌아오는 대로 정기예금에 다시 가입한다. 하지만 연말 회계 결산을 앞둔 상황이라 정기예금 등 여유 자금을 회수해 부채비율 등 장부상 지표를 안정화하는 일이 늘고 있다.
국내 첫 종합투자계좌(IMA) 상품이 출시되면서 예금을 증권사 계좌로 옮겨 담는 일도 늘고 있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이 12월 23일 모집을 마감한 IMA에는 8638억 원의 개인 투자 자금이 모였다.
은행들이 연말을 앞두고 정기예금 금리를 끌어 올려왔지만 자금 이탈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1금융권 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평균 예금금리는 연 2.81%로 0.24%포인트 올랐다. 이 금리는 올해 9월부터 3개월 연속 오르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민간기업뿐만 아니라 관공서들도 연말 자금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만기가 돌아온 예금을 회수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연말이면 일단 자금을 빼뒀다가 이듬해 다시 예금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ubo@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