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2년새 CEO 3분의2 물갈이…HQ 없애고 계열사 '책임경영' 강화

■롯데 고강도 쇄신…'젊은 리더십' 전면에

임원 중 60대 이상 절반 퇴임

백화점 수장에 75년생 정현석

옥상옥 구조 사업총괄조직 폐지

지주 공동대표 체제로 실행력↑

계열사는 이사회 중심 '속도전'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 제공=롯데지주




롯데그룹이 26일 인사에서 2년 새 전체 최고경영자(CEO)의 3분의 2를 교체하는 초강수를 통해 비상경영 체제가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을 대내외에 재각인시켰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부사장을 필두로 젊은 리더십을 전면에 내세우며 1970년대생 CEO를 대거 내정해 ‘변화와 쇄신’을 강조했다. 또 ‘옥상옥’ 구조로 지적돼온 헤드쿼터(HQ) 조직을 폐지해 계열사 중심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보다 기민한 의사 결정 구조를 갖췄다.

이번 2026년도 인사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세대교체를 통한 젊은 리더십 중용이다. 롯데그룹은 전체 CEO의 3분의 1 수준인 20명을 물갈이했다. 사상 최대 인사 규모였던 올해(21명)와 비슷한 수준으로 2년 새 전체 CEO의 3분의 2를 바꾼 셈이다.

성과에 따른 발탁 승진자도 늘리며 신임 임원 규모는 전년 대비 30% 증가한 81명이었다. 또 60대 이상 임원 중 절반이 퇴임하는 등 ‘리더십 세대교체’를 가속화했다. 특히 지난 3년 연속 초고속 승진하며 광폭 행보를 보여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은 롯데바이오로직스 각자대표를 맡아 바이오 사업을 공동 지휘할 예정이다. 롯데지주에 신설되는 전략 컨트롤 조직에서도 중책을 맡게 된다.



유통과 건설·화학 등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주요 계열사에 젊은 인재들을 새롭게 배치했다. 롯데백화점 신임 대표이사에는 정현석 롯데백화점 아울렛사업본부장이 부사장으로 발탁 승진해 내정됐다. 1975년생인 정 부사장은 역대 최연소 대표이사로 백화점과 아울렛·쇼핑몰 등 유통 사업 전반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계획이다. 특히 25년간 롯데에 몸담아온 ‘롯데맨’인 정 대표의 선임은 그동안 외부 출신 CEO를 전면에 내세웠던 롯데의 유통 인사 기조가 다시 내부의 젊은 인재로 방향을 튼 것으로 분석된다.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이영구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 부회장,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등 기존 부회장단 4명 전원도 일선에서 물러난다. 이들은 젊고 새로운 리더십 중심으로 혁신의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을 실행력 강화 중심의 실무형으로 바꾸는 것도 이번 인사의 핵심이다. 그룹 미래 사업 발굴과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맡은 롯데지주가 대표적이다. 롯데지주는 고정욱 사장과 노준형 사장이 공동대표이사를 맡아 각각 재무와 경영관리, 전략과 기획 등 두 파트로 나눠 전문성과 실행력을 바탕으로 조직을 운영한다.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지난 9년간 유지한 사업 총괄 체제는 폐지한다. 2017년 비즈니스유닛(BU), 2022년 HQ 체제를 도입해 유관 계열사의 공동 전략 수립과 사업 시너지를 도모했지만 되레 의사 결정 시간만 지연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계열사 독립경영 체제를 강화하고 각 계열사는 대표와 이사회 중심으로 기민하게 움직일 예정이다. 다만 롯데 화학군은 HQ는 폐지하되 구조조정 등 현안이 산적한 만큼 전략적 필요에 따라 ‘포트폴리오 스트래티지 오피스(PSO)’로 조직을 변경해 사업군 통합 형태의 거버넌스를 운영한다.

롯데그룹은 성과와 능력 기반의 핵심 인재 등용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박두환 롯데지주 HR혁신실장에 대해 국내 대기업 최초 직무 기반 HR 제도를 도입하고 생산성을 고도화하는 등 그룹 전반에 HR혁신을 강력하게 추진한 점을 인정해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롯데GRS를 이끌었던 차우철 대표도 사장으로 승진시켜 롯데마트·슈퍼 대표이사에 내정했다.

롯데웰푸드 대표이사에는 서정호 롯데웰푸드 혁신추진단장 부사장이 내정됐다. 서 부사장은 앞으로 기존 브랜드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는 동시에 장기적인 수익성 개선과 미래 성장을 위한 신사업 발굴 등을 진행한다. 롯데건설 대표이사는 부동산 개발 사업 전문성 및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역량을 인정받은 오일근 부사장이 승진 내정됐고 롯데e커머스 대표에는 온·오프라인 유통 경험을 바탕으로 e커머스사업부 구조조정과 턴어라운드 전략 수립을 추진했던 추대식 전무가 승진하며 선임됐다. 화학은 지난해에 이어 LC USA, 롯데알미늄, GS화학 등에서 쇄신 기조를 이어갔다.

한편 연령·성별과 관계없이 직무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재는 적극 임원으로 중용했다. 대한민국 조리명장으로 올해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만찬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공로를 인정받아 만 65세의 나이임에도 상무로 승진한 김송기 롯데호텔 조리R&D실장이 대표적 예다. 여성 인재 등용 원칙도 유지해 여성 임원 4명이 승진했다. 신임 임원 중 여성은 10% 수준이다. 조형주 롯데백화점 럭셔리부문장, 심미향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사업혁신부문장, 손유경 롯데물산 개발부문장, 오경미 롯데멤버스 DT부문장이 상무로 승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