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야드 드라이버 샷이나 핀에 딱 붙이는 컴퓨터 아이언은 4차원의 벽 같지만 퍼트는 왠지 만만해 보인다. 그래서 대회 중계에 짧은 퍼트 실수라도 나오면 우리는 이렇게 반응한다. ‘에이, 선수가 저걸 빼네.’ ‘저건 눈감고도 넣어야지.’
하지만 골린이와 백돌이를 넘어 수준이 조금씩 높아질수록 우리는 느낀다. ‘아, 제일 어려운 게 퍼트구나.’ 아마추어 고수로 유명한 ‘코리안 특급’ 박찬호도 “매 라운드가 도전이다. 퍼트가 늘 마음대로 안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전에서 좋은 퍼트의 기본은 그린 잘 읽기다. 김규태 프로가 ‘투어 프로처럼 그린 읽기’ 비법을 알려준다. 그는 올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최고의 발견’ 옥태훈의 퍼트 코치다. 옥태훈 외에 제네시스 챔피언십 우승자 이정환과 김비오, 백석현, 그리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유현조, 노승희, 김수지, 임희정 등도 가르치는 ‘대세 지도자’다. 그린 리딩이 주제였지만 김규태는 퍼트 라인 확인, 올바른 그립, 스트로크 요령에 연습 꿀팁까지 아낌없이 들려줬다.
커브 포인트를 찾아라
볼과 홀을 잇는 직선부터 상상한다. 직선 대비 경사가 왼쪽으로 휘는 훅 라인이라고 판단했다면 볼이 휘어져 들어가는 길을 그려본다. 가상의 점을 찍는 방식이면 쉽다. 직선을 기준으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지점, 곡선의 가장 바깥 지점이 커브 포인트다. 하이 포인트, 에이펙스, 변곡점이라고도 하는데 커브 포인트와 다 같은 말이다.
이제 머릿속으로 그린 커브 포인트에 가서 스탠스를 서본다. 꺾이는 지점을 기억하는 절차다. 커브 포인트는 많은 경우 볼과 홀의 중간 지점일 확률이 높다는 것을 알아두면 쉽다. 초반 구간을 지나야 본격적으로 볼에 롤이 생기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라이너와 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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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의 경로에 편의상 가상의 볼들을 놓아봤다. 커브 포인트는 네 번째 볼이다. 이제 어드레스를 서고 네 번째 볼이 있는 지점으로 퍼트를 하면 된다. 하지만 목표 지점까지 가는 길도 직선이 아니다. 그래서 스타트 라인(에이밍 라인 또는 스타팅 포인트)을 찾아야 한다.
볼에 그려둔 직선 라인을 퍼터의 정렬 라인과 일자로 맞춰 그대로 치는 라이너(liner), 라인을 활용하지 않고 홀에 이르는 곡선만 상상하고 커브 포인트를 겨냥해 치는 커버(curver) 스타일이 있다. 연습량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주말 골퍼들은 라이너 쪽이 편하다.
볼 마커 뒤에서 먼저 커브 포인트를 설정한다. 그리고 볼 마커부터 커브 포인트, 홀 부근까지 이어지는 연장선을 머릿속으로 긋는다. 이제 예를 들어 ‘홀 3개만큼 오른쪽’처럼 분명한 목표 지점이 생겼다. 몸을 목표 지점에 맞춰서 쪼그려 앉은 뒤 볼을 주시(主視) 앞에 두고는 지면에 수직으로 내려놓는다. 목표 지점에 맞춰 놓았으니 이제 방향은 생각할 것 없이 스피드만 맞춘다는 생각으로 스트로크한다.
[서울경제 골프먼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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