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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이 곧 기회다 [최원석의 격이 다른 자산관리]

최원석 현대차증권 서초지점 책임매니저

최원석 현대차증권 서초지점 책임매니저. 사진 제공=현대차증권




2024년 연말과 올해 4월은 필자가 “지금이 매수의 기회”라고 외쳤던 시기였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국내 증시는 해외 시장 대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자금은 해외 주식과 코인으로 빠져나갔고 ‘똑똑한 사람부터 국장 탈출’이라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올 정도로 투자 심리는 얼어붙었다.

올해 4월에도 분위기는 다르지 않았다. 당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 이슈로 국내 증시는 단기간 급락했고 겨우 살아나던 투자심리는 다시 한번 흔들렸다. 그런데 불과 반년이 올 10월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삼성전자가 ‘9만 전자’로 복귀한 뒤 ‘10만 전자’ 타이틀을 회복했고 SK하이닉스가 50만원을 넘어 ‘50만 닉스’가 됐다. 코스피는 국내 증시 역사상 처음으로 4000포인트를 넘어섰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주변 투자자 중 체감 수익을 낸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이번 랠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여전히 상당수인 이유다. 이처럼 짧은 기간 동안 급등한 사례는 보통 경제 위기나 금융 붕괴 이후의 V자형 반등에서나 나타난다. 그러나 이번엔 위기 반등이 아닌 기초 체력 회복형 상승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

가장 큰 원인은 기업 실적의 개선이다. 2023년 코스피 상장사 연결 순이익은 약 81조 원에 불과했지만, 2024년에는 143조 원, 2025년에는 160~200조 원 수준이 예상된다. 코스피가 고점을 형성했던 2021년 실적(약 157조 원)을 이미 넘어선 수준이다. 단순 계산으로 기업 이익이 30% 증가한다면, 코스피 지수의 이론적 목표치는 약 4300포인트까지 열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밸류에이션도 따져볼 부분이다. 국내 증시는 전통적으로 PBR(주가순자산비율) 1~1.3배 수준의 낮은 평가를 받아왔다. 현재 PBR은 1.2배 수준으로, 여전히 신흥국 평균(1.8배)에 미치지 못한다. 즉 단기 급등에도 불구하고 ‘버블’로 보기는 어렵다.

마지막으로 정책적 요인이다. 현 정부의 ‘밸류업(Value-up)’ 정책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강화 등 저평가 해소를 위한 직접적인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시장 유동성 확대 정책과 100조 원 규모의 기술혁신 펀드 조성 등은 역대 정부 중에서도 가장 증시 친화적인 정책으로 평가된다. 이달 말 미중 간 정상회담 개최로 불확실성이 일시적으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원·달러 환율이 1430원대까지 상승하며 조정의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 시장이 “한템포 쉬어갈 시점”이라는 판단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중장기 흐름은 여전히 ‘우상향’할 전망이다. 조정은 위험이 아닌 기회의 구간이 될 수 있다. 실적이 뒷받침되고 저평가 해소 논리가 유효한 만큼 중장기 투자자는 이번 조정을 포트폴리오 재편의 기회로 삼는 전략이 유효하다.

지금은 단순한 경기 순환이 아닌 AI 중심의 기술 대전환기에 있다. 이에 따라 구조적 성장 섹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차세대 기술 인프라의 핵심인 AI 반도체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에너지 전환의 수혜주인 조선·방산·전력기기· 원전은 지속 관심 섹터이며 대표적인 성장 산업인 바이오·로봇 섹터도 주목해야 한다. 현재 업종별 순환이 빠르고 지수도 일정 수준 올라온 만큼, 한 섹터에 집중하기보다는 3~4개의 섹터 ETF를 분산 편입해 리스크를 관리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국내 증시 상승은 단순한 유동성 랠리가 아닌 실적·정책·구조 변화가 맞물린 ‘리레이팅’ 과정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따라서 조정이 오더라도 그 자체가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 대한 불신보다는 구조적 성장과 저평가 해소에 대한 믿음을 갖고 다가올 세 번째 기회를 준비해야 할 때다.
서경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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