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며칠새 출근길 옷차림이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서울을 비롯한 내륙 곳곳의 아침 기온이 영하에 가깝게 떨어지면서 경량 패딩에 목도리까지 등장했더라고요. 이럴 때면 으레 독감이 걱정되기 마련이죠. 질병관리청은 이미 17일 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습니다. 지난해 보다 무려 두 달 가량 빨라진 셈이죠.
독감은 통상 11월에서 4월 사이에 유행하는데,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유행 패턴이 달라졌습니다. 방역 수칙이 강화됐던 2년간 독감이 유행하지 않다가 2022년 하반기 들어 재유행하면서 예년보다 이른 9월에 유행주의보가 내려졌죠. 2023년에는 이례적으로 독감이 연중 유행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지난해에는 독감 환자가 무려 236만 369명에 달했습니다.
독감 증상은 경증에서 중증까지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심한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어 결코 가볍게 볼 질환이 아니죠. 정부는 고위험군인 어린이, 임산부, 만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무료 독감 예방접종 사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독감 백신은 접종 후 항체가 형성되기까지 약 2주가 걸립니다. 질병청은 이달 15일부터 전국 보건소와 위탁의료기관에서 75세 이상 고령층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시작했습니다. 70~74세는 20일부터, 65~69세는 22일부터 순차적으로 접종이 진행됩니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기죠. 올해는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에 따라 3가 백신을 접종한다고 하던데, 작년까지 맞던 4가 백신보다 효과가 떨어지는 건 아닐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WHO가 매년 유행할 인플루엔자 균주를 예측해 공개하면 제약사들이 그에 맞춰 백신을 생산, 보급하거든요. 굳이 유행하지도 않을 균주를 우리 몸에 주입해 불필요한 항체를 만들 필요는 없잖아요?
제약사별로 독감백신의 가격이 다르고, 예방접종 가격은 병원에서 자체적으로 정하다 보니 가격은 천차만별입니다. 올해 독감예방접종의 평균 가격은 3만 8000원 선에 형성되어 있습니다. 최저가는 1만 2000원, 최고가는 5만 원을 넘을 정도로 편차가 큽니다. 조금만 품을 들여 가격을 비교해보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건강과 함께 지갑도 지키는 똑똑한 겨울나기, 지금 바로 시작하세요.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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