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사진)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취임하던 2023년, 업계는 고금리와 부동산 충격에 휘청거렸다. 하지만 신한금융은 탄탄한 리스크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또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산업 지원과 스테이블코인 같은 미래 먹거리 발굴에서도 한 발 앞서고 있다. 진 회장이 은행장이었을 당시 기획부터 서비스 출시까지 챙겼던 공공배달 애플리케이션 ‘땡겨요’는 소상공인 지원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신한금융이 수익성과 성장성 측면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진 회장 취임 이후 베트남과 일본 같은 해외 지역 수익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는 데다 인공지능 전환(AX) 부문에서도 업계에서는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의 연결기준 총 자산은 진 회장이 취임하기 전인 2022년 말 기준 664조 3442억 원에서 올해 6월 말 752조 6915억 원으로 늘었다. 2년 반 사이에 88조 원(약 13.29%) 넘게 증가한 수치다.
순익도 견조하다. 2023년 대손충당금 적립을 늘리면서 영향을 받았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부터 증가세를 이어오며 올 상반기에는 3조 374억 원을 기록했다.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도 각각 0.84%, 11.4%로 지난해 말 0.64%, 8.57% 대비 크게 개선됐다.
해외 사업 역시 신한금융의 중요한 축이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부문 순익은 4315억 원으로 반기 기준 최대치를 달성했다. 베트남(1325억 원)·일본(854억 원)·카자흐스탄(482억 원) 등 거점 국가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냈다. 연도별 손익은 △2022년 5646억 원 △2023년 5495억 원 △2024년 7629억 원 등이다.
특히 신한의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움직임은 적극적이다. 이달 초 그룹 차원의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이기 위해 그룹 내 ‘AX·디지털부문’을 신설하고 신한은행에는 ‘AX 혁신그룹’을 새로 꾸렸다.
생산적 금융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신한은행의 올 6월 말 기준 기업대출 비중은 전체 원화 대출 대비 54.5%로 4대 은행 중 가장 높다. 이자 장사 논란의 중심인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전체 대출에서 22.3%에 불과해 4대 은행 가운데 가장 낮다.
AI 기업에 대한 투자도 활발하다. AI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2022년부터 선제적으로 투자에 나서 현재 누적 기준 775억 원을 쏟아부었다. 전체 전략적투자자(SI) 투자 중 AI 비중이 15%를 차지할 정도다. 신한은행은 정부가 추진 중인 ‘초혁신경제 15대 선도 프로젝트’에 발맞춰 AI와 전력반도체, 차세대 전력망 등 첨단산업을 지원할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관련 전문가를 영입하기도 했다.
스테이블코인 사업도 힘을 싣는 영역이다. 앞서 진 회장은 세계 1위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테더와 2위인 서클 경영진을 잇따라 만나며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최근에는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와 예금 토큰 사업 등을 담당하는 신한은행 디지털솔루션부 인력 채용을 잇따라 진행하며 조직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진 회장은 지난달 열린 ‘신한금융 애널리스트 데이’에서 “AI 에이전트,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기술 과제가 아니라 금융 본연의 기능을 재편하고 ‘고객 중심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핵심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상생 금융 성과도 돋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소상공인을 위한 땡겨요다. 땡겨요는 2%대 낮은 수수료와 광고비 없는 구조로 배달앱 시장의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달 기준 회원 648만 명, 가맹점 27만 곳을 넘어섰다. ‘땡겨요 이차보전대출’ ‘매일 땡겨드림 대출’은 입점 소상공인의 금융 비용을 낮추는 지원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신한은행이 6년 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은 데 반해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이 약하다는 점은 과제다. 금융계의 관계자는 “비은행 부문 부진만 극복한다면 리딩뱅크 탈환에 이어 리딩금융 탈환 역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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