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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패밀리오피스 자금 8000억, 싱가포르로 탈출 [시그널]
증권 국내증시 2025.10.13 18:20:00국내 고액 자산가의 자산을 굴리기 위해 만든 전속 운용사인 패밀리오피스(FO) 자금 중 최소 8000억 원이 2023년 이후 싱가포르에 넘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창업가가 기업 매각 등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상속·증여세나 주식양도소득세 부담 없이 전 세계의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기 위해 싱가포르로 투자 이민을 떠난 것이다. 13일 싱가포르의 패밀리오피스 업계에 따르면 2020~2023년 풍부한 유동성을 토대로 높은 가치로 기업을 매각한 한국인 창업가 중 일부가 2023년 이후 싱가포르에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했다. 2021년 2조 원에 하이퍼커넥트를 미국 매치그룹에 매각한 정강식 전 공동창업자는 싱가포르에 패밀리오피스를 세우고 스타트업을 위한 엔젤투자자로 활동하고 있다. 형제간 분쟁이 벌어졌던 효성그룹 오너 일가 일부도 싱가포르에 패밀리오피스를 마련했으며 2023년 2조 7000억 원에 일진머티리얼즈를 롯데그룹에 매각한 허재명 전 사장 역시 싱가포르에 설립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관계자는 “한국인 자산가들이 싱가포르 패밀리오피스 설립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이 여러 조세회피처 가운데 싱가포르에 주목한 것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패밀리오피스 산업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고액 자산가의 자산운용을 감시하거나 상속에 대해 과세하지 않는다. 대신 이들이 싱가포르에 투자하거나 기부하도록 유도하고 고급 일자리가 보장되는 금융 산업을 키우라는 게 싱가포르 정부의 방침이다. 전 세계 부호들이 몰리면서 싱가포르 금융 산업 발전은 물론 증시 활성화와 스타트업 투자로 이어지자 각국이 패밀리오피스 유치 경쟁에 돌입했다. 반대로 한국은 고액 자산가에 대한 상속·증여세 완화 요구에도 정부의 방침이 완고하다. 대만 출신으로 글로벌 투자은행(IB)을 거쳐 싱가포르 패밀리오피스 키리캐피털에서 일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대만도 제조업을 중시하면서 고액 자산가들이 싱가포르 등 해외로 빠져나갔다”면서 “한국도 패밀리오피스 산업을 지원하지 않으면 대만처럼 자본이 이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코인에서 우주까지…'슈퍼리치 네트워크' 골드하우스를 가다
증권 국내증시 2025.10.13 18:20:00세계 최대 자동차 경주 대회인 포뮬러원(F1) 개최국 싱가포르. F1 대회 사흘 전인 2일 오후 9시 싱가포르 시내 쇼핑몰이 몰려 있는 오차드 거리의 한국식 고급 레스토랑 꽃(COTE)은 일반 고객 출입이 금지됐다. 이날은 아시아 패밀리오피스 단체인 ‘골드하우스’가 F1의 후원을 받아 준비하는 투자자 만찬인 ‘골드 프릭스(GOLD PRIX)’가 열리기 때문이다. F1 결승전을 뜻하는 프릭스 이름을 딴 골드 프릭스는 F1을 관람하러 싱가포르에 온 고액 자산가들이 모이는 수십 개의 파티 중에서 단연 주목받는 행사다. 싱가포르뿐만 아니라 미국·프랑스·홍콩·아랍에미리트(UAE)·일본 등 각국에서 온 고액 자산가, 기관투자가, 벤처캐피털(VC) 관계자, 스타트업 창업가 등은 파티 형식으로 진행된 행사에서 자유롭게 대화를 이어갔다. 드레스코드로 파티에 걸맞은 복장을 요청한 골드하우스 측은 포토존을 설치했고 참석자들도 거리낌 없이 포즈를 취하는 등 서로가 익숙해 보였다. 기존 골드하우스 멤버는 회원임을 나타내는 황금색 배지를 달았지만 아직 회원이 아닌 경우도 초대를 받으면 참석할 수 있다. 이들 중 초면인 경우 서로의 국적보다는 주로 머무는 거주지를 묻고 곧바로 단순 출자자인지 운용사 역할을 함께하는지, 관심 있는 투자 대상은 무엇인지를 물으며 대화를 이어나갔다. 이들 중 일부는 이날 처음 만난 사이였고 대부분 국적이 달랐지만 혼맥으로 이어져 있거나 글로벌 대기업 오너의 자녀와 학맥으로 이어져 있음을 확인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고액 자산가 집안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구글에 재직한 뒤 싱가포르에서 슈퍼카 유통 회사를 운영했던 한 회원은 “요즘 페라리 등 슈퍼카 시장이 좋지 않아 힘들다”고 푸념했지만 곧바로 맞은편에 앉은 일본 출신 호텔 창업가를 만나자 눈을 반짝이며 최근 고급 호텔 산업에 대해 대화를 이어갔다. 그와 대화를 한 토미 레이 알리베이트 호스피탈리티 대표는 중국의 5대 호텔 그룹인 도센그룹 오너가인 엘런 쳉과 함께 호텔 사업 자문사를 세운 인물이다. 레이는 “두바이에서 현재까지 5개의 호텔 설립을 총괄 자문했다”면서 “하이엔드 호텔 산업은 중동을 중심으로 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골드하우스는 미국 투자 업계에서 자리잡은 아시아 패밀리오피스 인사들이 아시아의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만든 조직이다. 사회적 기여를 높이기 위해 아시아 창업가를 후원하는 한편 직접 골드하우스 벤처스를 만들어 투자 활동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기업 존슨앤드존슨 패밀리오피스 출신으로 현재 골드하우스 벤처스를 이끄는 매건 루안 파트너는 “그동안 투자 업계에서 쌓은 네트워킹과 노하우로 아시아 창업가를 지원하는 활동에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골드하우스 벤처스에는 한국 대기업도 투자자로 있다고 그는 소개했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업계와 손잡고 대외적으로 긍정적인 영향력을 키우는 동시에 자신들이 경영하거나 투자한 기업의 마케팅에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활용한다. 지난해 행사에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참석했고 이미경 CJ 부회장도 두 차례 참여했다. 이날 행사에는 영화 평점 사이트로 유명한 로튼토마토의 창업자, 글로벌 자선 패션 행사인 멧 갈라 운영자 등도 참석했다. 이들의 대화 주제는 멧 갈라에 참석한 블랙핑크 리사의 드레스에서 시작됐지만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주제로 옮겨갔고 직전에 한국에서 열린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에 이어 F1 행사 기간에 열린 ‘싱가포르 토큰 2049’로 이어졌다. 패밀리오피스들은 스테이블 코인과 같은 신흥 자산뿐 아니라 스페이스X 등 우주산업에만 전문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소개하는 등 투자 대상에 장벽이 없었다. 글로벌 투자 업계 분야에서 한국계로 명성이 높은 김엽 텍사스시립연금 최고투자담당자(CIO)도 이날 텍사스에서 날아왔다. 그는 “골드하우스의 정식 회원은 아니지만 종종 행사에 초대받는다”고 말했다. 골드하우스는 이날 행사를 비롯해 투자자 만찬, 미국 경제연구단체인 밀컨연구소 주최 포럼, 여성 투자자 티타임 등 최소 4차례 행사를 주관하며 회원 간 만남을 주선했다. 이날 파티 역시 전날 만찬에서 만난 참석자들이 다시 만나 대화를 이어가면서 친밀감을 더해가는 모습이었다. 행사장에서 만난 켐 리안호 턴캐피털 파트너는 “고액 자산가 모임은 목적과 결과물이 뚜렷해야 한다”면서 “골드하우스의 장점은 3~4일간 회원들을 반복해서 만나고 주기적으로 만나기 때문에 새롭게 나 자신을 소개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특이한 점은 심야 파티 형식이었던 이날 행사가 싱가포르의 투자 유치 정책을 담당하는 경제개발위원회(EDB)의 공식 후원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정부는 이 같은 행사에 대해 투자를 유치하는 계기로 인식했다. 여성 투자자 모임에서 만난 세렌 켄 SG그로스캐피털 파트너는 “EDB가 투자자 네트워킹 행사를 지원하는 것은 흔한 일”이라며 “SG그로스캐피털 역시 EDB의 출자를 받았기 때문에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샤론 림 싱가포르 벤처캐피털협회 회장은 “패밀리오피스는 싱가포르의 주요 투자자로 벤처협회의 분과를 맡고 있다”면서 “이들은 싱가포르의 금융산업을 발전시킬 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투자와 좋은 일자리 창출을 만드는 주체이기 때문에 정부도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어디에 어떻게 투자해도 비공개…다이슨·앨런도 돈 싸들고 왔다 [시그널]
증권 국내증시 2025.10.13 18:20:00싱가포르 현지 관계자들은 패밀리오피스 산업의 성장을 통해 투자 유치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싱가포르 정부가 고액 자산가에 세제 혜택을 주는 동시에 중산층과 서민에게는 주거 안정을 확실하게 보장해 주기 때문에 계층 간 논란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싱가포르는 초소형 국가이고 부존자원이나 제조업 기반이 한국보다 약하기 때문에 정부가 강력한 통제권을 쥐고 논란을 드러낼 소지를 막는 게 가능하다. 특히 싱가포르는 정부가 패밀리오피스 산업을 지원해 경제성장을 일으킨다는 신뢰를 국민에게 주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13일 싱가포르 패밀리오피스 산업을 주관하는 싱가포르 통화청에 따르면 2024년 말 싱가포르에 등록된 패밀리오피스의 숫자는 2000개다. 이는 단일 가문을 위한 싱글패밀리오피스(SFO)와 여러 가문을 위한 멀티패밀리오피스(MFO)를 합친 규모로 2020년 400개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비약적인 성장이다.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으로 싱가포르에 자산을 옮긴 각국 고액 자산가의 자산 규모는 총 1592조 원에 달한다. 싱가포르 업계 관계자들은 인구 604만 명인 싱가포르의 2025년 1인당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전 세계 4위인 9만 2932달러(약 1억 3269만 원)로 32위인 한국(4946만 원)을 3배 가까이 추월한 요인 중 하나로 패밀리오피스를 통한 투자 유치를 꼽았다. 인도 출신 창업가가 설립해 패밀리오피스 출자를 받은 라이트하우스 캔톤의 김원기 전무는 “한국도 싱가포르처럼 패밀리오피스 육성 쪽으로 가야 한다”면서 “패밀리오피스를 통한 자본시장 성장성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이미 싱가포르에는 구글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 폴 앨런, 영국 가전 기업 다이슨의 창업주인 제임스 다이슨, 헤지펀드 대가인 레이 달리오가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고액 자산가를 끌어오기 위해 단순히 상속증여세 면제뿐만 아니라 설립 이후 운영 과정에서 끊임없이 필요한 지원을 이어갔다. 특히 가족기업에서 출발해 기업과 자산을 창업주 이후 2~3세가 이어받는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분쟁을 막는 가변자본회사(VCC)는 고액 자산가들이 앞다퉈 싱가포르에 둥지를 튼 기반이 됐다. VCC 구조는 여러 개의 펀드를 하나의 투자법인 아래 두고 각각 다른 자녀의 전용으로 하거나 서로 다른 대상에 투자하도록 했다. 싱가포르 업계 관계자는 “하나의 우산 속에서 어떤 자산에 어떻게 투자하고 어느 자녀에게 얼마가 돌아가는지 정부는 물론 가족끼리도 알 수 없다”면서 “가족 간 분쟁을 막는 효과적인 구조”라고 설명했다. 싱가포르는 과세 면제 기준을 개별 법인 투자 규모 기준에서 각 법인 통합으로 바꿔 실질적인 면세 기준을 크게 낮췄다. 물론 싱가포르 역시 패밀리오피스 산업 육성을 통해 분명한 반대급부를 얻어간다. 최소 10%는 싱가포르에 투자해야 하고 펀드매니저·회계사·변호사 등 싱가포르 국적의 전문 인력을 6명 이상 고용해야 한다. 부동산 투자에 대해서는 높은 과세를 부과하고 재단을 설립해 싱가포르에 기부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싱가포르 정부의 방침이다. 치홍탓 싱가포르 국가개발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WMI 글로벌·아시아 패밀리오피스 서밋에서 “1년 이상 걸리던 싱글패밀리오피스 승인 신청을 3개월로 앞당길 것”이라고 했다. 최근 패밀리오피스 인가 기간이 1년 이상 지연되자 정부 차원에서 다시 한번 지원을 약속한 것이다. -
'리더십 전문가' 제임스 리 “타인을 움직이는 힘, 다정함에서 시작된다”
문화·스포츠 문화 2025.10.05 12:31:19성공한 CEO이자 ‘기업가 정신’ 분야의 전문가 제임스 리(James Rhee)가 한국 CEO들과 만나 새로운 시대의 리더십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그는 다국적기업 최고경영자협회(KCMC, 회장 정현석)가 지난달 24일 개최한 ‘레드 헬리콥터 워크숍’에서 “급격한 기술 변화 속에서도 인간 고유의 자기 주도성(Agency)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제임스 리는 “에이전트 인공지능(AI) 시대에 자기 주도성은 단순한 태도가 아니라, 자신의 선택과 행동이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되는 힘”이라며 “이 능력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삶뿐 아니라 타인의 삶까지 이끌어가는 진정한 리더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기 주도성은 마음가짐을 넘어 행동의 양식이며, 우리 모두 안에 이미 존재하는 잠재력”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자기 주도성의 개념을 헬리콥터의 움직임에 빗대 설명했다. 헬리콥터가 여섯 방향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고, 다양한 환경에서 이착륙이 가능하듯 변화와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시대에는 유연성과 민첩성을 갖춘 ‘헬리콥터형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조종에는 기술뿐 아니라 섬세한 감각이 필요하다”며 “리더십 역시 논리와 다정함, 전략과 감성을 함께 다루는 정교한 균형의 예술”이라고 설명했다. 하버드대학교 학사와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제임스 리는 로스쿨 재학 중 ‘하버드 로 리뷰(Harvard Law Review)’ 에디터로 활동했다. 그는 고등학교 교사, 사모펀드 투자자, 미국 여성 의류 브랜드 애슐리 스튜어트(Ashley Stewart) CEO 등 다양한 경력을 거치며 독창적인 리더십 철학을 발전시켰다. 특히 ‘다정함’과 ‘수학’을 결합한 시스템 설계를 통해 두 차례 파산을 겪은 회사를 흑자로 전환시키며 주목받았다. 현재는 패밀리오피스 파이어핀 그룹(FirePine Group)과 ‘레드 헬리콥터’ 무브먼트를 이끌고 있으며, MIT 슬론 경영대학원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쳐 왔다. 워크숍에 참여한 KCMC 회원들은 각자의 ‘레드 헬리콥터 스토리’를 공유하며 글로벌 경쟁과 단기 성과 압박 속에서도 자기 주도성을 발휘하고 불안을 극복하는 방법을 모색했다. 제임스 리는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진정한 리더십은 타인을 통제하는 힘이 아니라, 그들이 자신의 힘을 깨닫도록 돕는 과정”이라고 답했다. 그는 지난해 4월 미국에서 ‘레드 헬리콥터’를 출간한 이후 비즈니스, 정부·시민사회, 교육 등 여러 분야로 활동 영역을 넓혀왔다. 한국에서는 같은 해 12월 국문판이 출간되며 북토크와 온·오프라인 특강을 통해 다양한 세대의 독자와 소통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철학과 정(情)을 리더십의 자산으로 강조한 그의 철학은 국내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의 대표 저서 ‘레드 헬리콥터’는 유년 시절 도시락을 나눠 먹던 친구의 아버지에게서 받은 작은 빨간 장난감 헬리콥터에서 출발한다. 제임스 리는 그 경험을 통해 ‘다정함’과 ‘수학’을 결합한 새로운 리더십 모델을 제시하며, 개인의 내적 변화가 공동체적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설파해왔다. 1989년 설립된 KCMC는 국내 진출 다국적 기업의 한국인 CEO 협의체로, 학습과 봉사를 통해 한국 경제 발전과 사회적 책임을 함께 실천하고 있다. -
소라벤처스 '10억 달러 비트코인 펀드' 한국 자금 유치 나선다[시그널]
증권 국내증시 2025.10.02 17:30:00소라벤처스가 아시아 최초로 10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전용 펀드를 결성하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투자금을 조달한다. 이 펀드는 비트코인을 단순 자산이 아닌 기업의 재무재표에 편입해 장기 운용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소라벤처스는 최근 조성 중인 비트코인 전용 펀드와 관련해 한국에서 약 2000억 원을 모집하겠다는 목표로 다수의 기관투자가들과 접촉하고 있다. 소라벤처스는 아시아 전역의 고액자산가와 패밀리오피스, 기관 자금을 동시에 끌어들이고 있다. 이미 약 2억 달러의 초기 약정을 확보했으며 6개월 내 전액 비트코인 매입에 쓰겠다는 계획이다. 소라벤처스 창업자인 제이슨 팡 대표는 “펀드의 핵심은 비트코인을 단순 투기가 아닌 재무 전략 차원에서 운용하는 것”이라며 “자기자본과 외부 투자자를 결합해 리스크 관리 체계를 제도화하고, 외부 감사와 공시를 통해 투명한 구조를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비트플래닛(옛 SGA)이 핵심 파트너로 나섰다. 비트플래닛은 올 9월 정관에 디지털자산 관련 조항을 신설하며 회사의 재무 차원에서 비트코인을 운용하는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소라벤처스의 운용사인 아시아스트래티지가 투자해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KCGI도 주요 주주로 합류했다. 최근 투자한 비트플래닛은 한국에서 상장사가 비트코인을 도입하는 첫 모델로, 모범 사례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팡 대표는 “비트플래닛과의 협력은 공시와 내부통제, 주주친화라는 세 단어로 요약된다”며 “기업 재무제표에 비트코인을 투명하게 반영하는 기준을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이 비트코인을 트레저리 자산으로 도입하는 흐름은 해외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소라벤처스의 일본 포트폴리오 기업인 메타플래닛은 기존 사업에서 벗어나 비트코인 중심 전략으로 전환한 뒤 기업 가치를 단기간에 크게 끌어올린 성공 사례로 부각됐다. 실제로 ‘일본판 마이크로스트래티지’로 불리는 메타플래닛은 비트코인 편입 후 주가가 1000% 이상 오르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다만 유상증자 과정에서 기존 주주가치 희석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비트코인 전략이 기업가치 제고의 기회인 동시에 자본 조달 방식과 지배구조 투명성을 함께 요구한다는 점을 보여줬다. 소라벤처스는 메타플래닛의 사례를 바탕으로 리스크 관리와 투명한 운영을 최우선 가치로 뒀다. 펀드 운용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자금 유동성 문제와 시장 변동성, 거래에 참여하는 금융기관이나 기업과 관련된 위험까지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체계를 마련했다. 내부 리스크위원회가 주요 지표를 실시간 점검하고 외부 감사와 공시, 이해상충 방지 체계를 통해 운용의 신뢰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팡 대표는 “기관 자금을 받아들이는 만큼 정보 공개와 투명성이 핵심”이라며 “아시아 자본이 선호하는 장기 보유 전략과 기업 재무제표 차원의 비트코인 도입을 연결하겠다”고 말했다. 소라벤처스의 전략은 단기 수익보다는 장기 구조 개편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이번 펀드를 기반으로 기업들이 비트코인을 단순 투자 자산이 아닌 전략적 자산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는 기업 가치 평가와 자산 운용 기준 전반에 변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다만 상장사가 비트코인을 대량 보유할 경우 가격 변동성에 따른 회계 처리와 공시 기준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체계가 정비되고 시장 신뢰를 높이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럼에도 비트코인을 전략적 자산으로 보는 움직임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소라벤처스는 장기적으로 아시아 블록체인 자금이 실물경제로 흘러들어가는 흐름을 기대하고 있다. 팡 대표는 “투자자들은 이제 단순 수익보다 기업 의사결정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조를 원한다”며 “상장사의 재무전략과 디지털자산 운용이 결합된 모델이 가장 안정적 수요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시아의 블록체인 자본이 기업 재무제표 속으로 이동하도록 변화를 이끄는 플랫폼이 되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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