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자 파이터’로 알려진 종합격투기 선수 김재훈 씨가 일본에서 금을 밀수한 혐의로 체포됐다. 격투기 대회에서 딴 금메달이라 속이고 3.5㎏ 상당의 금을 일본으로 들여오려 한 혐의다.
10일(현지시간) 교도통신 등 일본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오사카부 경찰본부 국제수사과는 김 씨를 포함한 일본인 20~40대 남녀 8명을 관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김 씨와 공범들은 올해 1월 중순 인천국제공항에서 일본 오사카 간사이공항으로 약 3.5㎏의 금을 밀수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금 시가 총액은 약 4700만엔(한화 약 4억4000만 원)에 달한다.
조사 결과 김 씨는 밀수 조직의 모집책 역할을 맡아 인천공항에서 운반책들에게 무게 약 500g의 금메달을 하나씩 나눠줬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금메달을 목에 걸거나 옷 속에 숨기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금이 아닌 ‘금도금 메달’로 위장해 세관 검색을 피하려 했다. 일반적으로 금메달은 은 위에 금을 도금한 형태여서 반입 신고 대상이 아니란 점을 악용한 것이다.
그러나 오사카 간사이공항 세관의 정밀검사에서 이들의 행위가 결국 발각됐다. 당시 일부 공범은 “(격투기) 대회에 나가 메달을 받은 것”이라며 변명했지만, 실제로는 대회에 참가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8개월간의 추적 끝에 지난 9월 중순 김 씨를 체포했다. 김 씨는 조사에서 “한국에 있는 인물로부터 금 밀수를 제안받았다”며 “지난해 말부터 보수를 받고 여러 차례 협조했다”고 범행을 인정했다.
김 씨는 과거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전직 야쿠자였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언론들은 그가 일본의 유명 격투기 이벤트 '브레이킹 다운(Breaking Down)' 출전 경력이 있는 인물이라고 전했다.
그는 국내에서도 격투기 예능 프로그램 '겁 없는 녀석들'과 로드FC 무대에서 ‘야쿠자 파이터’라는 별명으로 주목받았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