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부가 불공정 수입 철강재 규제를 강화하고 수소환원제철 등 고부가 품목 전환을 지원하는 내용의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을 이달 중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철강 품목관세를 도입한 데 이어 유럽연합(EU)도 수입 쿼터를 대폭 축소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자 정책 대응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는 1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씨엠 등 주요 철강사들과 함께 ‘EU 철강 수입쿼터(TRQ) 도입 관련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이같이 발표했다.
앞서 EU는 7일(현지시간) 기존 세이프가드 제도를 대체할 새로운 수입쿼터안을 공개했다. 2026년 6월께 만료되는 현행 세이프가드 제도는 더 이상 연장할 수 없어 새로운 수입규제 정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총 수입 쿼터 물량을 올해 수준보다 47% 가까이 적은 1830만톤으로 줄이고 쿼터 밖 수입물량에 적용되는 관세를 25%에서 50%로 상향조정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여기에 조강국 증빙 의무를 도입해 우회수출을 차단하겠다는 구상도 포함됐다.
미국과 함께 최대 철강 수출 시장 중 하나인 EU마저 무역장벽을 높이자 철강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산업부에 따르면 회의에 참석한 업체들은 이번 EU의 조치로 주요 글로벌 철강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통상 절차가 엄격하지 않은 나라로 물량을 밀어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불공정 수입 철강재 유입을 막기 위한 통상 대응이 시급하다는 이야기다. 또 철강산업 저탄소·고부가 가치 전환을 위한 범부처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정부는 철강 수출공급망강화 보증상품이나 철강·알루미늄·구리 파생상품 기업 대상 이차보전사업 등을 신설하는 등 다양한 지원 방안을 발굴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와 함께 △반덤핑 제도 활용 불공정 수입 대응 강화 △저탄소 철강재 기준 수립 및 인센티브 마련 △수소환원제철·특수강 등 저탄소·고부가 전환 지원 △수소-원료산업간 상생협력 확대 등을 담은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EU가 국가별 쿼터를 구체적으로 설정하는 과정에서 국내 업계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공식·비공식 채널을 최대한 동원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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