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가 8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인구 100만 특례시인 창원시장 선거 분위기도 꿈틀되고 있다.
지난 4월 홍남표 전 창원시장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무효형을 받으면서 현재 시정은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 중이다. 현직 시장이 없는 '무주공산'에 마침표를 찍을 적임자가 누가 될지 관심이 모인다.
지역 정가에 따르면 내년 6월 치러질 창원시장 선거와 관련해서는 여야를 포함해 10여 명이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우선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발빠르게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다가올 창원시장 선거 출마 의지를 공개석상에서 가장 먼저 밝힌 건 김명용(62) 국립창원대 법학과 교수다. 두 차례 경남교육감 선거에 출마했던 김 교수는 8월 20일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입당을 선언하고 "여건이 되면 창원시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생각했고 주변 권유도 있었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9월 30일에는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송순호(55) 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이 창원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창원시는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며 “미래 산업 허브이자 시민 삶이 풍요로운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야 하는데 그 변화의 중심에 서서 시민들과 함께 창원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한다”고 했다.
이옥선(61) 민주당 마산합포지역위원장, 김기운(65) 전 창원·의창지역위원장도 출마 준비에 들어갔다. 같은 당 황기철(68) 전 해군참모총장, 김종길(58) 전 진해지역위원장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민주당의 출마 선언 움직임 속에 국민의힘 역시 자천타천으로 여러 명이 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텃밭으로 여겨지는 경남의 수부도시 창원을 내년 선거에서 반드시 사수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석기(60) 전 창원시 제1부시장, 이현규(70) 전 창원시 제2부시장, 조갑련(57) 전 창원시의원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재선 국회의원 출신의 강기윤(65) 한국남동발전 대표이사 사장, 경남도의원을 지낸 박춘덕(63) 경남청소년지원재단 원장, 송형근(60) 전 국립공원공단 이사장, 조청래(61) 전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차주목(56) 전 국민의힘 경남도당 사무처장, 최만림(59) 전 경남도 행정부지사도 물망에 오르내린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명래(61) 전 창원시 제2부시장 역시 선고 결과에 따라 향후 출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진보당에서는 내년 선거에 창원시장 후보를 내고자 내부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녹색정의당 여영국(60) 전 국회의원도 창원시장 혹은 경남도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창원시장 선거가 단순한 지역 일꾼 선택을 넘어 현 정부와 여당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을 띨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10년 마산과 창원, 진해 3개 지역이 통합창원시로 출범한 뒤 선거 전적을 보면 창원은 민주당의 ‘험지’였다. 역대 4명의 시장 중 민주당 출신은 허성무 현 국회의원 한 명에 불과하다. 허 의원은 민선 7기 시장을 지냈지만, 2022년 지방선거에서 낙선해 홍남표 전 시장에게 자리를 내줬다.
창원시는 인구 유출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 등 시급한 현안을 안고 있다. 누가 더 설득력 있게 민심을 설득할 수 있을지 예측이 어려운 상황에서 여야 후보군 윤곽이 가시화되는 올 연말부터 본격적인 세 대결이 예상된다.
한편 경남도지사와 시장·군수 등 내년 19개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 78명, 민주당 36명, 진보당 2명, 무소속 2명이 거론되고, 교육감 선거에는 16명 후보가 자천타천 물망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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