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황금연휴 동안 호텔 예약률이 90%를 넘기며 호캉스 열기가 뜨거웠다. 하지만 예약 경쟁에서 밀려 명절 특수를 놓친 고객이 적지 않았다. 호텔업계는 이런 ‘놓친 수요’를 겨냥해 일찌감치 연말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 주요 특급호텔들은 10월 초부터 연말·크리스마스 시즌 패키지를 속속 내놓고 있다. ‘추석 이후 연말까지 이어지는 호캉스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조기 경쟁이다. 한 호텔 관계자는 “연말은 한 해 중 숙박 수요가 가장 높은 시기”라며 “추석 이후부터 연말까지 끊김 없는 프로모션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는 올해 고객 맞춤형 패키지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도심 호텔들은 고궁 야간 개장, 시티투어 버스 등과 연계한 ‘스테이케이션형 상품’을 강화했다. 더 플라자호텔은 한복 대여와 포토 촬영을 결합한 전통 체험형 패키지를 선보였고, JW 메리어트와 신라호텔은 스파·피트니스·라운지 이용을 포함한 웰니스 중심 상품을 내놨다.
관련기사
가격 경쟁 대신 혜택 강화도 두드러진다. 일부 호텔은 멤버십 고객 대상 포인트 적립률을 높이고, 객실 업그레이드나 식음 할인 등 실질적 혜택을 확대했다. 가족 단위 고객을 위한 조식 포함 상품, 제휴사 할인, 얼리버드 예약 혜택도 늘었다.
연말 시즌을 겨냥한 파티 콘셉트 패키지도 빠르게 출시되고 있다. 조명을 강조한 객실 데코, 미니 샴페인과 디저트를 포함한 룸서비스 구성으로 ‘작은 연말 파티’를 즐길 수 있게 했다. 일부 호텔은 아이스링크, 겨울 포토존, 눈 테마 인테리어를 마련해 겨울 감성을 앞세우고 있다.
다만 업계는 지나친 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다. 스파, 공연, 체험 프로그램을 추가하면 인건비와 운영비 부담이 늘기 때문이다. 게다가 겨울철 경기 둔화와 소비심리 위축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추석 특수를 계기로 호텔 수요 구조가 달라지고 있다고 본다. 단순 숙박이 아닌 ‘체험형 호캉스’가 주류로 자리 잡으면서 호텔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호텔업계는 “고객이 머무는 시간 전체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연말 시즌을 통해 호캉스의 개념을 한층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