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혁수 LG이노텍(011070) 대표이사가 “미래 신사업 비중을 2030년 전체 회사 매출의 25% 이상으로 키우겠다”는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모바일 카메라 모듈에 집중된 사업 구조를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DAS)과 고부가 기판, 휴머노이드, 도심항공교통(UAM) 등으로 확장해 2030년까지 8조 원 이상의 규모로 키우는 사업 구상이다.
30일 LG이노텍에 따르면 문 대표는 최근 사업장 현장 경영에서 "회사의 지속성장을 위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미래 육성사업이 빠른 속도로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 같은 신사업 로드맵을 밝혔다.
LG이노텍은 3대 신사업 분야 및 2030년 매출 목표로 △센싱·통신·조명 등 AD/ADAS용 부품(5조 원) △FC-BGA·RF-SiP 등 인공지능(AI)·반도체·통신용 고부가 기판(3조 원) △로봇·UAM 등 신규 사업으로 설정했다.
LG이노텍은 2030년 사업 목표 달성을 위해 라이다(LiDAR)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최근 라이다 기술 선도 기업인 미국 아에바(Aeva)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라이다 사업을 본격화했다. 문 대표는 아에바를 통한 라이다의 첫 공급을 앞두고 최근 라이다 사업담당을 광학솔루션산업부로 이관했다. 라이다 본격 생산을 앞두고 차량 카메라 모듈 생산 역량을 확보한 광학솔루션사업부와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
LG이노텍은 아에바의 초슬림·초장거리 FMCW(주파수 변조 연속파) 고정형 라이다 모듈 공급사로 선정됐다. 제품은 아에바의 소프트웨어와 결합돼 글로벌 톱티어 완성차 고객의 차량에 탑재될 예정이다. 제품의 양산 목표 시점은 오는 2028년이다.
자율주행용 센싱 솔루션 포트폴리오 완성을 위한 레이더(Radar) 사업도 육성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이달 초 4D 이미징 레이더 전문기업인 스마트 레이더 시스템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LG이노텍의 지분율은 4.9%다.
스마트레이더시스템은 비정형 어레이 안테나 설계 기술 등 레이더 관련 독자적인 원천기술을 보유한 국내 벤처 기업이다. 이번 지분 투자로 LG이노텍은 차량용 4D 이미징 레이더, 초단거리 레이더(USRR) 등 고성능 레이더 핵심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LG이노텍은 차량 카메라와 라이다·레이더 사업을 집중 육성해 미래 모빌리티 센싱 시장을 선도하는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탈바꿈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구체적으로 2030년까지 모빌리티 센싱 솔루션 사업 매출은 2조 원, AD/ADAS용 부품 사업(센싱·통신·조명)은 5조 원 규모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문 대표가 지난해부터 힘을 쏟아온 로봇용 부품도 사업 진출 1년 만에 의미 있는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LG이노텍은 지난 5월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로봇용 부품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양사는 로봇의 '눈' 역할을 하는 비전 센싱 시스템을 공동 개발한다.
LG이노텍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에서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차세대 모델에 장착될 비전 센싱 모듈을,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비전 센싱 모듈에서 인식된 시각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이에 더해 LG이노텍은 올해 초 차량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모듈 사업에 출사표를 던지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차량용 AP 모듈'은 차량 내부에 장착돼 ADAS, 디지털 콕핏 등 자동차 전자 시스템을 통합 제어하는 반도체 부품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제품이다. 올해 전세계 차량에 탑재된 AP 모듈은 총 3300만 개로 2030년에는 1억1300만 개까지 매년 22%씩 늘어날 전망이다.
문 대표는 차량용 AP 모듈과 고부가 반도체 기판인 FC-BGA를 앞세워 LG이노텍을 반도체용 부품 시장 '키 플레이어(Key Player)’로 만들어 견고한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문 대표는 "자율주행과 같은 미래 모빌리티 및 로보틱스는 물론, AI·우주·메디컬 분야까지 LG이노텍의 원천기술이 적용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며 "새로운 기술의 S-커브를 만들 수 있는 고객과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고, 고객과 함께 새로운 미래를 그려 나가는 신뢰받는 기술 파트너로 거듭나는 것이 LG이노텍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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