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약 11조 원 규모의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을 2030년까지 완성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국내에서 유일하게 초고압직류송전(HVDC) 사업 역량을 보유한 LS일렉트릭의 수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에너지 고속도로는 올 초 발표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36년까지 서해안에 총 620km 길이의 해저 송전망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이 대통령은 2036년이던 목표 시점을 2030년으로 앞당겨 5년 내 실현을 약속했다.
LS일렉트릭은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의 핵심인 HVDC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2013년 국내 유일 HVDC 변환 설비 공급 사업자로 선정된 후 HVDC 변환 솔루션 등 기술력을 기반으로 사업 신뢰성은 물론 안정적 생산 인프라까지 확보했다.
HVDC는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교류(AC) 전력을 고압의 직류(DC) 형태로 변환시켜 송전한 뒤 최종 소비처 인근에서 다시 교류로 변환해 공급하는 기술이다. 기존 교류 송전보다 송전 손실이 적고 지중·해저 케이블 적용에 유리하며, 대규모 전력 수송에 있어 경제성과 안정성이 뛰어나다.
LS일렉트릭은 국내 기업 최초로 500메가와트(MW)급 전압형 HVDC 변환용 변압기 개발을 완료했다. 최근 개발 시험은 물론 고객 검수 시험까지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 개발된 전압형 HVDC 변환용 변압기 중 가장 큰 용량이다.
LS일렉트릭은 HVDC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지멘스 등 글로벌 메이저 기업이 독점하는 해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LS일렉트릭은 지난달 글로벌 에너지 솔루션 업체인 GE버노바와 HVDC용 변환설비 국산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 사는 LS일렉트릭의 HVDC 생산 인프라를 활용해 GW(기가와트)급 전압형 HVDC 핵심 설비인 변환 밸브 국산화를 위한 기술 협력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의 핵심인 HVDC 분야에서 해외 기업 등 일부 기업에만 의존할 경우 대외적 불확실성에 따른 납기 지연, 비용 증가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LS일렉트릭은 전류형 HVDC 변환설비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압형 기술도 신속하게 확보해 향후 국내외 HVDC 사업에서 일괄 공급이 가능한 턴키 역량을 앞세워 기가와트급 대규모 사업을 주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 LS일렉트릭은 글로벌 HVDC 사업 확대와 초고압변압기 수요 증가에 대응해 1008억 원을 투자해 부산 사업장에 제 2생산동을 증설하고 있다. 2생산동이 4분기 중 가동을 시작하면 LS일렉트릭 부산 사업장의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은 연간 1800억 원 규모에서 6000억 원 수준으로 대폭 향상된다. LS일렉트릭은 지난해 한국전력공사가 발주한 '500킬로볼트(㎸) 동해안-동서울 HVDC 변환설비 건설사업' 2단계 프로젝트에서 변환용 변압기(CTR) 40대를 5610억 원에 공급하며 관련 사업 수주액이 1조 원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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