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약가 인하 정책이 궁극적으로 바이오시밀러 시장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동안 바이오시밀러 분야에는 오히려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상황이어서 눈길을 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2일 '2025년 3분기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 보고서'를 통해 “미국 보건복지부가 하반기 중 ‘최혜국 대우 약가 정책’에 대한 법제화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오리지널 의약품의 약값이 인위적으로 낮아질 경우 바이오시밀러 시장도 크게 위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최혜국 약가 정책은 미국 환자에게 적용될 의약품 가격을 미국의 1인당 GDP의 60% 이상인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가격으로 하는 정책이다. 보고서는 “바이오시밀러는 개발비가 1억~3억 달러 수준으로 고정비 성격이 강하다”며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이 낮아지면 바이오시밀러의 가격 차별성이 낮아져 신규 진입이 어려워지고, 보험사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도 바이오시밀러를 선호 약제로 지정할 이유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미국 내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 식품의약국(FDA)은 올 들어 7월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바이오시밀러 제품 75개를 승인했고, 이 중 53개 제품이 상업적으로 출시됐다. 보고서 발간을 시작한 2023년 2분기 당시 승인 제품은 40개, 출시 제품은 28개에 불과했지만 불과 2년여 만에 승인 제품이 35개, 출시 제품이 25개 각각 늘어났다.
아울러 공급 안정성이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새로운 경쟁 요소가 됐다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에서는 원자재 수급 등으로 공급부족이 발생했던 화이자의 바이오시밀러 ‘지라베브'와 코헤러스의 바이오시밀러 ‘유데니카’의 경우 점유율이 급락했으며, 공급망 문제 해소 이후에도 점유율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보고서는 “보험사와 PBM들이 선호 의약품을 결정할 때 공급 안전성을 점점 더 많이 보고 있다”며 “생산·공급망 다각화 전략이 필수 요소로 자리매김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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