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홀딩스(000230)의 건강기능식품 원료·소재 계열사인 일동바이오사이언스의 기업가치가 4년 새 하락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일동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4년 만에 프리 IPO 성격의 외부 투자 유치를 성사시켰다. 지분 47.6%를 아이비케이키움 사업재편 사모투자합자회사를 비롯한 기관 투자자들에게 300억 원에 매도한 것으로 기업가치 약 630억 원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는 2021년 프리 IPO 당시 기업가치인 1000억 원 보다 37% 하락한 수치다. 2021년 당시 주당 매각가격은 1만 2500원이었지만 이번에는 주당 7875원의 가격으로 거래됐다.
뼈 아픈 기업가치 하락의 가장 큰 이유는 건기식 시장 과열과 실적 부진이다. 코로나19 유행 당시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국내 건기식 시장은 호황기를 누렸다. 일동바이오사이언스도 출범 이듬해인 2017년 매출 89억 원에서 2020년 207억 원으로 3년 만에 2배 넘게 증가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수익성이 악화됐다. 2020년 24억 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21년 4억 원으로 83.3% 줄어들더니 2022년 6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2023년 매출은 전년 대비 13.8% 감소한 179억 원, 영업손실 10억 원을 기록했다. 이 여파로 2021년 프리 IPO 당시 약정했던 2024년 상장도 무산됐다. 다만 지난해에는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보다 33.3% 늘어난 238억 원, 영업이익은 22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비슷비슷한 건기식이 아니라 차별점이 확실한 ‘리딩 제품’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건기식 사업에 대한 거품이 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현욱 현앤파트너스코리아 대표는 "몇 년 전에는 오메가, 글루코사민 등 건기식 업종의 밸류에이션을 이끄는 대표 제품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현재는 시장을 이끄는 대표 제품이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건기식 제품 시장을 ‘제네릭(복제약)'에 비유하면서 "확실한 리딩제품을 만들거나 화장품 사업처럼 해외 시장을 뚫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동바이오사이언스도 이번 투자유치를 계기로 해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미 2022년 태국에 프로바이오틱스를 첫 수출했고, 같은 해 프로바이오틱스 6종을 캐나다 보건부 자연건강제품(NHP)으로 등록하는 등 기반은 갖췄다. 수출 비중도 꾸준히 늘어가고 있다. 2023년 13%에서 지난해 33%로 급증했다. 올 상반기에는 37%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전체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체질개선과 수익 다변화를 통해 2028년 기업공개(IPO)를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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