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준구 대동로보틱스 대표는 한국은 물론 동아시아·미국의 과학 발전을 이끌어온 로봇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통한다.
그는 로봇 및 지능 시스템 분야의 미 정부 주요 연구 사업을 선정·지원하는 미국국립과학재단본부(NSF) 정보지능시스템 프로그램 디렉터를 역임했다. NSF에 근무하면서 협동로봇 개발로 이어진 미 정부의 범부처 사업인 ‘국가로보틱스이니셔티브(NRI)’ 출범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또 주일 미국대사관 NSF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소장직을 역임하며 지역 과학 외교에도 일조했다.
그는 이러한 공로로 미국 대통령상 등 여러 권위 있는 상을 수상했다. 연구 업적과 국제 로봇 학회 프로그램 의장, 명예의장 등 학회 활동 성과를 인정받아 2014년 세계 최대 기술 학회인 전기전자공학자학회(IEEE)의 종신석학회원(Life Fellow Member)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여 대표는 “로봇 연구자로서 만족할 만큼 성취한 뒤 미국 대학들의 연구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하게 됐다”며 “로봇과 관련해 요즘 새로 등장한 젊은 연구자들을 제외하고 미국에 있는 로봇 분야 연구자나 교수들 대부분을 지원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는 이번 서울포럼에 기조연설자인 인공지능(AI) 분야 석학인 서배스천 스런 스탠퍼드대 교수에 대해서도 “그가 미국 카네기멜런대에 있던 시절 추진하던 연구를 지원하기도 했다”면서 “그가 직접 서울포럼에 와 기조강연을 한다니 더욱 관심이 높아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 대표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전문 분야는 자율 수중 로봇이다. 미국 하와이주립대 기계공학과 교수를 하던 1980년대부터 자율 수중 로봇을 연구했다. 그가 연구하던 자율 수중 로봇은 일반적인 관찰만 하는 수중 로봇이 아니라 로봇 팔이 달려 수중에서 작업을 할 수 있는 로봇이다. 그는 “수중은 수압은 물론 GPS도 안 되는 가혹한 환경으로 당시 미 해군의 지원을 받아 연구를 수행했다”고 했다. 여 대표가 개발한 수중 로봇은 자율적으로 항해를 하다 기뢰 등을 발견하면 제거하는 로봇으로 당시 미국 언론에서 수중 로봇의 마일드스톤 (이정표)을 세웠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한국항공대 5·6대 총장을 지낸한 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로봇·미디어연구소 초대 소장과 국내 로봇 산업 발전을 위해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의 3·4대 원장을 역임했다.
이 외에도 대동을 비롯해 한화시스템·LIG넥스원·포스코·삼성E&A 등 국내외 200여 개 기업들과 일부 공동연구센터 설립 등 밀접한 연구 협력을 통해 로봇과 AI 분야의 다양한 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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