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연일 고공 행진하고 있다. 올 초 타 계열사 대비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한화솔루션(009830)도 올 1분기 태양광 사업 부문 호실적을 거두며 최근 주가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한화 그룹이 조선·방산에 이어 반도체·태양광 등 다른 사업 부문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추가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입을 모았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한화솔루션은 직전 거래일 대비 1750원(5.75%) 오른 3만 2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화솔루션은 전날 기준으로 최근 한 달 간 무려 59.4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올 1분기 수익률 14.21%를 한참 앞지르는 수치다.
올 1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한 덕이다.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 945억 원과 영업이익 303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4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도 약 6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증권가 전망을 뒤엎고 호실적을 기록했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부문이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주택용 에너지 사업에서 성공을 거두며 올 1분기에만 136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기존 태양광 모듈 판매뿐만 아니라 모듈 렌털과 전력 판매 모두 호조를 보였다.
전망도 긍정적이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모듈 가격 상승은 수주 기반 사업인 미국 태양광 에너지 기업 퍼스트 솔라보다 한화솔루션의 실적을 더 빠르고 강하게 개선시킬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한화비전(489790)도 최근 한 달간 주가가 35.78%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자회사인 반도체 장비 업체 한화세미텍이 업계 내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화세미텍은 국내 고대역폭메모리(HBM) 대장주 SK하이닉스(000660)가 한미반도체(042700)와의 지난 8년간의 독점 계약을 깨고 공급망 다변화를 꾀하면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한화세미텍은 최근 두 차례에 걸쳐 SK하이닉스와 총 420억 원 규모의 HBM용 TC본더(열 압착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비전에 대해 “올 2분기부터 SK하이닉스의 HBM TC본더 벤더 재편 수혜가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세미텍 장비의 우수성을 고려할 때 향후 예정된 추가 수주에서도 점유율 우위를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조선과 방산 업종을 제외하고 모든 계열사들의 주가가 상승 중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최근 한 달간 한화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우도 각각 19.93%와 15.50% 상승하며 국내 증시 상승률을 한참 앞질렀다. 지주 회사인 한화의 주가 역시 같은 기간 26.78% 상승하며 그룹 분위기를 대변했다. 아울러 한화갤러리아(452260)(11.01%), 한화생명(088350)(8.64%), 한화손해보험(000370)(4.75%), 한화리츠(2.97%) 등 한화 그룹 계열사 중 상장된 12개 기업 모두 최근 한 달간 주가가 오름세를 보였다. 이에 한화 그룹 계열사들을 편입한 ‘PLUS 한화그룹주’ 상장지수펀드(ETF)는 전날 기준으로 올 들어서만 101.64%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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