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올들어 100일 동안 1784억 달러 넘게 수출하면서 미국의 관세 전쟁에 따른 충격에도 나름대로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4월 10일까지 누적 수출액은 1784억 21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 감소했다. 이 기간 누적 수입액은 1722억 4400만 달러로 0.6% 줄었다. 이로써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61억 770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월간 수출은 올 1월(-10.1%)에 엿새간의 설연휴 등 영향으로 직전 15개월간 이어오던 전년 동월 대비 증가 기록이 멈췄으나 2월 0.7%, 3월 3.1% 2개월 연속 증가한 바 있다.
올 4월 1~10일 수출액은 186억 달러(통관 잠정치)로 1년 전보다 13.7% 늘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도 21억 9000만 달러로 0.3% 늘었다. 이달 초순 조업일수는 8.5일로 전년 동기 대비(7.5일)보다 1일 많다.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33억 9500만 달러로 32.0% 늘었다. 선박은 693.6% 늘어난 6억 4800만 달러가 수출됐다. 미국이 25% 관세를 부과한 승용차(18억 3500만 달러)와 철강(13억 달러) 수출은 각각 11.9%, 4.2% 늘었지만 일평균으로 환산시 소폭 감소했다. 석유제품은 13억 700만 달러로 3.9% 줄었다. 컴퓨터주변기기(2억 2300만 달러)와 가전제품(2억 1500만 달러)도 각각 14.1%, 22.4%의 두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다.
국가별로는 중국(8.8%), 유럽연합(EU·30.6%), 베트남(14.3%), 일본(0.7%) 등으로의 수출은 증가했다. 특히 미국으로의 수출이 0.6% 감소하면서 중국에 다시 최대 수출국 자리를 넘겨줬다. 대중 수출액은 35억 1600만 달러, 대미 수출액은 34억 7300만 달러였다.
정부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선고로 대내 불확실성은 감소했지만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대외적 불확실성이 더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는 전날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4월호에서 “경제는 소비·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취약 부문 중심 고용 애로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관세 부과에 따른 대외 여건 악화로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성중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상호관세 유예로 우리 경제, 기업 부담이 일정 부분 완화됐으나 기본관세와 품목별 관세는 적용되는 등 관세부과 정책이 가시화돼 대외 부담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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