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사과 주산지인 경북 안동·청송의 산불 피해로 인한 사과 수급 불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생육 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가공식품 원료육인 돼지고기와 계란 가공품에 대한 긴급 할당관세도 다음 달 시행한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물가관계 차관회의’를 개최하고 산불 피해 지역 농작물 수급 영향과 품목별 물가 안정 대응 상황 점검 방안을 논의했다. 김 차관은 “농축산물·가공식품 등 체감물가 부담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상 여건, 지정학적 요인 등 불확실성도 지속되고 있다”며 “산불로 인한 농축산물 피해 영향 최소화, 먹거리 가격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5일까지 농림축산식품부를 중심으로 산불로 인한 농축산물 피해 상황을 정밀 조사하고 있다. 특히 산불 피해 지역인 안동·청송이 사과 주산지인 만큼 사과 수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영농 기술 지원과 약제·영양제 공급 등 생육 관리를 선제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에는 농산물 할인 지원도 시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가공식품 원료육 돼지고기 1만 톤과 계란 가공품 4000 톤에 대해 긴급 할당관세를 다음 달 1일부터 시행한다. 정부는 담합과 불공정행위에서 비롯된 가격 인상이 없도록 공정거래위원회를 중심으로 철저히 감시하겠다는 방침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1% 올랐다. 특히 가공식품 물가가 원재료·가격·환율·인건비 상승 여파로 3.6% 오르며 전체 물가를 견인했다. 상승 폭은 2023년 12월 4.2% 이후 15개월 만에 최대치였다.
산불로 인한 먹거리 물가 상승 요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지난달 대형 산불이 발생한 경남·경북 지역은 배추·마늘·건고추·사과·자두 등의 주산지다. 산불 피해를 입은 경북 의성군·안동시·영덕군·영양군·청송군·산청군 등 6개 시군은 전국 사과 재배 면적의 25%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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