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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관세 협박에 두 번은 안 당한다"…희토류·지재권 등 반격카드 총동원

[미중 통상전쟁]

자원 무기화부터 반독점법까지

1기 이후 다층적 보복수단 준비

中 의존도 높은 美 기업 정조준

할리우드 영화 수입 축소도 발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최대 1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은 즉각 84%의 보복관세로 응수했다. 동시에 위안화 가치를 1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리며 수출 타격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적 대응에도 나섰다. 통상 분쟁을 넘어 기술 패권과 경제 주도권을 둘러싼 미중 간 전방위 충돌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허융첸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미국을 향해 “대화를 원한다면 문은 열려 있다. 하지만 상호 존중과 평등한 태도가 전제돼야 한다”며 “싸움을 원한다면 끝까지 싸우겠다. 압력과 위협·협박은 중국을 상대하는 올바른 방식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역시 “미국의 조치는 글로벌 경제 질서와 안정을 심각하게 해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와 맞서는 위험한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같은 강경 대응은 중국이 1차 무역 전쟁 이후 장기전에 대비해 다층적 반격 수단을 치밀하게 준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은 관세 조치 외에도 지식재산권 압박, 핵심 소재 수출통제, 반독점 조사 등 다양한 카드를 쥐고 있다. 상당수의 미국 기업이 중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노려 시장 접근을 조건으로 기술이전을 요구하고 각종 규제를 병행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갈륨·희토류 같은 첨단 소재의 수출을 제한하고 듀폰·실드AI·시에라네바다 등 미국 기업 38곳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중국 내 투자와 거래를 차단했다.

미국 빅테크를 겨냥한 반독점 카드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텔의 타워반도체 인수는 중국의 반독점 심사로 지연되고 있으며 파나마 항만 운영권 거래 역시 조사 대상이 됐다.



중국 정부는 할리우드 영화 수입량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영화 시장 규모가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큰 만큼 미국 영화 제작사가 상당한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환율 또한 중국이 쥐고 있는 비장의 무기로 꼽힌다. 중국은 금융시장 불안과 자해적 충격을 우려해 미 국채 매각이나 노골적 환율 조작은 자제하고 있으나 위안화의 점진적 절하를 통해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 실제 이날 위안화는 달러당 7.3518위안까지 하락해 200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즈호은행의 켄 청 수석 전략가는 “인민은행은 달러·위안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도 위안화 바스켓 가치를 낮춰 미국 외 무역 파트너들과의 교역 경쟁력을 조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교·금융 전선에서도 중국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무역 확대, 위안화 결제 시스템 강화 등 ‘탈(脫)달러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대미 수출 감소를 보완할 다자간 협력 또한 추진 중이다. 내부적으로도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전날 좌담회에서 “외부 충격이 경제 운용에 압력을 주고 있다”며 보다 강력한 거시 정책과 추가 부양책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관영 증권일보는 “무역 전쟁이 경제성장에 위협이 되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와 지급준비율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이 강경 대응을 지속하는 배경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과의 무역 전쟁을 역이용해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CNN은 “미국의 관세에 대한 강력한 보복 조치를 민족주의로 포장해 대중적 지지를 확보하려는 시 주석의 의도가 엿보인다”며 “수십 년 만에 가장 강력한 지도자로서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시 주석에게 ‘미국의 일방적인 괴롭힘에 굴복하는 것’은 선택지에 없다”고 분석했다.

장기적인 소모전을 버티는 것도 미국보다 중국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의 빅터 시 21세기 중국센터 소장은 “중국의 지도자는 미국의 정치인들과 달리 유권자나 여론조사로부터 나온 즉각적 반응에 대응하지 않아도 된다”며 6년간 준비해온 중국이 훨씬 더 장기적인 소모전을 견디기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중국 인민대의 차이퉁쥐안 교수 역시 언론 기고에서 “미중 무역 전쟁의 승패는 누가 더 긴 ‘경제 소모전’을 견뎌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중국은 전략적 인내력 측면에서 분명히 더 큰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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