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네이비실·의사·우주비행사…"엄마 친구 아들이면 끔찍한 악몽"이라는 그 남자의 정체

한국계 미국인 우주비행사 조니 김. 연합뉴스




미국과 러시아가 함께 파견한 우주비행사들이 8일(현지시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착하면서 이들의 일원인 한국계 미국인 조니 김(Jonny Kim)의 특별한 이력이 주목 받았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 "네이비실(해군특전단), 하버드 의사, NASA 우주비행사. 엄마에게 이 과잉성취자에 대해 말하지 말라"(Navy SEAL. Harvard Doctor. NASA Astronaut. Don’t Tell Mom About This Overachiever)라는 제목으로 조니 김의 이력을 조명한 뉴스를 보도했다.

1984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한국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조니 김은 고등학교 졸업 후 미국 해군에 입대해 정예 특수부대인 네이비실(Navy SEAL) 대원으로 활동했다. 이라크 등 해외 파병 근무를 하다 미국에 돌아온 그는 군의관이 되기 위해 미군의 교육 지원 프로그램 혜택을 받아 샌디에이고대에서 수학 전공으로 졸업한 뒤 하버드대 의대에 진학해 레지던트 과정을 거쳐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이어 해군에서 전투기 조종사 훈련을 수료한 다음 하버드대 재학 중 만난 의사이자 우주비행사 스콧 패러진스키에게 영감을 받아 우주비행사에 도전해 2017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선발됐다.

이러한 조니 김의 이력에 대해 WSJ은 "인생의 절반 정도 시기에 아메리칸드림을 3차례나 이뤘다"며 "그의 업적이 알려지면서 세계적인 영감의 원천이 됐지만, 그의 이력서를 흘끗 보고는 자신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는 많은 사람에게 한편으로는 당혹감과 걱정을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 또 "한국인 이민자의 아들인 그는 특히 아시아계 미국인 커뮤니티에서 영웅으로 칭송 받는 동시에, 반은 농담으로 (그와 비교되는 것이) '모든 아시아계 자녀의 악몽'으로 두려움을 일으켰다"며 "그들이 무엇을 성취하든, 요구 수준이 높은 그들의 이민자 부모는 '조니 김이 이미 더 잘했다'고 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니 김은 NASA와 세계 여러 나라가 함께 추진하는 달 유인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에 지원해 2020년 초 1600대 1 이상의 경쟁률 속에서 후보군 11명에 선발됐으나 임무를 수행할 최종 4명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다만 이를 계기로 조니 김의 이력이 널리 주목 받자 대만계 미국인 소설가 웨슬리 추는 2021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내 최악의 악몽은 조니 엄마와 우리 엄마가 친구인 상황일 것"이라고 적어 화제가 됐다.

8일 ISS에 도착해 파란색 옷을 입은 우주비행사인 조니 김(왼쪽)과 세르게이 리지코프(가운데), 알렉세이 주브리츠키가 기존 인력들과 함께 있는 모습을 로스코스모스 우주국이 영상으로 촬영했다. AP연합뉴스


조니 김의 화려한 이력 뒤에는 불우한 가정 환경이 있었다. 2020년 네이비실 출신 퇴역 군인이자 작가 조코 윌링크가 진행하는 팟캐스트에 출연한 그는 어린 시절 알코올중독자였던 아버지의 폭력과 학대에 시달렸으며, 그런 배경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들(어머니와 동생)을 지켜줄 수 있는 강한 사람이 되고자 네이비실 입대를 꿈꾸게 됐다고 고백했다. 또 자신이 18세였던 해의 어느 날 아버지가 술에 취해 집에 들어와 어머니와 자신에게 총을 겨눴고, 경찰이 출동해 대치하는 과정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는 아픈 가정사를 털어놨다.

그는 “당신은 나쁜 카드들을 갖고 태어날 수 있지만 그 모든 것을 계속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다”며 "당신은 선택할 수 있고 자신의 운명과 자신의 길을 개척할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군인 생활을 하다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대학에 진학해 공부할 때는 학비를 벌기 위해 주차 위반 딱지를 끊는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으며, 하버드대 의대 재학 중에는 육아, 학업, 운동을 병행하면서 효율적인 시간 관리 방법과 암기 방법을 찾으려 부단히 애썼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원래 의사나 우주비행사가 되려는 열망이 없었다. 지금까지도 내게 정말 중요한 것은 하나의 목표를 갖는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 하는 일에 전념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당신이 지금 하는 일에 진짜가 돼야지, 사회적 지위를 올리거나 직업적인 사다리를 가지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ISS에 파견된 조니 김과 러시아 우주비행사들은 약 8개월(245일)간 머물며 과학 조사와 기술 시연 임무를 수행한 뒤 12월 9일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