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증시가 반등한 가운데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가 앞으로 주식시장이 더 하락할 가능성을 높다고 전망했다. 관세 정책이 결국 미국 경제 전체에 부담을 줄 것으로 관측하면서다.
서머스 전 장관은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주식시장은 지금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상당히 심각한 경제적 문제들에 직면할 수 있는 상황에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서머스 전 장관이 관세 정책으로 인해 경기 침체가 올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서머스 전 장관은 “경기 침체가 발생한다면 추가 200만명의 실직할 것이고 가구당 소득은 5000 달러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의 전체 실업자 수는 710만명으로 관세 발 침체로 미국 실업자가 지금보다 약 28%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와 함께 서머스 전 장관은 경기 침체 발생시 확장 재정으로 인해 미국의 재정 적자와 국가 부채가 늘고, 취약 기업과 국가들이 타격을 입으면서 글로벌 경제도 취약해질 수 있다고 봤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자초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가계에 큰 부담을 주고 기존 산업 질서를 훼손하는 불확실한 방식으로 (정책을) 추진하면 당연히 경제는 하향 곡선을 그릴 수밖에 없다”며 “이는 정교함이나 미묘하게 복잡한 문제가 아니라 정말 기초 경제학 수준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의 경제 상황을 병원에 갔다가 오히려 병에 감염돼 오는 상황에 비유하면서 “좋은 소식은 트럼프 대통령의 말과 행동으로 비롯된 문제인 만큼 그가 정책적 오류를 철회한다면 정상화 여지가 충분하다는 점”이라며 “반대로 잘못된 정책들이 계속된다면 시장의 큰 변동성과 심각한 침체 위험, 중산층 피해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이날 뉴욕증시의 반등도 관세 정책의 조정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시장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현재의 정책 중 상당 부분이 일시적이고 되돌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며 “전면적인 관세 정책은 단순히 경제 성과에 해롭다는 것을 대통령도 인식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무역전쟁 공포에 휩싸여 급락을 이어왔던 뉴욕 증시는 이날 반등했다. 미국 동부시간 12시 기준 다우존스산업 평균지수는 1.96% 상승 거래되고 있으며 S&P500과 나스닥은 각각 1.76%, 1.77%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부터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과 협상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일본과 이스라엘, 한국 등과 직접 협상에 나선데 따른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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