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에 7일(현지 시간) 새 연립정부가 공식 출범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그린란드 편입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만큼 새 정부는 단결과 자주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8일 로이터 통신과 그린란드 방송(KNR)에 따르면 이날 새로 취임한 옌스 프레데리크 니엘센 신임 총리는 “우리나라의 미래와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모두가 하나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압박에 맞서 내부 결속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취임 전부터 줄곧 미국의 영토 편입 시도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해왔다.
니엘센 총리가 이끄는 민주당은 지난달 총선에서 득표율을 직전(2021년) 선거의 세 배 수준까지 끌어올리며 1당에 올랐다. 이후 원내 5개 정당 중 4개 정당과의 연정 협상에 성공해 총 31석 중 23석(약 75%)을 확보하는 안정적인 연립정부를 구성했다.
민주당은 친기업 중도우파 성향으로 그린란드의 장기적 독립을 지지하지만 당장 경제 성장이 우선이라는 ‘신중론’을 견지하고 있다. 이들은 독립을 위해서도 당분간은 덴마크와의 협력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덴마크 역시 미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지난 3일 그린란드를 방문해 “설령 안보 논쟁이 있다 하더라도, 다른 나라를 편입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그린란드의 안보 강화를 위해 북극 해역용 선박, 장거리 드론, 위성 기술 등 분야에 덴마크 정부가 더 많은 투자를 하겠다고도 밝혔다.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양국 간 경제·안보 협력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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