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30원 이상 떨어지고, 다시 30원 이상 오르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다.
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오후 3시 30분) 종가는 1467.8원으로 전 거래일 보다 33.7원 올랐다. 이는 2020년 3월 19일 하루 새 40원 급등한 이후 5년여 만에 최대 폭이다.
이날 환율은 지난주 금요일 탄핵 여파로 인해 환율이 1430원대로 급락한 것에서 1거래일 만에 상승 되돌림을 나타낸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이 확정된 4일 주간 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2.9원 하락했다.
이날 환율은 원·달러 환율은 1462원으로 장을 시작한 후 1471.5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한 직후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34%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무역전쟁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자 원화도 급격히 약세를 띤 것이다. 위험회피 심리가 짙어지면, 신흥국 및 원화 가치는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이날 환율 상승은 단연 무역전쟁 우려”라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불붙으면서 원화도 고전했는데, 탄핵 인용이 없었다면 1480원도 넘볼 수 있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엔화 가치는 상승했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원·엔 환율은 100엔당 1008.21원으로 전거래일 같은 시간(981.82원)보다 26.39원이나 올랐다. 이는 2022년 3월22일(1011.75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연구원은 “시장에서 엔화는 달러 다음가는 안전자산”이라면서 “원화가 약세인데다, 엔화값도 크게 올라 이날 환율이 1000원을 넘겼다”고 설명했다.
시장이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외환 당국도 경계감을 키웠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날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미 관세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고, 예상보다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필요시 가용한 시장안정화 조치를 즉각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이 비상대응 TF를 재가동한 것은 앞서 12·3 비상계엄 직후 비상대응 TF를 꾸린 뒤 2월 10일 잠정 종료한 이후 이날이 처음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