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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빅딜…韓도 '관세율 15%'가 마지노선
국제 정치·사회 2025.07.23 17:40:18미국과 일본이 기존 25%인 상호관세를 15%로 인하하는 데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 183일 만이다. 한국과 수출·제조업 경쟁국가인 일본이 우리보다 앞서 미국과 무역 협상을 마무리 지으면서 우리 정부 역시 일본보다 불리하지 않게 협상을 끝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일본이 미국에 15%의 상호관세를 지불하는 거래를 마무리했다”며 “일본이 미국에 5500억달러(약 760조 원)를 투자할 것이고 미국은 이익의 90%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품목관세도 결정됐다. 기존 25%였던 자동차 관세는 절반인 12.5%로 낮추되 기존 2.5%를 더해 최종 15%로 결정됐다. 이는 영국의 대미 수출 차량에 적용된 10%(연간 10만 대 한정) 다음으로 가장 낮은 수치다. 기존 50%인 철강·알루미늄 관세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쌀 시장은 부분 개방으로 정리됐다. 일본이 무관세로 수입하는 총물량은 유지하되 수입 쿼터 중 미국산 비중을 늘리는 방식이다. 미일 양국은 이번 협상에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합작 투자에도 합의했으며, 일본이 미국 보잉 항공기 100대를 구입하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일본이 방위 지출 분야에서 미국 기업으로부터의 조달 규모를 연간 170억 달러(약 23조 원)으로 종전 140억 달러보다 늘리기로 했다고 전했다. 일본이 미국 측이 제시한 관세 부과 데드라인(8월 1일)을 일주일 이상 앞두고 전격 합의에 성공하면서 우리나라도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일본보다 관세율이 불리해지면 단순히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수준으로 끝나지 않는다”며 “관세 1%포인트 때문에 복잡하게 얽힌 공급망 사슬에서 한국의 지위가 2선으로 밀리고 장기적으로 제조업 브랜드와 신뢰도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
日, 760조원 투자·쌀시장까지 개방…車산업 지켰다
국제 경제·마켓 2025.07.23 17:42:00일본이 23일 미국과 타결한 무역협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품목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10%포인트나 인하했다는 점이다. 기존 관세(2.5%)를 제외하면 관세율을 절반이나 낮춘 셈이다. 일본이 수백조 원대 대미(對美) 투자를 약속하고 쌀 등 미국산 농산물에 자국 시장을 내주면서까지 주력 산업인 자동차를 지켜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는 점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일본에서는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평가 속에 관세로 인한 경제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절반으로 낮춘 자동차 관세=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이날 도쿄 총리 관저에서 미국과 타결한 무역협상 내용을 설명하며 초점을 맞춘 부분도 제조업 분야다. 이시바 총리는 “(미국이 전 세계에 부과한) 자동차 및 부품 관세 25%를 반으로 낮췄다”며 “모든 (대미 자동차) 수출량에 대해 관세를 낮춘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반도체·의약품 등 경제 안보 상 중요한 물자에 대해서도 ‘일본이 다른 나라보다 불리한 (관세) 취급을 받지 않도록 확약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일본이 이번 협상에서 제조업 피해 최소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지난해 일본이 미국에 가장 많이 수출한 품목은 자동차 및 부품으로 대미 수출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5.6%에 달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자동차 품목 관세를 매기는 근거가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한 무역확장법 232조라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일본이 자국 자동차 수출이 미국 안보에 위협이 아니라는 점을 설득하는 데 일정 부분 성공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미국과 무역협상을 타결한 5개 나라(영국·베트남·인도네시아·필리핀·일본) 중 자동차 관세를 낮추는 데 성공한 것은 영국과 일본이 유일하다. 미국은 자동차와 달리 일본산 철강·알루미늄에 매기는 관세율을 기존 50%로 유지하기로 했지만 철강·알루미늄이 일본 대미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대로 미미하다. ◇대미 무역흑자국 중 가장 낮은 관세율=일본의 상호관세율(15%)은 한국(25%), 유럽연합(EU, 30%), 캐나다(35%) 등 대미 무역흑자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신들은 5500억 달러(약 759조 원) 규모의 천문학적 대미 투자와 쌀 시장 개방을 대가로 일본이 상호관세율을 낮췄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도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전일 종가보다 3.51% 오른 4만 1171로 장을 마감했다. 6월 말의 연중 최고치를 갈아 치우며 약 1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다만 제조업을 방어한 대가치고 너무 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쌀 등 시장을 개방하게 된 일본 농가는 분노하고 있다.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불거진 ‘레이와(令和) 쌀 파동’으로 식량 자급률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던 정부가 미국산 쌀에 대해 무관세 쿼터를 늘리기로 한 결정은 이율배반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의무적으로 수입하는 최소시장접근(MMA) 물량이라는 틀 안에서 미국산 쌀을 수입하게 될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조선·반도체·희토류 등 9대 분야에 투자=요미우리에 따르면 일본은 5500억 달러 대미 투자액을 조선과 반도체·광물을 포함한 9대 분야에 투입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특히 중국과 무역 대결 과정에서 미국의 아킬레스건으로 떠오른 희토류 개발도 투자 분야에 포함됐다. 미국이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에 나선 분야를 일본이 지원하면서 미국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다만 수백조 원에 달하는 대미 투자를 어떻게 이행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남아 있다. 더 나아가 대미 투자액이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미일 협상의 가장 큰 성과로 지목되는 자동차 관세율 인하에도 불구하고 일본 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적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는 대미 자동차 관세율 15%를 상정할 경우 일본 국내총생산(GDP)은 향후 1년 동안 0.55% 하락한다고 전망했다. 협상 타결 전 자동차 관세율인 25%를 상정할 경우 하락률(0.85%)보다 줄어들기는 하지만 경제에는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
미일 '협상 지렛대' 된 알래스카 LNG…韓도 참여 고심
국제 정치·사회 2025.07.23 17:42:38일본이 미국과 무역협상을 타결하면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투자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관세 협상을 지렛대 삼아 한국에도 사업 참여를 강하게 압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2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으로 연방의회 공화당 의원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알래스카 LNG 사업과 관련해 일본이 미국과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블룸버그통신에 “일본이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5500억 달러의 일부가 알래스카 LNG 사업으로 갈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JV 운영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다. 로이터와 일부 외신에서는 일본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양국이 아직 JV 설립이나 계약 체결에 합의하지 않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당초 25%였던 관세를 15%로 대폭 줄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알래스카 LNG 투자라는 ‘빅딜’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특별히 챙기는 프로젝트로 알려진 알래스카 LNG 사업은 지금껏 주요 무역국의 대미 관세 협상에서 협상 지렛대로 활용돼 왔다. 트럼프 대통령 발표대로라면 일본이 미국 측으로부터 관세 인하를 끌어내기 위해 사업 참여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현재 진행 중인 한미 무역협상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은 한국과 일본의 알래스카 LNG 사업 참여에 대한 희망을 비쳐왔다. 이달 초 미 국무부가 한국과 일본이 ‘제4차 알래스카 지속가능한 에너지 콘퍼런스’에 참여한 것을 두고 "미국산 LNG에 기반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에 대한 강력한 신호”라고 언급한 것이 대표적이다. 23일 미국과 관세 협의를 위해 출국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방미 기간 미 행정부 에너지 관련 수장을 잇달아 면담할 예정이어서 논의가 진전될지 주목된다. 한국 정부는 LNG 도입선을 중동에서 미국으로 조정하는 선에서 사업 참여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한국은 25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 고위급 ‘2+2 통상협의’ 등을 통해 이번 주 관세·비관세 문제와 더불어 알래스카 LNG 사업 등을 놓고 전방위 협상에 나선다. 국내에서는 에너지 관련 기업들이 미국 측으로부터 제안을 받아 사업성 검토를 진행하는 등 참여를 검토 중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높은 사업 불확실성을 들어 ‘신중론’이 우세한 상황이다. 사업비 약 450억 달러(64조 원) 규모의 알래스카 LNG 사업은 북극 알래스카 노스슬로프 지역에서 추출한 천연가스를 새로 건설할 약 1300여 ㎞ 가스관을 거쳐 앵커리지 인근 니키스키까지 운반해 액화한 뒤 수요지로 공급하는 프로젝트다. 10여 년 전 처음으로 제안됐으나 막대한 투자비 등 리스크가 크다는 판단에 멈춰 있었다. 하지만 올 초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다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
"딴 나라도 日처럼 돈 내고 관세 낮출 수 있다"
국제 정치·사회 2025.07.25 06:46:31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다른 나라도 일본처럼 미국에 큰 금액을 투자하면 관세를 낮출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리모델링 공사 현장을 방문해 “다른 나라도 돈을 내고 관세를 낮출 수 있나”라는 질문에 “그렇다. 허용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의 관세 협상 과정도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은 28%의 관세를 내고 있었는데 5500억달러를 선불로 줬다. (거기서 나오는 수익)100% 중 90%는 우리가 받고 그들은 10%를 받는다"고 주장했다. 또 "이건 대출이 아니다. '서명 보너스(signing bonus)'"라고 강조했다. ‘서명 보너스’는 계약 체결 시 선지급하는 돈이다. 이어 "경제 개방은 일본이 낸 5500억달러보다 더 가치가 있다. 그래서 경제 개방과 지불금을 함께 해서 우리는 (관세율을) 15%로 낮췄다. 하지만 일본의 관세율은 약 28%였으며 일본은 기본적으로 관세 인하를 구매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일본의 대미투자를 ‘종잣돈(seed money)’라고 표현했다. 당초 일본이 8월 1일 부과받기로 한 상호관세율은 25%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28%라고 말했다. 또 일본은 5500억달러 투자에 대출이 포함된다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출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이 회의실을 나가기도 하고 때로는 일본으로 돌아가기도 했다"며 "내가 '그들은 어디에 있나'라고 (스텝들에게) 물었더니 일본으로 돌아갔다고 답했다. 이후 그들이 다시 연락해 합의를 할 수 있는지 물었고 그 과정이 여러 번 반복됐다. 수 개월에 걸친 과정이었고 결국 그들은 경제 개방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 또한 (협상이) 꽤 잘 되고 있다. 또 다른 국가들도 있다. 모두 매우 큰 거래들이며, 우리나라는 엄청난 돈을 벌 것"이라고 역설했다. -
“대규모 투자 없으면 관세 폭탄”…트럼프式 압박 韓·EU 정조준 [글로벌 모닝 브리핑]
국제 정치·사회 2025.07.25 05:30:00※[글로벌 모닝 브리핑]은 서울경제가 전하는 글로벌 소식을 요약해 드립니다. 韓도 결국 천문학적 투자하나…"대미 투자펀드 조성 논의 중 우리나라가 일본과 유사한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을 미국 측과 논의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현지 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은 자동차를 포함한 관세율을 15%로 낮추는 데 협상의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대가로 미국은 수천억 달러의 투자 약속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한국의 대미 투자액으로 4000억 달러(약 548조 원)를 제안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4000억 달러는 미국이 당초 일본에 제시한 것과 같은 금액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막판에 5500억 달러로 올린 것으로 알려집니다. 다른 소식통은 일본이 보잉 항공기와 농산물 등 미국산 제품을 구매한 것처럼 우리 측에도 추가 구매 약속을 무역 합의에 포함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日처럼 관세 15%가 기준선…트럼프 "EU와 심각한 협상중, 中은 마무리 단계" 미국과 일본의 무역 합의를 기점으로 미국과 주요국 간 무역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럽연합(EU)과 무역 협상을 심각하게 진행 중”이라며 “중국과는 마무리 단계”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인공지능(AI) 경쟁 승리 서밋’ 행사에서 “우리는 EU와 심각한 협상을 진행 중이며 그들이 미국 기업에 (시장을) 개방한다면 관세를 낮춰주겠다고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EU와의 협상이 깊이 있게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시장 개방을 해야 관세를 내리겠다는 압박성 발언을 이어간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트루스소셜에 “시장을 개방하는 나라에만 관세를 인하하겠다”며 “개방을 하지 않으면 훨씬 높은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들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EU가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는 무역 합의에 근접했다”며 “15%는 자동차에도 적용되지만 50%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 철강·알루미늄 등에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적국 알고리즘에 지배 안돼"…'中 AI' 콕 집은 美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며 적국의 알고리즘에 지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기술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발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AI 경쟁 승리 서밋’ 행사에서 “우리는 세계 역사상 가장 중요한 기술 혁명 중 하나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기 단계에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미국이 AI 패권을 거머쥘 수 있는 이유로 “실리콘밸리의 천재성과 창의성”을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이는 의심할 여지 없이 놀라운 천재성”이라며 “미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뛰어난 천재들이 모인 곳이며 AI 경쟁이 시작된 곳”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의 자녀는 우리와 반대되는 가치와 이익을 추구하는 적국의 알고리즘에 지배되는 행성에서 살지 않을 것”이라며 무대 위에 마련된 책상에서 AI 관련 행정명령 3건에 서명했습니다. EU 정상 만난 시진핑 "올바른 선택해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유럽연합(EU)과의 정상회담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맞았다면서 향후 50년을 위한 관계 개선 의지를 다졌습니다. 시 주석은 개방·협력과 다자주의를 강조했고 EU 측도 “중국과 디커플링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화답했습니다. 다만 전기차 및 희토류 등 주요 현안을 두고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만큼 이날 회담에서 만족할 만한 합의를 이끌지는 불확실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24일 시 주석은 회담에서 올해 수교 50주년을 맞은 중국과 EU의 관계에 대해 “또 하나의 중요한 역사적 접속점에 서 있다”며 “100년에 한번 있을 변화와 혼란이 얽힌 국제 정세에 직면해 중국과 유럽의 지도자들은 다시 한번 식견과 책임을 보이고 국민 기대에 부합해 역사적 검증을 감당할 수 있는 올바른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과 EU가 미국의 관세 압박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공항서 발돌린 구윤철, '빈손 귀국' 위성락…왜[Pick코노미]
경제·금융 경제분석 2025.07.25 05:30:00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미 2+2 통상 협상’이 미국 측의 일방적인 일정 변경으로 무산됐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한 시간 전 e메일로 면담 연기 통보를 받으면서다. 나흘간의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협상 파트너인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과 대면 면담을 하지 못했다. 미국이 제시한 협상 마감 시한(8월 1일)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 외교가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기재부는 24일 “2+2 협의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으로 인해 개최하지 못하게 됐다”며 “미국 측은 조속한 시일 내에 협상을 다시 개최하자고 제의했고 양측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일정을 잡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 내부에서는 유례없는 ‘e메일 면담 불발 통보’를 두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번 협상에서 최종 딜을 이끌어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있기는 했지만 만남 자체가 무산될 것으로 예상하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위 실장은 서면 브리핑에서 “루비오 장관을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미 국가안보회의(NSC) 고위 인사들과 현안을 논의했고 루비오 장관과도 유선 협의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특유의 ‘일방통행 협상’이 본격화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정부는 올 4월 이후 일본과 고위급 협상을 여덟 차례 이어간 끝에 22일 무역 합의를 이끌어냈다. 일본을 상대로 “버릇이 없다(spoiled)”는 거친 용어를 쏟아내기도 했다. 협상 시한이 다가오고 있는 만큼 어쨌든 우리 정부가 쫓기는 처지에 몰리게 됐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시간이 갈수록 우리 측 협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양희 대구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 행정부가 심각한 외교적 결례를 범하면서까지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얻어내려고 하는 것일 수도 있다”며 “침착하고 정교한 전략을 짜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와 협상은 고차방정식…"매드맨 전술에 휘말려선 안돼" 미국이 일명 ‘2+2 협상’을 돌연 취소한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특유의 협상 전략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및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25일(현지 시간) 만나 관세 등 통상 안건을 협상할 예정이었다. 전문가들은 8월 1일 상호관세 유예 종료일까지 ‘노 딜’에 그치더라도 협상이 종료되는 것은 아닐 뿐더러 명백한 귀책사유가 미국에 있는 만큼 협상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구 부총리는 미국행 비행기 탑승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차에 타고 있던 24일 오전 9시께 미국 측으로부터 협상 취소를 e메일로 통보 받았다. 통상 실무자간에는 개인 전화번호를 서로 알만큼 언제든 통화할 수 있는 데 e메일로 긴급 일정을 통보한 것이다. 미국 측은 “베선트 재무부 장관의 일정이 겹쳤다(schedule conflict)”고만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외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베선트 장관에게 25일로 예정된 스코틀랜드 방문에 동행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아직 구체적 이유는 공식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구 부총리는 공항 도착 후 20여 분간 귀빈실에 머물며 참모들과 상황을 파악하다가 공항을 떠났다. 주도권 장악 위한 美측의 노림수…8월 1일 '데드라인' 넘길 가능성 익명을 요구한 정부의 한 관계자는 “쌀과 소고기를 추가 개방하지 않기로 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측이 일종의 압박을 가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현실적으로 8월 1일 데드라인 전에 한국과 협상 타결이 어렵다고 봐 유럽연합(EU) 등 주요 국가와 협상에 집중하려는 전략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전략과 별도로 외교·통상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일이 전례를 찾기 어려운 결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장관급 회담을 개최 전날에 e메일로 취소하는 것은 동맹 관계인 나라에서 상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구 부총리와 함께 방미길에 오르려던 기재부 협상단 상당수는 출국 수속까지 마친 상태였다고 한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역시 나흘간의 방미 기간 중 협상 파트너인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과 대면 면담을 하지 못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이 이렇게 촉박하게 일방적으로 회담을 취소한 건 외교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처사로 다분히 의도적이라고 봐야 한다”며 “미국이 협상의 주도권을 쥐고 한미 간 관세·통상 협상을 미국 주도 하에 미국의 타임라인에 따라 끌고 가겠다는 의지가 읽힌다”고 분석했다. 장기전 가더라도 협상 기회 있어…"EU 등 결과 보고 대응" 지적도 정부는 일단 사태 수습에 주력하고 있다. 주미 한국대사관은 23일 미국 측이 2+2 협상을 취소한 것과 관련해 “베선트 장관의 급한 사정 때문이지 한국과 협상에 다른 함의(implication)가 있지는 않다”고 해명했다. 위 실장과 루비오 장관간 면담도 “긴급한 일정이 생겨 유선 협의로 대체했다”고 대통령실이 발표했다. 대통령실은 “위 실장이 21일 약속된 면담을 위해 백악관에서 대기하고 있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급한 일정으로 루비오 장관을 호출해 이튿날 유선으로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 여 본부장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 장관을 만나 무역 협상을 예정대로 벌일 계획이다. 다만 다음번 2+2 협상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으면서 한미 통상 협상은 8월 1일 데드라인을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베선트 장관은 28~29일 스웨덴에서 중국과 협상을 앞두고 있어 물리적으로 한국과의 단독 협상이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우왕좌왕할 것이 아니라 정교하게 협상 전략을 가다듬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김양희 대구대 경제학과 교수는 “EU와 관세 협상이 먼저 타결이 되는 걸 지켜보는 편이 차라리 나을 수도 있다”며 “미국 입장에서는 큰 나라로부터 많이 얻어내면 우리로부터 얻어내야 할 게 줄어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재계는 '1000억弗+α' 투자 보따리 준비 정부, 10대 그룹 1대1로 접촉 가용가능 대미 투자금액 취합 日처럼 투자펀드 조성도 검토 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위해 국내 기업들과 1000억 달러(약 137조 원) 이상의 현지 투자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산업계에 따르면 한국 통상 대표단은 당초 25일(현지 시간)로 예정됐던 한미 ‘2+2 고위급 관세 협상’에서 이 같은 내용의 대미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 측에 제안할 예정이었다. 앞서 한국과 산업·수출 규모가 유사한 일본은 상호관세 및 자동차 품목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5500억 달러(약 757조 원)에 달하는 규모의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로 미국과 합의한 바 있다. 한국에도 이 같은 투자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관세 협상에 앞서 삼성과 SK·현대차·LG·롯데·포스코·한화·HD현대 등 10대 그룹과 접촉해 가용한 현지 투자 금액을 취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기업들이 약속한 투자 금액은 1000억 달러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1000억 달러+알파(α)’는 일본이 약속한 투자 규모와 비교하면 작지만 일본의 경제 규모가 한국보다 2배 더 큰 것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금액이라는 것이 재계의 평가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정부가 10대 기업들을 1대1로 직접 접촉해 투자 규모를 물어본 것으로 안다”며 “일본보다 금액이 적더라도 조선 산업 협력처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심 있는 패키지를 마련하려는 듯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정부 조달 자금까지 더해질 경우 제안 금액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정부는 일본처럼 투자 펀드를 만드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일단 미국에 투자할 의사가 있는 기업들의 계획을 모아 취합하고 액수를 늘리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우리도 실무선에서 (펀드 조성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수출입은행·산업은행·무역보험공사·한국투자공사(KIC)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우리나라가 일본과 유사한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을 미국 측과 논의하고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국은 자동차를 포함한 관세율을 15%로 낮추는 데 협상의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가로 미국은 수천억 달러의 투자 약속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한국의 대미 투자액으로 4000억 달러(약 548조 원)를 제안했다고 한 소식통이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일본이 보잉 항공기와 농산물 등 미국산 제품을 구매한 것처럼 우리 측에도 추가 구매 약속을 무역 합의에 포함할 수 있다고 말했다. -
美상무 "한국, 日합의 보고 욕 나왔을 것"…트럼프, 한일 감정까지 협상 이용
국제 정치·사회 2025.07.25 00:05:28한미 ‘2+2’ 장관급 무역 협상 회담이 연기된 가운데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한국이 미일 합의를 보고 애가 탈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협상에서 한일 간 경쟁 심리까지 활용한다는 점을 암시한 셈이다. 러트닉 장관은 24일(현지 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한국도 유럽과 마찬가지로 매우 매우 협상을 타결하고 싶어 한다”며 “한일은 서로 경계하기 때문에 한국이 미일 합의를 읽을 때 입에서 욕설(expletives)이 나오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일본의 협상 타결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 상상할 수 있다”며 “한국은 아마 ‘아, 어쩌지’ 그랬을 테고 오늘(24일) 내 사무실에 와서 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이날 워싱턴DC 상무부에서 러트닉 장관을 만난다. 애초 예정됐던 2+2 장관급 회담은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의 일정 문제로 미뤄졌다. 앞서 일본은 대미 투자 규모를 5500억 달러로 늘리면서 자동차와 쌀 시장 등을 개방하는 조건으로 25%였던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15%까지 낮추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우리나라에도 4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도 같은 15%의 관세를 목표로 삼고 있어 유사한 조건으로 협상을 타결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
EU “美와 관세협상 체결 가시권”…15% 수준으로 최종 조율되나
국제 정치·사회 2025.07.24 20:48:03유럽연합(EU)이 미국과의 관세협상 체결이 ‘가시권’이라고 24일(현지 시간) 밝혔다. 올로프 길 EU 집행위원회 무역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대미 협상과 관련해 “현재 실무급과 정치적 수준에서 하루하루 집중적인(intensive) 소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합의 혹은 협상 결과와 관련, 우리는 그러한 결과물이 가시권(within reach)에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앞서 EU는 지난 9일 미국과 이른바 ‘원칙적 합의’를 수일 내 체결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돌연 8월 1일부터 30%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현재 양측은 EU산 제품에 15%의 관세율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한 행사장에서 “EU와 심각하게 협상 중이며 그들이 미국 기업에 (시장을) 개방한다면 관세를 낮춰주겠다고 제안했다”고 언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들도 같은 날 양측이 EU산 수입품에 15% 관세를 부과하는 합의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WSJ은 EU 회원국의 대미 수출 상품 대부분에 대해 미국이 15%의 관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을 놓고 양측이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FT도 소식통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30% 관세를 피하기 위한 절충점으로 15% 수준의 관세에 의견이 모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EU 집행위원회는 앞서 이날 오전 회원국 표결에서 채택된 930억 유로(약 150조원) 규모 대미 보복관세안 세부 내용은 25일 관보를 통해 공개할 계획으로 알려진다. -
日처럼 관세 15%가 기준선…트럼프 "EU와 심각한 협상중, 中은 마무리 단계"
국제 정치·사회 2025.07.24 17:29:55미국과 일본의 무역 합의를 기점으로 미국과 주요국 간 무역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럽연합(EU)과 무역 협상을 심각하게 진행 중”이라며 “중국과는 마무리 단계”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인공지능(AI) 경쟁 승리 서밋’ 행사에서 “우리는 EU와 심각한 협상을 진행 중이며 그들이 미국 기업에 (시장을) 개방한다면 관세를 낮춰주겠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EU와의 협상이 깊이 있게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시장 개방을 해야 관세를 내리겠다는 압박성 발언을 이어간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시장을 개방하는 나라에만 관세를 인하하겠다”며 “개방을 하지 않으면 훨씬 높은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썼다. 또 다른 글에서는 “주요 국가들이 시장을 미국에 개방하게 만들 수만 있다면 항상 관세 수치를 양보할 것”이라고 했다. 아직 미국과 관세 합의가 안 된 한국·EU·인도 등의 시장 개방을 촉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도 이날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유럽이 미국산 차량 기준을 수용하고 미국산 제품 수입을 확대하면 유리한 협상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유럽을 압박했다. 아울러 미일 관세 합의를 언급하며 “유럽·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겠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에게 압박을 가하고 있다. 명확히 말하면 이는 그들에게 엄청난 압력”이라고 말했다. 일본이 상대적으로 낮은 15%의 관세율을 받아 든 것이 미국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한국과 EU에 큰 압박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EU의 협상이 물밑에서는 상당히 진척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들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EU가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는 무역 합의에 근접했다”며 “15%는 자동차에도 적용되지만, 50%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 철강·알루미늄 등에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항공기·증류주·의료기기 등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 면제에도 미국과 EU가 근접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EU는 상황이 여전히 유동적이라며 ‘노딜’에 대비해 보복 조치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최고 관세율 30%, 총 930억 유로(약 150조 5000억 원) 규모의 보복관세 패키지로 24일 회원국 표결에 부쳐 상호관세 부과 시 발동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주요국에 대한 상호관세 하한선으로 15%를 제시하고 시장 개방도 요구하면서 최저관세율 15%에 시장 개방 정도에 따라 관세가 추가되는 ‘15%+α’의 새로운 기준선을 설정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15%에서 50% 사이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율을 15% 이하로 낮추지는 않겠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관세율 하한선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EU 측도 대미 관세협상 체결은 ‘가시권’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올로프 길 EU 집행위원회 무역 대변인은 24일(현지 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미국과 무역협상에 대해 “현재 실무급과 정치적 수준에서 매일 집중적인 소통을 하고 있다”면서 “합의 혹은 협상 결과와 관련한 결과물이 가시권(within reach)에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중국과의 협상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전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오는 28∼29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3차 고위급 무역 협상이 열린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중국과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더 큰 논의로 나아갈 수 있다”며 “논의에는 중국이 제재 대상인 러시아와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것 등 여러 안보 사안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산물 수입과 관련한 협정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며 “웰스파고 임직원이 중국에 출국 금지를 당한 것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해킹 사건도 언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아울러 미중간 초고율 관세 인하 조치가 8월 12일 만료돼 90일 단위로 연장할 수 있다는 뜻도 나타냈다. 한편 최근 ‘관세 전쟁’의 최대 수혜자는 미 항공사 보잉이라고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일본이 22일 무역 합의에서 보잉 항공기 100대를 구매하기로 했고 영국과 인도네시아 등도 비슷한 합의를 했다는 것이다. -
트럼프와 협상은 고차방정식…"매드맨 전술에 휘말려선 안돼"
경제·금융 경제분석 2025.07.24 16:58:51미국이 일명 ‘2+2 협상’을 돌연 취소한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특유의 협상 전략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및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25일(현지 시간) 만나 관세 등 통상 안건을 협상할 예정이었다. 전문가들은 8월 1일 상호관세 유예 종료일까지 ‘노 딜’에 그치더라도 협상이 종료되는 것은 아닐 뿐더러 명백한 귀책사유가 미국에 있는 만큼 협상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구 부총리는 미국행 비행기 탑승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차에 타고 있던 24일 오전 9시께 미국 측으로부터 협상 취소를 e메일로 통보 받았다. 통상 실무자간에는 개인 전화번호를 서로 알만큼 언제든 통화할 수 있는 데 e메일로 긴급 일정을 통보한 것이다. 미국 측은 “베선트 재무부 장관의 일정이 겹쳤다(schedule conflict)”고만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외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베선트 장관에게 25일로 예정된 스코틀랜드 방문에 동행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아직 구체적 이유는 공식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구 부총리는 공항 도착 후 20여 분간 귀빈실에 머물며 참모들과 상황을 파악하다가 공항을 떠났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의 한 관계자는 “쌀과 소고기를 추가 개방하지 않기로 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측이 일종의 압박을 가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현실적으로 8월 1일 데드라인 전에 한국과 협상 타결이 어렵다고 봐 유럽연합(EU) 등 주요 국가와 협상에 집중하려는 전략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전략과 별도로 외교·통상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일이 전례를 찾기 어려운 결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장관급 회담을 개최 전날에 e메일로 취소하는 것은 동맹 관계인 나라에서 상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구 부총리와 함께 방미길에 오르려던 기재부 협상단 상당수는 출국 수속까지 마친 상태였다고 한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역시 나흘간의 방미 기간 중 협상 파트너인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과 대면 면담을 하지 못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이 이렇게 촉박하게 일방적으로 회담을 취소한 건 외교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처사로 다분히 의도적이라고 봐야 한다”며 “미국이 협상의 주도권을 쥐고 한미 간 관세·통상 협상을 미국 주도 하에 미국의 타임라인에 따라 끌고 가겠다는 의지가 읽힌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일단 사태 수습에 주력하고 있다. 주미 한국대사관은 23일 미국 측이 2+2 협상을 취소한 것과 관련해 “베선트 장관의 급한 사정 때문이지 한국과 협상에 다른 함의(implication)가 있지는 않다”고 해명했다. 위 실장과 루비오 장관간 면담도 “긴급한 일정이 생겨 유선 협의로 대체했다”고 대통령실이 발표했다. 대통령실은 “위 실장이 21일 약속된 면담을 위해 백악관에서 대기하고 있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급한 일정으로 루비오 장관을 호출해 이튿날 유선으로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 여 본부장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 장관을 만나 무역 협상을 예정대로 벌일 계획이다. 다만 다음번 2+2 협상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으면서 한미 통상 협상은 8월 1일 데드라인을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베선트 장관은 28~29일 스웨덴에서 중국과 협상을 앞두고 있어 물리적으로 한국과의 단독 협상이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우왕좌왕할 것이 아니라 정교하게 협상 전략을 가다듬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김양희 대구대 경제학과 교수는 “EU와 관세 협상이 먼저 타결이 되는 걸 지켜보는 편이 차라리 나을 수도 있다”며 “미국 입장에서는 큰 나라로부터 많이 얻어내면 우리로부터 얻어내야 할 게 줄어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
"트럼프 불만족시 관세 25%로 복귀"…합의 직후 날린 '경고'
국제 정치·사회 2025.07.24 10:36:18미일 관세 협상이 타결된 직후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25%의 상호관세로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이를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분기별로 합의 이행을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23일(현지 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어떻게 합의를 준수할지 보장할 계획인가'라는 물음에 "우리는 분기별로 평가할 것이며, 대통령이 만족하지 않으면 자동차와 나머지 제품에 대한 관세율이 25%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의 경우 25%의 관세에서는 일본 경제가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은 미국에 자국 제품을 수출할 때 상호관세율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애초 설정한 25%에서 10%포인트 인하된 15%로 하는 무역합의를 타결했다. 일본은 또한 5500억 달러(약 759조원)을 미국에 투자하기로 했다. 베선트 장관은 "15% 관세율에서도 (미국은) 상당한 관세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일본과의 무역합의에 대해 "(일본의) 경제 개방, 미국이 수익의 90%를 차지하는 5500억 달러 규모의 공동 파트너십, 일본이 우리에게 판매하는 모든 제품에 15%의 관세 수입 등 3가지 요소가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의 대미 투자가 어떻게 쓰일지에 대해선 "대출, 신용 보증, 지분 투자"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금이 어디에 투자될지 지시할 것이며, 핵심광물, 제약, 반도체, 조선 등 공급망 위기 완화에 투자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선트 장관은 오는 28~29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중국과 3번째 고위급 무역회담을 개최하는 것과 관련 "중국은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경제대국이며 14억 인구가 있다. 우리는 정밀 제조업을 미국으로 되돌리고 싶은데 우리가 제품을 많이 생산할수록 이를 판매할 새로운 대규모 시장이 필요할 것"이라며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시장을 개방하는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시장 개방을 논의할 것이지만, 그들이 제재를 받는 이란산 석유나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하는 문제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한국, 관세 인하 위해 美 대규모 투자 검토…日과 비슷"
국제 정치·사회 2025.07.24 10:19:05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예고한 상호관세 발효 시한을 앞두고 주요국과 무역협상을 시행 중인 가운데 한국이 관세 인하를 조건으로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24일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국과 한국이 무역협정의 일환으로 미국 내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펀드를 공동 조성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미국 측은 수천억 달러 규모의 투자 약속을 여러 나라로부터 이끌어내기 위해 협상 중”이라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한 소식통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한국 측과의 협상에서 4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금 조성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러트닉 장관은 일본과의 협상에서도 이 수치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했지만 최종적으로 트럼프는 5500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일본 정부와 체결한 무역 협정과 유사한 방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일본 정부는 25%의 관세를 15%로 낮추는 대신 5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미국산 농산물 구매 확대 등에 대한 약속도 포함됐다. 한국과 협상에서도 관세율 15% 적용이 핵심 쟁점으로 다뤄지고 있으며 자동차 부문도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한국은 일부 핵심 산업에서 미국산 제품 구매를 확대하는 방안도 협정에 담길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백악관과 한국 정부는 이번 협상에 대한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기획재정부는 24일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미국과 예정됐던 25일 ‘2+2 협상’은 미국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으로 인해 개최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
"트럼프, 관세 1%p 깎을 때마다"…미일 관세 협상 막전 막후 [글로벌 왓]
국제 정치·사회 2025.07.24 09:52:31한미 무역 협상의 가늠자로 평가받고 있는 미일 협상이 마무리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에 관세를 1%포인트 인하할 때마다 보상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트럼프는 복잡한 제도는 거부하고 구체적이고 단순한 조건을 선호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24일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측 협상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일본 협상단과 만나 관세를 1%포인트씩 내리는 조건으로 대가를 바라는 거래를 밀어붙였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 숫자를 언급하며 요구했다"며 "담당자가 10명은 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다는 느낌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1% 내린다면 그 대신 이것을 주지 않겠는가", "쌀 수입을 더 확대해야 한다", "반도체에 대한 투자, 지원액도 늘려야 할 것"이라고 일본 측에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일본 협상단 대표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은 준비했던 '교섭 카드'를 제시하며 끈질기게 설득했고, 약 70분에 걸친 면담은 양측 합의로 종료됐다. 아사히신문도 미일 협상 경과를 조명한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복잡한 제도는 거부하고, 구체적이고 단순한 조건을 선호했다고 짚었다. 일본은 자동차 관세 철폐 혹은 인하를 위해 미국 자동차 산업에 대한 공헌도를 기준으로 관세를 매기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복잡하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아울러 일본은 애초에 쌀 수입 확대를 검토하지 않았으며, 5월에 미국에 제시한 투자액도 1000억 달러(약 137조6000억 원) 정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대규모 거래'를 원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쌀 수입 확대가 포함됐고 대미 투자액이 늘었다. 일본은 22일 협의에서 투자액으로 4000억 달러(약 550조6000억원)를 준비했으나,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결국 5500억 달러(약 757조원)로 올렸다. 이와 함께 일본이 무역 협상에 참여한 미국 측 인사인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중 러트닉 장관을 집중적으로 공략한 것이 25% 상호관세 부과 전 타결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가 가장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러트닉 장관과 중점적으로 협의해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관세 협상을 위해 8차례 미국을 방문했는데, 러트닉 장관과는 매번 대면 회담을 했다. 또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이 대면 회담과 전화 통화한 횟수는 러트닉 장관이 15회로 가장 많았다. 베선트 장관과는 7회, 그리어 대표와는 3회 각각 이야기를 나눴다. 한편 미국과 일본은 기존 25%인 상호관세를 15%로 인하하는 데 23일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일본이 미국에 15%의 상호관세를 지불하는 거래를 마무리했다”며 “일본이 미국에 5500억달러를 투자할 것이고 미국은 이익의 90%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존 25%였던 자동차 관세는 절반인 12.5%로 낮추되 기존 2.5%를 더해 최종 15%로 결정됐다. 이는 영국의 대미 수출 차량에 적용된 10%(연간 10만 대 한정) 다음으로 가장 낮은 수치다. 기존 50%인 철강·알루미늄 관세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쌀 시장은 부분 개방으로 정리됐다. 일본이 무관세로 수입하는 총물량은 유지하되 수입 쿼터 중 미국산 비중을 늘리는 방식이다. 미일 양국은 이번 협상에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을 위한 합작 투자에도 합의했다. -
스무트홀리법 망령 깨우나…1930년대 돌아간 미국
국제 정치·사회 2025.07.24 09:13:00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이 미국의 실효 관세율을 지난해 2.5%에서 올해 16.6%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1900년대 이후 가장 급격하게 오른 것으로, 역사상 최악의 '악법' 중 하나로 평가받는 스무트홀리법 적용 당시를 넘어설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예일대학교 비당파 연구기관인 예산연구소의 분석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평균 실효 관세율이 2.5%에서 16.6%으로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일본 등 무역상대국과의 관세 협상이 속속 타결되는 가운데 오는 8월 1일 상호관세가 예정대로 발효될 경우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1910년대 이후 최고 수준인 20.6%으로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1929년 세계 대공황 직후 미국에서 등장한 스무트홀리법 적용 당시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대공황 발생 이듬해 제정된 이 법은 수입 관세를 대폭 높여 미국의 산업과 농업을 보호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전 세계 무역이 65% 가까이 쪼그라드는 결과를 초래하며 세계 무역을 위축시키고 대공황을 더욱 악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2만여개 수입품의 관세가 대폭 인상되며 소비자 가격이 치솟아 내수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올해 관세율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미 정부가 징수한 관세 수입은 크게 증가한 상태다. 악시오스가 세관국경보호국(CBP)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것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올해 1월 20일 이후부터 지난달까지 미국의 관세 수입은 1061달러(약 143조 원) 수준이다. 다만 재정 수입은 늘었지만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하다 되려 깊은 경기침체에 빠졌던 1930년대를 답습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앤드루 윌슨 국제상공회의소 사무차장은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발표된 직후 “이번 관세 부과 조치는 1930년대 무역전쟁 시기로 돌아가는 시작점일 수 있다”고 짚었다. 본격적인 상호관세는 아직 부과되지 않았지만 이미 기업들의 실적에는 빨간 불이 켜진 상태다. 22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발표된 기업 실적 보고에서 관세로 인해 수익이 감소한 기업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텔란티스는 상반기 순손실액이 23억 유로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제너럴모터스(GM)은 관세로 인한 연간 손실분이 최대 40억~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미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이미 약 1200여개의 생필품 가격을 평균 5.2% 인상한 상태다.(1월 20일 대비 올해 7월 1일 기준) 회사 손실을 줄이기 위해 관세 인상분을 소비자 가격에 선제적으로 전가한 것이다. 리톨츠웰스매니지먼트의 캘리 콕스 수석 시장전략가는 “추가 관세가 기업의 부담 여력을 더욱 갉아먹을 것”이라며 “수요 위축이 물가 상승 압력을 상쇄할 수는 있겠지만, 당장은 물가가 높은 상태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고율 관세를 밀어붙이는 배경엔 미국과 기술 패권을 두고 경쟁하는 중국이 있다는 해석도 있다. 미국의 경제 싱크탱크 아메리칸컴퍼스의 마크 디플라시도는 NYT에 "트럼프는 1기 행정부 때 중국 수입품에 막대한 관세를 부과했고, 이에 따라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는 줄었지만 다른 국가들에 대한 적자는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멕시코나 베트남 등에서 수입을 늘렸는데 이 공장들은 중국 기업이 운영하거나 중국산 원자재 사용이 많았던 만큼 실효성이 낮았다는 것이다. 디플라시도는 "중국을 직접 표적으로 삼는 것은 미국의 전체 무역 적자를 낮추는데 충분하지 않았다"며 "결국 추가적인 압박과 높은 관세가 필요할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고, 이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목표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쌀 내주고 자동차 지켰다… 日, 트럼프와 무역협상 타결[글로벌 모닝 브리핑]
국제 기업 2025.07.24 09:13:00※[글로벌 모닝 브리핑]은 서울경제가 전하는 글로벌 소식을 요약해 드립니다. 日 상호관세 15%… 주요 대미 흑자국 가운데 최저 미국과 일본이 기존 25%인 상호관세를 15%로 인하하는 데 23일 합의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일본이 미국에 15%의 상호관세를 지불하는 거래를 마무리했다”며 “일본이 미국에 5500억달러(약 760조 원)를 투자할 것이고 미국은 이익의 90%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품목관세도 결정됐는데요. 기존 25%였던 자동차 관세는 절반인 12.5%로 낮추되 기존 2.5%를 더해 최종 15%로 결정됐다. 이는 영국의 대미 수출 차량에 적용된 10%(연간 10만 대 한정) 다음으로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기존 50%인 철강·알루미늄 관세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고요. 쌀 시장은 부분 개방으로 정리됐습니다. 일본이 무관세로 수입하는 총물량은 유지하되 수입 쿼터 중 미국산 비중을 늘리는 방식입니다. 미일 양국은 이번 협상에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을 위한 합작 투자에도 합의했습니다. 日, 760조원 투자·쌀시장까지 개방…車산업 지켰다 일본이 23일 미국과 타결한 무역협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품목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10%포인트나 인하했다는 점입니다. 기존 관세(2.5%)를 제외하면 관세율을 절반이나 낮춘 셈인데요. 이시바 총리는 이날 “(미국이 전 세계에 부과한) 자동차 및 부품 관세 25%를 반으로 낮췄다”며 “모든 (대미 자동차) 수출량에 대해 관세를 낮춘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반도체·의약품 등 경제 안보 상 중요한 물자에 대해서도 일본이 다른 나라보다 불리한 (관세) 취급을 받지 않도록 확약을 얻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일본이 이번 협상에서 제조업 피해 최소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음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다만 제조업을 방어한 대가치고 너무 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쌀 등 시장을 개방하게 된 일본 농가는 분노하고 있다고 하네요.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불거진 ‘레이와(令和) 쌀 파동’으로 식량 자급률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던 정부가 미국산 쌀에 대해 무관세 쿼터를 늘리기로 한 결정은 이율배반적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의무적으로 수입하는 최소시장접근(MMA) 물량이라는 틀 안에서 미국산 쌀을 수입하게 될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고요. 5500억 달러(약 758조 원)에 달하는 대미 투자를 어떻게 이행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남아 있습니다. 더 나아가 대미 투자액이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또한 미일 협상의 가장 큰 성과로 지목하는 자동차 관세율 인하에도 불구하고 일본 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적지 않다는 관측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는 대미 자동차 관세율 15%를 상정할 경우 일본 국내총생산(GDP)는 향후 1년 동안 0.55% 하락한다고 전망했는데요. 협상 타결 전 자동차 관세율인 25%을 상정할 경우 하락률(0.85%)보다 줄어들기는 하지만 경제에는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는 진단입니다. 미일 '협상 지렛대' 된 알래스카 LNG…韓도 참여 고심 일본이 미국과 무역협상을 타결하면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투자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2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연방의회 공화당 의원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알래스카 LNG 사업과 관련해 일본이 미국과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할 것이라고 밝힌 거인데요.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일본이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5500억 달러의 일부가 알래스카 LNG 사업으로 갈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LNG 도입선을 중동에서 미국으로 조정하는 선에서 사업 참여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25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 고위급 ‘2+2 통상협의’ 등을 통해 이번 주 관세·비관세 문제와 더불어 알래스카 LNG 사업 등을 놓고 전방위 협상에 나섭니다. 국내에서는 에너지 관련 기업들이 미국 측으로부터 제안을 받아 사업성 검토를 진행하는 등 참여를 검토 중이고요. 다만 시장에서는 높은 사업 불확실성을 들어 ‘신중론’이 우세한 상황입니다. 관세 타결로 이시바 '버틸 명분' 사라져…'포스트 이시바' 이미 수면위로 참의원 선거 참패에도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던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입지가 급속히 좁아지고 있습니다. ‘버티기’ 명분이던 미일 관세 협상까지 타결되면서 이르면 이달 중 ‘질서 있는 퇴진’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입니다. 23일 요미우리신문은 미일 관세 협상 타결을 계기로 이시바 총리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으며 이르면 이달 중 사퇴를 공식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 24일 귀국한 뒤 협상 관련 보고를 받는 이시바 총리가 미일 정상회담 등 향후 정치 일정을 고려해 퇴진 시점을 조율할 것이라는 전망에서입니다. 이시바 총리는 일단 퇴진설을 부인했습니다. 그는 이날 기시다 후미오, 스가 요시히데, 아소 다로 등 전직 총리들과 회동한 직후 기자들에게 “거취에 관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현직 총리와 전직 총리 3인이 한자리에 모인 이례적 회동을 두고 언론들은 당내 기반이 약한 이시바가 원로들의 힘을 빌려 당내 반발을 누그러뜨리려 한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그만큼 이시바 총리의 입지가 위태롭다는 의미입니다. 오픈AI 물량공세에 맞불 놓는 머스크…AI 치킨게임 점입가경 일론 머스크가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의 슈퍼컴퓨터 ‘콜로서스’에 80만 장에 육박하는 AI 가속기를 탑재했다며 ‘물량 공세’에 나섰습니다. 오픈AI가 ‘연내 100만 개 GPU 공급’을 선언한 데 대한 반격으로 읽힙니다. 양측이 AI 인프라 물량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실상을 들춰보면 막대한 적자로 허덕이고 있습니다. AI 수익화 시점이 불투명한 가운데 빅테크(거대 기술기업) 간 ‘치킨게임’은 갈수록 첨예해지는 양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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