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동안 이어진 금호석유(011780)화학의 '조카의 난'이 마무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의 조카 박철완 전 상무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권을 선언하면서다.
금호석화는 25일 서울 중구 시그니쳐타워에서 연 주총에서 회사 측이 제안한 5개 안건을 모두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박 회장의 장남인 박준경 사장과 사외이사 3명이 재선임됐고 민세진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신규 선임됐다. 이 과정에서 표 대결은 없었다. 금호석유화학 이사진은 박 회장 측 인사로 정원 10명을 모두 채워졌다. 가장 빨리 돌아오는 임기는 2027년 3월이다. 적어도 2년 동안은 박 전 상무 측의 이사회 진입이 불가능한 셈이다.
박 전 상무는 2021년 이후 세 차례 주주제안을 통해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다. 2021년 금호석화의 개인 최대주주는 지분 10%를 보유한 이점을 바탕으로 경영권 확보를 시도했다. 당시 박 회장의 보유 지분은 6.69%에 불과했고 장남 박 사장이 7.17%, 장녀 박주형 부사장이 0.98% 수준이었다. 하지만 박 전 상무는 본인 지분 외에 충분한 지지를 모으지 못했고 표 대결에서 패한 뒤 회사에서 물러났다. 지난해에도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과 연대하며 주주제안을 통해 경영권 분쟁을 도모했으나 단 한 개의 안건도 통과시키지 못했다.
박 전 상무는 이번 주총에선 주주제안을 내지 않고 의결권을 행사하지도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 전 상무의 편에 섰던 그의 누나 3명도 앞서 잇따라 지분을 팔았다. 차파트너스와의 특수관계 또한 끝나면서 박 전 상무가 지분 싸움을 벌일 동력이 사라져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끝난 것이라는 게 재계 안팎의 분석이다.
지난해 말 기준 현 경영진 지분은 박 회장 7.46%, 박 사장 7.99%, 박 부사장 1.15%이다. 박 전 상무의 보유 지분은 9.51%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기존 경영진 재신임을 비롯해 회사 측에서 선임한 사외이사가 주주들의 지지를 받으며 안정적 기업 운영으로 업황 회복에 집중하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직면한 석유화학업계 위기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석화는 올해 친환경 자동차 솔루션 강화, 바이오·지속가능 소재 확대,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 전환 가속화 등 3대 전략을 중심으로 성장 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매출 성장률 6%, ROE(자기자본이익률) 10%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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