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알화 가치 폭락으로 지난해 국내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줬던 브라질 국채에 다시 매수세가 쏠리고 있다. 이자수익·자본차익·환 차익 삼박자가 고르게 들어 맞으며 투자 심리를 회복하고 있단 분석이 나온다.
23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국내에서 순매수한 브라질 채권 규모는 1662만 달러(약 243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3개월(836만 달러) 대비 약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보관 금액도 지난달 기준 2억 2931만 달러(약 3360억 원)에서 2억 4676만 달러(약 3615억 원)로 증가했다.
최근 브라질 채권 매수세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헤알화 가치 상승이 꼽힌다. 지난해 3년 만기 브라질 국채의 원화 환산 기준 수익률은 -10%에서 지난 18일 기준 12.9%로 급등했다.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 브라질 채권 투자 수익률은 이자 수익과 자본 차익(매도 시점과 매수 시점의 가격 차이), 그리고 달러 대비 헤알화 가치 및 원화 대비 달러 가치에 의해 결정된다. 지난해에는 브라질 재정 적자 우려로 헤알화가 약 21% 급락해 채권 수익률도 급격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박준우 KB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브라질 채권 성과는 절반 이상이 환 차익에서 발생했다”며 “높은 실질 금리와 관세 리스크에 대한 면역력이 원화 대비 헤알화 강세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브라질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이 예상됨에 따라 채권값 상승에 따른 자본(시세) 차익을 누릴 수 있단 기대감도 매수세 반영되고 있다. 채권은 금리와 가격이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가 하락하면 수익을 본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 19일(현지시각)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4.25%로 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지난 9월 이후 5번째 금리 인상으로 이달 초를 고점으로 기대 인플레이션 급등 추세가 진정된 만큼 향후 금리 인상폭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백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15% 기준금리 도달 후 하반기 동결을 예상 중”이라며 “차기 회의까지 연내 인하 기대를 반영해 시장금리 하락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도 없는 비과세 혜택도 국내 투자자들 입장에서 매력적 요소다. 한국과 브라질 간 국제 조세협약에 따라 이자소득과 매매차익은 비과세 대상이다. 다만 브라질 국채 투자에 있어 환차익의 변동성이 큰 만큼 다음달 중순 예정된 예산 지침법은 변수로 지목된다. 지난해 이 법안으로 재정 목표를 하향하면서 금리 급등 및 헤알화 약세를 야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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