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5%로 0.6%포인트 낮췄다. 이는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미국 관세의 직격탄을 맞은 멕시코·캐나다에 이어 세 번째로 큰 하락 폭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 여파가 수출 중심 국가인 한국을 더 많이 흔들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OECD는 이날 발간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2025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1.5%로 전망했다. 지난해 12월 4일 밝힌 전망치(2.1%)보다 0.6%포인트 내린 수치다. 내년 성장률은 2.2%로 조정해 기존 예상치(2.1%)에서 0.1%포인트 높아졌다.
성장률 전망치 조정 폭은 G20 국가 중에서 멕시코(-2.5%포인트), 캐나다(-1.3%포인트)에 이어 세 번째로 컸다. OECD는 멕시코의 성장률은 기존 1.2%에서 –1.3%로, 캐나다의 성장률은 2.0%에서 0.7%로 각각 낮춰 잡았다.
OECD의 성장률 전망치는 국제통화기금(IMF·2.0%), 기획재정부(1.8%)와 한국개발연구원(KDI·1.6%)이 예상한 수치보다도 낮다. 앞서 한국은행이 지난달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1.5%로 전망한 바 있는데 이와 동일한 수치다.
OECD는 한국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무역장벽 확대에 따른 글로벌 경제의 분절화 가능성과 인플레이션에 따른 통화정책 제약 및 금융시장 변동성 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방비 등 지출에 따른 장기적 재정 압박의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상방 요인으로는 향후 무역 상대국과 관세 인하를 합의하거나 지정학적 분쟁을 해결하는 것 등을 언급했다.
한국의 올해 물가 상승률은 1.9%를 나타낼 것이라고 봤다. 이는 12월 전망치(1.8%)보다 0.1%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관세 인상 영향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있을 것으로 예상해 기존 전망치보다 소폭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내년 물가 상승률은 2.1%로 관측했다. 이 역시 기존 전망치(2.0%)보다 0.1%포인트 높아졌다.
OECD는 “한국의 성장세는 유지될 것이나 기존 예상보다는 완만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통화정책을 통한 인플레이션 대응과 재정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이와 함께 공급망 다변화와 무역장벽 확대 방지 등 회복력 강화, 경쟁 제한적 규제 철폐 등도 한국에 필요한 정책으로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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