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7년까지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투자를 위한 약 3조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는 등 자금 투입에 나선다. AI가 신기술 개발의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혁신적인 성과 창출을 위한 엔진 역할을 하는 만큼 관련 스타트업을 키워 산업 현장에서 실제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AI 유니콘 5개를 육성하고 제조 AI 전문 기업 100개사를 키워낼 계획이다.
국가인공지능위원회는 20일 “국내 AI 기업은 서비스 개발 초기 단계로 강점을 가진 제조 분야도 기술적 열위에 있고 기업 영업 비밀 문제로 데이터를 공유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특정 기업이 AI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관련 수요·공급 시장이 미성숙해 수요처를 확보하거나 정보를 획득하는 데도 애로 사항이 많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러한 이유로 기술을 개발해도 이를 다른 분야에 적용해 활용하고 확대한 사례가 드문 게 사실이다. 나아가 미약한 민간부문 투자도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정부에 따르면 한국 AI 분야 민간부문 투자는 14억 달러로 미국(672억 달러)의 2% 수준이며 국내 유니콘 대부분은 내수 중심의 플랫폼 기업이다. 정부는 AI 도입 여부가 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보고 AI 혁신 성장을 위해 자금을 집중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선 AI·반도체 등 혁신 성장 분야에 올해 중소기업 신규 유동성 공급 총량인 9조8000억 원의 60%에 달하는 5조 7000억 원을 투입한다. 중소기업 신규 연구개발(R&D) 예산 3301억 원의 절반 이상인 1650억 원 이상도 AI 등 전략 기술 분야에 투자할 예정이다. 나아가 AI 스타트업 등 혁신 분야 민관 협력 투자 펀드를 조성해 운용한다. 총 3조 원 규모의 해당 펀드에는 스타트업코리아(2조 원), 글로벌 AI(2000억 원), KIF 자펀드(2000억 원), AI 혁신펀드(900억 원), AI 코리아 펀드(5000억 원) 등이 참여한다. 전략 기술 테마별 고위험·고성과 R&D 프로젝트인 DCP(Deep-tech Challenge Project)에 AI를 중점 분야로 지정해 과제당 100억 원 규모의 자금도 투입할 예정이다.
투자 자금을 늘리고 실제로 AI 스타트업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마련했다. 우선 특정 산업 분야, 현장 수요를 반영한 기업 간 협동 방식의 AI 모델 개발을 집중 지원한다. 나아가 분야별 데이터 생성랩을 추진해 AI 모델 개발 과정에서 정확성·신뢰성이 높은 실제 데이터를 생성하고 합성하도록 한다. 이를 위해 모빌리티·로보틱스 등의 분야에서 기업의 수요 조사를 진행하고 매칭·연계를 추진한다.
나아가 100곳의 제조AI 전문기업을 지정하고 2025년까지 4666억 원의 비용을 투입해 맞춤형 지원을 진행한다. 나아가 특정 산업 문제 해결에 고도화된 버티컬 AI 스타트업과 대기업 등 수요처 간 협업·연계를 통해 개발 동력을 확보한다. 온디바이스·팹리스·헬스케어 등 분야별로 판로를 확대할 수 있도록 하고 협업 사업화를 촉진해 AI 스타트업의 스케일업을 지원한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2030년까지 AI 활용 성공 모델을 1000건 창출하는 ‘AI 선도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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