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반도체연구소 아이멕(IMEC)을 이끄는 루크 반 덴 호브 회장이 한국 내 연구개발(R&D) 거점 설립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방한 기간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반 덴 호브 회장은 18일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 등과 긴밀히 협업하고 있다”며 “현재 한국에 연구소는 없지만 추후 세우는 것에 대한 생각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IMEC은 벨기에와 프랑스, 네덜란드 3국이 1984년 공동 설립한 유럽 최대 규모의 비영리 종합 반도체 연구소다. 산학연 공동 기술개발 컨소시엄 형태로 운영되며 유럽연합(EU)의 주요 대학과 세계 유수의 반도체 기업이 가입돼 있다.
IMEC은 국내 기업·기관과 연구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초미세 반도체 공정을 연구하는 국내 연구기관인 나노종합기술원과 인턴십 파견 업무협약(MoC)을 맺어 국내 대학원생 12명이 다음달 IMEC으로 향한다.
반 덴 호브 회장은 방한 중 이 회장과 곽 CEO 등을 만나 추후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그는 “2년 전 이재용 회장이 IMEC을 방문한 후 지속적으로 만나 미래 협력 방안에 대해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 CEO는 지난해 10월 IMEC 본사를 찾았다.
한국에서 반도체 R&D 인력의 주52간제 적용 제외 논의가 이뤄지는 것과 관련해 그는 “벨기에는 근로 시간에 대한 법적 제한은 없다”며 “가이드라인은 주 40시간인데 연구원 대부분이 열정적으로 그보다 훨씬 많이 일하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중심으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전략에 대해 “(한국이 가진) 강점을 더 강하게 해 다른 지역에 인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없으면 안되는 상황을 만든다면 현재의 협업관계가 지속될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