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국제유가마저 큰 폭으로 뛰면서 수입물가가 4개월 연속 상승했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 통계에 따르면 원화 기준 수입물가는 1월 전월 대비 2.3% 뛰었다. 수입물가는 지난해 10월(2.1%)부터 오르기 시작해 1월까지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전년 동월대비로는 6.6%나 급등했다.
올해 들어서도 환율이 오른 탓이 컸다. 원·달러 평균 환율은 1월 1455.79원으로 전월 대비 1.5% 상승했다.
국제유가 상승세도 영향을 미쳤다. 1월 두바이유가는 월평균 배럴당 80.41달러로 전월 대비 9.8%나 뛰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원재료는 광산품을 중심으로 전월대비 1.4% 상승했다. 중간재는 석탄 및 석유제품, 화학제품이 오르며 1.6% 뛰었다. 자본재 및 소비재는 각각 0.8%, 1.0% 올랐다. 품목별로 보면 커피와 원유가 전월 대비 6.5%, 11.4%씩 뛰었다.
수출물가도 고환율·고유가 여파에 전월대비 1.2% 뛰었다. 전년동월비로는 8.5% 올랐다. 세부적으로 보면 농림수산품이 전월대비 0.8%내렸지만 공산품이 화학제품, 석탄및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1.2% 뛰었다.
수입 물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은은 “트럼프 관세 정책 변화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 거래 가격 변동이 생긴다면 한국의 수출입물가에도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짚었다.
수출물량지수는 1월 조업 일수가 줄면서 운송장비, 석탄 및 석유제품이 감소해 전년 동월비 10.7% 고꾸라졌다. 수출금액지수는 11.1% 하락했다.
수입물량지수는 광산품, 화학제품 등이 감소해 3.8% 하락했다. 수입금액지수는 7.1% 내렸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입 가격(-3.4%)이 수출가격(-0.4%)보다 더 큰폭으로 빠져 전체로는 3.1% 뛰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상품 한 단위 가격과 수입 상품 한 단위 가격의 비율로, 우리나라가 한 단위 수출로 얼마나 많은 양의 상품을 수입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3.1%)가 올랐으나 수출물량지수가 10.7% 고꾸라지면서 7.9% 하락했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우리나라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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