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휘발유 가격이 1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이달 말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가 2개월 더 추가로 연장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서울 휘발유값이 보름째 1800원대를 계속 유지하며 서민들의 기름값 부담이 높아서 유류세 인하 압력도 강하기 때문이다.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 주에 유류세 인하 연장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현재로서 정부는 유류세 인하를 2개월 더 연장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며 검토 중이다. 유류세 인하 조치는 국제유가가 급등한 2021년 11월부터 5년째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휘발유 15%, 경유 23%로 유류세 인하 폭을 축소하면서도 유류세 인하 연장은 계속 유지했다.
정부는 5년째 지속되는 유류세 인하를 전면 종료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감산 정책을 지속하는 데다 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으로 국제유가가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 관세 부과 한 달 유예에도 국제유가는 소폭 하락했다가 이후 다시 상승 반전했다. 이처럼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가격이 꾸준히 오르면서 국내 유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이날 ℓ당 1733.28원을 기록했다. 전국 휘발유값이 지난달 28일에 1733.49원을 기록하며 2023년 11월 3일(1733.45원) 이후 1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달성하기도 했다.
특히 서울 지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이날 ℓ당 1803.09원에 달했다. 지난달 21일 서울 휘발유값이 1803원을 돌파한 후 3주 연속으로 1800원대를 기록하며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양상이다. 서울 휘발유 가격이 1800원대를 회복한 것은 2023년 11월 6일(1802.69원)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서민들의 유류비 부담이 크게 증가하지 않도록 유류세 인하 폭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2개월 더 추가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국내외 유가 흐름을 면밀히 주시하며 유류세 인하 연장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내 유가 흐름을 유심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유류세 인하 폭 등을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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