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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의 분노, 민준이의 불안
오피니언 사설 2025.10.16 06:00:00‘워라밸’을 보장하는 주 35시간 근무제와 칼퇴근 문화, 넉넉한 연금이 뒷받침하는 안정된 노후, 국가가 모든 국민의 출산부터 육아·교육·주거·의료·실업까지 책임지는 관대한 복지국가. 능력주의와 경쟁의 고단함에 갇힌 한국 직장인의 눈에 프랑스는 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견고한 줄만 알았던 프랑스의 복지 시스템은 알고 보니 나랏빚으로 부풀려 온 시한폭탄이었다. 유럽에서도 유독 후한 프랑스의 복지·연금 -
누가 ‘테메레르 전함’ 예인선 침몰시키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10.02 06:00:00작은 예인선이 짙은 연기를 뿜어 대며 덩치 큰 범선을 앞에서 끌고 간다. 뱃머리에 일렁이는 물결이 힘차다. 석양 노을이 자아내는 황금 빛깔 배경은 희망을 노래한다. 영국을 대표하는 국민 화가 조지프 말러드 윌리엄 터너가 1839년 그린 ‘해체를 위해 예인되는 전함 테메레르’ 얘기다. 영국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그림으로 20파운드 지폐 모델이기도 하다. 전함 ‘테메레르’는 1805년 트라팔가르해전에 참전해 프랑스·스페 -
징벌적 과징금, 진짜 효과 내려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9.25 06:00:00요즘 건설사 관계자를 만나보면 사업장에서 근로자가 혹시 다칠까 밤잠까지 설친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연간 3명 이상 산업재해 사망자가 발생한 기업에는 영업이익의 5% 과징금을 부과한다는 정부 대책 때문이다. 산재를 줄이자는 정책 방향에는 적극 공감하지만 자칫 기업의 생존을 걱정해야 할 정도의 벌금은 지나친 게 아니냐고 하소연한다. 징벌적 과징금. 새 정부 출범 이후 해킹·산재·주가조작·가짜뉴스 등 사회적 파장 -
한국판 ‘러다이트 운동’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9.18 06:42:00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미국 중산층은 폭발적으로 늘었다. 당시 시골이나 도시 저소득층 출신의 청년들은 고등학교만 졸업하고도 괜찮은 직장에 들어가 자신의 집을 갖고 평온한 삶을 누렸다. 지금 미국의 흙수저 청년들은 대학 졸업장을 갖고도 취업난과 생활고에 시달린다. 우리나라 현실도 비슷하다. 원인이야 여러 가지지만 두 나라의 공통된 사회 변화상 중 하나가 제조업 일자리 감소다.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자전적 소 -
격랑 속 중국, 트럼프의 전략적 선택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9.11 06:00:00떠들썩했던 중국의 잔치에서 오히려 초대 손님들이 주목을 받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톈안먼 망루에 나란히 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역사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그러나 냉정히 보면 이는 ‘침략과 내부 간섭을 거부한다’는 중국 공산당의 전통적인 외교 노선과는 맞지 않는다. 러시아는 3년 넘게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북한은 참전국이다. 시 주석은 러시아의 무기 생산에 필요한 반 -
망치를 들면 모든 게 못으로 보이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9.04 06:00:00‘하루 만에…없던 일로.’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12월 23일, 기획재정부가 “공무원연금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군인연금과 사학연금 개편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후 나온 서울경제신문의 보도 제목이다. 전일 발표된 ‘2015년 경제정책방향’에 적시한 정책을 불과 하루 만에 손바닥 뒤집듯이 없던 일로 바꾼 것에 대한 지적이었다. 기재부는 “관계부처와 충분한 협의 없이 내용이 포함됐다”고 해명했으나 -
검경의 볼썽 사나운 하이브 수사 주도권 다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8.27 17:45:55각종 리스크로 흔들리고 있는 K엔터 대표 기업이 지금 정체냐 도약이냐의 기로에 섰다. 지난달 24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하이브 본사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증권선물위원회가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하이브 전직 임원 등을 검찰에 고발한 ‘사기적 부정 거래’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서다. 경찰과 별도로 서울남부지검도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을 지휘하며 수사에 나섰다.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사건 -
중국발 감산 쇼크 '反네이쥐안'에 대비해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8.20 18:03:18지난 수년 사이 중국 항저우·광저우 등 주요 대도시 외곽에는 이른바 ‘전기차 무덤’들이 생겨났다. 폐차장이 아니다. 멀쩡한 자동차들이 많게는 수백 대 이상씩 공터나 수풀 사이에 방치돼 있다. 중국 정부는 2000년대 후반부터 보조금을 주며 국산 전기차 생산을 독려했다. 그 결과 2018년 100만 대를 돌파한 중국 전기차 생산량은 2024년 1000만 대를 넘어 약 1290만 대에 달할 정도로 공급과잉 수준에 이르렀다. 이 같은 생 -
아직도 ‘분열’의 광복절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8.13 17:57:55“지난해 8월 15일 이후로 한인들이 사욕과 파당성을 버리고 서로 끌며 서로 밀어주어 한 궤도를 나갔다면 누가 방해했을 것인가. 오늘부터 새로 결심하고 민족 대단결만 하루바삐 성취하면 우리 국권을 우리의 능력으로 회복할 것이다.” 좌우익의 이념 대립으로 혼란이 극심하던 1946년 8월 15일 이승만 박사가 해방 1주년을 기념하며 밝힌 소회다. 백범 김구 선생은 “세계 정세의 복잡다단함에 생각을 미치고 건국 1년의 형극 -
나라를 다시 짜야 할 때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8.06 17:44:581592년 4월 13일(음력) 일본군이 부산에 들이닥쳤다. 부산진성은 한나절 만에, 동래성은 이틀 만에 함락됐다. 대구·상주·충주에서도 저항했지만 불과 20여 일 만에 수도 한양이 점령됐다. 선조는 의주까지 피란을 가서 명나라로의 피신을 저울질했다. 전시수상(영의정)과 군 최고사령관 격인 도체찰사로서 온몸으로 전쟁을 치러냈던 류성룡과 제해권을 장악했던 이순신 등이 없었다면 지금의 한국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조 -
진짜와 가짜 사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7.30 18:00:05미국의 유력 출판사인 메리엄웹스터가 2023년 ‘진짜의’ ‘진품의’라는 의미의 영어 단어 ‘어센틱(authentic)’을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AP통신은 이에 대해 인공지능(AI)의 발전 속에 객관적 사실과 진실의 중요성이 떨어지는 ‘탈진실 시대’의 양상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피터 소콜로프스키 메리엄웹스터 편집장은 “우리는 진실성의 위기를 목도하고 있다”며 “이제 우리가 목격하고 듣는 것들을 더 이상 믿지 -
‘세대 착취’가 ‘세대 연대’라는 요설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07.23 17:59:58‘지속 가능한 개발이란 미래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현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발전이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1987년 ‘우리 공동의 미래’라는 브룬틀란 보고서에서 처음으로 제시한 ‘지속 가능한 발전’의 개념이다. 현세대는 자연을 약탈하지 않고 미래 세대와의 조화를 이루는 선에서 자신들의 욕망을 채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 화두는 주로 환경 영역에서 사용되다가 이후 경제· -
복합위기 해법의 단초, 동주공제(同舟共濟)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7.16 18:11:08원한이 깊은 두 나라 사람들이 같은 배를 탔다. 배가 커다란 강의 한복판에 다다랐을 때 갑자기 광풍이 불고 거센 파도가 일어 침몰 위기에 처했다. 이에 두 나라 사람들은 힘을 모아 돛을 펼치며 배의 균형을 잡고 노를 저어 무사히 강을 건널 수 있었다. 중국 춘추시대 병법서인 손자병법(孫子兵法)의 구지(九地)편에 나오는 오나라와 월나라 사람들의 이야기를 각색한 것이다. 이 책에는 ‘그들이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널 때 -
주식시장은 경제의 거울이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7.09 19:29:20이재명 대통령의 ‘코스피 5000’ 선언 이후 주식시장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국장을 떠났던 서학개미들까지 유턴하면서 ‘2차 동학개미운동’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이 대통령 취임 후 한 달 만에 코스피는 15.4%나 상승하며 3년 6개월 만에 3000 선을 돌파했다. 일부 증권사 리포트에서는 코스피 4000, 5000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전망한다. 자신을 ‘휴면 개미’라고 소개한 이 대통령은 증시의 생리를 누 -
‘AI 허브’의 꿈…‘금융 허브’ 반면교사 삼아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7.02 18:18:242006년 3월 검찰이 서울 론스타코리아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미국계 사모펀드(PEF)인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으로 4조 원 넘는 차익을 챙겨 나간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나라가 발칵 뒤집혔을 때다. ‘먹튀 논란’으로 국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여론이 악화하자 검찰이 수사에 나섰고 감사원도 헐값 매각 의혹 재조사에 나섰다. 2005년에는 해외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가 진로 부실채권 투자로 큰 수익을 거둔 것을 겨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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