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기업들이 자리해 지능 범죄가 끊이지 않는 강남은 살인·강도 등 5대 강력 범죄에서도 안전지대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지능 범죄와 연계돼 생명을 위협하는 강력 범죄까지 적신호가 켜진 만큼 관리 시스템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8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강남구에서 발생한 5대 강력 범죄는 총 6763건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았다. 1921건으로 가장 적게 발생한 도봉구와는 4842건이나 차이 났다. 강남 3구를 구성하는 나머지 자치구인 송파구(5223건)와 서초구(4522건)도 각각 2위와 4위에 올랐다.
강남 일대에는 다양한 규모의 정보기술(IT)·금융 기업들이 포진한 만큼 이른바 ‘지능 범죄’가 주를 이룬다. 하지만 최근 가상자산 등 금융거래를 빙자한 절도·강도·폭력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해 시민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실제 올해 3월과 4월에는 강남 한복판에서 가상화폐 판매를 명목으로 피해자를 불러내 폭행하고 현금을 수억 원을 갈취해 도주한 일당이 연이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자살 분야도 안심할 수 없다. 서울시 구별 자살률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강남구에서 발생한 자살 사망자 수는 128명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두 번째로 많았으며 송파구가 124명으로 뒤를 이었다. 2023년 기준 최근 5년간 강남 3구(강남·송파·서초)에서 발생한 자살은 전체의 15.06%에 달했다. 한국의 대표적 부촌으로 꼽히면서 신분 상승의 사다리로 여겨지는 강남이지만 수면 위로 드러난 문제점의 원인을 진단하고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인구가 많으면 문제가 불가피하게 터져나올 수 있지만 단순히 인구문제로 이를 방치할 수는 없다”면서 “통계와 지역 특성을 더 면밀히 분석해서 원인을 찾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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