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화재에 취약한 강남의 지리·지형적 특성을 고려해 취약 지점을 파악한 뒤 소방 차량 및 진화 용품 등 소화장치를 인근에 배치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올해 4월 발표된 ‘서울시 화재 취약 지역 예측 및 소방력 공간 최적화 연구’ 결과 인파가 집중되는 논현동은 소방서 및 119 안전센터와 직선거리가 1.5㎞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공간적 배치와 도로 특성을 반영한 도로 네트워크를 분석하자 대다수의 건물이 화재 진압 골든타임인 5분 내에 도달하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에 참여한 강완모 국민대 산림환경시스템학과 교수와 임도혁 국민대 산림자원학과 석사 과정생은 “음식점 등 다중 이용 업소와 업무용 건물의 밀도가 높은 강남구의 공간적 특성이 화재 발생 빈도와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화재 시 골든타임 내 도달률을 높이기 위해 건물 특성과 네트워크 분석, 시간대별 유동 인구를 고려해 주요 지점에 소방 차량을 근접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강남은 2021년 11월 기준 소방 호스, 진화용품 등 비상 소화장치가 65개소 설치에 그쳐 25개 자치구 중 하위권에 해당했다”면서 “주요 취약 지점에 대한 비상 소화장치 설치로 화재 초기 대응과 피해를 최소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황종아 SH도시연구원 박사는 “강남은 1970~1980년대 계획도시지만 당시 지하 매립 시설까지 완벽하게 계획되지는 않았다”며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활용해 건물의 노후화 수준이나 지하·의료시설 등 시설 현황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