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정밀(036560) 공개매수 청약을 두고 주주들의 수싸움이 복잡해졌다. 최윤범 고려아연(010130) 회장(제리코파트너스)이 영풍(000670)정밀 공개매수가를 3만 5000원으로 상향한 반면 매입 물량은 기존대로 25%를 유지하면서다. 가격만 놓고 보면 MBK파트너스·영풍 연합(3만 원) 보다 5000원 높아 유리해보이지만, 청약 물량 전부를 사들이는 것이 아닌데다 세금 조건이 달라 세부 조건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영풍정밀 투자자들은 MBK·영풍과 최 회장 측 공개매수 조건이 최종 확정되면서 시나리오 별 이익을 비교하고 청약을 넣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양측의 청약 조건을 비교하면 공개매수가는 최 회장 측이 3만 5000원으로 MBK·영풍(3만 원) 대비 5000원 앞선다. 반면 매입 물량은 MBK·영풍이 유통물량 전체인 684만 801주(43.43%)로 최 회장 측 393만 7500주(25%) 대비 18.43% 포인트 많다. 간단히 말해 MBK·영풍은 청약 물량 전체를 3만 원에 사들이지만, 최 회장 측은 청약한 물량 중 57.6%만 3만 5000원에 사주는 것이다. 청약에 실패한 물량은 장내 매도하는 수밖에 없다. 공개매수 전 영풍정밀의 주가는 대략 1만 원 안팎에서 움직였다.
투자자들은 크게 3가지(MBK·영풍 100%, 최 회장 100%, 양측 50%씩) 선택지 안에서 고민할 전망이다. 영풍정밀 100주를 평단가 1만 원에 보유한 투자자를 가정해 각 시나리오를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MBK·영풍에 100% 청약하는 안이다. 300만 원을 받게 돼 원금(100만 원) 대비 200% 수익을 얻는다.
두 번째는 최 회장 측에 100% 청약하는 것이다. 100주 중 57.6%만 3만 5000원에 매도하고 나머지(42.4%)는 주가가 원상복귀한 뒤 장내 매도(1만 원 추정)해 최종적으론 243만 6939원의 수익을 올릴 수밖에 없다. MBK·영풍에 전량 매각하는 것 대비 18.8% 낮은 수익을 얻는 것이다.
양측에 반반 청약하는 게 수익 측면에서는 가장 낫다. MBK·영풍(150만 원)과 최 회장 측(175만 원)을 합해 325만 원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다만 이는 다른 투자자도 모두 반반 투자하는 경우를 상정한 가정으로, 최 회장 측 청약으로 투자자가 몰릴 경우 두 번째 가정처럼 최종 수익이 낮아질 수도 있다.
한편 IB 업계 관계자는 “영풍정밀은 개인 투자자가 많아 시장에서 사고파는 경향이 높다”며 “차익 거래(아비트라지)를 하는 기관이 개인 물량을 받아 청약할 가능성이 높은데, 안정성을 따지는 기관 특성상 MBK·영풍이 더 유리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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