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장악한 글로벌 숏폼 드라마 시장에 한국 기업들이 과감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K콘텐츠가 숏폼 분야에서도 인기를 끌지를 두고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일본 등 해외에서 오디오 플랫폼으로 대박을 친 스푼라디오가 숏폼 드라마 플랫폼 ‘비글루’를 이달 1일 론칭하며 제2의 도약에 나선다.
최혁재(사진) 스푼라디오 대표는 25일 서울 강남구 미림타워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비글루를 통해 다양한 국내 숏폼 콘텐츠가 해외에서 활발하게 시청되길 기대하고 있다”며 “숏폼 콘텐츠가 제2의 오징어게임 신화를 쓸 수 있도록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글루는 2분 내외의 숏폼 콘텐츠를 전문으로 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다. 스푼라디오가 비글루를 론칭하는 데 걸린 기간은 3개월에 불과하다. 숏폼 콘텐츠 시장의 성장세를 눈여겨보고 시장에 빠르게 진입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 대표는 “콘텐츠 소비 패턴이 롱폼에서 숏폼 위주로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면서 “전국에 있는 모든 콘텐츠공급자(CP)를 찾아다니며 숏폼 제작을 위해 의기투합할 프로덕션을 발굴하는 데 힘썼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 숏폼 드라마 시장에서 한국 콘텐츠가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릴숏을 비롯한 중국 플랫폼이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개별 콘텐츠를 보면 질적으로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최 대표는 “중국 숏폼 콘텐츠는 촬영이나 편집 기법이 조악한 경우가 많다”면서 “국내 프로덕션은 합리적인 비용으로 빠르면서도 준수한 작품을 제작할 수 있어 숏폼 시장에서도 빠르게 두각을 드러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방송국을 비롯해 콘텐츠 업계 인재들이 비글루 프로젝트에 합류하고 있다”면서 “제작사들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양질의 콘텐츠를 해외로 알릴 수 있도록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K-드라마의 특징을 잘 살린 비글루 콘텐츠는 한국어·영어·일어·중국어를 포함한 7개 언어로 시청할 수 있다. 플랫폼은 넷플릭스처럼 지역 특성에 맞는 콘텐츠 큐레이션 기능도 갖췄다. 최 대표는 "해외에선 미국과 일본을 우선 주력 시장으로 삼고 현지에서도 콘텐츠를 제작하겠다”면서 “이미 공개한 완성도 높은 숏폼 드라마 약 50개를 포함해 연말까지 다양한 장르의 숏폼 콘텐츠를 100여개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일본에서는 스푼라디오를 향해 숏폼 사업과 관련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최 대표는 “일본 현지에서 비글루의 콘텐츠나 플랫폼 기능이 경쟁 업체에 비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이미 여러 일본 업체로부터 파트너십 제안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스푼라디오는 2018년 일본에 실시간 오디오 방송 어플리케이션을 선보이며 해외 진출에 성공한 대표적인 콘텐츠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가 3000만 건을 넘는다.
최 대표는 스푼라디오에 이어 비글루로 다시 한 번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성공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최 대표는 “지난 수년간 스푼라디오는 안정적인 플랫폼 기술력과 의미 있는 해외 매출을 만들며 글로벌 사업 역량을 증명했다”면서 “오디오 플랫폼 서비스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숏폼 비디오 플랫폼으로의 두 번째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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