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미국 내에 140조 원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한다는 소식과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에 힘입어 뉴욕 3대 지수가 기술주를 중심으로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6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1.38포인트(0.18%) 상승한 4만 4193.1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도 각각 45.87포인트(0.73%), 252.87포인트(1.21%) 오른 6345.06, 2만 1169.42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애플이 미국 내에 4년 간 1000억 달러(약 140조 원) 규모의 추가 투자 공약을 발표할 것이라는 소식에 장중 오름세로 급선회했다. 미국 생산시설 투자로 관세 대상에서 제외돼 삼성전자(005930) 등 경쟁 업체를 따돌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했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 같은 내용의 애플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도 이날 폭스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수조 달러 규모의 새 공장들을 미국에 건설하는 약속을 받았다”며 “여러분들은 이날 애플로부터 (그 약속 중) 하나를 보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고했다. 만약 해당 투자가 현실화될 경우 애플의 총 미국 투자 규모는 60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올초 애플이 인도 등 해외에 있는 아이폰 제조 기반을 미국으로 이전하지 않을 경우 최소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은 바 있다. 이와 함께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5월 중동 순방길 동행을 거부한 탓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 차례 비난을 들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대규모 투자에 대한 시장 기대가 커지며 애플은 장중 5.09% 상승했고 엔비디아(0.65%), 아마존(4.00%), 메타(1.12%), 브로드컴(2.98%), 구글 모회사 알파벳(0.73%), 테슬라(3.62%), 넷플릭스(2.67%) 등 다른 거대 기술기업(빅테크)들도 줄줄이 올랐다.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공개한 맥도날드는 2.98% 상승했고 매출과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각각 시장 기대치를 밑돈 스냅과 ADM는 각각 17.15%, 6.42% 급락했다.
애플 소식 외에도 주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가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 공개 발언을 내놓은 점도 9월 금리 인하 기대를 한층 더 높인 증시 호재가 됐다. 리사 쿡 연준 이사와 수전 콜린스 미국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보스턴에서 열린 행사에서 7월 비농업 고용 보고서가 우려할 만한 신호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쿡 이사는 “7월 고용 보고서에서 나타난 것과 같은 대규모 수정은 경제가 변곡점에 있을 때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라며 “기저의 불확실성을 반영한다”고 짚었다. 콜린스 총재도 “7월 고용 데이터는 우려할 만한 신호를 보냈다”며 “경제 변곡점에서는 대규모 수정이 발생할 수 있고 데이터를 해석할 때는 신중하고 겸손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준 인사들의 잇딴 발언에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는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이 12월까지 기준금리가 75bp(bp=0.01%포인트) 인하될 확률을 52.7%까지 높여 반영했다. 전날 마감 무렵 수치인 46.3%보다 높아진 수준이다. 9월 25bp 인하 확률은 95.2%까지 치솟았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휴전 기대가 커진 점도 증시의 부담을 더는 요인이 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익명의 소식통 2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빠르면 다음 주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직접 만날 계획이라고 보도헸다. 이 매체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그 직후 자신과 푸틴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3자 회담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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