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5당이 김홍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자 방통위가 한국방송공사(KBS),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한국교육방송공사(EBS) 등 공영방송 3사의 임원(이사) 선임 절차에 착수했다. 일각에서는 야당이 예고한 다음 달 초 탄핵안 처리 이전에 김 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방통위는 2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제32차 전체회의를 열고 KBS와 MBC, EBS 공영방송 3사의 임원 선임 계획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다음 달 중 각 방송사의 이사 후보자 응모 절차를 완료하고 기존 이사의 임기 만료에 맞춰 선임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방통위 전체회의는 수요일에 열렸지만 이번에는 일정을 나흘 앞당겨 개최됐다. 다음 달 초 탄핵안이 국회에서 처리될 경우 김 위원장의 직무가 정지되며 이 경우 현재 2인 체제로 운영되는 방통위는 이상인 부위원장만 남게 돼 안건 의결 자체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일단 공영방송 이사 선임 절차라도 시작하기 위해 회의 일정을 조정한 것이다. 아울러 탄핵안 가결로 김 위원장의 직무가 정지되면 추후 이사 선임안 의결을 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정치권과 방통위 안팎에서는 김 위원장이 국회 표결 전 자진 사퇴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서로 ‘방송 장악 시도를 멈추라’면서 정면충돌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인 최형두 의원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의 불법적이고 겁박까지 하는 행태를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방송 장악 쿠데타의 가장 큰 책임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다”면서 “불행한 사태를 피하려면 즉시 김 위원장을 파면하고 불법적인 방송 장악 쿠데타 시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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