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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한 줄에 휘청이는 ‘삼성 파운드리’…“이대론 2위 수성도 빨간불”[줌컴퍼니]


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에서 삼성전자가 흔들리고 있다. 최대 격전지인 3㎚(나노미터·10억 분의 1m) 공정의 경쟁력이 또 한번 도마 위에 오르면서다. 따라잡아야 할 TSMC가 격차를 벌리고 있는 한편 추격자 인텔은 3㎚ 양산을 공식화하면서 샌드위치 신세에 놓였다. 2030년까지 파운드리 시장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보다 당장 2위 수성이 더 급한 과제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집안’ 엑시노스 두고 퀄컴 탑재설에 ‘갑분싸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내부는 대만의 유명 정보기술(IT) 애널리스트 궈밍치의 발표 이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그는 애플을 필두로 스마트폰 공급망 등 IT 산업에 대한 최신 소식에 능해 세계적인 인지도의 애널리스트다. 궈 애널리스트는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삼성전자의 차세대 스마트폰인 갤럭시S 25에 퀄컴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단독으로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자체 모바일 AP의 최신 제품인 엑시노스2500는 삼성 파운드리의 3㎚ 공정을 사용해 만들어지는데, 생산 수율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통상 삼성전자는 자체 AP 엑시노스와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전략적으로 섞어 써왔다.

3㎚ 공정은 양산 단계에 이른 공정 가운데 최첨단 공정이다. 비싸지만 각 IT 기업의 최고급 서버, 디바이스를 생산하는 데 활용되고 그만큼 부가가치도 높다. 애플의 아이폰15 프로가 TSMC의 3나노 공정 위에서 제작됐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3㎚ 이하 공정 매출은 지난해 34억 5000만 달러에서 연평균 92.3% 성장해 2027년 472억 4000만 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전자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까지 삼성 파운드리는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시스템LSI와 디바이스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사업부에서 요구하는 성능과 수율 시간표에 따라 분기 목표치를 달성하고 있다. 다만 새로운 트랜지스터 구조로 반도체를 제조하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세계 최초로 3㎚ 공정에 도입하면서, 공정을 최적화하는 데나 수율을 안정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도 있어 추후에도 차질 없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지에 물음표도 붙는다.

한 삼성전자 관계자는 “퀄컴의 새 모바일 AP 가격이 이번에 대폭 높아지는 등 비용 문제도 있고 엑시노스를 써야 하는 전략적인 배경도 있기 때문에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엑시노스가 탑재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할 MX사업부의 머릿속도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경쟁자들을 제치고 가장 먼저 ‘AI 스마트폰’이라는 정체성을 내걸고 스마트폰과 AI 기술의 접목을 강조해왔으나, 이달 10일(현지시각) 애플이 세계개발자회의(WWDC)를 통해 찬물을 끼얹었기 때문이다. 애플이 이날 발표한 차세대 아이폰운영체제(iOS)에서 적용될 ‘애플인텔리전스’는 운영체제와 AI 기술을 엮어내며 업계의 기대감을 높였고 이는 애플의 주가 폭등으로도 이어졌다. 다시 AI 폰 타이틀에 걸맞은 기술을 선보이고 소비자 관심을 빼앗아와야 할 과제에 당면한 MX사업부로서는 최고 성능의 모바일 AP가 무엇보다 중요해진 것이다.





美 정부 업은 인텔 ‘추격’에 멀어지는 TSMC…2위 수성도 쉽지 않네


집안 식구까지 등을 돌릴 위기에 처한 삼성전자와 달리 TSMC의 3㎚ 공정은 2026년까지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애플, 퀄컴, 미디어텍 등 대형 고객사를 보유한 TSMC는 탄탄한 수요를 기반으로 조만간 3㎚ 공정 가격을 5% 이상 인상하고 첨단 패키징 가격도 10~20% 인상할 것으로 점쳐진다. 차세대 공정 로드맵에 따르면 이 회사는 N3B, N3E 외에도 N3P, N3X 등 3나노 공정을 다변화해 저전력, 고성능컴퓨팅 등 개별 용처에 최적화한 포트폴리오로 3㎚ 패권을 확고히한다는 계획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는 최근 TSMC의 하반기 생산 시설 가동률이 100%를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를 노리는 추격자 인텔의 반격도 시작됐다. 인텔은 18일(현지시각) 블로그를 통해 3㎚ 공정이 본격 양산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미국 오리건 주와 아일랜드 레이슬립에서 자사 제온6 프로세서와 타사 고객들을 위한 칩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텔은 자사 칩을 생산하며 3㎚ 공정의 수율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는 한편 인텔3-T, 인텔3-E, 인텔3-PT와 같은 공정을 개발해 다양한 파운드리 수요에 대응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가 올해 4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인텔 비전 2024'에서 웨이퍼를 들고 있다.사진=인텔


삼성전자는 2030년 파운드리 산업에서 TSMC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이대로면 2위 수성이 더 현실적 목표라는 분석도 나온다. 2021년 인텔은 4년 내 5개 첨단 공정을 개발하겠다고 선포하며 2030년에 업계 2위를 차지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냈고 이를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고 있다. 물론 차세대 공정 로드맵과 별개로 인텔 파운드리 기술력의 내실에 의문을 표하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주춤하는 사이 미국 정부의 반도체 부흥 정책과 손발을 맞춘 인텔이 머지 않아 삼성전자의 실질적 경쟁 상대로 떠오를 수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HBM이 밀리는 상황에서 엑시노스 위기까지 현실화한다면 설계와 파운드리 양 부문에서 큰 타격이 될 것이고 TSMC는 차치하고 미국 정부를 등에 업은 인텔의 반격이 매섭다”며 “다만 AI 반도체가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파운드리와 메모리를 같이 하는 것은 삼성전자의 강점이 될 수 있기에 이를 살려 전략적으로 대응한다면 경쟁력을 높일 길이 열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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